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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연옥편,단테 알리기에리의 코메디아,La comedia di Dante Alighieri - Purgatorio)의 표지 이미지

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민음사 펴냄

어두움과 괴로움이 가득한 지옥을 지나 밝음이 가득하고 영혼이 정화되어 천국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 연옥.
지옥은 죄가 깊을수록 지구의 중심 쪽 밑으로 밑으로 내려갔으나, 연옥은 산을 오르듯이 점점 더 올라가며 베르길리우스와 헤어지고, 마텔다의 안내를 받아 에덴에 이르러 베아트리체를 만남으로 끝을 맺는다.
연옥은 7층으로 이루어졌으며, 각 층마다 해당되는 죄가 존재하고 그 죄에 합당한 벌을 받으나, 이 벌은 지옥과는 다르게 극심한 고통이 없으며, 영혼을 정화시켜 천국에 들어갈 수 있게 준비를 하는 곳이다.

순례자 단테는 연옥 입구에서 이마에 P자(죄)의 인식을 받는다. 연옥의 일곱 비탈에서 씻어야 하는 오만, 시기, 분노, 태만, 인식, 낭비, 탐색, 애욕의 죄, 이들은 비탈을 지나 오르면서 하나씩 씻기고, 그에 따른 이마에 새겨진 P자도 하나씩 지워진다. 그것은 영혼이 정화되는 것으로 높은 절벽을 계속 올라가도 힘겹지 않고 즐거워진다.
당시의 종교의 세속화와, 부정과 부패한 사회를 빗대어 비판하는 단테 식 비꼬기 이다. 신곡 전체가 시가여서 글이 부드러우나 특히 연옥 편은 그 시적인 표현들이 더 많고 비유적 표현이 많아 지옥 편을 읽을 때 보다 좀 더 편하고, 달콤한 감상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

"바람이 불어쳐도 끝자락조차
흔들리지 않는탑처럼
굳건하여라.
때는 뱃사람의 머리에
집 생각이 가득하고
마음에는 남겨두고 떠나온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이는 그런
시간 이었다.
처음 길을 나선 순례자가
멀리서 들려오는
저물어 가는 하루를
슬퍼하는 듯한 만종 소리에
사랑을 떠올리며
가슴 아파하는 시간이었다."

성경의 시편과 구약의 창세기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 성, 예언서 등이 비유로 많이 사용되며, 시간을 별자리로 나타내어 별자리나 로마사, 이탈리아, 프랑스사를 알아가는 즐거움도 있는 반면 등장인물들이 당시의 현존 인물들이라 많이 생소하고 어려운 점은 여전히 있다. 연옥 30곡에서 단테는 드디어 베아트리체를 만나게 된다. 베아트리체는 25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을 해서인지 그 아름다움이 여전하여 단테를 설레게 만든다. 10년 만의 만남에서 단테는 소년 같은 부끄러움과 설렘을 주체하지 못하여 기절을 하기도 하는데 베아트리체를 향한 단테의 사랑이 얼마나 애절하고 강한지를 느낄 수 있다. 그녀를 복된 여인 (천사보다 높은)으로 설정을 했을 정도다.

개신교에서는 연옥을 인정하지 않으나 단테는 가톨릭의 교리에 맞추어 연옥을 설정했다.베르길리우스 처럼 죄를 짓지 않았으나 믿음이 없는 자, 죽기 직전에 죄를 뉘우치고 신앙을 가진 자를 위해 한 번의 기회를 더 줌으로 구원의 열망이 얼마나 큰 지를 보여준다.
밝고 포근한 연옥을 지나 이제 천국으로 들어갈 준비. 그곳은 어떻게 포현하고 그려 놓았을지 기대가 된다.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18년 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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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mileuibang

사람에겐 누구나 이야기가 있다. 사람이 한 세상을 사는데 어떻게 아무 이야기가 없을 수 있을까. 하루를 살았어도 숨을 쉬었고, 밥을 먹었고, 웃었고, 울었고, 신체를 통한 감각을 느꼈다. 그런 모든 것이 한 사람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그냥 왔다 그냥 가는 인생은 없다. 그러니 악인인들 이야기가 없을까. 그 또한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의 이야기는 있다. 그런데 왜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라는 말이 위험하다고 하는 것일까? 그것이 궁금해 이 책을 읽었다. 처음에는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는데 간혹 전문지식이 필요한 부분들이 더러 있어 이해력(지식)이 부족한 나로서는 다소 어려웠다.

