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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너머의 연인 (유이카와 케이 장편소설,제126회 나오키상 수상작)의 표지 이미지

어깨너머의 연인

유이카와 케이 지음
예문사 펴냄

작가의 다른 책을 재밌게 읽어서 선택한 책. 사랑이야기라지만 단순한 사랑이야기가 아니어서, 뻔한 전개가 아니어서 좋았고, 현 시대 사람들에게 와닿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옮긴이 김남주님의 말이 공감되어 적어본다.

어느 쪽도 완벽하지 않기에 갈등과 고뇌는 필연적으로 따르지만 중요한 것은, 갈등하고 고뇌하는 자신을 회피하지 않는 것, 늘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는 두루뭉술하게 넘어가지 않는 루리코의 이기심도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문제까지도 당당히 껴안는 모에의 용기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러니 행복을 추구하지만 행복에 예속되지는 않는 그녀들의 삶이 오늘 더 빛을 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싶습니다. -옮긴이, 김남주의 말 중

-작품속 발췌-
난감함은 관심의 표현이며, 관심이란 망설임이고, 망설임은 어떤 의미에서 사랑과 상통한다. 물론 상통하기만 할 뿐 전혀 다르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루리코는 가슴속으로 짜릿짜릿한 설렘을 느낀다.

문을 열자 밤 냄새가 흘러나왔다.

"있지, 왜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신경을 쓰고 그럴까?"
"사람에게는 각자 자기 방식이라는 게 있잖아. 그걸 서로 존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렇지."
"그런 방식 따위야 어쩌피 다 엉망 되는데 뭐. 그러느니 차라리 어떤 상황이 닥치든 즐기면서 살 수 있어야지."
"다시 한 번 말해 두는데, 내 생각을 루리코 네 생각으로 바꿔치기하지 마."

"그러니까 당신은 남편을 사랑하는게 아니라 결혼을 사랑하는거네요."
👍 외로울 때 추천!
2020년 10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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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마음가짐이 어느새 흐지부지 해졌는데, 이렇게나 부지런히 사는 사람을 보니 다시한번 마음을 다잡게 되었다.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김유진 지음
토네이도 펴냄

👍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추천!
2022년 3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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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책이지만 읽는 데 시간이 꽤나 오래걸렸다. 재미없어서가 아니라 글이 나를 생각하게 만들고, 정성스러운 문장 하나하나를 서두르게 넘어가고 싶지 않아서다. 글을 쓰면서 작가는 얼마나 무수한 생각과 고민을 지나쳤을까 생각이 든다.

11 (31p) 성당이라는 건축물이 갖는 특유의 포용력과 질량감을 좋아하고 가끔 그리워한다. 허공을 찌르는 첨탑의 모양을 보고 있으면 조용히 마음이 차오른다. (중락) 내가 믿어본 적 없는 믿음의 존재를 감각하고자 애쓰며 주변을 맴돌다 보니 어쩌면 이곳이서는 아무도 쉽게 무너지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5 (39p) 우리는 책장을 한 장씩 넘기듯이 순간을, 매일을 포갠다.

20 (49p) 기록은 스러져 가는 마음을 되살리는 일이다. 순간의 물결을 고이 간직하는 일이다.

21 (50p) 당신과 나를 비롯한 모두는 대답 없는 3자다.

48 (94p) 낡은 책을 펼치면 책 냄새부터 맡는다. (중략)...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행취가 깊숙이 배어있다. 마치 시간의 연기에 종이가 훈연된 것처럼.

너는 불투명한 문

최유수 지음
별빛들 펴냄

👍 고민이 있을 때 추천!
2022년 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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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과 실패를 따뜻하게 안은 소설

<우리가 가능했던 여름> 25p 나는 삶의 어느 모서리를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싶었지만, 어쩌면 그런 감정의 분화는 오직 생장의 시절에만 가능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157p 나는 저 몸에 무엇이 찾아들면 강선이 되나, 하고 생각했다. 창호를 바른 문으로 어느 순간 들어선 빛에 아침이 시작되듯, 찬 공기에 콧속이 열리고 창공이 높아지면 불현듯 여름이 종료되듯 사람에게도 그가 사람이게 하는 시작점이 있을까.
172p 어디에서 왔는지고 알 수 없고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어서 울고 싶은 기분으로 그 시절을 통과했다는 것. 그렇게 좌절을 좌절로 얘기할 수 있고 더이상 부인하지 않게 돠는 것이 우리에게는 성장이었다.

<깊이와 기울기> 248p "여기 사는 거 쉽지 않죠?" "서울에서 사는 건 어때요?" "쉽지 않죠." "그러는데 뭘요."

<초아> 305p 초아와 엄마와 함께 도로를 달리던 밤의 시간들은 이후에도 무언가를 기념하들 선연히 눈앞에 떠올랐다. 정말 호랑이를 맞닥뜨려본 사람처럼 엄마는 무거운 피로감에 취해 깊고 깊게 잠이 들고 초라는 무심하게 창에 기재 어딘가를 주시하고 있는 시간들이. 인터체인지들은 내비게이션이 아니라면 길을 잃을 것처럼 복잡하게 얽혔고, 그 순간 나는 만월의 여름밤을 달려 여전히 상경 중이었다.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김금희 (지은이) 지음
창비 펴냄

👍 힐링이 필요할 때 추천!
2022년 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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