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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책 (왜 지구의 절반은 쓰레기로 뒤덮이는가)의 표지 이미지

쓰레기책

이동학 지음
오도스(odos) 펴냄

읽어서 즐거운 책이 있고
읽어서 불편한 책이 있다.

이 책은 후자다.
저자는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한다. 딱 그 하나의 목표를 갖고 쓴 글이다.

읽는 내내 불편함을 느꼈지만
복잡하지 않고 명쾌하게 풀어가는 글이다.

현대 자본주의 중심 세계에서는 필연적으로 쓰레기가 많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방향을 잡을라치면 자본주의에 대한 심도 깊은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겠으나 저자는 쓰레기를 덜 만드는 방식과 처리방식에 대한 이야기만 한다.
기왕 쓰레기를 만들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
재활용률을 아주 높게 올려서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쓰레기 양을 줄여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 해야 한다.

한국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닌 세계 여러 나라의 좋은 사례를 접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독일에서는 테이크아웃 커피컵 보증금이 1유로 (약 1300원)
이라 커피 컵을 버릴래야 아까워서 버릴 수 없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내가 좋아하는 대만이라는 나라는 재활용률이 여타 나라에 비해 아주 높아서 매립되는 쓰레기의 양이 아주 적다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생각해본다.
나와 아내가 만들어내는 쓰레기의 양도 꽤 많아보인다.
재활용을 매주 1회씩 하는데 플라스틱 생수병과 종이박스 등이 상당히 많다. 그걸 줄여보자.
2020년 9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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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술하는 야초님의 아무튼, 하루키 게시물 이미지
#아무튼하루키
#이지수작가

이 책의 저자만큼인지는 몰라도 나도 하류키의 글을 읽고 많은 영향을 받았다.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읽게 된 상실의 시대 를 시작으로 그의 수많은 소설과 에세이 등을 찾아서 읽어나갔다. 그의 글은 읽으면 똑같아 따라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두부 한모와 맥주 한병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를 보며 나는 두부 한모와 보리차를 마셨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그를 보며 나도 매일같이 달린 적도 있다. 그의 소설에 나오는 음악을 찾아듣고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상상한 적도 셀 수 없을만큼 많다.

지금은 더 이상 그의 글을 찾아읽거나 하진 않는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에게 실망했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자연스레 멀어졌다.

그러다 아무튼 시리즈에서 이 책 제목이 보여 오랜만에 그를 추억하고 그를 동경했던 나를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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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인 이지수 번역가&작가 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고 그게 계기가 되어 일본 유학을 2번이나 다녀오고 현재 번역가로 일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하루키 관련 원서만 80여권 꽂혀있는 걸 본 편집자가 저자에게 하루키를 다뤄보는 책을 쓰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하루키의 책 한권을 간단히 소개하고, 그 책과 관련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떤 부분은 많은 공감을 자아냈고, 또 어떤 부분은 조금 산으로 가는 느낌이 없지 않나 했지만,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어나갔다. 

다만, 정확히 용어가 나오는 건 아니지만 페미니즘과 PC에 대해서 애매모호하게 인용을 하는 부분이 잘 읽혀지지 않았다. 책 후반부에 하루키의 책을 읽은 여성 4명이서 하루키에 대해 토론을 하면서 나오는 글도 사람에 따라서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들이 종종 나왔다.

아무튼, 하루키

이지수 지음
제철소 펴냄

2020년 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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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술하는 야초님의 철수 이야기 1 게시물 이미지
잠시 훑어본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책을 다 읽어버렸다.

시골
강아지
할아버지
산과 들 그리고 바다와 하천

제목의 철수는 강아지를 뜻한다.
저자의 유년시절은 시골에서 철수라는 이름의 강아지와 함께였다. 늘 함께 다니고 장난치고 놀고 자고 먹고..

나의 어린 시절과 나와 함께 했던 여러 강아지들이 차례차례 떠올랐다. 새삼 그리워지기도 했고 그들의 부재가 느껴지니 또 가슴 한켠이 아프다.

어느 시골에나 있을 법한 흔한 이야기 속 소년과 강아지 이야기라서 더 좋았다. 그만큼 공감할 부분이 많았다.

유독 외로움이 많이 타는 아이였던 내가 안쓰러웠는지 엄마는 강아지를 계속 키울 수 있게 해주었다. 그 중에는 아파서 금방 우리를 떠난 친구도 있었고, 사고가 나서 떠난 친구도 있다. 애교가 넘치고 귀여웠지만 알 수 없는 피부병 때문에 아버지의 구박에 못이겨 엄마가 나 몰래 시장에 내다판 적도 있다. 그 뒤로 한참 강아지와 인연이 없다가 스무살이 되던 해에 친구녀석이 전해준 인표라는 이름의 강아지와 10년을 함께 했다. 중간에 길에서 데려온 토토도 있었다. 토토가 3년 전 우리를 떠난 걸 마지막으로 더 이상 동물을 키우거나 하진 않는다.
마지막이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웠다.

돌이켜보면 그들 덕에 참 많이 웃었다. 점점 서먹해지는 가족간의 관계에서 인표와 토토는 접착제 역할을 해줬다. 우리 가족이 붙어있을 이유를 만들어줬다.

