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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뇌와 우뇌 사이 (Boost Your Brain,생각과 행동을 지배하는 강력한 힘)의 표지 이미지

좌뇌와 우뇌 사이

마지드 포투히 지음
토네이도 펴냄

’알츠하이머의 종말, 뇌를 읽다‘는 책들과 일맥 상통하는 책이다. 뇌의 가소성을 향상시켜 두뇌 회전력을 강화하고, 뇌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내용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책도 독자가 할 수 있는 실천 사항은 결국 적당한 운동, 건강한 식생활을 통한 영양 공급, 휴식(수면) + 몇 가지 테크닉(명상 등)으로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이다. 문제는 사회 구성원에 속하여 살면서 이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것들을 어떻게든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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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누구나 똑똑해질 수 있다
뇌가 둔해지는 것은 부분적으로는 생물학적 요인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나이가 들면서 크기가 줄어든다. 시간이 흐르면 뉴런neuron으로 불리는 뇌의 신경세포는 줄어들거나 소멸된다. 신경세포와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synapse도 감소한다. 뇌를 종횡무진 하는 초고속도로망이 고장 나는 것이다. 혈관도 좁아진다. 처음에는 현미경으로만 관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지만 결국에는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이하 MRI)에서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정도가 된다. 노화에 따른 뇌의 위축 현상은 너무나 일반적인 일이라 신경영상의학과 의사라면 MRI만 보고도 나이를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요는 뇌가 줄어들면 인지기능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뇌 앞부분이 위축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복잡한 퍼즐을 풀거나 결정을 내리거나 미래를 계획하는 데 전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다 나중에는 말과 걸음까지 느려지고 간단한 계산조차 어려워진다. 뇌에서 기억 영역이 위축되면 이름과 전화번호를 기억하기 어려워지며 방향 감각도 저하된다.
뇌의 위축 현상이 과연 노년기에만 걱정해야 할 문제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하지만 뇌가 위축되면서 발생하는 현상은 이르면 40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때 대부분이 자신의 두뇌가 예전처럼 명민하지 않음을 느낀다.
신경과학계가 최근 수년 새에 정확히 파악하게 된 놀라운 사실은 인간의 뇌에서 기억력, 집중력, 문제해결력과 연관된 부분에는 ‘가소성’이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뇌가 계속해서 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뇌는 위축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성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뇌의 두께, 밀도, 크기가 증가할 수도 있다. 나는 이러한 상태를 ‘뇌 기능의 강화enhanced brain performance’라 부른다.
뇌가 성장하는 일이 가능할 뿐 아니라 그 성장이 몇 년이나 몇십 년이 아닌 불과 몇 주나 몇 개월 만에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신경세포, 시냅스, 연결성, 혈관 숫자의 증가와 같은 뇌 가소성은 다음의 세 가지 요인으로 결정된다.
1. 뇌에 유입되는 산소의 증가
2. 뇌신경영양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이하 BDNF)라는 중요한 단백질 농도의 증가
3. 뇌파 활동의 균형
뇌의 성장과 위축은 그러한 변화가 미세하든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크든 뇌의 크기와 관련된다. 특히 뇌 기능을 최고조까지 이르도록 하려면 클수록 유리하다. 해마가 성장하면 단기 기억력이 향상된다. 마찬가지로 전두엽이 커지면 의사결정력이 개선되고 정보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얽히고설킨 소통 시스템의 연결성이 확대되면 창의력과 추상적인 퍼즐을 푸는 능력이 개선된다
노화에 따른 질병들을 예방하기 위해 식생활을 개선하고 체중을 감량하며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심해야 한다는 점은 다들 잘 알고 있다. 뇌졸중과 심장질환이 우리 몸에 엄청난 손상을 가하며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우리 몸에 부담을 준다는 사실도 잘 안다. 하지만 이런 질환들이 뇌를 위축시킨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1/ 성장하는 뇌, 죽어가는 뇌
1990년대 중반만 해도 인간의 뇌는 아동기에 성장이 끝나고 구조가 고정된다는 학설이 일반적이었다. 그 이후에도 노년기에 뇌가 위축된다는 정도만 밝혀졌다.
눈 바로 위 전두엽 피질은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며 동작을 조절하는 기관이다. 우반구의 전두엽은 음악, 미술 등 예술작품 감상과 언어 발성과 연관된다. 좌반구의 전두엽은 논리적인 사고, 집중, 문자 기호의 이해 등을 관장한다.
세라의 귀 가까이에는 측두엽이 자라나고 있다. 측두엽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언어를 듣고 이해하는 청각을 관장하는 것이다. 좌반구와 우반구 측두엽의 깊숙한 곳에서는 해마가 형성된다. 해마는 기억과 관련된 모든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세라의 전두엽과 측두엽 사이에는 두정엽이 형성되는데, 이는 피부에 전달되는 갖가지 감각 정보를 처리하게 된다. 특히 세라의 촉각, 무게나 동작을 감지하는 능력, 고유감각proprioception(굳이 쳐다보지 않아도 특정한 때에 신체 부위가 어디에 있는지 인지하는 능력), 자기지남력self-orientation(자신과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인지하는 능력)에 관여한다. 우반구의 두정엽은 세라가 길을 찾는 것을, 좌반구의 두정엽은 연산하는 것을 돕는다.
뇌 뒷부분에는 시각을 담당하는 후두엽이 생성된다. 세라는 후두엽 덕분에 사물을 볼 수 있고 자신이 보는 사물이 무엇인지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세라의 뇌에서는 변연엽이라는 기관도 형성된다. 이는 전두엽과 측두엽의 피질 영역과 더 깊숙한 곳에 있는 뇌 구조를 통합하여 이르는 명칭이다. 그중 하나인 편도체는 아몬드 모양의 구조로 좌반구와 우반구에 하나씩 존재하며 감정을 조절한다. 시상하부도 변연엽의 구성 요소로서 사람의 맞섬 도피 반응fight-or-flight response(외부로부터의 해로운 자극이나 스트레스에 맞서 싸우거나 피하는 생리학적 방어기전), 식욕, 신진대사와 관련된 호르몬을 조절한다. 시상하부와 편도체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둘 다 해마와도 연관이 크다.
세라의 피질을 이루는 각 부분은 서로에게 메시지를 전송하고, 10여 개의 뇌 심부 구조와 척수와도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이러한 메시지 교환은 뇌에서 도로 역할을 하는 신경다발을 통해 이루어진다.
세라의 뇌가 발달함에 따라 전기 신호를 전송하고 수신하는 교신 활동이 신경세포를 활성화하고 서로 연결한다. 신경세포가 시냅스 틈새를 통해 다른 신경세포로 신호를 쏘아 올리면 신경세포 사이에 ‘연결성’이 생기고 생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신경세포가 강화되는 결과가 나타난다. 그래서 신경학자들은 “동시에 신호를 쏘아 올리는 신경세포는 동시에 연결된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신경세포가 신호를 쏘아 올렸지만 다른 신경세포와 연결되지 않으면 연결성이 줄어들고 위축되어 결국에는 사라진다. 이처럼 사용하지 않아 사라지는 현상을 ‘미사용 위축disuse atrophy’이라 부르는데 주로 노년기에 발생한다. 신경세포끼리 신호를 주고받고 연결성을 형성하는 과정은 특히 뇌 발달의 초기 단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그 이후로도 일생 동안 계속되는 활동이다.
해마는 두뇌를 크게 키우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뇌에서 가장 연약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서 가장 먼저 위축된다. 하지만 그만큼 성인기에 가장 빨리 성장하는 곳도 해마이다. 해마의 크기가 변화하면 기억력과 인지기능에 눈에 띌 만큼 큰 변화가 나타난다.
그렇다고 해마가 독자적으로 활동한다는 말은 아니다. 해마는 새로운 기억을 생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기억을 생성하고 저장하는 데는 뇌의 다른 영역들도 관여한다.
해마를 단수로 표현했지만 사실 해마는 총 2개로 좌반구와 우반구에 하나씩 있다. 좌반구와 우반구의 해마는 서로 형태가 동일하며, 바닷속에 사는 해마와 언뜻 보면 비슷하다. 실제로 해마(hippocampus)는 그리스어 hippos(말)와 kampus(바다 괴물)에서 유래했다. 해마는 부분별로 공간, 정서, 사건의 순서, 사실 등에 대한 기억을 관장한다.
20대 초반쯤 되면 세라의 뇌는 발달을 마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뇌가 전혀 변화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계속 언급하겠지만 그 후로도 세라의 뇌가 성장하고 변화할 여지는 충분하다.
불행히도 뇌라는 인지도시는 성장하기도 하지만 쇠퇴하기도 한다. 30대에 이르면 세라의 인지도시에도 쇠퇴하는 조짐이 이미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해마는 퇴화가 가장 빨리 일어나는 동시에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50세 이후로 해마가 매년 0.5퍼센트씩 줄어들기 때문에 단기 기억이 감퇴한다. 노화와 더불어 세라가 미약하게나마 기억력 저하를 느끼기 시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50~60대인 사람들은 정신력이 과거보다 둔화된 것 같다고 호소하는 일이 많다. 이는 일반적인 노화 때문일 수도 있고 복용하는 약물 때문일 수도 있다.
정보처리 속도, 작업기억(다른 감각기관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잠깐 동안 수용하는 능력), 학습력이 중년에 ‘급감’하는 일은 거의 없다.
일부 기능은 둔화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중년의 뇌가 젊은 뇌에 비해 우위를 보이는 분야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경험이다. 새로운 경험을 할 때마다 우리는 정보를 얻고 그를 토대로 미래에 결정을 내린다. 그 결과 중년에 이르면 의사결정을 좀 더 노련하고 이성적으로 내릴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알코올 남용, 외상성 뇌 손상, 과도한 스트레스, 수면 장애, 비타민 B12 결핍, 비만, 심혈관계질환 등의 요인이 결합하면 인지도시의 도로와 구역이 파괴될 수 있다. 심지어 우리가 더 건강해지려고 복용하는 약들도 뇌 기능을 저해할 수 있다. 하지만 유지보수를 게을리 하지 않고 조심하기만 한다면 세라가 노화를 하더라도 뇌는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뇌를 성장시키는 4대 핵심 전략
1) 시냅스를 늘려라: 우리가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면 그때마다 시냅스가 생겨나며(시냅스 신생synaptic genesis), 계속해서 사용하면 시냅스가 한층 강화된다는 점은 이미 오래전에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효과적인 ‘뇌 훈련’을 통해 곧바로 시냅스 신생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최근에서야 알려졌다.
2) 도로를 확장하라: 뇌의 각 영역은 신경섬유다발로 이루어진 연결망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다. 예를 들어 해마가 전두엽과 교신하려면 이 경로를 이용해 신호를 전송해야 한다. 교신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먼저 신경섬유다발을 이루는 신경세포 간에 시냅스가 충분히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신경세포의 미엘린화가 상당히 진전되어야 한다. 시냅스를 늘리면 그러한 연결성이 강화된다. 동시에 미엘린화를 통해 축삭의 미엘린을 탄탄하게 유지하고 여기에 영양분을 공급하면 신호를 전송하는 속도도 쏜살같이 빨라진다.
3) 혈관을 강화하고 숫자를 늘려라: 그저 혈관을 건강하게 유지한다고 해서 뇌를 성장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혈관 신생을 통해 그 숫자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앞으로 자세히 알아보겠지만 무엇보다 운동이야말로 혈관 생성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혈관의 숫자가 늘어나면 1000억 개의 뇌세포에 공급되는 혈액과 산소도 늘어난다.
4) 신경세포 신생을 촉진하라: 뇌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신경세포 신생이 일어난다는 점은 이미 오래전에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인간의 뇌가 성장기에도 신경세포를 생성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경학 연구로 입증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신경세포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 뇌에서 신경세포가 매일 만들어진다 해도 일종의 비료 역할을 하는 뇌신경영양인자BDNF와 같은 특정한 조건이 마련되지 않으면 새로 생성된 신경세포는 곧바로 소멸된다. 또한 신경세포 신생이 일생에 걸쳐 일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노년기에 이르면 발생 속도가 느려진다. 중년에 뇌의 예비능력을 탄탄히 구축해놓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또한 운동, 명상, DHA로 더 잘 알려진 오메가-3 지방산, 수면 등이 뇌의 신경세포 신생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밝혀졌다.
과거에는 뇌 기능 강화를 위해 뇌의 염증을 방지하거나 뇌졸중처럼 뇌 손상을 가할 수 있는 질병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뇌의 노화를 늦춰야 한다는 입장이 대세였다. 물론 그러한 요인을 예방하는 것도 뇌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 해로운 요인 때문에 뇌가 위축되면 성장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뇌를 성장시키려면 무엇보다 산소, BDNF, 건강한 뇌파 활동 등의 세 가지 메커니즘이 결정적이라는 점이 최근 들어 확실해지고 있다.
우리 뇌에는 엄청난 양의 산소가 공급되어야 한다. 산소가 있어야 신경세포가 끊임없이 신호를 발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산소는 시냅스 생성과 신경세포 생성에도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뇌신경영양인자를 뜻하는 BDNF는 최근 신경학계에 혜성과도 같이 등장한 스타라고 할 수 있다. BDNF는 해마의 신경세포 생성에 반드시 필요한 재료로 알려졌다. 해마가 끊임없이 새로운 신경세포를 만들어내는 것은 일종의 백업back-up이라고 보면 된다. 소멸된 신경세포만큼 보충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새로 생성된 신경세포가 계속 자라나 완성되려면 사용되어야 한다. 사용되지 않은 신경세포는 곧바로 성장을 멈추고 소멸된다. 하지만 BDNF가 있으면 성장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BDNF는 효능이 뛰어난 비료에 비유할 수 있다.
건강한 뇌파를 유지한다는 것은 신경학계에서 최근에 급부상한 개념이다. 이는 뇌파가 이상적인 주파수 범위 내에 들도록 뇌를 훈련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뇌파가 건강해지면 뇌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키고 뇌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
우울증 환자의 좌반구에서는 우반구에 비해 과도하게 느린 세타파가 흘러나오고 있음을 똑똑히 알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ADHD 환자의 전두엽에서는 좌우반구를 막론하고 매우 느린 뇌파가 관찰되었다. 반면에 불안 장애가 있는 사람의 경우, 우반구에서 베타파가 과도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뇌파가 너무 빠르다는 이야기다. 차분하고 편안하며 정상적인 상태인 뇌에서는 알파파가 지배적이었으며 세타나 베타파는 소량에 불과했다. 바로 이런 패턴이 건강한 뇌파다.
뇌가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성장이 한계에 이르더라도 뇌의 효율성은 계속 증가한다. 이는 근육을 키우는 것에 비유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두박근 크기가 최대치에 도달하더라도 그 힘은 계속 강화된다. 뇌도 마찬가지다. 성장이 한계에 이르러 더 커지지 않더라도 뇌는 점점 더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단적인 사례가 천재 과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뇌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아인슈타인의 뇌는 일반인에 비해 한층 복잡한 형태로 접혀 있었다. 이러한 패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관해서는 아직도 연구가 진행중이지만, 일반인에 비해 뇌의 피질이 크게 늘어 접힌 자국도 더 많이 생겼음을 알 수 있다.

브레인 피트니스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압이 상승하는 것은 뇌에 공급되는 산소의 양이 최적량이 아님을 알리는 경고 신호다. 그로 인해 산소가 극히 부족해지면 결과적으로 심장마비와 뇌졸중에 걸릴 수도 있다.
• 총 콜레스테롤: 200mg/dL 미만. 200~239mg/dL은 경계 수준이며 240mg/dL 이상은 높은 수준.
• LDL(저밀도 지질 단백질): 100mg/dL 미만. 130~159mg/dL은 경계 수준, 160mg/dL 이상은 높은 수준, 190mg/dL은 극히 높은 수준.
• HDL(고밀도 지질 단백질): 60mg/dL를 초과해야 최적 수준으로 본다. 남자는 40~49mg/dL, 여자는 50~59mg/dL이 평균치인데, 40mg/dL 미만으로 낮을 때는 심장질환의 위험 인자로 간주한다.
• 혈압은 최고 혈압 120, 최저 혈압 80 이하일 때 정상으로 간주한다. 최고 혈압이 129~139이고 최저 혈압이 80~89인 사람에게는 경계성 고혈압이라는 진단이 내려진다. 일반적으로 혈압이 140/90보다 높을 때 고혈압으로 진단된다.
• 갑상선: 갑상선 자극 호르몬이 0.4~4.0mIU/L이면 정상이다.
• 비타민 B12: 200pg/mL를 넘어설 때 정상으로 본다. 그러나 나는 B12가 뇌 기능에 미치는 중요성을 감안하여 사람들에게 항상 500pg/mL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한다. B12 수치가 정상으로 나오더라도 500pg/mL 이하인 경우 B12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 비타민 D: 비타민 D 결핍은 흔히 나타난다. 비타민 D 결핍은 각종 신경계질환은 물론 피로, 기억력 저하, 치매를 유발한다. 40nmo/L 이상일 때 정상이지만 비타민 D가 뇌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여 60nmo/L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한다.
• 헤모글로빈 A1c: A1c 또는 HgA1c로 불리는 당화 헤모글로빈은 당뇨병 여부를 진단하는 데 필요한 수치다. HgA1c가 6.5퍼센트를 초과하면 당뇨병이다. 6~6.5퍼센트는 당뇨병 전 단계로 보며 6퍼센트 미만은 정상이다.
• 공복 혈당: 100mg/dL 미만일 때 정상으로 본다. 100~125mg/dL이면 당뇨병 전 단계이며 126mg/dL 이상이면 당뇨병이다.
• CRP: 심혈관계의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수치로 1mg/dL 미만이어야 위험요인이 없다고 본다. 1~3mg/dL일 때 중등도 위험 수준, 3mg/dL을 초과할 때 고위험 수준으로 본다. CRP 수치가 증가하면 류머티즘성 관절염을 의심해볼 수도 있다.
• 페리틴: 페리틴 수치는 혈액에 철분이 얼마만큼 축적되어 있는지를 알려준다. 남자의 경우 12~300ng/mL, 여자의 경우 12~150ng/mL일 때 정상 수준으로 본다. 12ng/mL 미만일 때 철 결핍성 빈혈을 유발할 수 있다. 페리틴 수치가 높으면 알코올성 간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 테스토스테론: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정상 범위는 300~1000ng/dL이다. 테스토스테론이 낮아지면 성욕이 감퇴하고 발기부전을 겪을 수 있다. 또한 피로감을 느끼거나 활력이 떨어져 집중력도 떨어진다. 테스토스테론 저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흔하게 일어나지만 이를 자각하지 못하는 환자가 많다.
• 혈액검사 수치 이외에도 체중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인치로 측정한 허리둘레를 키로 나눈 허리-키 비율로 정상 체중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인치로 따져 허리둘레가 키의 절반(키×0.5)에 미치지 못해야 정상이다.
반드시 경고 카드를 받아야만 하는 1순위 요인들로는 당뇨병,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심장병, 뇌졸중, 흡연, 불면증, 과체중 또는 비만, 활동량 부족, 영양 결핍, 외상성 뇌 손상과 같은 병력이나 습관이 있다.