'내가 알고 있는바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라는 말은 악인의 행동에 문학적 이야기를 입혀 대중을 호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예로 미디어에서 종종 써먹는 범법자에게 스토리를 입혀(어릴 적 불우한 환경 등등) 대중들로 하여금 그를 연민의 마음을 갖게 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다. 또 다른 것으로는 카메라 앞에 선 그의 외모(걸치고 두른 옷과, 모자, 등)에 스토리를 집중시키는 것이다. 대기업 오너가 들어 검찰에 출두할 때 흔이 이용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이렇게 단순하게 말하지 않는다. '악인'의 기준과 악행의 기준을 묻고, 여러 방면에서 그것을 조명한다.
한마디로 '악'이라는 것은 사람이 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 세상에 완전하고, 무죄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대중에게는 악한 살인마이지만, 자신의 자녀에게는 좋은 부모로 불리고. 나에게는 악한 사람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선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는 이해가 가고 수긍이 된다. 그런데 문제는 문학, 예술매체이다.

문학과 예술에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는 것은 적용하면 안 된다고 한다. 그 이유를 소설, 에세이, 영화, 연극, 웹툰을 통해 얘기한다. 사회의 범죄자는 현행법으로 악인을 판결할 수 있지만, 문학과 예술에서는 동등한 이야기로 '악'을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요즘 특히 드라마, 영화, 웹툰이 너무 악인을 정당화시킨다는 비난에 대해 다소 억울함? 을 호소한다.
각기 다른 분야 9명의 저자들이 들려주는 악인의 서사에 가장 공감 가는 글은 듀나가 쓴 글이다.(가장 쉽게 공감이 된다.)

"악인보다 선인의 이야기에 집중할 것."

