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을 올라가고 내려갈 때마다 저는 늘 층을 알리는 작은 표지판을 봅니다.
표지판은 층과 층 사이에 있습니다.
일층과 이층 사이, 이층과 삼층사이, 삼층과 사층사이...
저는 그 표지판들을 볼 때마다 우리의 처지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특히 숫자와 숫자 사이에 있는 슬래시 기호(/)를 볼 때마다 우리의 처지가 딱 저렇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사람들은 각자의 층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우리는 언제나 끼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곳도 저곳도 아닌, 그저 사이에 있는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