몸이 건강해야 뇌도 건강하다
뇌는 우리 몸의 사령부로 활동하는 동시에 다른 장기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으며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음은 뇌 기능을 저해하거나 심지어 뇌 크기를 줄일 수도 있는 신체 질환들이다.
• 난청: 난청이 노인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 시끄러운 음악을 듣거나 귀의 달팽이관 입구를 틀어막는 형태의 이어폰을 착용할 때 청력에 손상이 갈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 시력약화: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그 이외의 전자제품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지나치게 많으면 눈이 피로해지고 그 결과 시력이 약화된다.
• 불면증: 불면증을 당연한 일로 치부하고 간과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그들은 수면 부족이 뇌 기능을 억제하고 뇌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깨닫지 못한다. 불면증은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 더 큰 문제다.
• 코골이: 코를 고는 행위 자체는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뇌의 산소를 고갈시키고 해마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신호일 수도 있어 주의를 요한다.
• 의약품: 고용량으로 복용했을 때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약품들도 있으니 주의하자. 발륨 등 불안증 치료제, 앰비엔 등 수면제, 퍼코세트 등 마약성 진통제, 아미트리프틸린 제제와 같이 과거에 주로 쓰이던 항우울제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 흡연: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는 암 발병률을 높일 뿐 아니라 뇌를 위축시키고 인지기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 폐질환: 만성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 폐기종 등이 있으면 격렬한 운동을 하기 어렵다. 그 결과 뇌에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지 못하고 뇌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 잇몸질환: 잇몸질환이 있으면 우리 몸의 각 장기에 염증을 일으키고 기억력이 저하되며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 갑상선질환: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비만과 같이 뇌 건강에 안 좋은 문제점을 여러 가지 유발할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초조함이나 피로감은 물론 심부전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뇌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된다
• 심혈관계질환: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은 심혈관계 건강에 해롭다. 심혈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앓을 가능성이 커진다. 뿐만 아니라 뇌에 충분한 혈류가 공급되지 못해 뇌가 급격하게 위축된다.
• 비만: 과체중이나 비만(특히 복부비만)은 뇌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단기간 내에 인지기능을 떨어뜨리고 결국에는 치매까지 일으킬 수 있다. 체중을 감량하거나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려면 식단을 바꾸고 운동을 하는 수밖에 없다. 이 두 가지 모두 뇌를 성장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 성 기능 장애: 성 기능은 건강 전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성 기능 장애는 심장병, 당뇨병, 우울증처럼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나 의약품의 부작용을 알리는 신호라 할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도 성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행복감이나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등 정신 건강에 타격을 끼칠 수 있다.
• 빈뇨: 신장, 전립선, 방광에 문제가 있으면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빈뇨는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특히 밤마다 소변이 마려워 자주 깬다면 방광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는 수준으로 뇌가 위축된다.
• 폐경: 주로 45세에서 55세 사이에 폐경기가 찾아오는데 그로 말미암아 수면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또한 뇌에 안개가 낀 듯 몽롱한 상태가 나타나면서 기억력이 저하되거나 사고가 느려지거나 경미한 정신착란증을 일으키는 여성도 있다. 중요한 점은 폐경이 직접적으로 뇌를 위축시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 요통: 대부분은 통증이 있더라도 견디고 치료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만성 요통은 뇌의 크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뇌의 경로를 손상시키고 뇌를 위축시킨다고 알려졌다.
• 발목 부종: 부종으로 발목이 붓는 증상은 신장이나 심장에 문제가 생겼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특히 뇌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진 심부전증의 증상일 수 있다. 부종을 치료하려면 그에 선행하는 질환부터 치료해야 한다.
• 비타민 D 결핍: 우리는 피부도 장기 가운데 하나이며 신체 건강에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라는 점을 잊는 경향이 있다. 피부와 관련된 문제점 중에서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비타민 D 결핍이다. 이는 피부를 햇빛에 충분히 노출시키지 않을 때 나타난다. 과도하게 노출하는 것도 건강에 해롭다.
• 팔다리 저림: 당뇨병이 생기면 처음 나타나는 증상이 발가락이 저리거나 무감각해지는 것이다. 당뇨병 역시 뇌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 우울증: 우울증은 확실하게 뇌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해마의 크기를 줄이고 인지기능을 떨어뜨린다. 우울증 환자들은 주로 기억력, 집중력, 주의력, 동기에 문제가 생겼으며 의욕을 상실했다고 호소한다. 하지만 우울증을 치료하면 위축된 해마는 불과 6개월 만에 다시 복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불안증: 불안증을 앓으면 불면증, 뇌졸중, 심장마비를 겪을 위험도 커진다. 특히 코르티솔 수치가 늘어나 해마에 악영향을 끼친다. 약물뿐 아니라 명상, 스트레스 완화, 인지행동치료, 신경뇌파치료도 불안증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주의력 결핍 장애Attention Deficit Disorder(이하 ADD): 과다 행동이라는 특성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성인에 대해서는 비공식 용어인 ADD가 많이 쓰인다. ADD가 있는 사람은 부주의하고 산만하며 정리정돈을 못하고 건망증이 심하다. 우울증과 불안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뇌파가 정상범위에서 벗어나는 패턴을 띤다. 무엇보다 주의력과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전두엽에서 너무 느린 세타 뇌파가 나타난다. 집중하지 못하는 증상이 별 것 아니라고 간과하기 쉽지만 ADD를 앓는 사람들을 보면 인지기능이 크게 손상됨을 알 수 있다. 다행히 ADD 치료제나 요법은 그 효능이 뛰어나다. 특히 신경뇌파치료는 ADD의 치료 효과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2/ 내 안에 잠든 천재를 깨우는 4가지 습관

운동
연구자들은 이미 오래전에 운동이 노인성 치매의 위험을 줄인다는 결과에 주목했다. 그러나 운동을 하는 사람의 뇌에서 정확히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는 최근에서야 밝혀지기 시작했다. 2009년에 발표한 연구에서 에릭슨과 그의 동료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 운동량이 많은 노인들이 해마 크기도 더 크다는 점을 입증했다. 연구진이 1년 후 MRI를 재촬영한 결과 유산소 운동을 한 이들의 해마는 1년 동안 2퍼센트 정도 성장했다. 원래 해마는 노화와 더불어 매년 0.5퍼센트씩 줄어든다. 그렇다면 연구 대상의 해마는 4년이나 노화를 늦춘 셈이 된다. 그에 비해 스트레칭 그룹은 평균적으로 전신의 건강상태가 개선되지 않은 것은 물론 해마가 1.4퍼센트 정도 위축되었다. 이는 해당 연령대에서 해마가 위축하는 정도와 거의 일치한다. 이야기는 해마가 커지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수많은 연구가 운동을 하면 피질의 크기도 커진다는 점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매주 걷는 블록수에 따라 연구 대상을 분류한 다음 신체검사를 시행하여 그 결과를 검토했다. 그런 다음 9년 후에는 후속 검사로서 MRI를 촬영하도록 했다. 그로부터 4년 후 연구진은 연구 대상이 인지장애와 치매를 앓고 있는지 검사했다.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1주일에 약 10~15킬로미터 정도로 규칙적인 걷기 운동을 한 이들은 다른 이에 비해 전두엽, 후두엽, 해마 영역의 회색질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또한 1차 검사로부터 13년이 지난 후에 시행된 인지기능 검사에서 인지장애를 앓을 가능성이 훨씬 더 작다는 사실이 나타났다. 운동이 회색질은 물론 백질에 변화를 끼친다는 점은 다른 연구에서도 밝혀졌다. 일리노이대학교의 연구진은 60세에서 79세 사이의 인지기능이 정상인 59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임상 시험을 시행했다. 6개월 동안 유산소 운동을 한 이들은 연구가 시작될 때에 비해 전두엽과 측두엽의 회색질과 백질이 증가했다. 반면에 체조와 스트레칭만 한 이들에게서는 아무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운동이 뇌를 성장시키는 기전이 무엇인지는 아직도 연구가 진행중이지만, 무엇보다 운동을 통해 BDNF 수치가 증가하는 것이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 이는 특히 해마의 성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하지만 운동이 뇌를 성장시키는 데는 다른 요인도 작용한다. 우선 운동을 하면 심장의 펌프 작용이 활발해져 우리 몸 곳곳에 혈액이 좀 더 효율적으로 전달된다. 그럼으로써 심혈관계 건강이 개선된다. 그에 따라 뇌에 공급되는 혈액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다. 또한 운동을 하면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혈관의 HDL 수치가 증가하기 때문에 혈액 순환이 좀 더 원활해진다. 동시에 혈관 신생을 촉진한다. 당신이 운동을 하면 뇌혈관계에 새로운 혈관이 만들어지며 그로 말미암아 뇌 곳곳에 공급되는 산소량도 늘어나는 것이다.
일종의 ‘기억 근육’이라고 부르는 해마에서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와 시냅스의 생성을 촉진하고 모세혈관이 가지를 치도록 돕는다. 미토콘드리아가 공급하는 에너지는 뇌의 다른 영역이 활력을 되찾고 손상을 수선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나는 미토콘드리아야말로 궁극적으로 젊음의 원천이라고 본다. 미토콘드리아가 많이 생성되면 될수록 우리가 장수하고 노년기에 명료한 사고력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진다.
운동이 뇌를 변화시키는 기전을 한 가지만 더 알아보자. 운동은 뇌파도 건강하게 만든다. 가장 바람직한 알파 범위의 뇌파 활동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알파 뇌파가 주를 이루면 차분하고 기민하며 집중력이 강화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 뇌를 강화시키기 위해 얼마만큼 운동을 해야 하며 어떤 운동이 좋은지 입증하려면 아직도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도 격렬한 유산소 운동이 뇌에 유익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걷지 않는 것보다는 걷는 것이 확실히 유리하다. 운동 강도를 높이고 근력 운동을 더하면 더 뚜렷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운동은 BDNF 생성을 촉진하고 산소 공급량을 늘리며 건강한 뇌파가 흘러나오도록 한다. 운동량을 늘릴수록 해마에 형성된 ‘기억 근육’도 커진다. 뇌 성장을 최적화하려면 주 5일, 하루 30분의 격렬한 유산소 운동을 한 다음 15분간 저항 훈련을 하도록 하라.
반드시 운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의사로부터 “아무 문제없으니 운동해도 좋다”라는 진단을 받은 다음 운동을 시작하라.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선택해 꾸준히 하자.

