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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저넌에게 꽃을
대니얼 키스 지음
황금부엉이 펴냄
마지막 책장을 넘긴 후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이 복받쳐 오르는 느낌이었다. 그 후로도 꽤 오랫동안 감정의 여운과 잔상들이 먹먹하게 남아 있었다. 내가 찰리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책을 읽기 전처럼 단호하게 빨간 약을 집어 삼킬 수 있을까?
엄청난 지능과 함께 무한한 사고의 확장을 느끼게 되면서 마치 금방이라도 진리에 가닿을 것만 같은 상태. 책을 읽기 전엔 언제나 찰나라 할지라도 그것을 느껴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두렵다. 그 대가로 무엇을 잃게될지 모르는 무지에서 벗어낫기 때문이다. 지능은 낮지만 행복하고 가슴이 따뜻했던 찰리였다. 하지만 수술을 통해 지능이 높아지고 지식을 습득하며 처음으로 마주한 것은 분노와 의심이었다.
어쩌면 현대인들은 너무나 과분한 지능을 지니고 사는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래서 현 사회에 증오와 불신이 팽배해있는 것이 아닐까? 손해보지 않으려 아둥바둥하며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초조함 속에 살아가는 것, 그로 인해 개개인 깊숙이 자리한 마음의 병, 온갖 사회의 병폐들이 심각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좀 더 행복해지고,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쌓기 위해 좀 더 무지해져야 한다. 이미 과부하가 걸려버린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느까며 살아갈 수 있도록.
작동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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