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집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아온 서른 네 살의 브렛은 엄마의 죽음과 그녀의 유언으로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엄마가 남긴 유언은 브렛이 열네 살 때 작성한 ‘라이프 리스트’를 달성해야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다는 것. 라이프 리스트의 내용은 일정 기간 내에 어릴 적 꿈이었던 교사가 되고, 아이를 갖고, 사랑에 빠지는 것 등 의지로 하기 어려운 일이 대부분이다. 이야기 중반까지는 진행이 느려 약간 지루하기도 했다. 브렛이 방문교사가 되어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과 가까워지고, 허영심 가득한 전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이 되어서야 책을 읽는 속도가 나는 듯했다. 그녀의 엄마가 딸에게 바란 건, 그녀가 가슴이 떨리는 진짜 인생을 사는 것이었던 것 같다.
매순간 설레고 행복할 순 없다. 다만 그런 순간과 기억을 늘려가며 살고 싶다. 사랑이 뭔지, 뭘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건지 나이가 들수록 더 모르겠지만... 함께 있어 좋다면, 계속 함께 하고 싶다면, 그리고 그 감정에 거칠 것이 하나도 없다면 그게 사랑이 아닐까 싶다.
“그래, 내 두려움과 불안과 신경증이 이 가여운 아이의 인생을 망치지 않기를 바라자고.” 이상하게 난 이 대사에서 브렛이 산퀴타가 죽으며 맡긴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느꼈고, 어쩐지 찡했다. 사랑은 내가 가진 문제로 인해 상대방이 괴로워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일 수도 있지 않을까...
라이프 리스트
로이 넬슨 스필먼 지음
나무옆의자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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