이 책을 대변하듯 장강명 작가가 다른 곳에 쓴 글이 이 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도움이 되었지 완전히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모든 구호가 그렇듯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는 요구는 어떤 맥락에서는 적절하지만 어떤 맥락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런데 ‘이 간명한 슬로건은 당초 현실의 잔혹 범죄와 이를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를 규탄하기 위해 대두됐지만, 머잖아 창작 서사 전체를 아우르는 원칙으로까지 받아들여졌다.’
김지운 편집자의 분석에 따르면 ‘악인의 서사 자체를 비윤리와 동일시하는 사고방식이 널리 '확산’되어 이제 ‘대중화된 통설로 자리매김했다.
생각하는 첫째 부조리는 ‘서사 없이 어떤 인간이 악인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인간은 세계를 서사로 이해하는 동물이며, 서사 정보 없이 도덕적 판단은 불가능하다. 즉 어떤 사람을 악인이라고 규정할 때 우리는 그에 대해 이미 서사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러므로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는 요구는 어떤 인간에 대한 이해를 어느 지점에서 멈추겠다, 그에 대한 도덕적 판단은 끝났다는 선언이다. 그런데 서사 예술이 수용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오히려 그런 태도의 반대 지점에 있다. 라스콜리니코프는 도끼 살인마이고, 안나 카레니나와 마담 보바리는 간통을 저질렀고, 히스클리프는 스토커, 뫼르소는 묻지 마 살인범인데 우리는 그들의 서사를 읽으며 도덕적 판단이 흔들리거나 최소한 악인의 고통에 공감하게 돼 당혹스러워한다.
그 사실이 둘째 부조리로 이어진다. 인류사에는 한 개인의 광증이나 직업 범죄자의 탐욕에서는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거대한 악행이 있어 왔다. 성전(聖戰)이라고 하는 끔찍한 집단 학살을 저지른 자들은 예외 없이 자신들이 정의를 수행한다고 여겼다. 상대를 악인으로 묘사하는 얄팍한 서사를 굳게 믿었기에, 그 이상의 서사를 들으려 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악인을 처단하기 위해 악행을 반복하는 지독한 아이러니는 작은 규모로도 흔히 일어난다. 어느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특정 멤버를 괴롭힌 것 같다는 심증으로 전 국민이 그 청년들을 괴롭힌다. 자신의 도덕적 판단을 굳게 믿을수록 더 잔인해진다. 호모사피엔스가 흔히 빠지는 함정이다. 나는 그보다는 늘 흔들리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타인을 쉽게 악마화하지 않는 훈련을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 문학을 읽는다. 그런 의미에서는 서사 없는 악인을 시원하게 응징하는 복수극이야말로 가장 ‘비윤리적인’ 픽션 아닐까 싶다.
선정적인 범죄 보도가 낳을 수 있는 피해가 있다. 악인을 평범한 사람보다 더 자유롭고 더 유능한 것으로 묘사하며 악행을 매혹적으로 그리는 창작물도 있다(그런데 화려한 스포츠카가 등장하는 갱스터 랩뮤직비디오에서 알 수 있듯 비서 사적 요소도 그런 선망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그런 선정성과 도덕적 무감각을 극복하기 위해 타인의 서사를 막자는 발상은 상투적 범죄물 속 악인의 초상만큼이나 얄팍하다. 그리고 위험하다."

그러고 보면 홍길동은 대도이고, 임꺽정은 산적, 장보고는 해적이다. 우리는 이들을 악인이라 하지 않는다. 영웅, 의적, 호걸, 위인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요즘 미디어가 좀 심하게 악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이 경종이 될지, 모방이 될지 선택 또한 개인의 몫으로 두어야 하는 건가?... 역시 어렵다.

"이런 세계에서ㅓ 우리는 창작물의 악역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악역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라는 그 물음에 대한 하나의 답이다. 하지만 서사를 주지 않고 악역을 최대한 단순히 만들어도 누군가는 결국 그 악당을 옹호할 핑계를 찾아내 제멋대로 서사를 덕분일 것이다.
하나의 완벽한 해답은 없을 것이고 아마 우리는 매 창작마다 새로운 전투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영화는 영화일 뿐,' '소설은 소설일 뿐' 같은 말은 거짓말이다. 어느 작가가 세상을 향해 한마디라도 던졌다면 우리는 그 말의 여파로 세상이 꿈틀거릴 것을 각오해야 한다. ( 듀나 본문 중)"

나는 선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으니, 선과 악을 판결할 권한 또한 나에게는 없다. 다만, 지금 세상의 문화를 정치를 사회를 올바른 시각으로 볼 수 있고, 좋은 책을, 영화를, 드라마를 고를 수 있는 안목과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고 책을 열심히 읽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모든 작가님들 부탁드립니다.

"악이라는 무지를 극복하기 위해 재현하는 서사는 '앎'의 서사를 쌓아 올린다. 앎의 서사는 달리 보는 눈을 통해 구체화된다. 달리 보기 위해 작가들은 많은 눈으로 보고나 다른 거리에서 본다.
악은 가해의 끝이 아니라 피해의 시작이다." (박혜진 본문 중)

악인의 서사

듀나 지음
돌고래 펴냄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6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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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방

@bimileuibang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상대도 자신을 좋아해 주면,
그것이 바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일이지 않을까?"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가 떠올랐다.

.......................
(생략)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

나는 그의 꽃이 되고 싶은데.
내가 아무리 그의 이름을 불러 주어도
그는 나에게로 와
꽃이 되어주지 않는다.
짝사랑, 외사랑의 슬픔이다.