음식, 제대로 먹으면 똑똑해진다
뇌를 강화하는 데는 무엇보다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고 DHA, 몇 가지 플라보노이드flavonoids 및 비타민 등 뇌를 성장시킨다고 알려진 주요 영양분을 추가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그저 브레인 푸드로 각광받는 재료 몇 가지를 더 먹는다든가 보조제 몇 알을 복용하기만 해서는 뇌가 강화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시 말해 비만,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대사질환, 뇌졸중 등 뇌 위축요인을 유발하지 않는 음식만을 섭취해야 한다.
먼저 기본 식단부터 건강하게 구성하라.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적고 섬유질과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히 함유된 음식과 채소, 견과류, 과일 등으로 구성된 식단이 인지기능의 감퇴를 늦춘다는 사실이 수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그러한 식단을 유지하는 사람은 노화와 관련된 인지장애를 앓을 가능성이 다른 사람보다 훨씬 낮다.
혈액 내 비타민 B, C, D, E의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낮은 사람에 비해 뇌 용량이 더 컸고 기억력 검사에서도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오메가-3 지방산의 수치가 높은 사람 역시 뇌 용량이 더 컸으며 실행기능 검사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생존하려면 염분을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적 식단에는 필요 이상의 많은 염분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1일 염분 섭취 권장량은 1500밀리그램이며, 2300밀리그램 이상은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미국인의 1일 염분 섭취량은 3400밀리그램을 넘는다. 특히 가공식품과 포장식품의 염분 함유량이 높다. 염분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에 걸릴 가능성이 커지므로 결과적으로 뇌가 위축될 수 있다.
뇌 용량이 적으며 기억력, 정보처리 속도, 주의력, 언어력에서 낮은 점수를 얻은 사람들의 혈액에서 보우먼 박사가 발견한 것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사실이 있다. 이들은 주요 비타민과 오메가-3 지방산의 혈중 수치가 낮았고 트랜스지방의 수치가 높았다. 당신도 알다시피 트랜스지방은 불포화지방산으로 자연에도 존재하지만 주로 패스트푸드, 도넛, 대량 생산된 쿠키, 케이크를 비롯한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식물성 기름 일부가 수소화됨으로써 발생한다. 트랜스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을 증가시키는 반면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을 감소시킴으로써 심혈관계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끌어올린다. 현재는 보우먼 박사 덕분에 트랜스지방이 뇌의 위축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건강하지 못한 식품은 위와 같이 오랜 기간에 걸쳐 발생하는 문제 이외에도 뇌에 즉각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초콜릿 케이크를 허겁지겁 먹고 나면 혈당이 치솟아 일시적으로 무기력해지고 사고력이 둔화될 수 있다. 탄수화물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하며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고 뇌를 위축시키는 식품을 멀리하라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가능한 혈당 지수가 높은 음식은 피하라. 그렇게 하면 일시적으로 당뇨병 증상이 나타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미 항공우주국의 의뢰로 장거리 우주비행용 식량을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해조류에 함유된 DHA가 건강 증진에 뚜렷한 효능을 보인다는 점을 발견했다. 일부 어류, 해조류, 보조제를 통해 섭취할 수 있는 DHA는 성인기 뇌 건강과 아동기 뇌 발달에 없어서는 안 될 성분이다. 눈과 심장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우울증, 암, 당뇨병을 예방하는 데도 효능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뇌를 강화하는 다른 요인들과 마찬가지로 DHA도 뇌의 염증을 완화하며,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반amyloid plaques의 크기를 줄인다. 하지만 DHA가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지는 아직까지 단언할 수 없다. 또한 DHA 수치가 낮으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심각한 질환과 장애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어떤 연구에서는 법을 어겨 형을 살고 있거나 행동 장애가 있는 사람들, ADHD 증세가 있는 어린이들,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DHA 수치가 평균치보다 낮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DHA의 경우, 음식물만으로는 필요한 양을 섭취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주 2회 연어, 청어, 넙치, 참치 등 DHA 함량이 높은 생선을 섭취하고 1일 1000밀리그램(어린이는 100~200밀리그램)의 보조제를 복용할 것을 권장한다. 어류에서 추출한 DHA 보조제는 대개 심장 건강에 좋은 EPA도 함유하고 있다. 해조류에서 추출한 DHA 보조제를 복용해도 상관없다. 그 약효는 어류에서 추출한 DHA와 다를 바 없다.
사과 껍질은 다양한 효능이 있어 인기 있는 플라보노이드로 급부상하고 있는 케르세틴quercetin을 다량 함유한다. 케르세틴은 동맥경화반plaque 생성을 막고 고혈압의 위험을 줄인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피로 회복을 돕고 지구력을 증강하는 효능에 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블루베리에 항산화와 소염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뇌에도 좋다는 사실이 다양한 연구로 입증되었다. 2012년 영국 레딩대학교의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 사료를 먹인 쥐에 비해 블루베리가 포함된 사료를 먹인 쥐는 공간기억력이 개선되었고 학습 속도도 한층 빨라졌다. 또한 블루베리를 먹인 쥐의 해마에서 BDNF 수치가 증가했다.
밝은 노란색 가루 형태의 커큐민은 커리 향신료인 강황에 들어 있는 천연 성분으로, 염증을 방지하며 뇌에 공급되는 혈류량을 증가시키는 등 다양한 효능이 입증되었다. 커큐민이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독성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응집을 저해한다는 동물 연구 결과가 있었다. 불행히도 음식물을 통해 섭취하는 커큐민은 혈관으로 흡수시키기가 어렵다. UCLA의 그레그 콜Greg Cole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의 임상 실험에서 커큐민이 인체에서 뚜렷한 효능을 발휘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온 것도 그러한 까닭 때문일 것이다. 연구자들은 커큐민의 흡수를 좀 더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 방법 가운데는 커큐민을 피페린piperine(후추에 많이 포함된 유기 화합물)과 결합시키는 것도 있다. 현재로서는 향신료를 통해 커큐민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내가 사람들에게 실컷 먹으라고 말하는 음식은 드물다. 하지만 코코아만큼은 실컷 먹어도 된다고 권한다.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게 함유된 코코아를 섭취하면 혈압이 낮아진다. 이는 무엇보다 코코아에 혈류를 개선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카페인은 해마의 BDNF 생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어도 쥐 연구에서는 그러한 결과가 나왔다. 흥미로운 사실은 고지방 사료를 먹인 쥐의 해마에서 카페인이 BDNF 수치의 감소를 막거나 오히려 그 추세를 역전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카페인 섭취가 과다하면 초조함, 위장 장애, 고혈압 등의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다.
호두와 피스타치오에는 콜린choline이 풍부하다. 콜린은 기억력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의 생성을 촉진하는 필수 영양소다. 피스타치오는 비타민 E와 오메가-3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항산화제 역할까지 한다.
적포도의 껍질에는 레스베라트롤이 함유되어 있다. 이는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폴리페놀polyphenol로 뇌에 공급되는 혈류를 증가시키고 동물에게서 BDNF 생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토는 비타민과 항혈소판 인자를 다량 함유하므로 혈관 흐름을 원활히 하고 뇌에 공급되는 산소량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 B12는 8가지로 이루어진 비타민 B군 가운데 하나이며 엽산B9과 더불어 중추신경계가 작용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또한 발가락과 손가락까지 이어진 신경의 작용에도 관여한다. 무엇보다 비타민 B12와 엽산은 신경 줄기의 절연체 역할을 하는 미엘린의 생성에 없어서는 안 될 영양소다. 이 두 가지 영양소의 수치가 감소하면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기능도 약화된다. 그 결과 신경세포 간의 신호 전달에 차질이 빚어져 인지기능이 저하되며 사고력이 둔화된다. 특히 비타민 B12의 수치가 낮아지면 피로감과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다.
비타민 D가 뼈의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만, 뇌에서 일어나는 몇몇 화학작용에도 관여한다. 결핍될 경우 피로감, 우울증은 물론 정신분열증, 다발성 동맥경화증, 치매에 이르는 여러 가지 신경계질환이나 정신적인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신체 내 비타민 D의 수치가 하락하면 BDNF 수치도 감소하고 피질도 얇아진다.
소염 물질인 비타민 E는 심장마비와 뇌의 염증 방지 등 다양한 효능을 발휘한다.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은 물론 진행을 늦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최근 비타민 E를 고용량 복용하면 해롭다는 연구 결과도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관해서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보조제를 고용량으로 복용하지 않도록 한다.
수많은 보조제가 뇌를 강화하는 효능이 있다고 광고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광고와 정반대 사실이 입증되거나 아직 효능이 입증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은행나무 추출물과 코코넛유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알코올은 심장 건강에 이로우며 뇌를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HDL 수치를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핵심은 ‘적당량’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적당량은 여성의 경우 1일 1회 제공량(와인 약 110그램, 맥주 약 340그램에 해당), 남성의 경우 2회 제공량을 의미한다. 따라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와인 한 잔을 벌컥벌컥 들이켜야 뇌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내가 작성한 목록에서 음주는 상당히 낮은 순위를 차지한다. DHA를 보충한 건강한 식생활이 최고 순위이다. 과자와 탄산음료를 해치운 다음 적포도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면 더 큰 손상만 유발할 뿐이다. 특히 ‘적당량’조차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알코올로부터 완전히 거리를 두어야 한다.
명상, 마음이 편해야 뇌도 편하다
명상은 베스의 뇌를 성장시키고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명상이 끝난 다음 그녀의 머리에 EEG 장치를 부착해보면 뇌파가 주로 알파존에 머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알파 뇌파는 차분하고 집중력과 주의력이 강화된 뇌의 상태를 나타낸다. 몇 주 동안의 훈련을 통해 그녀는 명상 없이도 그러한 뇌파가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명상과 같은 마음 챙김 훈련은 단기간 내에 그 효과를 발휘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뇌파를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한다. 또한 뇌의 구조를 바꾼다는 것도 장담할 수 있다.
알파 뇌파는 차분함, 민첩함, 집중력, 주의력 등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 내 뇌는 여섯 살 배기 딸을 재우거나 머리를 쓰다듬을 때 알파 뇌파를 내보낸다. 또한 베스가 명상을 할 때도 알파 뇌파가 흘러나온다. 명상을 하지 않을 때 베스의 뇌에서는 베타 뇌파가 극대화된다. 이는 그녀의 주의가 산만해졌거나 신경이 곤두섰음을 나타내는 신호이다.
일례로 명상은 해마의 크기를 키우고 집중력이나 감정을 관리하는 영역의 시냅스 생성을 촉진한다. 뇌의 도로를 확장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명상은 아직까지 낯설어하는 사람이 많지만 결코 새로운 기법이 아니다. 수천 년 동안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명상이 행해지고 있다. 상당수가 신앙 체계의 일부로 시작되었지만 미국에서는 특정 신앙 체계나 종교와 관계없이 단독으로 명상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10분 정도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그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명상 상태에 깊이 빠지면 그야말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다. 이는 사소한 효과가 아니다. 만성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독성이 있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혈관으로 분비된다. 그러므로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만으로도 명상은 뇌 성장요인으로 불릴 만한 자격이 있다. 매일 규칙적인 명상으로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면 독소로부터 뇌를 보호할 수 있다. 그 결과 단기간 내에 뇌 기능이 개선되고 서서히 뇌가 성장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명상은 빠르고 불안정한 베타 뇌파를 억제하고 알파 뇌파를 촉진하여 우리 뇌를 차분하고 집중력이 강화된 상태로 이끈다. 뿐만 아니라 명상에는 뇌의 각 영역이 조화롭게 작동하도록 하는 효과도 있다.
명상이 건강한 뇌 활동을 촉진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해마의 크기를 키우고 BDNF의 생성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에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명상은 수면의 질을 개선하며 면역 기능을 강화하고 염증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혈압과 심박수를 낮춘다. 그로 말미암아 심혈관계가 건강해지며 뇌에 공급되는 혈류량이 증가한다.
명상에는 집중력과 감정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다.
기도는 뇌 성장을 돕는다. 또한 종교 활동이 사망률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공동체에 소속되면 예배, 교리공부 모임, 자원봉사 등 사회적인 상호작용의 기회가 엄청나게 늘어난다. 그뿐만 아니라 예배에 참석하면 마음이 안정되고 긴장이 해소되며 심지어 환희를 느낀다는 사람들도 많다.
명상을 비롯한 마음 챙김 기법으로 틀림없이 마음이 차분해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주의하지 않으면 그 효과가 재빨리 사라질 수도 있음을 명심하라. 예를 들어 하루 종일 짜증을 내고 비관에 사로잡혀 있다가 30분간 명상을 한다고 해서 뇌가 강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마음 챙김(명상이나 호흡 훈련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은 BDNF 생성을 증가시키고 심혈관계 건강을 개선하며 건강한 뇌 활동을 촉진한다. 마음을 안정되고 집중력 있는 상태로 유지하면 할수록 뇌가 성장할 가능성도 커진다. 뇌 성장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1일 20분씩 1주일에 5일 명상이나 다른 뇌 이완 훈련을 지속하고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지자극 훈련을 통해 뇌가 성장하는 효과는 무엇보다 학습과 기억의 출발점인 해마가 극히 가변적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훈련’을 하면 측정이 가능할 정도로 해마 크기를 키울 수 있다.
스웨덴 룬드대학교의 연구진은 3개월간 1주일에 7시간씩 학습강도가 매우 높게 외국어를 배우는 스웨덴 국군 통역아카데미 학생들의 뇌 MRI를 학습 전과 학습 후에 촬영했다. 연구진이 MRI로 살펴본 결과 해마는 물론 언어와 관련된 피질의 영역이 측정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음을 알 수 있었다. 한층 흥미로운 점은 학습량이 많은 학생일수록 해마의 성장 정도도 더 컸다는 사실이다. 특히 남들보다 외국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한 학생은 피질의 운동 영역도 더 크게 성장했다. 어째서일까? 외국어를 학습하려면 모르던 단어를 계속해서 사용해야 하고 정확하게 발음하기 위해 입과 턱을 반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자연히 운동 기능이 강화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인지자극 훈련의 효과를 입증하는 흥미로운 연구를 한 가지 더 살펴보자.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연구진이 런던 택시기사의 뇌를 MRI로 촬영한 결과 이들의 후방 해마(길을 찾는 능력과 밀접하게 관련된 영역)가 다른 사람에 비해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경력이 긴 택시 기사는 동료에 비해 해마가 컸다.
다른 활동을 능숙하게 해내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있다. 예를 들어 농구선수는 눈과 손의 협응과 균형을 관장하는 소뇌가 성장한다. 수학자는 다른 이에 비해 측두엽이 크다. 골프 초보는 골프에 통달하게 될수록 피질의 감각 운동 영역이 증가한다. 실제로 불과 48시간 동안 골프를 연습한 사람도 MRI로 뇌의 크기가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인지자극 훈련
인지자극 훈련을 한 사람이라고 해도 치매를 완전히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보드게임, 독서, 악기 연주, 춤과 같은 인지자극 훈련을 꾸준히 했을 때 치매에 걸리는 위험이 감소하고 노년기에 인지기능이 강화된다는 점을 그간의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러한 활동을 꾸준히 함으로써 일생에 걸쳐 뇌의 예비능력이 구축되고 뇌의 크기가 더 커지며 그 기능이 강화된다. 그 때문에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훈련을 운동하듯이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활화하는 것이 한층 바람직하다.
식당에서 식사를 끝마친 후 점원이 음식값을 계산해주기 전에 손으로 써서 계산하거나 암산을 한다든지, 휴대전화에 전화번호를 입력하는 대신 머리로 기억하는 연습도 좋다. 네비게이션을 사용하는 대신 지도로 길을 찾아라. 당신이 구입한 식품의 금액을 계산 전에 어림셈하는 습관을 길러라. 생각하라! 기회가 생길 때마다 머리를 쓰라.
인지자극 훈련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뇌의 각 영역을 교차 훈련시키는 활동부터 택하는 것이 좋다. 목공일이 대표적인 예다. 가구를 만든다고 생각해보자. 어떤 재료를 사용할지, 무슨 가구를 만들지, 어떻게 조립할지 생각하려면 주의력과 집중력을 동원해야 한다. 가구 각 부분의 크기를 계획하고 측정하다 보면 수학 연산을 담당하는 뇌 영역을 사용해야 한다. 도구를 사용하고 목재를 다루려면 손재주, 구성, 주의력을 담당하는 영역에 의존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볼 때 전두엽, 두정엽, 후두엽이 동원된다. 손으로 하는 일치고는 대단한 효과다.
정기적으로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는 것도 권장한다. 예를 들어 브리지 게임이 인지자극 훈련으로 적합하긴 하지만 1주일에 3시간씩 브리지만 하기보다는 그 시간 동안 새로운 활동을 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왜일까? 이는 학습이 강력한 뇌 성장요인이기 때문이다. 기존 시냅스가 강화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시냅스가 생성되어야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
뇌 영역 간의 교차 훈련 이외에도 인지자극, 신체활동, 사회적인 상호작용 간의 교차 훈련도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효과가 배가되기 때문이다. 그 까닭을 알려면 자전거를 탈 때 얻는 효과를 생각해보면 된다. 자전거 타기는 뇌를 성장시키는 데 좋은 운동이다. 하지만 자전거 동호회에 가입하면 훨씬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동호회 회원 간의 상호작용이 인지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전거 동호회에 가입하여 이동 경로를 계획하는 일을 떠맡는다면 효과는 한층 커진다. 경로를 계획한다면 자전거에 올라타기도 전에 인지자극 훈련을 하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운동과 의도적인 인지자극이 뇌의 교차 훈련에 좋다는 얘기는 너무 당연하게 들릴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인 상호작용의 가치도 무시하지 못한다. 실제로 일부 인지자극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인 상호작용이야말로 효과를 거두는 데 결정적인 요인이다. 경험봉사단 프로그램을 예로 살펴보자. 남들과 정기적으로 교류하는 데 따른 효과가 얼마만큼 큰지는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칼슨은 사회적인 측면이 분명 영향을 끼친다고 보며 나도 그 생각에 동의한다.
감정과 관련된 정보는 그렇지 않은 정보보다 기억에 더 깊이 새겨진다. 따라서 오래 저장될 가능성도 더 크다. 다리 붕괴나 학교 총기 난사 등의 사건에 관한 뉴스를 보고 무력감이나 깊은 슬픔을 느낄 경우, 그 사건을 기억할 가능성도 커진다.
또한 해마는 무엇보다 당신에게 적합하거나 특이하다고 간주하는 정보부터 기억한다. 물론 해마로 들어오고 저장되는 모든 정보가 그대로 복구되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도 해마는 수많은 정보를 받아들이지만 피질로 전달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정보만을 취사선택한다. 해마가 어떤 기억은 저장하고 어떤 기억은 망각하도록 즉석에서 판단하고 분류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다행한 일이다. 경험하는 일마다 사소한 세부사항까지 빠짐없이 기억한다고 생각해보라. 그렇게 되면 기억의 우선순위를 정하거나 취사선택할 방법도, 기억에 맥락을 부여할 길이 없어진다.


3/ 뇌 나이를 지키는 12주 두뇌 혁명

20~30대
이 연령대에 있는 사람이 기억력이나 인지기능이 감퇴되었음을 호소하는 일은 거의 없다. 다만 주의력에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이때는 뇌를 가능한 한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놔야 한다. 그래야 현재 인지기능을 극대화하고 앞으로 나타날 노화의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활동이 적합하다.
• 주의력을 강화하라: 주의력 결핍 장애가 우려된다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도록 하라. 명상과 간단한 훈련으로 집중력과 주의력을 개선할 수 있다. 주의가 산만해지는 일을 줄이고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는 시간을 날마다 갖도록 하라.
• 장기적으로 뇌 건강에 좋은 습관을 만들라: 이런 습관은 현재는 물론 미래에까지 효과를 발휘한다. 이를 하루라도 빨리 일상화해야 효과도 더 커진다. 양치질하는 습관을 들였듯이 뇌에 좋은 음식을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허리-키 비율에 신경 쓰고 숙면을 취하며 뇌를 자극하는 일을 습관으로 만들라.
• 건강한 정신을 가꾸라: 자신한테 적합한 스트레스 해소 전략을 모색하라.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날마다 그러한 목표를 향해 조금씩 전진하는 데서 즐거움을 찾도록 한다. 예를 들어 변호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면 관련 과목을 수강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만족감을 느끼도록 하라.
• 뇌를 손상시키는 질병을 치료하라: 수면무호흡증,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기타 혈관 위험요인이 있거나 의심되는 사람은 꾸준히 치료받아 위험 요소를 줄여야 한다. 이러한 질병의 영향은 계속 축적되기 때문에 방치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뇌에 입는 손상도 커진다.

40~50대
일반적으로 여성은 40대 후반에서 50대 중반 사이에 폐경을 겪는다. 폐경기에는 일시적으로 뇌에 안개가 낀 듯 몽롱한 상태가 나타나고 기억력과 주의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남성 역시 이 시기에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떨어지므로 기억력이 저하될 수 있다. 또한 노화가 진행되면서 뇌를 위축시키기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이때는 기억력이 깜박깜박하는 것 이외에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 연령대인 사람에게는 다음과 같은 활동이 적합하다.
• 신체 활력을 유지하라: 마라톤을 하거나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해도 무방한 연령대다. 하지만 굳이 격렬한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 도보 산책 모임에 참여하거나 춤을 배운다거나 테니스 실력을 높이는 활동이면 충분하다.
• 정신 건강을 유지하라: 배우자, 직장동료, 자녀 등과의 관계가 건전한지 확인해야 할 때다. 안정된 관계를 유지하고 그러한 관계에서 만족감을 얻는다면 알파 뇌파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요가나 명상, 호흡 훈련을 시도하라.
• 잠을 충분히 자라: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수면 장애를 겪기 쉽다. 수면부족을 일상화하는 생활환경을 조성하지 않도록 한다. 예를 들어 매일 밤 9시까지 일을 하고 아침 5시에 일어난다면 수면 부족이 되풀이된다. 반드시 7~8시간의 숙면을 취하도록 하라.

