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세상을 향한 믿음과 사랑이 있는 곳
동네책방 ㅣ 믿음문고
바쁘게 움직이는 도시를 유유히 흐르는 양재천 옆, 동네책방 ‘믿음문고’가 자리 잡고 있다.
딱딱하고 네모진 건물과 골목들 사이에서 따뜻한 색감을 한껏 끼얹은 책방의 모습에 가던 길을 멈춘다. 책방에 들어서면 차분한 베이지 톤, 그리고 아치형의 독특한 인테리어가 메마른 마음을 따스하게 안아주는 것 같다.
전체적인 인테리어 뿐만 아니라, 책방 안에 있는 디테일한 소품들까지 어디 하나 모자라거나 튀는 부분 없이 자리하고 있다. 소란스러운 세상 속 고요한 안식처같은 믿음문고는 언제부터인가 이곳에서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빠르고 정신없이 흘러가는 삶에 지친 이들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유난히 책을 좋아하기도 했고요.
한때는 주위를 둘러볼 틈도 없이 일에만 집중했던 때도 있었는데, 그렇게만 살다 보니 저 자신을 잃게 되고 결국 남는 건 공허함 뿐이었습니다.
인생에선 성공과 돈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의 가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믿음문고는 그 가치를 찾기 위해 표류하는 이들을 위해 만든 공간입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이 저희를 통해 마음속에 빛나는 무언가를 간직하게 되고, 그 빛이 작은 변화를 일으켜 세상이 조금이나마 더 따뜻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 믿음문고 대표 이누리님
"믿음문고는 '믿음과 사랑'이라는 하나의 큰 정서를 기반으로 책을 큐레이션하는 인간학 서점이자 출판사입니다.
심리학과 철학, 신학, 인문 사회 과학, 마지막으로 문학, 예술까지 다양한 분야의 도서와 함께 향수, 문구류, 소품 등 일상의 위안이 될 만한 다양한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1년에 4번 스페셜 큐레이션을 선보이는데, 국내외의 신진 작가, 독립서점 등과 협업해 기획전을 진행하고 협업 굿즈, 책 등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또한 실크 스크린 스튜디오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 실크 스크린 프린팅을 이용한 독립 출판물, 디자인물, 전시 MD 등을 직접 생산하기도 합니다."
- 믿음문고 에디터 장세현님
믿음문고는 차분한 그 분위기와 달리, 그 곳을 이루는 콘텐츠들이 아주 활발하다. 분기마다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등 다른 분야와 색다르게 진행하는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계절 마다 옷을 갈아입듯, 믿음문고도 분기별로 새 단장을 한다. 시기에 맞춰서 믿음문고를 들른다면 새로운 콘텐츠와 분위기를 누릴 수 있다.
"세상엔 너무나 멋진 문학 작품과 작가들이 많잖아요. 그 중엔 누구에게나 익숙한 것들도 있고 낯선 것들도 있을 텐데,
익숙한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기를 또 낯선 것들은 새로운 기회를 통해 알아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랐어요.
특히 첫 번째 전시 주제였던 헤르만 헤세의 경우, 고전은 지루하거나 고리타분할 거란 편견을 깨뜨려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죠.
또 개성 있는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사랑받는 이나피스퀘어와의 협업을 통해 젊은 층에 더 쉽게 다가가 보자는 생각이었어요. 다행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믿음문고 에디터 장세현님
믿음문고는 그 콘텐츠 뿐 아니라 인테리어에서도 믿음문고 만의 특색이 드러난다. 이곳에서 가장 돋보이는 아치형 구조는 교회 예배당과 같은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공간이 주는 책방의 개성과 분위기는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을까?
"아치형 인테리어는 해외의 어느 도서관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예배당을 연상시키는, 겹겹이 이어지는 레이어를 지닌 아치형 공간 속에 책이 가득 들어찬, 장엄해 보이기까지 했던 그 장면이 잊히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머릿속으로 오랜 시간동안 공간 구상을 했습니다. 그 후 실행에 옮기기까지의 기간은 길지 않았어요.
인테리어 구상 이후 시공에 대한 미팅은 단 두 번에 끝냈고, 미팅 후 곧바로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해 두 달여 만에 오픈 준비가 끝났죠.
공간의 형태와 색감, 로고 등은 모두 직접 디자인했기에 시간을 더 절약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믿음문고 대표 이누리님
믿음문고가 만들어낸 예배당 모습은 책방지기가 추구하는 방향이 그대로 담겨있다. 믿음문고의 슬로건은 '도심 속 숨겨진 작은 책플(Book + Chapel)'이다.
믿음문고가 만들어 가고자 하는 '사랑에 대한 믿음과 함께 더 나은 세상'은 어떤 의미를 품고 있을까?