"어쨌든, 그날 밤, 리쯔웨이는 완곡하게 그녀의 고백을 거절했지만, 여전히 친구로서 그녀를 좋아했다. 교통사고가 있기 전까지 사실 그녀는 줄곧 힘들어했다. 심지어, 만약 이대로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여러 번 생각하기도 했다. "

책 제목을 보고 편견을 가졌다. 아니 오독을 했다.
'상견녀?', '상간녀?' 제목이 웃긴다. 무슨 치정? 불륜 소설이려니 했다. 우연찮게 '너의 시간 속으로'라는 유튜브 Shorts 영상에서 전여빈의 엠펙 있는 연기에 과몰입 되어 무슨 드라마인지 궁금해 검색해 보았다.
대만 명작 想見你(너를 보고 싶어)를 리메이크한 드라마라고 한다. 극찬의 극찬이 넘쳐난다. 책으로도 나왔다기에 대만의 타임슬립은 어떤 식일까 하는 궁금증에 읽게 되었다.
처음의 기대는 청춘물 타임슬립 (기욤 뮈소) 정도로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 역시 뻔한 청춘물에 타임슬립이군 하는 생각으로 1/3 지점을 지나는데 점점 빨려 들어간다. 어느새 장르가 바뀌었다. 상큼 발랄 로맨스에서 스릴 넘치는 추리 소설로 바뀌는 것 같더니 다시 애절하고 몽글몽글한 애정물에서 추리로 바뀐다.
로맨스와 추리를 왔다 갔다. 복잡한데 흥미롭고 재미있다.
2/3 지점을 넘어서는 거의 심장이 두근거기고 진땀이 난다. 이야기가 뻔하지 않았다. 드라마를 보지는 않았지만. 왜 그리들 극찬을 하는지 알 것 같다.
사랑은 늘 아프다.
단 한 사람에게 만이라도 관심과 사랑, 보살핌을 받고 싶어 했던 천윈루에게 나태주의 '풀꽃'을 읽어 주고 싶다.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내가 너를 좋아하고 있잖아. 한 번만 기회를 줘, 네게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줘."
천원루는 공허한 눈빛으로 모쥔제를 보면서, 잠시 주의가 흐트러졌다.
“이 세상에서 내가 누구보다 널 좋아해. 게다가 난 네가 필요하다고, 약속할게. 온 힘을 다해 널 즐겁게 해줄 거야. 사랑받는 게, 보살핌을 받는 게 어떤 건지 느끼게 해 줄게."

달콤함과 애절한 사랑이 돌고 돌아 서로에게 꽃이 되어준 황위쉬안과 리쯔웨이의 사랑이 중심이지만. 먼 곳만 바라보는 천윈루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선 모쥔제의 풀꽃 같은 사랑을 더 응원한다.

"그녀는 모쥔제를 바라보았다. 요즘 모쥔제는 계속 천윈루 곁에 있어주었다. 그는 항상 그녀에게 관심을 가졌다. 그가 리쯔웨이는 아니었지만, 누군가 그녀에게 관심을 갖고, 신경을 써주고, 진심으로 좋아해 준다는 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세상 모든 연인들의 사랑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상견니

지엔치펑 외 4명 지음
리플레이 펴냄

👍 외로울 때 추천!
7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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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방

@bimileuibang

나는, 사자도, 경찰도, 슈도, 선생도, 고슬링도 아니다. 이들처럼 독서 중독자가 되고 싶에 퇴짜를 맞으면서도 계속 모임에 지원을 하는 노마드이다. 독서광이 되고 싶어 이 책을 읽었는데 이들처럼 되기는 힘들 것 같다. 그러나 노마드 처럼 계속 두들길 것이다. 퇴짜를 맞아도 매번 찾아가는 노마드 처럼, 포기하는 책이 많아도 또 사고, 빌리고, 선물 받아 읽을 것이다. 그럼 언제쯤 독서광이 될 것이다.