60대 이상
노화와 더불어 갖가지 만성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커진다. 그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뇌 노화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기다. 그러한 영향을 상쇄하려면 다음과 같은 활동이 적합하다.
• 신체 활력을 유지하라: 뛰어난 스포츠 실력으로 동년배를 놀라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정상적인 노화의 일환으로 몸이 둔화된다. 걷기, 수중 에어로빅, 춤 등 당신에게 잘 맞는 운동을 찾아 열심히 하라!
• 건강을 유지하라: 건강상태를 꾸준히 관찰하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의 지병이 있다면 의사와 상의하여 이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또한 노년기에는 몇몇 영양소를 흡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인지기능에 타격을 끼칠 수 있는 요인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신경 써야 한다. 예를 들어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면 비타민 B12와 D의 흡수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 DHA를 복용하라: DHA는 모든 연령대에 중요한 영양소이지만 노화가 시작한 된 이후에는 한층 중요성을 띤다.
• 활발한 사회활동을 유지하라: 요즘에는 인생은 60부터가 아니라 80부터라고들 한다. 그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노인들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부담이 없으므로 시간적, 재정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사회활동을 극대화할 여건이 갖춰진 시기다. 새로운 추세에 동참하여 그룹여행, 요리 강좌, 소셜네트워킹 등의 활동을 시작하라.

스트레스, 이렇게 풀자
• 미리 계획하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나 종이플래너를 구입하여 일간 계획과 주간 계획을 미리 기록한다. 나는 새해 첫날에 시간을 내어 그 해에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10가지를 정한다. 매달 첫 번째 일요일에는 그 달에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정한다. 또한 매주 일요일에는 그 다음 주에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15분 동안 기록한다. 매일 아침, 5분 동안 그날 마쳐야 할 일들을 적는다. 이러한 일간 계획은 주간, 월간, 연간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할 일을 미리 파악하는 것은 스트레스 지수를 크게 낮추고 무리한 일정을 짜지 않도록 도움을 준다.
• 거절하는 법을 배우라: 다른 사람이 도와달라고 부탁할 때마다 쉽사리 응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남의 부탁을 들어주다 보면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된다. 따라서 부탁을 거절할 수 있어야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람이나 상황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라: 스트레스 차트도 도움이 되지만, 결국에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람이나 상황을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태도를 바꾸라: 스트레스 상황이 닥치더라도 그 상황을 큰 틀에서 보고 객관적으로 파악하도록 노력하라. 살다 보면 어떤 일은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라.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도록 수련하라. 자주 웃으라.
• 행동으로 옮기라: 아프리카의 기근이 걱정되거나 세금을 과도하게 납부하고 있다고 생각되면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직접 나서도록 하라. 편지를 쓰거나 기부를 하거나 단체에 가입하는 것이다. 사소한 행동이더라도 실행에 옮기면 불안감으로 점철된 생활 패턴을 깨는 데 도움이 된다. 상황을 주도하는 데서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다. 부정적인 생각을 되풀이하다 보면 마음만 괴로울 뿐이다.
• 자기 성찰을 행하라: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생활 속에서 정신없이 이 일 저 일을 처리하다 보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 일을 하는지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몇 주에 한 번씩이라도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내가 지금 현재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 내게 맞는 일은 무엇이며 맞지 않는 일은 무엇인가? 내게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그러한 일을 성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ABC 기법을 이용하여 태도와 감정을 바꾸도록 노력하라.
• 스트레스가 통제 불가능한 수준이라면 도움을 받으라: 스트레스가 과중하거나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 불안 장애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면 의사의 진찰을 받으라.

뇌졸중, 이렇게 예방하라
• 고혈압을 예방하라: 고혈압은 뇌졸중의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이다. 따라서 반드시 자신의 혈압을 파악하고 정상 범위 내로 유지해야 한다.
• 2형 당뇨병을 예방하라: 당뇨병은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 다른 위험요인과 공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자체로도 심각한 뇌 위축요인이다.
• 혈관 흐름을 원활히 유지하라: 고지혈증은 온몸의 동맥을 경화시켜 뇌로 향하는 산소의 흐름을 방해한다. 자신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하고 HDL와 LDL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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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수입과 지출에서 심리적으로 착각하는 부분까지 잘 지적하여 돈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돈으로 얻으면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하고, 돈의 노예기 되지 않고, 행복을 누리는 방법을 생각하게 한다.


돈에는 이름이 없다
사람들은 돈을 구분해서 생각한다. 하지만 이 구분은 아주 직관적이고 본능적이어서, 평생 그렇게 하면서도 자신이 그런 행동을 한다고 인식하지 못한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것을 마음속 회계장부라는 뜻으로 심적 회계 또는 심리계좌라고 부른다.
현금으로 구매하면 소비할 때 돈이 없어지는 것이 눈으로 확인되고 이것은 심리계좌에 즉각적으로 '손해'로 인식된다. 따라서 단지 카드만 긁으면 되는 신용카드가 아니라, 내 지갑에서 10만 원이 빠져나가는 걸 목격하는 상황에서 훨씬 신중한 소비를 하게 된다. 반대로 신용카드는 같은 물건이라도 더 쉽게 사게 만든다. 실제 돈을 지불하는 과정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돈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돈도 안 썼는데 물건을 주니 소비가 공짜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래서 신용카드를 쓰면 소비에 대한 경계심이 적어지고, 자연스럽게 소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심리계좌 때문에 생기는 착각의 결과다.

얼마나 버는지 ‘정확히’ 알고 계십니까?
가장 많이 번 달만 기억하는 심리계좌의 착각은 당연히 지출 문제를 발생시킨다. 최고 소득 기준으로 지출 기준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소득이 불규칙해서 파악하기 어렵다는 핑계로 돈 관리를 포기하면, 결국 잘못된 소득 기준과 지출 기준으로 인해 차후에 심각한 돈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소득은 안정적이지 않고, 언제든지 중단될 수 있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소득이 중단되면 실제 소득이 중단되는 것과 똑같이 재무적 어려움에 빠지게 된다. 이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소득에도 소득이라는 이름표를 붙여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통장에 찍히는 소득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소득까지를 '우리 집 소득'이라는 심리계좌에 넣어 놓아야 한다. 그래야 내가 최소한 얼마 이상을 벌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저축은 많이 할수록 좋은 거 아닌가요?
저축에서는 이자가 아닌 원금이 훨씬 더 중요하다. 원금이 1억 원이면 연 4퍼센트 이자가 400만 원이지만, 원금이 100만 원이면 연 4퍼센트 이자는 4만 원이다. 이자를 1퍼센트 더 받아도 1년에 5만 원이고 1퍼센트 덜 받아도 3만 원이다. 원금이 적다면 1~2퍼센트의 이자 차이가 돈을 불리는 데 그다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금리 0.1퍼센트를 더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때로는 먼 곳에 있는 은행을 찾아가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남들보다 조금 더 받았다는 생각 때문에 스스로 우쭐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는 원금을 생각하면 0.1퍼센트의 금리 차이가 주는 이익은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비해 너무 미미한 수준이다.
저축의 목적은 단지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쓸 돈을 준비하는 것이다. 즉 '쓰기 위한 저축'이다.
그리고 저축은 원금이 중요하다. 원금을 키우려면 쓰지 않고 계속 모아야 한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저축은 쓰기 위한 것이다.
이자가 물가상승률에 못 미친다고 할지라도 그 손해는 미미하고, 돈이 필요할 때 저축해 놓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그걸로 저축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된 것이다.

도대체 왜, 아껴 써도 늘 쪼들릴까요?
마음속 심리계좌는 내가 직접 쓴 것만 지출로 기억한다. 그것만 따지면 '많이 쓰고 사는 것도 아니다'라는 사람들의 생각은 틀리지 않다.
고정지출은 지출 과정이 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심리계좌는 돈을 썼다고 기억하지 않는다. 그 결과 심리계좌가 파악하는 지출과 실제 소비액 사이에 큰 차이가 나고, "도대체 쓴 것도 얼마 없는데 왜 남는 돈이 없지."라는 푸념을 늘상 달고 살아가게 된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적자가계부를 흑자로 돌리기 위해서는 수시 생활비가 아니라 고정지출을 구조 조정해야 한다.
연봉 1억 원이면 모자람 없이 쓰고 저축까지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내가 그 상황이 되면 예외 없이 소득이 늘어난 만큼 많이 써야만 하는 구조에 얽매이게 되는 것이다.
남들의 시선이나 생각을 무시하고 17평 아파트로 이사할 정도의 결단을 내려야만 고정지출을 줄일 수 있다. 지금의 지출 구조 속에 머물러 있으면서 막연히 아껴 써서 재무상태를 개선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결단이 필요하다. 사교육비, 주거비, 보험료, 차 유지비 등 다 포기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결국 편리함과 욕망에 이끌려 살 것이냐 불편함을 감수하고 실속을 챙길 것이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막연히 쓰는 것도 없는데 돈에 쪼들린다는 답답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신용카드로 물건을 사면 내 돈이 없어지는 모습이 눈 앞에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돈을 쓰니 돈 쓰는 것에 대한 경계심이 사라진다. 돈을 쓴 것 같지도 않은데 물건을 주니 심지어 소비가 공짜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래서 신용카드를 쓰면 자연스럽게 소비가 늘어나는 것이다.
신용카드 세대는 내 돈이 아니라 빚으로 사는 삶이고, 나와 내 가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빚을 갚기 위해 일하는 삶이 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를 이성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을 지닌 소비자이고, 소비를 할 때 올바르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물건을 구매하는 첫 번째 조건은 '필요'해서여야만 한다. 그러나 세일과 할인은 구매의 첫 번째 조건을 '필요'에서 '가격'으로 바꾸는 마법을 부린다. 구매라는 행위에는 사람들의 이성이 아닌 심리적 요소가 더 많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세일 때 샀으니 다른 사람은 받지 못한 할인을 받았다, 그래서 거래에 승리했다고 느끼는 만족감은 우리를 더 많이 소비하게 하고 결과적으로는 더 많이 후회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만든다.

당장 쓸 돈은 있으신가요?
'집값 상승=자산 증식'이 착각이라는 것,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심리계좌에 들어 있는 심리적 자산일 뿐 내 돈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정확하게 인지해야 한다. 집값이 오른다 한들 내 마음속 심리계좌만 불렸을 뿐 정작 나에게는 '하우스 푸어'라는 달갑지 않은 현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료가 비싸지면 더불어서 보험사가 가져가는 사업비도 그와 비례해 많아진다는 사실이다. 당신이 보험설계사나 보험사라면 고객들에게 어떤 보험을 권유하겠는가? 당연히 사업비가 많이 나오는 만기환급형이지 않을까? 그러나 보험사는 "보장도 받으실 수 있고, 만기에 내신 보험금을 그대로 돌려드려요."라는 말로 우리를 유혹한다. 물론 여기에 만기환급형 보험료가 순수보장형의 두 배라는 점은 항상 빠져 있다.
당연히 사람들은 순수보장형을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막상 현실에서 사람들은 다른 선택을 한다. 심리계좌의 손실회피 성향 때문이다. 보험료를 열심히 냈는데 아프지 않아 단 한 번도 보험금을 못 탈 수도 있다. 순수보장형은 이런 경우에 만기 시점에 돈을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다. 열심히 보험료를 냈는데 아무것도 돌려받는 것이 없으니 사람들은 이것을 손해라고 생각하고 가능한 회피하려고 한다
저축성 보험은 가입자가 무조건 손해 보는 저축이다. 10만 원짜리 교육보험에 가입하면 실제 저축되는 돈, 즉 적립보험료는 10만 원보다 적다. 보험사의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를 제하고 난 나머지 돈만 적립되기 때문이다. 저축성 보험의 사업비 비율은 10~15퍼센트 정도로 10만 원짜리 저축성 보험이라면 한 달에 8만 5000원만 저축하는 것이며 이자도 8만 5000원에 한해서만 붙는다. 그래서 대부분 저축성 보험은 7년 정도가 지나야 겨우 원금에 도달하게 된다. 7년 동안 이자 한 푼 못 받고 저축하는 셈이다.
연금보험, 교육보험 등 모든 저축성 보험이 다 같은 원리로 운영된다. 10년 동안 보험료 냈다고 보험사가 고객들에게 감사하다고 뭔가를 더 얹어주지 않는다. 그냥 내가 낸 돈, 그것도 다가 아니라 사업비를 제하고 난 나머지 돈을 모아 놓고 있다가 만기에 주는 것이다. 여기에 무슨 커다란 혜택이나 특혜는 숨어 있지 않다. 굳이 장점을 찾자면 장기간 꾸준히 돈을 모았기에 목돈을 쥘 수 있다는 정도다.

당신도 혹시 채무노예 아닌가요?
빚이 있지만 잘 갚고 있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위험이 닥친다면? 갑자기 큰 돈이 필요해진다면? 부채는 언젠가 생길 수도 있는 돈 문제를 더욱 크게 만들고, 악순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빚으로 하는 투자는 자산 가격이 다시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빚으로 투자하는 경우 자산 가격이 오른다고 해도 반드시 이익을 본다고 말할 수도 없다. 사람들은 정해 놓은 원칙보다는 주변 상황에 더 휘둘리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벌어야 돈 걱정이 없을까?
가처분소득은 세금이나 이자 같은 금융비용을 제외하고 언제든 자유롭게 소비나 저축에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을 의미한다. 여기서는 범위를 좀더 좁혀 자유롭게 저축할 수 있는 돈을 가처분소득이라 규정짓겠다. 소득이 늘지 않더라도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면 결과적으로 돈을 더 버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처분소득을 늘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매월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줄여야 한다.
어떤 물건들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매월 고정지출을 발생시킨다. 자동차는 소유하는 순간 주유비와 세금이라는 고정지출을, 더 큰 냉장고는 더 많은 전기세를, 5평 넓은 집은 그만큼의 관리비 부담을 선물한다. 뭔가를 새롭게 소유하기 전에 매달 고정지출이 추가로 발생하지는 않을지, 그 지출을 내가 부담할 수 있을지 따져보아야 한다.
"노후준비를 해야 한다, 노후 생활비로 20억 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사람들의 공포를 자극하고 조바심을 불러일으킨다.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수입의 10퍼센트는 노후준비에 써야 한다고 힘주어 권유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들이 혹시 노후대비용 금융상품 판매를 노린 공포마케팅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어떻게 써야 후회가 없을까?
소비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라 정의한다면, 소비주의는 정서적·사회적 욕구를 쇼핑으로 충족하려 하고 자신이 소유한 물건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규정하고 남에게 보이려고 하는 것을 의미한다.
합리적인 소비자는 비슷한 물건이라면 더 싼 것을 선택하고, 세 배 비싼 물건이 있다면 세 배만큼의 효용이 있어야만 그 물건을 산다. 그러나 실제로 사람들은 그 물건이 나에게 주는 효용이나 가치보다는, 그 물건이 무엇을 상징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남들과 비교할수록 채워질 수 없는 욕망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더 많이 소비하려면 더 많이 벌어야 하기에 시간과 건강을 희생해야 하고, 그나마 있는 여가 시간은 피곤하다는 핑계로 TV 보기로 때운다. 자신이 '일하고→TV 보고→소비하고→더 일하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봐야 한다.
미래를 위해 현재의 소비를 참는 것은 극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면 어렵고 힘든 일이다. 더군다나 자제하면 할수록 오히려 충동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무작정 참는 것보다는 당장의 소비욕구를 지금 적절하게 실현하는 것이 소비에 대한 건강한 통제력을 행사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무조건 아끼고 절약하는 것도, 그렇다고 나중 생각은 하지 않고 다 써버리는 것도 모두 옳지 못하다. 물 샐 틈 없는 돈 관리란 '나와 내 가족의 욕구에 우선순위를 정하고, 우선 순위에 맞게 가장 효과적인 비율로 돈을 배분하여 욕구를 실현하는 것'이다.

쓸 돈만 모으면 된다
가장 먼저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사람은 가정에서 소득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보험은 이 사람에게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경제적 가장이 보험가입 1순위가 된다. 어떤 집은 아이들을 위한다며 부모 보험이 아닌아이들 보험만 잔뜩 들어 놓기도 하는데 이것은 우선순위를 잘못 선택한 것이다.

투자 안 하고 살아도 된다
얼마 되지 않는 돈이라도 일단 투자를 하면 까먹을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고 주식시장의 오르내림에 나의 하루하루 기분이 좌우된다. 투자를 하겠다고 결정하기 전에 그런 삶이 과연 나에게 행복할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돈을 잘 불리는 것은 내 돈을 손해 보지 않는 것부터 시작한다. 맘 편하게 필요한 돈을 차근차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투자만큼 화려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행복지수는 훨씬 더 높을 것이다.

