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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의 도시

데이비드 마추켈리 지음
미메시스 펴냄

폴 오스터의 책은 이번 년도엔 꼭 읽으리라 두고두고 벼렀던 책 중 하나였는데, 폴 오스터의 원작을 바탕으로 힌 그래픽 노블을 먼저 읽게 됐다. <유리의 도시>는 폴 오스터의 소설 <뉴욕 3부작>에 등장하는 단편 중 하나다.
최근 구병모의 소설 <아가미>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그래픽노블을 읽었을 때처럼, 원작을 먼저 읽고 그래픽 노블을 봤다면 감상이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원작을 아직 읽어보지 않았기에 원작과 이 그래픽노블을 비교하긴 어렵지만 이 책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연출이 아주 뛰어나다는 건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피터 스틸만이 달걀로 철학을 이야기할 때 식당의 달걀 음식이 조리되는 장면을 함께 병치하거나, 주인공 퀸이 뉴욕을 서성이며 자신의 일부분을 떨어뜨린다는 묘사에서 그려진 미로 그림, 퀸이 버지니아와 피터의 집을 감시하며 서서히 노숙인처럼 변해가는 과정 등은 감탄스러울 정도로 폴 오스터가 쓴 문장에서의 느낌을 탁월하게 건져올린다는 생각을 했다.
미스테리로 가득 찬 소설은 폴 오스터와 친구인 누군가의 시선으로 전개되고 작가 본인이 소설에 개입된 채 방관자적인 캐릭터로 등장한다. 이 점이 흥미로웠고, 뿐만 아니라 니콜라이 고골의 단편을 보는 듯 주인공 퀸의 자조적이고도 허무한 결말은 여태 퀸이 쫓았던 피터 스필만의 존재 자체를 맥거핀으로 느끼게 했다. 피터 스필만이 주창했던 바벨탑의 어떤 계시조차 정확한 답 없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에, <유리의 도시>는 더욱 더 음울하고 기이한 소설로 완성되었다.
<유리의 도시>를 읽으면서 느꼈던 이 기묘한 공포와 우울은 데이비드 미추켈리의 그림 연출 반, 폴 오스터의 문장 반에서 왔다. 나중에 폴 오스터의 문장으로만 이루어진 원작 소설을 꼭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든다. 폴 오스터의 첫책은 이렇게 <뉴욕 3부작>이 되겠군!

#폴오스터 #뉴욕3부작 #그래픽노블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18년 8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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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pbo

정확히는 3.5점. 마지막에 20대 때는 예뻤지만 지금은 지금대로 좋다고 잔 들 힘만 있으면 할머니가 되어서도 술을 마실 거라고 하는 말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작가가 추천해준 맛집 다 가보고 싶다. 사실 그것때문에 별점이 더 올라감.

술꾼 도시 처녀들 1

미깡 지음
예담 펴냄

2018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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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pbo

초기 만화에 등장했던 인물들보다 찰리 브라운, 루시, 라이너스가 더욱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진행된다. 또한 스누피가 난 왜 개로 태어났을까 발전 가능성이 없어 하며 철학적으로 자신의 삶을 관조하거나 아이들이 자기를 칭하는 ‘털복숭이’, ‘반푼어치’라는 말에 불쾌감을 드러내는 등 더욱 사람 같아졌다. 그리고 스누피가 라이너스의 담요를 탐내면서 라이너스와 스누피 간 묘한 라이벌 관계도 형성됐다. (진지한 수준은 아니닼ㅋㅋㅋㅋ) 펭귄과 독수리를 흉내내는 스누피, 아빠 자랑으로 기싸움하는 찰리 브라운과 바이올렛, 베토벤 생일을 까먹고 좌절하는 슈뢰더, 루시에게 2주간 담요를 뺏긴 라이너스 등의 에피소드가 있다. 흙을 몰고다니는 픽펜, 베토벤 덕후 슈뢰더, 검은머리 바이올렛, 짧은 금발 패티 등 여전히 기존 캐릭터도 이따금씩 존재감을 비추지만 난 역시 떠버리 루시가 제일 웃긴 것 같다ㅋㅋㅋㅋ

“가끔은 내 영혼에 잡초만 빽빽한 것같이 느껴져!”

/

“저 많은 별을 보고 있으면 자신이 하찮게 느껴지지 않아, 찰리 브라운?”
“아니. 난 원래 하찮은 사람이니까 상관없어!”

피너츠 4

찰스 M. 슐츠 지음
북스토리 펴냄

👍 힐링이 필요할 때 추천!
2018년 9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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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pbo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됐다. 괭이갈매기 카페에 새로 들어온 셰프 미치코! 괭이갈매기 카페 할머니, 할아버지의 조카딸이다. 수준급 요리실력에 부드럽고 고운 생김새, 예상외로 모든지 잘 해내는 씩씩한 성품이 돋보이는 캐릭터. 섬마을의 손꼽히는 젊은이인 의사선생님과 은근한 러브라인이 형성될지도 모르겠다.
타마가 기운이 없자 동물병원에 타마를 데리고 간 타이키치 할아버지가 할머니가 살아생전 아팠던 걸 떠올리는 장면을 보며 울컥 했다. 왜 그때 칭찬 한마디 더 해주지 못했을까 후회하는 할아버지의 심정이 이해가면서도, 그러게 왜 그랬어! 하고 나 역시도 할아버지를 원망하게 된다. 타이키치 할아버지와 타마는 오래오래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
“가끔 외로울 때도 있지만... 동무들과 맛난 걸 먹으며 농담도 주고받고. 오래 사는 것도 의외로 나쁘지 않아. 그치? 타마야.”

#고양이 #반려동물 #할아버지

고양이와 할아버지 4

네코마키 지음
미우(대원씨아이) 펴냄

👍 힐링이 필요할 때 추천!
2018년 8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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