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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남긴 증오

앤지 토머스 지음
걷는나무 펴냄

"손은 보이는 곳에 둬. 갑자기 움직여서는 안 돼. 시킬 때만 말해."

어렸을 때 아빠에게 들었던 말이 이런 얘기라면?
아이들에게 이런 얘기를 해줘야만 한다면?

칼릴이 그렇게 되고 나서 무서웠고, 화가 났고 슬펐다.
한 사람의 삶은 끝났고, 그에 따른 책임은 없었다.
칼릴이 겪었던 일이 실제로도 꽤 많다는 사실을 알고 마음이 답답해졌다.

그리고 몇 가지 생각거리가 생겼다.
1. 인종차별문제
2. 경찰의 막강한 공권력에 대해
3. 트라우마 상담 및 치료가 잘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 필요

.
.
.

난 침을 삼키고 속삭였다. “난 그 칼릴은 몰라.”

“그리고 내 눈을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하는 거야. ‘전부 다 제대로 해도 가끔 상황이 안 좋은 경우가 있죠. 그렇다고 해서 제대로 하고 있는 걸 멈추면 안 돼요.’”

내가 크리스와 데이트하는 것이 누구를 배신하는 일인지 모르겠지만 그가 너무 그리웠기에 마음이 아팠다. 엄마는 카를로스 삼촌네서 지내는 것이 평범하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원하는 평범함은 바로 크리스다. 내가 어떤 스타로 있어야 하는지 결정할 필요가 없는 평범함. 아무도 내게 얼마나 유감인지 말하지 않고 ‘마약 거래상 칼릴’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 않는 평범함. 그냥…… 평범함. 그래서 크리스에게 내가 목격자라고 말할 수 없는 거다.

이런 식으로 약해지는 게 정말 짜증 난다. 칼릴은 인생을 잃어버렸는지 모르지만 나도 무언가를 잃었다.

“잊어버리려고 했지만 모든 게 다 기억나요. 총성과 친구의 얼굴 표정까지. 경찰은 범인을 잡지 못했어요. 그 사건이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어요. 하지만 중요해요. 그 애는요.” 난 그녀를 쳐다보았지만 눈물이 앞을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칼릴도 중요하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 1부/ 그의 죽음 중


“야, 넌 백인이 아니야. 피부가 밝은 사람이지.”

- 5부/ 13주 뒤-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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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im

시집 너무 어려워! 라며 덮으려고 했는데, 2부 덕분에 끝까지 읽었다. 웃프게도 공감된다.

뒤에서 누가 아줌마 하고 소리쳐 부르면
갑자기 아줌마로서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가
(복도식으로, 64쪽)

등 뒤에 상사가 있어요 상사 뒤에는 또 상사가 있고
상사가 아주 많이 나오는 꿈이구나

또 늦잠을 잤구나
(꿈의 번영, 73-75쪽)

편의점 직원이 피곤한 눈을 비비면서
뭐가 필요하세요
문을 열고 나온다
(퇴로, 78쪽)

온 우주가 바라는 나의 건강한 삶

남현지 지음
창비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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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우리 아이는 보드게임으로 자란다

한경아 지음
미다스북스 펴냄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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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im

The Comfort Crisis
지나친 편안함은 위기를 초래한다.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계단이 있을 때 나는 계단을 선택하지 않는다. 이 선택은 너무나 쉽다. 무슨 생각을 하고 선택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다. 저자마저 이렇게 말했다. ‘에스컬레이터가 출현한 마당에 계단을 오르내릴 까닭은 무엇일까?’(44쪽) 하지만 또다른 편안함이 등장하면 에스컬레이터는 잊어버릴 것이다. 어쩌면 에스컬레이터를 불편하다고 여길 것이다. 이게 바로 레버리가 말한 ‘편안함에 의한 잠식comfort creep‘(44쪽)이다.

‘오늘 당장 먹을 것을 위해 애쓰던 시절로 돌아가자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의 편안한 세상은 위대하다. 하지만 편안함으로 기울어진 결과, 우리의 신체는 도전받을 일이 거의 없고, 그 대가로 건강과 강인함을 잃어가고 있다.‘(358쪽)

마이클은 도니, 윌리엄과 함께 알래스카에서 보낸 33일간 편안함과 정면으로 부딪혔다. 삶과 죽음, 회복력, 건강, 관계 등 다양한 가치를 깨닫고 의미를 재정립했다.

지독하게 힘든 순간, 저자는 마커스 엘리엇의 말을 떠올렸다.
“힘겨운 도전에서 끄트머리에 이르게 되면 이제 막다른 곳까지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어쨌든 계속 가게 됩니다. 그러다가 뒤를 한번 돌아보고 나서, 한때 여기가 끝이라고 믿었던 곳을 넘어서 걸어가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그런 순간은 영원히 잊을 수가 없죠.”(344쪽)

그가 계속 걷는 동안 나는 8시간에 걸쳐 에벤알프를 걸었던 날을 떠올렸다. 허벅지, 무릎, 발목, 어깨까지 온몸이 아팠다. 데굴데굴 굴러 떨어지고 싶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하면서 내려왔다. 작게만 보였던 호수가 두 눈 가득 꽉 차게 들어오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컴포트존을 깨뜨리고 얻은 행복이자 성장이었다.

누구나 컴포트존이 있다. 그걸 깨뜨리고 도전하느냐, 안주하느냐에 따라 삶은 달라질 수 있다.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 그래서 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438쪽) 생각하고 느낄 수 있었다.

편안함의 습격

마이클 이스터 지음
수오서재 펴냄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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