돈이 아닌 행복을 관리하라
특히 사람들이 잘 적응하는 것, 즉 쉽게 질려서 더 큰 자극을 원하게 되는 것이 바로 소득과 소비다. 월급이 10퍼센트 오르면 처음에는 기쁘지만 몇 달 지나지 않아 그 감정은 사라진다. 자동차나 TV, 심지어 집을 새로 바꾸는 것도 마찬가지다.
반면에 사람들이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바로 사랑, 우정, 좋은 인간관계, 건강, 행복한 결혼 같은 것이다. 이것들은 쉽게 질리지 않고, 지속적인 만족감을 준다. 그래서 돈을 모으고 불리는 것보다 사람 노릇 제대로 하는 것이 더 행복하기도 하다. 내 용돈을 줄여서라도 부모님 생활비를 보내는 것이, 여행을 포기하고 동생 등록금을 대는 것이 더 행복하고 만족스러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한 노력 이전에 내가 잘 적응하지 않는 것들, 질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행복과 만족을 느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찾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것을 알아야 나와 내 가족이 지속적으로 행복해지는 것에 돈을 쓸 수 있고, 결과적으로 돈으로 욕망만 살찌우는 것이 아니라 행복을 사는 것이 가능해진다.
물질적인 것만을 기준으로 남들과 비교하며 살면, 그 삶에는 주체성이 없고 자신감도 없어진다. 진정한 나의 욕망이 아니라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돈과 사회적 지위를 중요시하는 물질주의적인 경향을 보이는 사람들이 두통이나 우울증을 호소하는 비율이 더 높다고 한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끊는 것, 그리고 나만의 가치 있는 삶의 기준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지만 행복한 삶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열심히 일하고 돈 많이 벌고, 많이 쓰고 살면서도 늘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만약 돈을 많이 벌어 미래 불안이 해소된다면 돈 잘 버는 사람들은 미래 불안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막상 이런 사람들을 만나보면 누구 못지 않게 미래에 대해 불안하게 생각한다.
소득이 높은 사람은 삶의 기준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높은 기준을 10년이 아니라 평생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돈이 필요하다. 지금 아무리 돈을 잘 벌어도 은퇴하는 것은 누구나 똑같다 보니, 미래에 지금 생활 수준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은 늘 이들을 짓누른다.
'꼭 내 집을 가지지 않더라도 빚 지고는 살지 않겠다. 아이들 영어유치원은 안 보내지만 대학 등록금은 적어도 절반이라도 해주겠다. 나이 들면 부부가 15평 집에서 살겠다. 네 식구뿐이니 차는 중형차만 갖겠다. 매년은 아니지만 10년에 한 번은 해외로 여행을 가겠다. 자녀 결혼 때 집은 못 사줘도 노후병원비는 내 힘으로 마련하겠다. 마흔 살까지는 기타를 꼭 배우겠다.'는 식으로 가족구성원들의 필요 욕구를 구체화하고 관리해야 한다. 만약 이렇게 만들어진 필요 욕구가 크다면 당연히 돈을 더 많이 벌어야 할 것이다. 반대로 소박한 욕구로도 만족스럽게 살 수 있다면 돈벌이 외에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미래 불안은 이렇게 필요한 것을 구체화한 후, 능력의 한도 내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욕구를 선택하면서 해소되는 것이지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심리계좌

이지영 지음
살림Biz 펴냄

2021년 3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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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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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의 바이블이라고 할까... 여러 책을 읽어봤지만, 이 책은 손꼽을만하다. 내가 모범을 보이는 것이 최고의 양육법임을 깨닫게 해준다.




서문

어떤 사람은 예수를 믿으면 문제가 없으리라고 생각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이라고 하여 다 훌륭한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의 근원은 오늘날 교육을 비롯한 사회의 전 분야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인본주의라는 사상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부모 역할을 제대로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나라와 민족의 운명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 자녀 양육, 어떻게 할까?

자녀가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 즉 복된 선물인 이유는 무엇보다도 부모의 사랑을 줄 수 있는 최고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본능뿐 아니라 사랑을 주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있다.

인간은 피동적으로 사랑을 받을 때보다도 사랑을 쏟을 수 있는 대상이 있을 때 삶의 의미를 느낀다. 사랑하는 대상이 있을 때 사람은 행복감에 젖을뿐 아니라 삶이 풍요해지는 것을 경험한다.

아이가 독립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자라도록 하기보다 엄마의 치마폭에 언제까지나 보호하고 싶어하고 자기 멋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고 자녀가 사랑스러운 나머지 어렵고 힘든 일뿐 아니라 해야 할 일까지도 대신해 주는 부모들이 문제다.

이 시대는 참으로 사탄이 우는 사자와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는 때이다. 그러므로 우리 자녀들의 영혼과 삶을 악한 자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양육해야 할 때이다.

이 세대는 존경심과 권위를 상실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겉치레의 존경심과 억압적인 권위는 배격되어야 할 것이지만 마땅히 가져야 할 존경심과 올바른 권위를 인정하는 태도는 교육을 능가하게 하는 내적인 영향력을 지닌 힘이다.

자녀 양육에 있어서 특기교육이나 지능개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아이에게 어떤 습관을 길러주고 어떤 삶의 자세를 가지게 해 주며 어떤 가치관을 가르치느냐 하는 것이다. 부모로서 우리는 우리 자녀에게 인생의 참된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

자녀에게서 바람직하지 못한 면을 발견하고 크게 낙담될 때가 있는데 그럴 때일수록 염려에 빠져 있을 것이 아니라 자녀의 잘못을 고쳐주고 바르게 인도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는 동시에 소망을 가지고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속적 인본주의에 근거한 인본주의 교육의 문제는 바로 이처럼 인간이 가진 능력을 최대로 계발하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할 뿐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과 그분의 뜻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은 무엇보다도 인간의 여러 가지 측면 중에서 지적 능력 발달과 아이가 느끼는 감정에만 관심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영적인 눈을 뜨게 해 주지는 못한다.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행동이라면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부모의 가치관을 자녀에게 강조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신앙을 비롯한 일체의 가치를 자녀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말한다. 인본주의란 본래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출발한 것인데 사회와 인간의 사고가 세속화되면서 하나님을 배격하고 모든 일을 인간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상이 되었다.

종래의 교육이 억압과 강제적인 방법을 사용하였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자율과 자유만을 강조하는 것은 그 이상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위험한 일이다. 인간은 이끌어줌이 없이 자율에만 맡기어도 될 만큼 선하지 않으며, 자율 없이 이끌고 지시하는 것에만 의존하는 기계적이고 피동적인 존재가 되어서도 안된다.





2/ 그리스도인의 자녀 교육

그리스도인 부모들은 자녀에 대해 청지기 의식을 가지고 자녀의 생명과 생애의 주인 되신 하나님의 뜻, 즉 자녀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알고자 하며 그들을 하나님의 방법으로 양육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또한 청지기는 주인의 소유를 관리하는 자이므로 주인의 소유에 대하여 함부로 취급할 수 없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 부모들은 함부로 자녀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 자기의 목적을 위하여 자녀를 이용해서도 안되고 부당한 짐을 지워서도 안된다.

유대인들은 세계적으로 교육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은 교육에 있어서 도덕, 즉 하나님의 뜻대로 선을 행하는 것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긴다. 그들이 어린 자녀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첫 번째 목적은 기도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서라고 한다.

흔히 가정교육은 어머니의 책임이고 지식 교육은 학교의 책임이며 신앙교육은 교회가 담당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발달해 가는 학문 세계에 대한 지식을 가르치는 것은 학교나 책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하더라도 신앙은 삶 자체이기 때문에 자녀들과 삶을 같이 하는 부모를 통해 이루어질 때 가장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 자녀들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모 자신이 그렇게 살아야 한다.

자녀에게 무엇보다도 먼저 가르쳐야 할 것은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다. 잠언 1장 7절은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며 이를 멸시하는 자를 가리켜 미련하다고 한다. 다음으로 여호와 하나님의 명령과 법도를 지키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하나님은 경외해야 할 분이기 때문에 그분의 명령과 법도를 지키도록 가르치는 것은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다. 세 번째로는 여호와 하나님을 사랑하되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사랑해야 함을 가르쳐야 한다.





3/ 사랑을 느끼게 하라

에베소서 6장 4절은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하라” 그렇다면 그 방법은 무엇이었는가? 그것은 바로 예수님 자신의 삶의 모범과 인내하고 관용하는 사랑이라고 요약될 것이다.

자녀들에게 부모의 마음과 삶을 읽을 수 있는 이성과 감성이 있으므로 그것을 굳이 말로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가끔 “엄마는 너를 사랑해.”라고 속삭여 주거나 “아빠에게 가장 귀중한 보물은 바로 너희들이다.”라고 말해준다면 자녀들이 더없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자녀들의 행복감이 물질에서부터 출발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자녀들이 느끼는 진정한 행복감은 욕구 만족으로 인해 오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로부터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을 느낌으로써 생기는 것이다.

희생적인 사랑이란 자녀의 복되고 보람 있는 사람을 위해서 자녀를 사랑하는 것이지 부모의 야심이나 욕구 만족을 위한 것이 아니다.

자녀들은 부모들이 부모 자신의 일로 지나치게 바쁠 때 그들이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다. 비록 자기들과 충분한 시간을 같이 있어주지 못한다 하더라도 부모가 자기들의 교육과 가정을 위해 애쓰는 것을 아는 자녀들은 결코 부모의 관심과 사랑의 부족으로 인한 공허감을 느끼지 않는다.

요즘에는 생일이라고 하여 비싼 선물을 받는 날로 오해하며 자라는 아이들도 있는데 그보다는 아이의 생일을 온 가족이 함께 축하해 주고 그 아이가 태어난 것이 부모나 다른 가족들에게 얼마나 큰 기쁨과 축복이 되었는지를 말해준다면 자녀들은 가족의 사랑을 느끼며 행복해할 것이다.

자녀를 양육하다 보면 책망하고 훈계를 해야 할 때가 있다. 때로 벌을 주기도 해야 한다. 그러나 그럴 때조차도 자녀들이 부모의 사랑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부모가 사랑하기 때문에 책망하고 훈계한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을 인정해 주고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주고 격려해 주는 것은 아이가 자신의 삶을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힘을 길러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심어주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들이 부모로부터 조건 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흠뻑 느끼게 하는 일이다. 부모로부터 받는 사랑을 통해 자신이 귀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임을 알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혹 아이가 칭찬받을 만한 어떤 능력이나 소질을 타고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인생을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가도록 하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자녀들에게 그들이 귀중한 존재인 이유는 무엇보다도 각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진 존재이며 부모에게 있어서는 다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가정의 분위기는 자녀들의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 행복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대체로 밝고 적극적인 성격을 가진다. 가정은 자라나는 자녀들을 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분위기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부모다.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데 있어 기본이 되는 것은 첫째 부모 자신의 삶을 대하는 태도다. 부모의 불평 소리는 자녀에게 불평하는 습관을 만들어 준다. 다음으로 부부 사이의 관계다. 부부 사이의 관계가 원만하면 자녀들은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자라게 된다. 셋째로는 형제애이다. 형제애를 해치는데 으뜸이 되는 것이 바로 부모의 편애이다. 넷째로 가족들이 서로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는 것이다.





4/ 격노케 하지 말라

부모에게 분노하는 자녀들은 그 부모에게 순종하지 않는다. 비뚤게 자라거나 반항하는 이이들 뒤에는 반드시 그들을 분노하게 한 부모가 있다.

자녀들은 부모로부터 잔소리와 꾸중을 많이 들을 때 낙심한다. 자녀들은 소리 지르는 부모를 존경하지 않는다. 적당한 시기에 한 가지만 지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지적할 때 주의할 점은 잘못한 행동 그 자체를 두고 나무라도록 해야지 인격까지 송두리째 비난하면 안 된다. 비난과 징계, 잔소리와 훈계는 구분되어야 한다. 잘못을 지적하거나 꾸중할 때는 간단하면서도 엄하게 말하고 아이가 알아들었다고 생각되면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부모가 간섭하거나 의심할 때보다 자기를 신뢰해 줄 때 오히려 부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으며 동시에 자기를 신뢰해 주는 부모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과 존경심을 가지게 된다. 아이들은 편애를 하거나 남과 불리하게 비교할 때 분노한다. 상처와 낙심만이 남을 뿐이다.

아이들 싸움에 끼어들었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둘 사이에 잘잘못을 가리기 위한 질문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두 아이에게 똑같이 벌을 주도록 해야 한다. 누구의 잘못으로 싸움이 일어났든지 간에 서로의 인격을 모독하는 언어를 사용하거나 폭력을 사용한 싸움 자체는 잘못이기 때문에 벌을 받아야 마땅한 것이다. 벌을 준 후 “왜 벌섰는지 이유를 아니?”라는 질문으로 아이의 반성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너희들 왜 싸웠니?”하는 질문 등으로 다시 싸움을 일으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보통 어린아이들은 자기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급한 부모들은 자녀가 하리라고 예상되는 말을 대신해 준다. 설혹 그 말이 자녀의 마음을 꼭 그대로 나타내주는 말이라 하더라도 아이들은 자신이 스스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저지당했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의사 표현이 서투르더라도 자기가 표현할 때까지 기다리면서 경청해 주는 부모에게서 사랑을 느낀다.

평소에 부모들이 자녀들의 말을 경청하며 자녀들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분위기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그들도 부모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할 것이다.

자녀들을 훈계하고 다스리는 방법으로 벌을 주거나 매를 들 때가 있는데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매를 대는 것은 극히 신중해야 한다. 성경에도 채찍은 아이에게 효과가 있다고 가르치는데 유대인 사회에서 만 13세에 성인식을 한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적어도 만 13세 이후에는 아이들에게 매를 대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나이와 상관없이, 아이들이 잘못했을 때 꾸지람하는 것보다 잘한 일이 있을 때 칭찬해 주는 방법을 통해서 자녀들의 행동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효과적인 대화법은 두 가지 기본적인 원리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원리는 관심 있게 들어주는 태도이다. 둘째 원리는 화를 내지 않고 말하는 것이다.





5/ 마땅히 할 일을 가르치라

아이에게 지나치게 좋고 화려한 옷을 해 주는 것은 부모의 절제되지 못한 소비 성향 때문이다.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은 자녀들이 원하는 것이 곧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많은 엄마들이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하고 아이가 그 말을 들은 척 만 척해도 그대로 두는 것을 본다. “XX야, 그런 짓을 하면 못쓴다.” 하고 말하고는 실제로는 아이를 그대로 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는 옳지 않은 일을 해도 문제 될 것이 없으니 그대로 해도 된다는 가르침을 받고 있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아이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계속하는 것은 아이의 책임이 아니라 부모의 책임이다.

벌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올바르고 선한 습관을 가지도록 하기 위하여 훈련하는 것이다. 훈련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그것이 자녀들의 삶을 위하여 선하게 작용될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자녀들이 분명히 규칙을 어기거나 부모의 말을 거역했는데도 무심코 지나쳐 버린다면 그들은 규칙이나 부모의 말, 나아가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존중하지 않게 된다. 부모의 단호한 태도는 아이를 그릇된 길에서 구하는 최선의 예방책이 될 것이다.

훈계와 사랑은 상반되는 행위가 아니라 오히려 병행되어야 할 동반자적 관계에 있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하나님께서 사랑의 하나님이시면서 동시에 공의의 하나님임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과도 같은 이치이다.

예부터 아버지가 계시지 않은 집의 자녀를 후레자식이라고 했는데, 이는 아버지의 엄한 권위 밑에서 자라지 않았기 때문에 배운 데 없이 제멋대로 자라서 버릇이 없는 아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오늘날의 가정교육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아버지 부재의 교육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흔히 아버지가 직장 일로 인해 밖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가정에서 자녀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적다는 사실을 지적하기 위해 사용된다. 자녀들 앞에서 아버지의 권위를 인정하는 어머니 밑에서 자라게 되면 비록 아버지가 자녀들과 지내는 시간이 많지 않더라도 아버지 부재의 교육을 받았다고 할 수 없다. 아버지의 권위는 결국 부모의 권위를 말한다. 부부는 자녀들 앞에서 서로 상대방의 권위를 세워 줌으로써 자녀를 바로 교육할 수 있다.

왜 아버지의 권위가 그렇게 중요할까?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아버지의 권위는 하나님의 권위 혹은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아버지의 권위는 하나님에 의해 주어진 것이다.

아버지의 권위는 자녀들 곁에서 자녀들을 바로잡아 주고 인도하는 역할을 해야지 자녀로 하여금 아버지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생겨 접근하지 못하게 해서는 안 된다.

매를 사용하는 중요한 원칙은 부모와 아이가 다 매를 귀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매를 통해서 자녀의 올바른 삶을 귀중히 여기는 부모의 마음이 전달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징계는 반드시 사랑을 전제로 한 것이어야 한다.

아이의 장점을 인정해 주고 칭찬거리가 있으면 자주 칭찬해 주고 아이의 소질을 무시한 것이 없는지 살펴서 격려해 주어야 한다. 아이가 남의 물건을 가져왔을 때는 엄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돌려주고 오너라.”라고 말한 다음 돌려주고 온 것을 확인하기만 하면 된다. 아이를 다그치는 것은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이때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훈계나 훈시가 아니다. 아이는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것이 잘못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부모에 대한 사랑을 회복하는 것이다. 아이가 부모의 사랑을 느낌으로써 부모에 대한 사랑을 회복하게 되면 부모가 싫어하는 행동은 차차 없어질 것이다.

예로부터 삼 대 부자가 없다는 말은 결국 자녀에게 돈을 관리하고 적절하게 사용하는 법을 가르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매일 용돈을 주는 방법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적절한 계기에 일주일 혹은 한 달 단위의 용돈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아직 어린아이에게 한 달 단위의 용돈을 줄 때는 군것질 혹은 작은 장난감들을 살 수 있는 돈과 간단한 학용품을 사야 할 돈을 구분 지어 주는 것이 좋다. 힘들더라도 용돈 사용은 반드시 훈련해야 할 부분이다.





6/ 대답할 것을 예비하라

‘나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하고 있는가?’, 나는 자녀에게 가르치는 바를 스스로도 모범적으로 행하고 있는가?’ 혹은 ‘나의 삶은 나의 신앙고백과 일치하는가?’하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 보며 예비하는 마음으로 살다 보면 스스로의 삶이 성숙될 뿐 아니라 사려 깊은 부모가 될 수 있다.

성교육에 대해서 더 중요시해야 할 부분은 성의 도덕성 문제와 책임감에 대한 문제이다.

