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평범'과 '보통'이란 단어에 집중한다.
이름마저 평범하기 그지없는 주인공 88년생 김지혜.
'평범'한 삶을 살기 원해 대기업을 꿈꾸고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그녀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어쩌면 지혜가 했던 말 중,
"부럽네요. 그 용기가. 나는 절대로 그렇게 못하거든요. 그러니까, 뭔가가 잘못됐다고 생각까지는 하는데, 그게 절대로 행동으로 연결되지는 않아요.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니까 못하는거. 그러니까 난요, 박수쳐주는 사람이에요. 주인공이 아니라 관객이고 예술가가 아니라 대중이에요."
하고 말하는 부분이 크게 와닿는 것도, 지혜의 모습과 우리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런 지혜에게 규옥은 이렇게 말한다.
"관객 없이는 그 누구도 주인공이 되지 못해요. 대중 없이는 예술가도 탄생할 수 없구요. ... 바꿔 말하면 관객이고 대중이기 때문에 지혜씨는 대단한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 그런데, 그런 생각조차 관성일 뿐이에요. 관객이 무대 위에 올라갈 생각을 안해서 그렇지, 모든 관객은 무대 위로 올라갈 수 있어요. 그리고.. 그래야만 해요, 이제. 세상은 원래 그래요. 누군가가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죠."
이 책은 정말 평범한 사람을 주목한다.
세상은 특별한 몇명에 의해 크게 변화한다. 하지만, 조금씩 세상이 균열을 내어 작은 발걸음을 내딛는 것은 분명, 평범한 사람들에 의한 변화이다.
소설은 지혜가 기획한 '정말, 진짜, 우리'라는 작은 공원의 무대를 배경으로 끝이 난다. 아무나 올라와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평범한 무대. 그렇게 지혜는 평범한 우리들이 조금의 용기를 가지고 세상 앞에 설 수 있게 하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기획자가 되어있다.
서른이라는 나이는, 중간이라고 생각한다. 어른스럽다고 하기에는 아직 어딘가에 완벽하게 자리잡아 '어른스럽게' 일을 처리하진 못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라고 하기엔 어느정도 사회의 두려움과 쓴맛을 경험해보았다. 가진게 많진 않지만, 그렇다고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고 불합리한 일에 앞뒤 안보고 달려들만틈 가진게 없진 않다.
어쩌면 이 사회에서 가장 평범한 고만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른 살의 나이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누구보다 평범한 삶을 갈망하는 것도, 서른이다.
서른 살의 평범한 지혜와 규옥이 던지는 작은 균열이 결국 저마다의 삶을 조금씩 변화시켰다. 그 모습을 보는 평범한 우리는 그들이 결코 평범하지 않음을, 알고있다.
우리는 모두 평범하다. 동시에, 우리는 모두 특별하다.
이 말이 작가가 우리에게 건내고 싶은 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오랜만에 정말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 삶, 일, 사랑에 권태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과 서른을 앞두고 있거나, 서른인 사람, 그리고 서른을 지나온 사람 모두에게 책을 추천하고 싶다.
👍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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