"'나는 모든 사람이 자신을 돌봄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산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톨스토이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더는 나만의 만족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한 무엇인가를 실천하며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 삶을 살 수 있는 힘은 사랑에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사랑에 대한 믿음을 갖는다면 더 많은 사람이 나 자신만이 아닌, 타인까지도 돌보고 위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그런 세상은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곳이지 않을까요?
책플이라는 별명은 이러한 바람을 담아 지었습니다. 채플(예배당)이라는 공간이 주는 특유의 느낌이 있잖아요. 사랑으로부터 오는 위로와 평안함 같은 것들이요."
-믿음문고 에디터 장세현님
공간의 구조가 주는 분위기, 그리고 그 곳을 채운 소품들이 책방에 큰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책방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고 해도 책이다.
책방지기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나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담긴 책들이 책방에 가득하다.
모두 믿음문고가 추구하는 가치에 맞는 책들이고, 아주 정갈하고 다채롭게 진열되어 있었다.
"나 자신과 타인, 곧 사람을 들여다보는 '인간학 서점'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기에, 믿음문고의 모든 책은 사람을 알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는 책들이 대부분입니다.
신에 관한 책이나 철학과 인문학, 심리학, 그리고 따뜻한 위로의 말이 담긴 책이나, 세상을 보는 따뜻한 시각이 담긴 책들도 많고요. 최대한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경쟁을 부추기거나, 자기계발을 강요하는 등 현실의 부정적인 부분들과 지나치게 맞닿아 있는 책은 다루지 않습니다. 세상의 빠른 속도에 지친 많은 분이 믿음문고에 방문한 순간만이라도 각자의 복잡한 현실을 잊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믿음문고 에디터 장세현님
"방문하셨던 분들이 만족감과 위안을 얻고 돌아가시는 것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잠깐이나마 세상일을 잊고 책을 읽으며 머물다 가시거나, 꼭 방문하고 싶었던 곳이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을 볼 때 특히 더 그렇죠.
또 저희는 늘 서점에 머물다 보니 때로는 무감각해질 때가 있는데, 서점 내의 사소한 부분들을 특별하게 여겨 주시는 모습들을 볼 때 마음을 새로이 다잡게 되기도 하고요.
책방을 운영하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손님은 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날 우산 없이 뛰어 들어오셔서 책 '디디의 우산'을 사 가셨던 손님이나,
울고 싶다고 말씀하시며 울 수 있는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셨던 손님이 떠오르네요. 아무래도 서점이다 보니 손님을 기억할 때는 책과 연결 짓게 되는 것 같아요."
-믿음문고 에디터 장세현님
믿음문고는 근처의 직장인들, 주민들 그리고 양재천 산책길에 우연히 들른 손님 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멀리서 찾아와 주시는 손님들도 늘어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알아가고 있는 이곳 믿음문고는 다양한 기획들을 준비중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분기별 기획전과 실크 스크린 프로그램 등을 이어 나갈 예정이고, 새롭고 다양한 협업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또 저희는 서점이자 출판사인 만큼 저희만의 독립 출판물도 조만간 세상에 낼 예정이고요.
무엇보다 이 모든 일을 함에 있어 너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저희만의 속도로 이어나가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믿음문고 에디터 장세현님
많은 이들이 바라는 돈과 성공이 아닌 그 이상의 귀한 가치를 품고 사는 이들이 쉬어 가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책방지기의 말처럼 믿음문고는 그런 책방이 되었다.
지나는 이들의 눈길과 손길이 닿는 모든 곳곳이 세심하게 기획된 이곳에 나의 성공이 아닌 이웃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면서 책방을 만든 책방지기의 따뜻한 마음이 더해졌다.
사람과 세상을 향한 믿음과 사랑이 있는 책방지기와 그가 만든 공간은 서로 많이 닮아 있다. 바쁘게 흘러가는 세상 속 조용한 안식처가 필요하다면 믿음문고를 방문해보면 어떨까?
<믿음문고 책방지기 책추천>
철학가 김진영 선생이 임종 3일 전까지 병상에서 써 내려 간 일기를 담아낸 산문집입니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과 정갈함을 잃지 않고 사랑과 긍정의 말들만을 담아낸,
사심을 담아 표현하자면 ‘죽음 직전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한 인간의 위대한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과 어울리는 장소로는 믿음문고 바로 곁에 위치한 양재천을 추천하고 싶어요.
세상의 소음까지도 차단되는 양재천의 숲속에 앉아 따스한 햇볕과 함께 읽는다면 김진영 선생의 정갈한 글들이 더 마음 깊이 와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믿음문고
위치 | 서울 서초구 양재천로 95-4 1F
홈페이지 | @ffl.books
영업시간 | 평일 11:00-19:00 / 수요일 11:00-22:00 / 일,월 휴무
플라이북 에디터
한예지
dpwl10004@flyboo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