지능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부모가 자신의 욕심을 고집하기보다 하나님께서 아이에게 주신 은사를 발견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뜻 안에서 최선을 다해 아이를 사랑하는 자세라고 할 수 있다.

"공부는 왜 해야 하나요?" 하고 질문하는 아이에게는 성적을 올리기 위해, 남보다 잘 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지성을 사용해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세상을 잘 이해하고, 그럼으로써 하나님께 순종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너에게 좋은 재능을 주시고, 그 재능을 잘 개발해서 이웃과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훌륭하게 사는 사람이 되길 기대하고 계시는데 네가 어린 시절에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않고 그저 시간만 보내고 있으면 될까?" 하는 내용을 담은 대답을 해 주면 좋을 것이다.





7/ 자녀 양육의 모범

우리에게는 요게벳과 같은 믿음이 필요하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는 것을 잠시 죄악의 낙을 누리는 것보다 더 귀중히 여기도록 가르치는 어머니와 아버지 밑에서 자란 자녀들은 결코 믿음의 반열에서 빗나가지 않을 것이다.





맺음말

앞서 말한 모든 원리들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 자신의 삶의 모범이다. 자녀 양육에 관하여 아무리 많은 지식을 가진 부모라 하더라도 그것을 실천할 만한 신앙 인격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그 지식은 무용지물인 셈이다.

항상 말씀에 비추어 부모로서의 자신을 돌아보며 우리의 자녀들이 하나님의 뜻대로 선하게 자라기를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은혜로 우리 자녀들을 자라나게 하실 것이다. 자녀를 양육함에 있어서 부모들이 가져야 할 마음의 자세는 겸허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것이다. 우리의 부족함을 잘 아시는 하나님은 완벽한 부모를 기대하시는 것이 아니라 매사에 그분의 세심한 은혜를 구하는 부모가 되기를 원하실 것이다.

하나님 우리 아이 어떻게 키울까요?

박진경 지음
도서출CUP(씨유피) 펴냄

2021년 3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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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상식 모음집. 그마저도 인간의 상상력이 많이 가미된 근거 없는 내용들도 많다. 이런 것은 과학이라고 부르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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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얼마나 클까?
천문학astronomy은 지구 밖 천체, 즉 태양과 달, 태양계 내의 행성, 태양계가 속한 은하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한편 우주학cosmology은 우주 전체, 정확히 말하자면 모든 물질, 에너지와 그 시공간의 관계를 연구한다.
1916년에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에 근거하여, 먼 곳에서 전해 오는 별빛이 태양 주변을 통과할 때 태양의 중력에 이끌려 굴절될 것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계산해 냈다. 그리고 3년 후, 영국의 천문학자가 개기 일식을 이용하여 아인슈타인 이론의 결과를 실제로 관측하고 검증하였다.
우주의 가장 중요한 구성원은 항성(별)이다. 태양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이다. 항성은 대체로 수소와 헬륨 덩어리인데, 수소가 핵융합반응을 통해 헬륨으로 바뀌면서 에너지로 전환되어 열과 빛이 발생한다.
항성 외에 행성도 있다. 간단히 말해 행성이란 항성 주위를 공전하며, 스스로 빛과 열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천체다. 태양계에서 항성은 태양이고, 지구를 제외한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5개 행성은 고대에 일찍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18~19세기에 와서 천문학자들이 추가로 천왕성과 해왕성을 발견했다. 그런데 2006년에 천문학계에 중요하고도 흥미로운 사건이 일어났다. 1930년에 발견되어 태양계의 9번째 행성으로 불리던 명왕성이 행성 명단에서 제명된 것이다. 이 사건은 천문학이나 기타 과학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발견이 이뤄져 오래된 관점과 견해를 바꾸곤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2006년에 얼마간의 토론과 논쟁을 거쳐 국제천문연맹에서는 행성의 세 가지 요건을 확정하기에 이르렀다. 첫째, 행성은 태양 주위를 돌아야 하고 둘째, 질량이 충분해서 역시 충분한 중력과 인력을 보유함으로써 둥근 공 모양을 유지해야 하며 셋째, 공전 궤도 안에서 다른 천체가 가까이 함께 공전해서는 안 된다.
명왕성은 세 번째 요건을 갖추지 못해 제명당했다. 이 밖에 행성 주위를 도는 천체는 위성이라고 한다. 달은 지구의 위성이며 화성은 두 개의 위성을 갖고 있고 목성과 토성 등도 크고 작은 수십 개의 위성을 갖고 있다.
우주의 별들은 제멋대로 흩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중력의 영향을 받아 각기 무리를 이루고 있다. 이 무리들을 은하라고 부른다. 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는 지름이 약 1018킬로미터이며 그 안에 약 2천억 개의 항성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크레이드 방정식
태양과 비슷한 항성 중 10억~20억 개에 행성이 딸려 있는 셈이다. 최소 10억~20억 개의 항성이 거느린 행성 가운데 생명이 있을 만한 환경을 가진 것은 또 얼마나 될까? 지구에서 우리의 경험에 비춰 보면, 물은 꼭 필요하다. 물은 용매 역할을 함으로써 분자들이 결합하여 유기화합물을 이루게 하고 더 나아가 단백질을 이루게 하기 때문이다. 한편 행성과 항성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광분해 작용 때문에 물 분자가 분해되어 사라진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보다 5퍼센트 이상 더 가까우면 안 된다. 반대로 항성과의 거리가 너무 멀어도 물이 얼어 버린다.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보다 15퍼센트 이상 더 멀면 안 된다고 한다. 물 이외에 탄소, 산소, 질소도 필요하다. 탄소는 수소, 산소, 질소와 결합하여 유기화합물을 만들며, 활성 원소인 산소는 다른 원소와 결합하여 생명을 유지하는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질소는 단백질의 기본 원소다.
천문학자 황서우수는 1959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구와 약 10광년 거리인 황소자리 타우와 에리다누스자리 엡실론이 생명 발생과 유지의 조건을 갖췄다고 지적했다. 두 별의 스펙트럼 분석에서 탄소와 산소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 황과 규소가 탄소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으며 철, 나트륨, 칼륨은 모두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원소다. 과학자들은 10억~20억 개의 행성 중 약 10퍼센트가 생명이 살기에 적합할 것이라고 추산한다. 따라서 1억~2억 개의 행성에 외계 문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그렇더라도 생명과 지적 생명체가 같은 것은 아니다. 우선 지적 능력이란 무엇을 뜻하는가? 이해하고 학습하고 창조하고 언어와 문자를 사용하는 능력을 전부 지적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구에서 3억~4억 년 전 단세포 미생물로부터 시작된 진화 과정을 토대로, 많은 과학자는 지적 능력의 발전이 단순한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진화와 유전에서 비롯되었다고 믿고 있다. 그렇다면 생명이 살 만한 환경을 가진 행성 중에서 지적 생명체가 있을 만한 곳은 얼마나 될까? 과학자들은 1퍼센트 정도로 추산한다.
우리 은하의 2천억~3천억 개의 별 가운데 태양과 비슷한 별은 얼마나 될까? 그중 행성을 가진 별은 얼마나 될까? 더 나아가 생명이 살 만한 환경을 가진 별과 지적 생명체가 있는 별은 얼마나 될 것이며, 그중에서도 우리와 교신할 만한 능력과 의지를 가진 별은, 그중에서도 우리와 수명이 맞아떨어지는 별은 얼마나 될까? 드레이크 방정식은 이 질문들에 대한 추정값을 백분율로 전부 곱한 것으로서, 그 결과로 나온 값이 곧 우리와 교신할 가능성이 있는 외계 문명의 숫자다. 드레이크 방정식의 모든 백분율은 전부 추산일 뿐이므로, 최종 결과는 추산마다 크게 다르다. 낮게는 한 자리 숫자에서 높게는 5천, 1만, 심지어 더 클 때도 있다.
어쨌든 추산 결과가 1보다 크면 희망이 있는 셈이다.


빅뱅 이론
그렇다면 우주의 모형은 어떨까? 우주에는 시작이 있었을까? 어떤 사람들은 20세기 과학사의 가장 중요한 성과가 현재 모두가 그 정확성을 인정하는 우주 모형, 즉 ‘빅뱅 이론’이라고 주장한다.
빅뱅Big Bang이라는 단어는 우주가 시작될 때 실제로 어떤 폭발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뱅’Bang이라는 단어에는 무언가 급작스럽게 발생한다는 의미가 있다. 빅뱅 이론에 따르면, 우주에는 시작점이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137억 년 전, 우주는 수조 도(태양 중심부 온도의 10만 배)에 달하는 고온과 고압에 에너지 밀도도 대단히 큰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쿼크와 글루온 등을 포함한 그 입자들은 전자, 광자 같은 다른 입자들과 고속으로 충돌했다. 그리하여 새로운 입자들이 탄생하면서, 우주는 바깥으로 팽창하고 온도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현상이 다 영에서 1천만분의 1초나 1억분의 1초 사이에 일어나고 변화했다. 겨우 몇 분 후 온도는 1천 배나 떨어져서 약 10억 도가 되었다. 그때 우주의 입자들은 대부분 양성자였다. 아마도 많은 독자가 알겠지만 수소 원자의 원자핵은 하나의 양성자다. 수십만 년 후, 하나의 양성자와 하나의 전자가 결합하여 수소 원자를 이루었다. 수소 원자핵 2개가 합쳐져 헬륨 원자핵이 되기도 했다. 우주는 이렇게 점차 변화해 갔다.
미국 하버드 천문대의 헨리에타 레빗이 오랜 시간을 들여 많은 세페이드 변광성들의 변광 주기를 살핀 끝에, 대담하면서도 결국 사실로 증명된 가설을 수립했다. 그녀는 지구와의 거리가 대체로 다 같은 세페이드 변광성 25개를 찾았지만, 단지 그 별들과 지구의 거리가 거의 같다는 사실만 알아냈을 뿐 그 거리가 얼마인지는 알지 못했다. 그런데 그 별들과 지구의 거리는 거의 같기 때문에 그 별들의 빛이 지구에 도달했을 때 우리가 보는 그 별들의 겉보기 밝기는 실제 밝기가 동일한 거리를 거치며 감소된 상태였다. 따라서 우리가 관측하는 겉보기 밝기들 사이의 비는 실제 밝기들 사이의 비와 같다. 바꿔 말해 우리가 지구에서 관측하는 그 별들의 밝기는 그 별들의 실제 밝기와 비례한다.
헨리에타 레빗이 25개 세페이드 변광성을 관찰해 얻은 결론은 ‘세페이드 변광성의 실제 밝기는 변광 주기와 비례한다.’였다. 즉 세페이드 변광성의 변광 주기가 길수록 실제 밝기가 높다는 것이다. 이 결론은 대단히 유용하다. 왜냐하면 임의의 두 세페이드 변광성을 놓고 그 밝기와 변광 주기를 관찰하면 변광 주기의 비로부터 실제 밝기의 비를 계산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구에서 관측한 두 별의 겉보기 밝기의 비도 알고 있으므로, 두 비를 이용해 두 별과 지구 사이의 거리의 비를 산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느 두 세페이드 변광성의 변광 주기의 비가 3:1이면, 실제 밝기의 비도 3:1이다. 두 별의 겉보기 밝기의 비도 3:1이라면, 두 별과 지구 간 거리의 비율은 1:1이다. 다시 말해 이 두 별과 지구의 거리는 똑같다.


스티븐 호킹과 블랙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방정식으로서 에너지와 질량의 등가성을 표현하는 E=mc2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 방정식에 의하면, “1킬로그램의 질량은 9×1016줄의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다.”
따라서 E=mc2은 한 단위의 질량이 c2처럼 많은 단위의 에너지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제 여러분은 “아주 작은 질량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에너지로 바뀔 수 있다는 말이로군요.”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c2은 아주 큰 숫자이기 때문이다. 1킬로그램의 물을 에너지로 전환하면 약 2조 칼로리다. 이는 휘발유 수천만 리터를 태운 에너지와 맞먹는다. 이것이 바로 원자폭탄과 핵발전소의 기본 원리다.
어떤 물체가 정지해 있을 때, 그 물체에는 고유의 질량이 있다. 그런데 물체가 어떤 속도로 이동할 때는 정지해 있을 때의 질량 외에 운동 에너지를 갖게 되며, 운동 에너지는 질량으로 바뀔 수 있다. 그래서 물체가 이동할 때는 정지해 있을 때보다 질량이 커진다.
그러나 우리에게 진량이 무한대인 물체의 속도를 높일 만한 힘이나 에너지가 없다. 따라서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어떤 물체도 빛의 속도를 넘어설 수 없다.


아르키메데스의 깨달음
금의 비중은 1세제곱센티미터당 19.3그램인 데 비해 은의 비중은 1세제곱센티미터당 10.5그램, 구리의 비중은 1세제곱센티미터당 8.9그램이다. 따라서 만일 금으로 만든 왕관과 은으로 만든 왕관이 있는데 둘 다 무게가 2킬로그램이라면 금으로 만든 왕관이 은으로 만든 왕관보다 부피가 더 적다. 금 2킬로그램의 부피는 104세제곱센티미터이고 은 2킬로그램의 부피는 190세제곱센티미터다. 아르키메데스는 왕관의 부피만 계산한다면 장인이 금을 훔쳤는지 훔치지 않았는지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아르키메데스는 욕조에서 목욕을 할 때 어떤 물체든 물속에 들어갔을 때 물체가 밀어낸 물의 양이 그 물체의 부피임을 발견했는데, 사실 누구나 고등학교 시절에 들어 보았음 직한 아르키메데스 원리에서 중요한 뒷부분은 물체를 물 또는 다른 액체에 넣었을 때 물은 물체를 위로 밀어 올리는 부력을 내며 그 부력이 물체가 밀어내는 물의 무게와 같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2킬로그램인 왕관의 부피는 104세제곱센티미터여서 물에 넣으면 104세제곱센티미터의 물을 밀어내는데, 물의 비중은 1이므로 104세제곱센티미터 물의 무게는 104그램이고, 부력은 104그램이다. 따라서 물에 넣은 왕관의 무게를 저울로 재면, 그 결과는 2,000−104=1,896그램이다.


