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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소년

오타 아이 지음
예문아카이브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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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조는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겠지? 식사와 휴식 시간도 충분히 주지 않고 장시간 취조를 하거나, 폭력이나 협박을 사용하면 재판에서 진술의 임의성을 의심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알고 있고?”
오카무라는 블라인드를 올린 창가로 다가가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렇게 해서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지려는 것을 간신히 억눌렀다.
이 남자는 재판관들이 무슨 짓을 저질러 왔는지 잊어버린 것일까.
오카무라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참고인으로 임의출두한 피의자를 한숨도 재우지 않은 채, 도중에 겨우 이삼십 분 휴식 시간만 주고는 다음 날까지 약 스물두 시간에 걸쳐 취조해 자백을 받아 낸 사건에 대해서, 자백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것은 다름 아닌 당신들 재판관이 아니었던가.

그 지역의 누가 강을 건널 때에는 늘 악어에게 먹힐 수도 있다는 위험을 각오해야 합니다. 악어는 냉혈동물이라서 한 번 먹이를 먹으면 며칠을 먹지 않고 지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악어가 배가 부른지 아닌지 누는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누는 강을 건널 때면 통행료로 무리 중 한 마리를 악어에게 바쳐 그걸 확인합니다.

사람의 마음은 유리처럼 깨지지 않는다. 살과 뼈와 피로 만들어진 육체만큼이나 부드러운 사람의 마음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비틀린다. 그러다 끝내 균형을 잃고 조금씩 피부를 뚫고 튀어나오듯 무너져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마음은 좀처럼 죽지 않고, 시간과 함께 한때 사람이었다고는 상상도 못할 존재로 바뀌어 간다.
2018년 8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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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에선 기세가 팔 할이야. 실령 승부에선 지더라도 기세에서 밀리면 안 돼. 차라리 감춰. 니 생가, 감정, 숨소리까지,,,, 그 어떤 것도 상대에게 드러내지 마."

"모든 것은 체력이다... 불쑥 손이 나가는 경솔함, 대충 타협하려는 안일함, 조급히 승부를 보려는 오만함... 모두 체력이 무너지며 나오는 패배의 수순이다. 실력도 집중력도, 심지어 정신력조차도 종국에 체력에서 나온다. 이기고 싶다면 마지막 한 수까지 버텨낼 체력부터 길러."

"그렇게 견디다가 이기는 거요. 쓰라린 상처에 진물이 나고, 딱지가 내려앉고, 새살이 돋고! 그렇게 참다 보면 한 번쯤은 기회가 오거든.... 조국수. 바둑판 위에선, 한 번 피하기 시작하면 갈 곳이 없습니다."

승부 각본집

윤종빈 외 1명 지음
스튜디오오드리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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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계속 살게 도와주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종교가 있으면 자살이 ‘그릇된 짓’이라는 생각이 윤리적 저지책 역할을 한다. 물론 죽음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미칠 영향이나 모방 자살 염려도 자살을 저지한다. 또 앞에서 봤듯이 정상적인 상황에서 진화적 항상성(내부와 외부의 자극에도 형태와 생리적 특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것 - 옮긴이)이라는 자기 보존 본능도 있다.
인지 붕괴에 빠지면 이런 장벽들이 하나씩 무너진다. 의미 있는 생각을 하는 사고력을 잃고, 구체적인 세부 사항에만 몰두한다. 정상일 때는 고통의 숨은 의미를 찾는 생각이나 영적인 생각을 낳는 추상적인 사고를 한다. 그런데 자살 앞에서는 이런 사고가 놀랍도록 사라진다. 슈나이드먼은 "자살학에서 가장 위험한 어휘는 네 글자로 된 단어(욕설 fuck을 의미 - 옮긴이)뿐이다." 라고 말했다. 달리 말해 자살 의향자는 모아니면 도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에 젖는다. 상황이 흑백이 되었고, 은유적 미묘함 따윈 없이 오직 죽기 아니면 살기밖에 없다.

나는 죽으려고 했던 심리학자입니다

제시 베링 (지은이), 공경희 (옮긴이) 지음
더퀘스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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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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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게임'이라니, 그런 헛소리를 지껄이는 인간은 믿으면 안 돼."
신발장에서 로퍼를 꺼내는 마토는 웬일로 저기압이었다. 5교시 수학 시간에 하시모토 선생님이 잡담을 하다 꺼낸 한마디가 아무래도 마음에 안 든 모양이다.
- 대학 입시에 취업 준비에 육아. 앞으로 많은 시험대가 너희를 기다리고 있겠지만, 뭐든지 즐기지 않으면 손해야. 인생은 게임 같은 법이니까.
"마토는 그런 사고방식을 좋아할 줄 알았는데."
"어? 내가? 에이, 무슨 소리야, 고다. 오히려 그런 사고방식은 싫어하는 편이랄까."
"왜?"
"인생은 무를 수 없잖아."

지뢰 글리코

아오사키 유고 지음
리드비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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