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를 정말 사랑해주는 사람, 그리고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그냥 그렇게 끝나버릴수 있다는 사실이 무섭다.
표현 하지 않아서, 순간의 표정으로 상처를 주어서, 언제든 기회가 있다는 생각에 미루게 되어서. 이런 사소한 것들이 켜켜이 쌓여 조금씩 서로 엇나가게 되고 결국은 완벽히 지나쳐가게 된 인연들이 아팠다.
책으로 읽으니 보이는 것 같다. 사랑하기 때문에 상처 주고싶은것이고 결국 그만큼 상처 받게 된다. 사랑해서 상처를 준다는 말이 이상하게 느껴지지만 결국 그 상처의 크기만큼 소중하다는 뜻이니깐, 서로를 더 보듬어주었으면 했다.
내게 무해한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그건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내 주변사람들을 떠올리니 모두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특히 책 읽는 내내 정말 친했는데 어떤 사소한 사건으로 서서히 소원해진 친구가 자꾸 떠올랐다.
내가 이 책에서 느낀 두려움은 사실 이별 자체라기보단 멀어져 가는 우정에 덤덤해진 인물들 그리고 내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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