과학 속 우연
미생물은 모양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크기도 몇 미크론(1밀리미터의 1/1000)부터 수십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까지 천차만별이다. 미생물의 종류는 보통 세균, 균류(곰팡이), 바이러스로 나뉜다. 지구에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미생물이 산다. 전체 숫자는 대략 1030이나 된다. 이처럼 많은 미생물이 지구 생태계의 균형, 발효 식품이나 양조 식품 제조, 오염수 처리 등에서 긍정적인 기능을 한다. 인간의 몸속에도 미생물이 많으며 그것들은 대부분 인간과 조화롭게 공존한다. 특히 소화기 계통에서 소화 기능을 돕는다. 그러나 외부에서 신체로 침투하는 여러 미생물은 우리가 질병에 걸리는 원인이 되곤 한다.
오랫동안 인류는 질병이 몸속에서 저절로 생겨난다고 믿었다. 그러다가 150년 전에야 비로소 질병과 미생물의 관련성을 알아냈다. 질병 중에서도 폐결핵, 파상풍, 장티푸스, 디프테리아 등은 세균의 침입으로 발병하고, 감기, 천연두, 에이즈 등의 원인은 바이러스이며, 일부 호흡기와 피부 질환은 균류 때문이다.
세균과 바이러스의 차이점은 바이러스가 세균보다 열 배에서 백 배 더 작다는 데 있다. 보통 의학에서 사용하는 여과기는 세균은 걸러 낼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너무 작아서 걸러 내지 못한다. 그래서 바이러스는 ‘여과성 바이러스’라고도 불린다. 이 밖에도 바이러스는 홀로 생존하지 못하고 반드시 다른 세포에 의지해 성장하고 번식한다. 그래서 미생물학에서는 바이러스를 미생물로 분류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독립적으로 성장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체 세포에 침투한 바이러스를 직접 약물을 써서 죽이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면 그것이 의존하고 있는 세포도 죽기 십상인 탓이다.
면역이란 침입한 미생물에 대한 저항을 뜻하며, 면역 기능은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으로 나뉜다. 선천적 면역 기능은 첫 번째 방어선으로서, 태어날 때부터 갖춰진 능력이자 일반적인 반응이다. 어떤 특정 미생물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피부와 콧구멍의 털, 호흡기와 식도의 점막은 몸속으로 침입하려는 미생물을 성벽처럼 막아서고, 눈물과 기침과 콧물로 미생물을 밖으로 몰아낸다. 몸에서 열이 나는 것도 몸속의 백혈구를 비롯한 물질들이 미생물을 파괴하고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런 것이 인체의 선천적 면역 기능이다. 선천적 면역 기능은 기억력이 없다. 바꿔 말해, 미생물이 침입할 때마다 인체는 똑같은 반응을 되풀이한다.
후천적 면역 기능은 척추동물에게만 있는 것으로, 태어난 뒤에 형성된 기능이다(모체로부터 태아에게 전달된 면역 기능도 포함된다). 후천적 면역 기능은 특정 미생물을 판별하고 방어하는 능력이 있고 기억력도 있다. 인체가 예전에 접했던 세균과 바이러스에 다시 노출되었을 때 어떻게 저항해야 할지 알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백신의 기본 개념이기도 하다. 2천 년 전에 벌써 그리스인은 어떤 병에 걸렸다가 나은 사람은 그 병에 다시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물론 그때는 그 이유까지 알지는 못했다. 사실 그것은 병에 걸렸던 사람의 몸에 그 병에 대한 후천적 면역 기능이 생겼기 때문이다. 오늘날 사용되는 백신은 미량의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경구용 백신이나 주사를 통해 인체에 주입하여 미리 경미한 반응을 일으킴으로써 인체에 면역 기능을 형성시키는 것이다.
천연두가 없어진 것은 18세기 영국의 의사 에드워드 제너의 우연한 발견에서 비롯되었다. 제너가 39세였을 때, 목장에서 소젖을 짜는 하녀 하나가 자기는 우두에 걸린 적이 있어서 천연두에 걸릴 리가 없다고 말했다. 오늘날의 우리는 우두가 어떤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데 그 바이러스가 소의 피부에 수포를 만들기도 하고 소젖을 짜던 하녀의 몸에 침투해 우두를 앓게 함으로써 천연두에 대한 면역 기능을 형성시킨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우두 바이러스를 천연두 예방과 치료의 백신으로 삼은 제너의 발견은 백신 기술의 장을 열고 기초를 확립했다. ‘백신 접종’을 뜻하는 영어 단어 ‘vaccination’은 라틴어의 기원을 따지면 ‘소의 작은 수포’라는 뜻이다. 현재 이 단어는 모든 종류의 백신 접종을 폭넓게 가리킨다.
인체에 미생물이 침입했을 때 우리에게는 두 가지 대응 방법이 있다. 하나는 약물로 직접 미생물을 제거하거나 성장을 억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약물로 인체의 면역 기능을 촉발하는 것이다. 후자는 제너가 천연두를 예방하고 치료한 사례에서 시작되었다. 제너의 천연두 백신 발견은 백신에서 가장 중요한 과학적 기초를 다졌다. 한편 전자는 푸른곰팡이를 발견한 알렉산더 플레밍에게 공을 돌려야 한다. 푸른곰팡이의 약명은 페니실린이며, 페니실린은 이후 항생제의 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과학적 기초를 제공했다. 항생제란 세균을 죽이거나 성장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일찍이 2,400년 전에 중국인은 곰팡이가 핀 두부에 소염 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이집트와 그리스에도 유사한 치료 방법이 있었다. 인체에 외부 세균이 침입했을 때 약으로 제거할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런데 앞에서 얘기했듯이 바이러스가 몸에 침입하여 인체 세포에 기생한다면 항생제로는 그것을 제거하지 못한다.
의사였던 플레밍은 어느 날 감기에 걸렸을 때 실험실에서 콧물을 이용해 세균을 배양했다. 그런데 잘못해서 그의 눈물이 세균을 배양하던 접시에 떨어졌다. 이튿날 그는 눈물에 젖은 배양 접시 속 세균들이 다 죽은 것을 발견했고, 그래서 눈물과 침에 인체에는 무해하면서도 살균 기능이 있는 효소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결과를 증명하기 위해 플레밍과 실험실 조수는 몇 주 동안 계속 레몬 껍질로 눈을 비벼 가며 실험용 눈물을 조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효소의 살균 능력은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다만 이 우연은 나중에 플레밍이 푸른곰팡이를 발견하는 선례가 되었다.
몇 년 뒤, 플레밍은 실험실에서 인체에 염증을 일으키는 포도상 구균을 배양하다가 배양 접시의 뚜껑을 닫는 것을 까먹었다. 그 바람에 곰팡이(곰팡이가 핀 과일이나 빵에서 날아왔을 것이다) 한 점이 접시에 떨어졌는데, 나중에 보니 곰팡이 근처의 세균들이 완전히 박멸된 게 아닌가. 눈물에서 살균 기능을 가진 효소를 발견했던 경험이 떠올라, 자연스럽게 곰팡이에도 그런 기능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플레밍이 발견한 곰팡이는 푸른곰팡이의 일종으로서 포도상 구균을 죽이는 기능이 있었다. 이 사례로 인해 ‘곰팡이의 살균 기능’이라는 의학 연구의 문이 활짝 열렸다.
항생제는 인류의 질병을 치료하는 기능이 있을 뿐 아니라 농업, 목축업, 식품산업에서도 폭넓게 응용된다.
제너가 백신을, 플레밍이 항생제를 이용한 세균 퇴치 기술을 개척할 수 있었던 것은 우연 덕분이었다. 과학의 역사에서 실로 오묘한 사건들이다.


꽃가루, 염료, 항생제
지금 우리는 당뇨병의 원인이 혈액 속 당 수치가 너무 높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우리가 건강 검진을 받을 때 공복 상태에서 정상 혈당은 100시시의 혈액에 당이 70~100밀리그램 함유되어 있는 수준이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은 소화를 거쳐 당으로 변한 뒤 혈액으로 보내지는데, 인체는 혈당이 높다고 감지하면 췌장(이자)에서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인슐린의 기능은 혈당을 글리코겐으로 바꿔 간과 근육에 축적하는 것이다. 만약 췌장 세포가 손상을 입어 인슐린 분비량이 대폭 줄거나, 나이가 많아지면서 인체에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이 생긴다면, 일부 혈당이 글리코겐으로 변하지 않고 혈액에 계속 남게 된다.
그렇게 되면 두 가지 직접적인 후유증이 생긴다. 첫째, 글리코겐은 인체의 주요 에너지원인데, 만일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이 부족해지면 에너지가 필요할 때 대신 지방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 방법은 효율이 낮고 반응도 늦어서, 당뇨병 환자가 체력이 떨어지고 쉽게 피곤해지는 원인이 된다. 둘째, 혈당이 정상 수치를 넘어서면 각양각색의 문제가 나타나는데, 무엇보다도 혈당이 증가하면 오줌 속 당도 증가하기 때문에 인체는 신장에서 더 많은 물을 분비해 오줌 속 당을 희석하려 한다. 이것이 당뇨병 환자가 자주 소변을 보고 갈증을 느끼는 원인이다. 아울러 지나친 칼로리 소모로 인해 환자는 늘 허기를 느끼고, 심지어 체중이 감소하며, 오랜 시간이 지나면 신장 기능이 나빠진다. 이 밖에도 높은 혈당 수치는 혈관이 굳거나 좁아지고 막히는 현상을 초래하여 심장과 순환기에 문제를 가져오고, 망막 혈관을 손상시켜 시력에 영향을 주다가 결국 실명에 이르게 한다. 백혈구 기능에도 영향을 끼쳐 염증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리는데, 이는 당뇨병 환자가 한번 상처를 입으면 쉽게 낫지 않는 원인이 된다.
사람들이 당뇨병 환자의 오줌에 당분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은 1천 년 전의 일이지만, 당뇨병과 췌장의 기능을 연결시킨 것은 100년 전의 우연한 발견에서 비롯되었다. 1889년, 췌장이 소화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던 두 독일 과학자가 개에게서 췌장을 제거했다. 그리고 며칠 뒤, 실험실 조교가 그 개의 오줌 근처에 파리가 들끓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곧 그 오줌을 분석하여 당 함량이 매우 높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를 바탕으로 췌장에 혈당 조절 기능이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밝혀냈다.


눈은 말을 한다
어느 두 일본인 학자는 인간과 오랑우탄, 원숭이의 눈을 비교하여 인간의 공막만 흰색이고 바깥에 노출된 면적도 가장 넓다는 것을 알아냈다. 눈동자와 공막의 색깔이 비슷하면 다른 사람이 눈동자의 위치를 알아보기가 어렵기 때문에 눈빛의 방향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다른 동물을 잡아먹고 사는 포식 동물의 경우, 그것은 먹잇감을 사냥하는 동안 자신을 숨기는 데 도움이 된다. 반면 인간은 눈동자와 공막의 구분이 확실하여, 다른 사람이 시선의 방향을 읽도록 도움으로써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아이 콘택트는 시선의 방향뿐 아니라 시선의 고정과 이동까지 포함하여 눈의 접촉으로 뇌의 접촉까지 이끌어 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눈은 영혼의 창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단지 시적이고 철학적인 말에 머무르지 않는다. 의학과 심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 뇌는 시선의 접촉을 통해 상대방의 정서와 동기를, 즉 상대방이 기쁜지 슬픈지, 상대방이 성실한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를 살핀다. 이런 상호 작용의 메커니즘은 대단히 복잡하긴 하지만 늘 작동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나비효과
세상의 많은 일이 아주 작은 차이로 인해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 우리는 흔히 운이 좋은 사람은 은인과 귀인을 만나게 마련이라고 말한다. 이때 은인과 귀인의 정의는 무엇일까? 오래전에 어떤 사람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박을 하다가 무일푼 신세가 되었다. 그는 집에 돌아가기 전에 그는 화장실에 가려 했지만 주머니에 동전 한 닢조차 없었다. 그곳의 화장실은 동전을 넣어야 문이 열리는 구조였다. 그래서 다른 친구에게 동전을 빌려 막 들어가려는데, 앞에서 어떤 사람이 용무를 마치고 화장실 문을 닫지 않고 나오는 것이 보였다. 공짜로 화장실을 쓸 수 있는 데다가 동전까지 굳은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슬롯머신에 그 동전을 넣었다가 놀랍게도 잭팟을 터뜨렸다. 그 후에는 그 돈을 밑천으로 장사를 벌여 억만장자가 되었다. 그는 훗날 이 이야기를 비서에게 자주 들려주면서 이야기를 마친 뒤에는 한결같이 “그때 나를 도와준 사람을 찾고 싶네. 무일푼 신세였던 내게 이런 날이 오게 해 줬으니 말이야. 정말 감사를 표하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그 사람을 찾는담?”이라고 말했다. 비서는 동전을 준 사람이 친한 친구가 아니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자기가 찾는 사람은 그 친구가 아니라 까먹고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은인은 명확하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말하자면 화장실에 갈 동전을 준 친구 같은 사람이다. 귀인은 특별히 도움을 주려는 마음도 없었는데, 심지어 서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인데 크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 주는 사람이다. 이 이야기에서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온 사람이 바로 귀인이다. 작디작은 나비 한 마리, 꽃 한 다발, 길가에서 축구를 하는 꼬마, 자기 나라 말밖에 못하는 외국 관광객 등은 모두 우리의 귀인이 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


폭파범과 재갈량
“복은 겹쳐서 오지 않고 화는 홀로 오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까지의 내용에 따르면, 좋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10분의 1이라면 좋은 일 두 가지가 연이어 일어날 가능성은 10분의 1 곱하기 10분의 1, 즉 100분의 1이다. 그러나 이미 좋은 일이 일어난 다음 다른 좋은 일이 또 일어날 가능성은 역시 10분의 1이다. 마찬가지로 나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10분의 1이면 나쁜 일 두 가지가 연이어 일어날 가능성은 100분의 1이지만, 나쁜 일이 이미 일어난 후에 다른 나쁜 일이 또 일어날 가능성은 역시 10분의 1이다. 그런데 왜 복과 화, 좋은 일과 나쁜 일은 서로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것일까?
쉽게 말하면 이것은 심리가 수학을 이긴 것이다. 좋은 일이 또 일어나거나 나쁜 일이 또 일어날 확률은 앞에 발생했던 좋은 일이나 나쁜 일로 인한 심리의 영향을 받는다. 좋은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우쭐하는 마음에 해이해져 노력을 게을리할 수도 있다. 아니면 탐욕스러워져서 더 많은 이익에 눈독을 들이다가 오히려 두 번째 좋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낮출 수도 있다. 불행한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분노하고 실망하고 긴장하고 좌절하고 부주의해져 두 번째 나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뜻밖의 불행한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또 다른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


호랑이와 마주친다면
스트레스란 무엇일까? 먼저 생리학의 항상성이라는 개념을 알아보자. 인간과 동물의 체내에는 정상적이거나 이상적인 생리 지수들이 있다. 체온, 체내 수분, 혈당 등이다. 항상성이란 바로 그런 지수들을 정상 범위 안에서 유지시키는 메커니즘이다. 관련된 몇 가지 기본 개념을 검토해 보자.
우선, 일부 지수는 정상 범위가 비교적 좁다. 예를 들어 우리의 정상 체온은 섭씨 37도이며 아래위로 1도를 벗어나지 않는다. 반면 일부 지수는 정상 범위가 비교적 넓다. 혈당 같은 경우, 정상 범위는 혈액 100시시당 당이 70〜100밀리그램이다(식사 직후 혈당이 140밀리그램 이하까지 상승하는 것도 정상이다). 쉽게 상상하기 힘들 텐데, 우리 몸속에는 혈액이 약 5리터밖에 없으므로 혈당은 5그램에 불과하다. 우리가 커피를 마실 때 넣는 막대 포장 설탕의 분량 정도다.
신체는 몇 가지 서로 다른 조작을 통해 지수 조절이라는 목적을 달성한다. 인체의 체온 조절을 예로 들면, 바깥 온도가 높을 때 우리는 땀을 흘림으로써 증발을 통해 체온을 떨어뜨린다. 동시에 피부 표면의 털은 옆으로 누워서 피부 근처 공기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 열 발산의 목적을 달성한다. 반면 바깥 온도가 낮을 때는 피부의 털이 직립하여 열 발산을 막는 보호벽 역할을 하는데, 이것이 추울 때 소름이 돋는 이유다. 소름이 바로 피부의 털을 직립시키는 기제인 것이다. 또한 바깥 온도가 높을 때는 모세 혈관이 확장되어 비교적 많은 피가 피부를 돌며 열을 발산하지만, 바깥 온도가 낮을 때는 모세 혈관이 수축하여 피부를 도는 혈액량을 줄임으로써 열 손실을 줄인다. 날씨가 추울 때 피부가 창백해지고 손발이 마비된 것처럼 느낌이 없는 것은 그 때문이다.
두 번째 예는 혈당의 조절이다. 혈당의 정상 범위는 혈액 100시시당 당 70〜100밀리그램인데, 혈당이 너무 낮으면 현기증, 피로, 무력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혈당이 너무 높으면 당뇨병에 걸려 신장, 눈, 신경에 해를 끼친다. 혈당이 너무 낮을 때 췌장은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여 간에 있는 글리코겐을 당으로 바꿔 혈액으로 보낸다. 반대로 혈당이 너무 높을 때 췌장은 또 다른 호르몬인 인슐린을 분비함으로써 혈당을 글리코겐으로 바꿔 간에 축적한다.
이제 “스트레스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되었다. 스트레스란 체내의 항상성을 교란하는 모든 외적 요소를 말한다. 앞에서 말한 자동차 사고는 급작스러운 통제 불능의 충격이고, 장기 야근은 생리적인 충격이며, 걱정과 긴장은 심리적인 충격이다. 이것들은 모두 우리의 체내 항상성에 영향을 주어 몸이 스트레스에 반응하게 만든다. 그 반응에는 몸에 축적된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가령 우리가 호랑이에게 쫓긴다면 우리는 더 빨리 달려야 하는 동시에 아주 절박하지 않은 기능은 잠시 늦춘다. 위장의 소화 기능, 인체 조직의 성장과 복원 기능 등이다. 그러면서 고통에 둔감해지기도 하고(전쟁터의 병사들은 부상을 당해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곤 한다) 감각과 인지 능력이 좋아지기도 한다(아주 작은 소리까지 선명하게 들리거나 머리가 갑자기 영민하게 돌아가는 것 등이다).
이처럼 생리적인 충격은 인체의 항상성을 깨뜨려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 반응을 유발하게 마련이지만, 심리적인 충격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거나 심지어 발생할 리 없는 사건에서 기인하는데 어째서 인체의 항상성을 교란하고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 반응을 일으키는 걸까? 앞에서 말한 대로 인체의 항상성 조절은 뇌가 주관한다. 뇌는 예상하고 기대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아직 발생하지 않은 사건이더라도 그것 때문에 인체의 항상성 조절 기능이 작동된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가 생기면 바로 조절 기제를 작동시키고, 스트레스가 지나가면 조절 기제를 닫는다. 만일 조절 기제가 작동해야 할 때 작동하지 않고 닫혀야 할 때 닫히지 않으면 당연히 각종 질병이 유발된다. 한편 조절 기제가 너무 반복적으로 작동하고 닫혀도 에너지가 소비되고 장기가 손상되어 각종 질병이 유발된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자세히 이야기하겠다.
우리가 생리적이거나 심리적인 스트레스에 직면해 체내 항상성에 변화가 생기면, 뇌는 곧장 조절 기제를 작동시킨다. 그렇다면 뇌가 어떻게 신경계를 통해 인체의 기관과 근육을 통제하는지 살펴보자. 신경계는 두 부분으로 나뉜다. 한 부분은 길을 걷고, 악수를 하고, 말을 하는 것처럼 우리가 의지로 통제할 수 있는 행위를 책임진다. 다른 부분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행위를 책임진다. 예를 들면 땀을 흘리고, 내분비물을 분비하고, 위장이 연동 운동을 하는 일 등이 이른바 ‘자율 신경계’의 기능인데, 이 자율 신경계가 곧 스트레스에 반응하고 조절하며 적응하는 임무도 맡는다.
인체의 항상성 유지를 책임지는 신경계는 다시 교감 신경계와 부교감 신경계로 나뉜다. 두 가지 신경계는 상호 보완하는 기능을 가진다. 긴급하고 자극적인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을 때는 교감 신경계가 반응하여, 동공이 확장되어 눈에 빛이 더 많이 들어오고 침 분비가 제한되어 좀 더 급한 다른 기관에 수분을 제공한다. 또한 심장 박동이 빨라져 근육과 폐로 가는 혈액은 많아지고 내장과 피부로 가는 혈액은 줄어드는 한편, 폐의 기관지가 확장되어 산소 교환이 늘어난다. 그리고 소화 기능이 제한되는 반면, 부신의 호르몬 분비와 자극 기능은 반응이 증가한다. 후자가 당장 급한 일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교감 신경계는 우리의 몸을 흥분시키고 경계 상태를 취하게 하여 외부의 교란에 대처한다.
반대로 우리가 편안한 상태에서 뭔가를 배불리 먹었거나 잠을 잘 때는 부교감 신경계가 기능한다. 동공이 수축되어 빛이 시신경을 덜 자극하도록 하는 한편, 침의 분비가 늘어 위의 소화 기능을 자극하고 장의 연동 운동을 증가시킨다. 이것은 소화계의 혈관 확장으로도 이어져, 혈류량이 늘어 음식물의 소화와 영양 섭취를 돕는다. 그리고 이런 상태에서는 산소가 비교적 덜 필요하기 때문에 기관지가 수축되고 심장 박동도 느려진다. 요컨대 부교감 신경계는 몸이 쉬고 영양분을 축적하게 하여 성장과 발육을 도모한다.
그러면 뇌는 어떻게 장기와 근육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걸까? 답은 이렇다. 뇌는 호르몬을 통해 정보를 장기와 근육에 전달하며, 그 정보들은 심장 박동 가속, 에너지 소비, 면역 기능의 작동과 제한, 신진대사, 성장, 발육에 관한 내용을 아우른다. 이때 호르몬이 우편배달부의 역할을 한다.
호르몬의 영문 철자는 ‘hormone’이며 그리스어에서는 ‘움직이게 하다’, ‘자극하다’ 정도의 뜻이다. 뇌는 호르몬을 통해 장기와 근육의 각종 생리 활동을 자극하며, 우리 몸은 뇌하수체, 갑상선, 췌장, 부신 피질(겉질), 난소, 고환에서 다양한 호르몬을 분비한다. 과거에는 이들 내분비샘이 독자적으로 기능한다고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뇌가 내분비샘의 기능을 관장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양한 호르몬들은 역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며, 그중 일부는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런 호르몬들은 교감 신경계의 신경 말단이나 혈액을 경유하여 장기와 근육으로 전달된다.
스트레스가 우리 몸의 항상성을 교란하면 몸은 그에 상응하는 반응으로 본래의 균형을 회복하려 한다. 교란과 반응의 과정에서 모든 것이 평온한 상태로 돌아올 때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심한 병에 걸려 회복하기 힘든 손상을 입을 때도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스트레스가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먼저 스트레스가 심혈관계와 다른 장기에 끼치는 영향을 보자. 누가 산에서 호랑이와 마주쳐 돌아서서 도망친다고 하자. 그때는 그의 교감 신경계가 작동하고 부교감 신경계는 닫힌다. 근육에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간의 지방 세포나 근육에 저장된 지방, 단백질, 당을 모두 소환하여 혈액을 통해 근육으로 보낸다. 이때 보내는 속도는 당연히 빠르면 빠를수록 좋으므로, 심장이 더 빠르게 뛴다. 아울러 심장이 뛰는 힘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교감 신경계는 심장으로 들어가는 정맥을 딱딱하게 수축시켜 심장으로 돌아가는 피가 더 큰 힘으로 심방에 충격을 가하게 한다. 그러면 심방은 당겨진 고무처럼 세게 퉁겨지면서 힘차게 피를 내보내고, 그 때문에 혈압이 상승한다. 그 밖에 근육으로 혈액을 보내는 혈관은 확장되어 혈류량이 늘어나는 반면, 소화계의 혈관은 수축되어 소화계로 가는 혈류량이 잠시 줄어든다.
그리고 이때 몸에 수분이 모자라서는 안 되는데, 신장은 혈액의 수분을 흡수해 몸 밖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신장으로 흘러드는 피가 줄고 신장의 기능도 느려진다. 하지만 호랑이에게 쫓기던 사람은 자칫 호랑이에게 따라잡힐 찰나에 놀라서 바지에 흥건하게 오줌을 쌀 수도 있다. 앞에서 분명히 이때 몸에 수분이 모자라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까? 인체가 신장을 통해 몸 밖으로 내보내는 물은 일단 방광에 저장된다. 방광은 단순한 용기에 불과하며, 방광에 저장된 물은 이미 몸으로 돌아가 쓰일 수 없는 부담일 뿐이다. 그래서 사람이 정신없이 도망칠 때는 자기도 모르게 그 무거운 짐을 벗어 버리는 것이다. 호랑이에게 쫓기던 사람이 운이 좋으면 정의의 용사가 나타나 액운에서 구해 줄지도 모른다. 그러면 몸의 항상성이 정상으로 돌아와서 교감 신경계가 휴식에 들어가고 부교감 신경계가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는 아마 평생 호랑이를 만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에 하나 정말로 매일같이 호랑이와 마주친다면, 혹은 다른 스트레스 요인 때문에 이와 유사한 생리 반응이 늘 일어난다면, 우리의 몸은 매우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본래 교감 신경계와 부교감 신경계는 교대로 작용한다. 긴장했을 때는 교감 신경계가 작동하고, 편안할 때는 부교감 신경계가 개입한다. 그런데 우리가 온종일 긴장한 상태라 전혀 편안할 틈이 없으면, 부교감 신경계는 오랫동안 기능하지 못해 점차 무뎌진다. 그러면 나중에는 편안할 때에도 이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게 되어 악순환에 빠져 버린다.