우울과 무기력을 반복하던 20~30대의 내 곁에 그들이 다가오면 편하게 잠들 수 있었다.

오랜만에 그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2권도 곧 읽어봐야지.

철수 이야기 1

상수탕 지음
돌베개 펴냄

2020년 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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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술하는 야초님의 아무튼, 메모 게시물 이미지
5 Minutes Journal

아침에 일어나면 5분 저널을 쓴다.

일종의 감사일기와 간단한 다짐 정도를 적는 공간이다.

사진도 첨부할 수 있어서 전날 찍어뒀던 사진이 있다면 함께 첨부한다.

백자하루

원고지 모양으로 되어있는 공간에 100자에서 200자 정도로 글을 쓸 수 있다. 고민이라든가 특정 키워드 등이 떠오르면 그냥 그걸로 주제를 삼아 짤막한 글을 쓴다. 

구글 Keep

공간에 따라 메모를 나누고 있는데, 구글 킵에는 주로 마술관련 메모 등을 한다. 그날 그날 생각나는 마술 관련 생각이나, 강의에 관한 메모 등을 이 공간에 남긴다. 마술 일기장으로 봐도 된다.

Evernote 모닝페이지

아침에 그냥 아무렇게나 생각나는 것들을 끄적거린다. 

시간은 짧게는 15분에서 길면 1시간 가까이 쓰기도 한다.

기분에 따라 사진을 첨부하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글만 가득 채우기도 한다.

최근에는 모든 영수증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서 스캔을 한다.

스캔된 이미지는 에버노트에 차곡차곡 쌓인다.

모든 기록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이전에는 종이노트에 펜으로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볼까도 몇 번인가 시도한 적이 있는데 적어도 내게는 잘 안맞아서 이젠 편하게 메모를 하기로 했다.

(가끔 종이에 메모를 하는 것 역시 에버노트 스캐너 기능을 이용해서 저장해둔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하지 못한다'

적어도 3명 이상의 작가가 쓴 글에서 이와 비슷한 글을 본 적이 있다.

여행전문PD로 유명하고 팟캐스트 탁피디의 여행수다 진행자인 탁재형씨가 쓴 

#비가오지않으면좋겠어 라는 책에서 저자는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하다못해 사진을 찍기라도 해서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 기록을 하라고 말한다. 

요즘 들어 예전의 일들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나를 보면 이걸 잘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기억이 오래 가려면, 둘 중 하나다.

나의 감정이 진하게 묻거나, 아니면 기록을 하는 것.

감정이 진하게 묻는다는 건 여러가지 감정 중에 하나 혹은 그 이상의 감정이 강하게 그 순간에 새겨짐을 의미한다. 그렇게 되면 그런 기억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선명하게 다시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순간들만 우리 삶에 존재하는 건 아니다. 정말 내가 기억을 하고 싶은데, 그런 감정을 그때마다 억지로 넣을 순 없으니까. 그래서 기록이 필요하다.

노트와 펜을 들고 다니든, 스마트폰으로 메모하거나 사진촬영을 하든, 아니면 음성녹음이나 영상 촬영도 좋다. 그렇게 잘 기록해두면 내가 원할 때 관련 기록을 조금만 봐도 금방 다시 불러올 수 있다.

분명 어떤 기억들은 계속 가져가기보다는 적당히 잊어버리는 게 여러모로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기억들도 함께 잊어버릴 수 있다. 기억이라는 건 어떻게 보면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다. 잘 기록하고 기억하면 그만큼의 수많은 이야기가 내 품에 담겨져 있게 된다. 살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봤지만, 역시나 제일 좋은 건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사람이다. 특별히 말을 재미나게 하지 않아도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뭔가 재미가 있다. 많은 이야기를 품은 사람일수록 상대방에게 공감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이 책의 저자 정혜윤 씨는 뛰어난 이야기꾼이다. 그녀가 쓰는 글은 내용이 무척 풍성하다. 읽는 맛이 난다. 잘 읽히고 재미가 있다. 그러면서 전혀 억지스럽지 않다. 책 이야기 사람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그녀의 유년시절로 타임슬립을 해도 이야기의 맥락이 연결되고 어색하지 않다. 정혜윤 작가는 아마 어떤 사람들과도 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도 그것에 관한 아쉬움이 종종 나온다. 더 잘 기억하지 못해서 아쉽고 슬프다고 한다. 메모에 관한 그녀의 생각이 궁금해서 읽어나가다가 위안부 할머니들 관련된 기록으로 책 내용이 넘어갈 때는 그 건조한 문장들에서 눈물이 날뻔했다.

기록(메모)을 꼭 해야 할까?

사실 여기에 대해서는 아직 명쾌한 답을 나 스스로 답하지 못한다.
잘 모르지만 왠지 해야 할 것 같고, 하고 싶어서 한다.
나에 대한 기록들, 내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기록들
내가 보고 감동받은 영화와 책, 즐겨듣던 음악들..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느꼈던 수많은 감정들을 기록한다.

그렇게 잘 기록하고 기억할 수 있으면 지금보다 좋은 사람으로 살아갈거라는 막연한 기대는 하게 된다.

#정혜윤작가
#아무튼메모

아무튼, 메모

정혜윤 지음
위고 펴냄

2020년 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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