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로우
조정래 작가의 소설은 현실 르포에 가깝다. 뉴스 기사와 각종 통계 데이터를 확보하여 시의적절하게 인용한다. 아이들이 쓰는 줄임말, 은어 등도 자주 사용한다. 물론, 쓰임이 전체적으로 어색하긴 하다. 나이 든 어른이 아이들을 흉내 내는 느낌이랄까? 소설은 우리나라의 여러 교육 문제를 다루고 있다. 굴절된 교육열, 학교폭력, 공교육의 붕괴 등. 아직 2권이 남았지만, 결국엔 현실감이 떨어지는 이상적인 결론으로 끝맺을 것 같다. 이미 『천년의 질문』에서 익히 봤듯이. 하지만, 소설은 소설대로의 역할이 있는 법.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도 중요한 듯싶다.
교육은 그 어떤 경우에도 단 한명의 학생이라도 포기하지 말아야 하며, 교육은 단순 지식을 무조건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인간답게 바르게 육성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_ 256쪽
다소 아쉬운 점은, 작가가 사회적 사건에 대해서는 굉장히 진보적이지만, 일상생활이나 여성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이라는 느낌을 받아서다. 주인공 강교민의 아내는 혼전순결을 지킨 여자, 육아를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경제적 궁핍을 견디는 현모양처로 그려진다. 자식을 서울대 보내는 것을 목표로 공부를 강요하는 김희경이나 최민혜는 본인의 이름도 가지고 분량도 확보했지만, 강교민의 아내는 이름조차 없고, 분량도 적다. 작가가 김희경이나 최민혜의 비뚤어진 교육열을 비판하는 것은 분명한데, 그 반대의 ‘권장하는 삶’은 어떤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강교민의 아내’와 같은 삶을 이상으로 삼는 것은 다소 시대착오적이다. 작가가 이 인물에 대한 애정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 물론, 2권에서 반전이 있을 수 있지만 ― 사족으로, 혁신학교는 왕따도, 학교 폭력도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과연 사실인지 궁금하다. 정말 사실이라면 흥미로운 사실이라, 이에 대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자료 확인이 필요할 것이다.
1
송도둘리님의 인생책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