스트레스와 문명병
스트레스는 인체의 항상성을 교란하고 파괴하는 외적 요인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스트레스로는 다른 사람과의 싸움 같은 단기적이고 갑작스러운 생리적 충격, 오랜 수면 부족 같은 만성적인 생리적 충격과 심리적인 긴장, 초조, 경악 등이 있다.
몸은 스트레스를 만나면 몇몇 기제를 작동시켜 대처한다. 예를 들면 심장이 더 빨리 뛰거나 혈압이 높아진다. 스트레스가 지나가면 몸은 이런 생리적 반응들을 중단시키고 정상적인 균형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조절 기능까지 쇠퇴하면 몸은 오랫동안 정상적인 균형 상태에서 벗어나 각종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스트레스에 대처하느라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 때, 우리 몸은 어떻게 임기응변을 할까? 우선 혈액 속의 영양분을 즉시 글리코겐과 트리글리세리드로 바꾸고 영양분의 저장을 멈춘다. 동시에 지방에 저장된 글리코겐과 트리글리세리드를 포도당과 불포화 지방산으로 바꿔 혈액으로 보낸다. 이런 전환 조치는 모두 교감 신경이 분비하는 호르몬이 유발하는 것이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하며 여러 기능이 있는 지방이다. 인체는 콜레스테롤을 스스로 만들기도 하고 음식물에서 섭취하기도 한다. 지방의 일종인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붙어서 혈관이 막히거나 딱딱해지는 증상을 유발한다. 그리고 혈액에 녹아드는 성질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 단백질에 의존해 혈액 속을 떠돈다. 비유하자면 콜레스테롤은 상자에 담겨 강물을 떠도는 셈이다.
췌장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며 인슐린은 지나치게 많은 혈당을 글리코겐으로 바꿔 간에 저장한다고 말한 바 있다. 만약 혈당 수치가 너무 낮거나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수요가 발생하면, 췌장은 또 다른 호르몬 글루카곤을 분비해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혈당으로 바꿔 혈액으로 내보낸다.
스트레스가 닥치면 혈당과 간의 글리코겐이 전환되는 횟수가 잦아지는데, 췌장이 인슐린을 충분히 분비하지 못하거나 인슐린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당뇨병이 생긴다. 당뇨병에는 여러 유형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스트레스와 밀접한 유형에 관해서만 이야기할 것이다.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어떤 원인들로 인해 인체의 면역 체계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세포를 외부의 적으로 오인하고 파괴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 인슐린은 두 가지 기능을 한다. 혈당을 글리코겐으로 바꿔 간에 저장하는 기능 외에 체세포가 혈당을 흡수하도록 돕는 기능인데 이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인슐린 결핍의 두 가지 후유증은 첫째, 혈당이 너무 많아져서 혈당이 혈관 벽에 붙어 혈관을 막히게 하거나 딱딱하게 만드는 것이며, 둘째 인체의 많은 세포에 혈당이 부족하여 장기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1920년대부터 우리는 체내에 인슐린이 부족할 경우 인공 제조된 인슐린을 주입해 보충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체내 인슐린의 적절한 균형점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인슐린이 너무 적으면 기능이 떨어지고 너무 많으면 쇼크를 일으킨다. 그리고 인슐린을 사용하는 당뇨병 환자들은 모두 아는바, 몸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당과 불포화 지방산의 양이 늘고 변화하여 균형의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이 밖에도 스트레스는 체세포의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을 증가시키는데, 이 점은 인슐린 주사로 체내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환자에게 또 하나의 변수가 된다.
두 번째 유형의 당뇨병은 몸에 인슐린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체세포의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 때문에 생긴다. 예를 들어 너무 뚱뚱한 사람은 지방을 저장하는 세포가 이미 꽉 차서 더는 지방을 저장할 공간이 없다. 이때 췌장이 계속 인슐린을 분비하여 지방 세포를 자극하려, 하면 지방 세포는 그 자극을 외면한다. 그러면 췌장은 멋모르고 끊임없이 인슐린을 분비하다가 결국 손상을 입고 인슐린 제조 기능마저 잃음으로써 앞에서 말한 첫 번째 유형의 당뇨병을 야기한다.


바빠도 살이 안 빠진다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어떤 사람은 평소보다 많이 먹고 어떤 사람은 평소보다 적게 먹는다. 의학계의 보고에 따르면 그 비는 대략 2:1이라고 한다. 왜 그럴까? 스트레스를 느끼면 뇌는 여러 가지 호르몬의 방출을 유도하는데, 그중 코르티코트로핀 방출 호르몬CRH은 식욕을 억제한다. 이것은 앞에서 이야기했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에서는 소화가 당장 급한 일이 아니므로 잠시 미루는 것이다. 한편 글루코코르티코이드라는 호르몬은 혈액 속에 유동하는 혈당량을 증가시킨다. 스트레스 상태에서 우리 몸은 응급 대처에 필요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호르몬은 식욕을 자극하는 기능도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식욕은 억제될까, 아니면 자극될까?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첫 번째 호르몬 CRH가 신속히 혈액으로 배출되고, 두 번째 호르몬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좀 늦게 배출된다. 그러다가 스트레스가 지나가면, 첫 번째 호르몬은 곧바로 사라지지만 두 번째 호르몬은 비교적 오랫동안 남는다. 이것은 스트레스가 생겼을 때 보통 식욕이 없어졌다가 스트레스가 지나가면 회복 과정에서 식욕이 느는 현상을 정확히 설명해 준다. 만일 스트레스가 오랜 기간 지속된다면 오랫동안 식욕이 없을 테고, 만일 스트레스가 반복적으로 생겼다 사라졌다 한다면 폭식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수많은 샐러리맨이 이런 경험을 겪는다.


아편 수용체와 엘비스 프레슬리
신경 말단은 통증 자극을 받으면 서로 다른 두 가지 신경 섬유를 통해 척수로 신호를 보낸다. 첫 번째 신경 섬유는 급작스럽고 날카로운 통증 신호를 책임지며 두 번째 신경 섬유는 만성적이고 가벼운 통증 신호를 책임진다. 신경 섬유가 이렇게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뇌로 가는 신호를 전담하는 척수 속 신경 세포도 두 가지 통증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처리한다. 뇌로 신호를 보내는 신경 세포는 ‘발신 세포’라고 하며, 신호 전송을 막는 신경 세포(제어 세포)의 제어를 받는다.
신경 말단에서 전해진 급작스럽고 날카로운 통증 신호는 발신 세포를 자극해 뇌로 전달되는데, 시간이 좀 지나면 이 통증 신호가 제어 세포를 자극해 발신 세포가 계속 통증 신호를 뇌로 보내지 못하도록 저지한다. 이것은 왜 우리가 칼에 베이거나 바늘에 찔렸을 때 통증이 순식간에 지나가는지 설명해 준다. 반면에 지속적이고 가벼운 통증 신호는 발신 세포를 자극해 뇌로 전달되긴 하지만 제어 세포를 자극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통증 신호가 끊임없이 뇌로 보내진다.
스트레스는 기억력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까? 단기적이고 가벼운 스트레스는 기억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점은 누구나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스트레스는 경각심을 높이고 주의력을 집중시키기 때문이다.


잘 자면 늙지 않는다
낮의 활동 시간에 몸은 신경 전달 물질인 아데노신을 생산하는데, 이 물질은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몸의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뇌에 아데노신이 일정 정도 축적되면 우리는 자고 싶어진다.
수면은 도대체 어떤 기능을 할까? 단지 휴식 기능만 하지는 않는다. 우선, 우리가 깨어 있을 때 뇌는 인체의 총 에너지 소비량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잠을 잘 때 뇌의 활동이 느려지는 틈을 타 몸이 뇌에 저장된 에너지를 보충한다. 앞에서 우리 몸은 혈당을 글리코겐으로 바꾼 뒤 간, 뇌, 근육 등에 저장한다고 말한 바 있다. 둘째, 수면은 뇌의 온도를 떨어뜨려 휴식을 취하게 한다. 셋째, 수면이 꿈을 꾸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이 주장은 우리가 하루를 꼬박 새우면 이튿날 자면서 유난히 꿈을 많이 꾼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기껏해야 우리에게 꿈을 꿀 필요가 있다는 뜻일 뿐, 꿈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설명하지는 못한다. 꿈을 꿀 때 뇌는 깨어 있을 때보다 적게 활동한다. 그래서 일부 과학자들은 깨어 있을 때 뇌에서 그다지 활동적이지 못했던 부분을 훈련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꿈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다음 넷째, 수면은 인지와도 연관이 있다. 풀지 못한 문제가 잠을 자고 일어나면 어느새 머릿속에서 다 풀려 있을 때가 있다. 다섯째, 수면은 깨어 있을 때 수집한 정보를 정리하도록 도와준다. 심지어 정보 사이의 연관성까지 수립해, 깨어 있을 때 떠올리지 못했던 정보를 떠올리게 해 준다. 여섯째, 몇몇 전문가는 파괴되고 훼손된 신경 세포가 잘 때 치료되고 복원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일곱째, 수면은 정서의 안정을 가져다준다.
여성의 생리 기간에서 전반부에는 여러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해 난소의 배란 작용을 촉진한다. 그런데 스트레스 때문에 호르몬 분비가 줄면 정상적인 배란의 기회도 줄어든다. 후반부에는 또 다른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그 호르몬들의 주요 기능은 자궁벽의 세포를 성숙시킴으로써 수정란이 착상해 자라기에 알맞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호르몬 분비가 교란되면 자궁벽 세포의 성숙에 방해가 되고 수정란이 자궁벽에 착상해 성장할 확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임산부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태아에게 흘러가는 혈액량에 영향이 미치고 산모의 심장 박동 속도도 태아의 심박에 영향을 미쳐서 유산 가능성을 높인다. 그러나 물론 생식이 꽤 복잡한 과정이기는 해도 전반적으로 스트레스에 대한 우리 몸의 저항력은 상당히 강한 편이다.


스트레스를 즐기자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비교적 괜찮은 것은 한눈 팔 수 있는 일을 하거나 상상하는 것이다. 노래를 부르거나, 텔레비전을 보거나, 좋았던 옛 시절을 회상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머릿속으로 상상의 골프 시합을 치르는 것이다. 운동도 매우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첫째, 운동이 기분을 전환시키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는 운동 후 몇 시간에 국한된다.
둘째, 운동을 좋아해야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이 든다. 흰쥐가 자진해서 쳇바퀴를 돌려야 건강에 유익하지, 강제로 돌리게 하면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셋째, 유산소 운동의 효과는 비교적 괜찮다. 잠깐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이때 유산소 운동이란 산책, 자전거, 수영과 같은 운동을 그리 격렬하지 않게 20분 이상 하는 것을 가리킨다. 유산소 운동은 산소를 소비하면서 몸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혈당으로 바꾸는 데서 에너지를 얻는다. 한편 무산소 운동은 다르다. 역도, 근력 운동 등의 격렬한 운동은 한 번에 30초〜2분밖에 하지 못하고, 에너지원도 다르다.
넷째, 운동을 매주 몇 번 할지, 한 번에 몇 시간씩 할지 정해서 오랫동안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다섯째, 절대 무리해서는 안 된다. 명상도 운동처럼 오랫동안 규칙적으로 하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고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분비를 줄인다.
스트레스 해소를 돕는 또 다른 힘은 주변 사람들의 심리적 지원이다. 머리를 기대고 마음껏 울 수 있는 어깨, 따뜻하게 내미는 손, 조용히 들어 주는 귀는 모두 큰 효과가 있다.
심리적 지원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스트레스 해소법은 봉사다. 남을 돕는 것은 많은 경우 자신을 돕는 것이나 다름없다. 달리 말해, 남을 위해 긴장함으로써 자신의 긴장을 대신하고 남의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써 자신이 느끼는 스트레스를 대신하는 것이다.

단단한 과학공부

류중랑 지음
유유 펴냄

2020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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