독서 초보자들에게 쉽게 독서의 재미를, 책 고르는 법, 도서관 이야기 등을 재미있게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학습만화 모드로 웃기고, 거칠고 단호하게 가르쳐 준다. 만화를 이렇게 진지하게 읽기는 처음이다.
푹 빠져서 단숨에 읽었단. 내가 아는 책, 가지고 있는 책, 읽은 책 얘기가 나오면 저절로 눈이 밝아져 아~~ 나도 좀 하는 군하는 자부심이 생긴다.

포인트 1.
웃기고 공감 가는 부분

독서 모임에서 절대로 꺼내서는 안되는 금기어(책, 저자)가 있다.
슈가 무심코 가져온 과자가 '마들렌'. 뒤늦게 후회하는 슈. 마들렌을 본 회원들의 반응이 웃음 포인트

슈: 여기가 다른 모임이었다면...
(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속 마들렌 장면
알아?
'아니'
'따뜻한 홍차에 찍어 먹는 마들렌
그걸 맛보는 순간 감미로운기쁨에
젖어 들며 예상치 못한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올라" "그래? 난 앞으로
네가 떠오를 것 같은데")

그러나 이 모임에서 프루스트의 마들렌 이야기를 꺼냈다가는....
''지긋 지긋해", "거 지겨운 레퍼토리 좀 바꾸라고".... 따위의 비난은 차라리 괜찮은 편이지. 더 근원적으로...
'세상에는 많은 책이 있지만 독서 중독자라 해도 평생 읽을 수 있는 책은 소수일 뿐이다. 결국 살면서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게 되는 일이 많은데, 독서 중독자들은 남아도는 독서력으로 그럭저럭, 아니 심도 있는 수준까지 대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유독 할 말 없는 책들이 있으니,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그중 하나다.'

그래서 모임에선 어지간하면 꺼내지 않는 주제이지만.....이 중 누군가 참지 못하고 내뱉을 가능서도 배제할 순 없다.

*선생 : 참 착해. 회원 중 누군가 프루스트 현상을 이야기하면, 프로이트를 거론하며 흐름을 바꾸자. 프로이트가 없었다면 프루스트나 제임스 조이스는 상상할 수 없을 것이며.... 아니지! 조이스의 [율리시스]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만큼 할 말이 딱히 없는 책이잖아. 누군가 눈치 없이 그쪽으로 이야기를 몰아가면 마찬가지로 곤란해...

* 사자 : 생제르맹 귀족 동네를 드나드는 등장인물 스완 씨 이야기를 하다가 슬쩍 화제를 전환하는 거야.
"역시 축구는 파리 생제르맹이지!라고 말하면서..... 근데 다들 축알못이면 어쩌지? 아니, 그보다 난 살케 팬인데....

"고슬링: 이럴 때를 위해 준비해 뒀잖아. 완독한 것처럼, 마지막 권 최고의 문장이라며 인용을 하는 거지.
'작품이란, 그 책이 없다면 아마도 독자가 자기 자신 속에서 못 가려내고 말 것을, 독자에게 분산시키기 위해서 작가가 제공하는 일종의 광학기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고는 볼 일 이 갑자기 생겼다며 자리를 먼저 뜨는 거야.. 치고 빠지는 전술..

이렇듯. 프루스트는 독충들에게도 힘겹다. ㅎㅎㅎ
솔직히 마들렌 얘기는 좀 지겹다. 나는 몇 년째 1권부터 4권을 도돌이표처럼 반복 중이며,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역시 책장에 고이 모셔두고 몇 년째 감상 중이다. ㅋㅋㅋ.

포인트 2.
헉, 이런 교향? 만화에도 뒤통수치는 반전이! 허를 찌른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이창현 지음
사계절 펴냄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7개월 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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