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취향을 채워가는 곳
동네책방 ㅣ emptyfolders
학창시절 학교 앞에는 문방구가 가득 있어서 어느 곳을 갈지 고민하고 뛰놀던 추억이 가득하다. 이번에 소개할 책방은 그런 문방구들이 있을 법한 자리에서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5월의 책방은 원당 초등학교 앞에 위치한 “엠프티폴더스”이다.
"저희 책방은 관악구 행운동에 있는 작은 책방이에요. 저희 책방 이름은 ‘빈 폴더’라는 뜻을 가지고있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생겼을 때 새 폴더를 만든다든지 새 노트를 사서 관련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놓는 폴더같은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이름을 지었어요.
책방의 로고도 이름의 뜻을 온전히 담아 제작을 했습니다."
- 엠프티폴더스 책방지기 김소정님
‘빈 폴더’라는 뜻을 담고 있는 공간이라 그런지 여러 엽서나 포스터가 빼곡한 다른 책방들과는 달리 하얗고 깔끔한 벽이 ‘빈’것 같이 깨끗하고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빽빽하게 책이 비치되어 있는 대형 서점과는 달리 책 한 권, 한 권에 집중 할 수 있는 공간의 여백을 느낄 수 있다.
"엠프티폴더스라는 저희 이름처럼 저는 계속해서 이 공간을 빈 공간으로 남겨두고 싶어요. 그래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오든 그 사람의 색으로 공간이 채워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욕심을 버리고 빈 벽과, 테이블, 서가로 남겨놓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빈 폴더’를 채우고,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영감을 주고 격려를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엠프티폴더스 책방지기 김소정님
빈 폴더라는 이름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 몰랐던 취향을 발견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런 엠프티폴더스를 가장 잘 나타내는 책장이 입구부터 있다.
책방지기가 월별로 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책들을 함께 소개하는 월간서가이다. 책장의 모양도, 그리고 큐레이션된 책들과 디자인된 엽서도 다채롭다.
"월간서가로 쓰고있는 책장이 원래 화장대나 책상으로 쓰이는 가구인데 제가 선반만 바꾸어서 서가로 만들었어요. 이 책장의 매력은 책이 펼쳐져 있는 모습인 것 같아요.
이 책장에는 매달 제가 선정한 주제에 따라 다양한 책들을 소개 하고 있습니다. 이 달의 주제에 대한 책 4권과 그에 관련된 짧은 글을 지으면 같이 일하는 디자이너가 이 글을보고
시각적으로 표현해 주어서 함께 엽서도 만들고 포스터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월간서가 큐레이션은 벌써 17번 정도 진행을 했습니다. 책방을 열자마자 바로 한 달 뒤부터 시작을 했어요. 작년 1년동안 첫 번째 시즌에는 주로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위주로 진행을 했어요.
이렇게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책을 찾다 보니까 주제가 확실해서 명확하게 책을 선정할 수 있었습니다.
시즌 1을 마치고 반년 정도 쉬다가 시즌 2를 들어가게 되었는데 좀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있고 월간서가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다보니 주제가 구체적이기 보다는 조금 추상적인 것 같아요.
또 요즘에는 코로나19로 떠오르는 감정들을 큐레이션을 하고 있는데, 책을 고르는 데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시간도 많이 쓰고 있습니다.
"
- 엠프티폴더스 책방지기 김소정님
매달 새로운 주제를 다루는 월간서가는 자주 방문 하는 단골 손님에게도 올 때 마다 새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그동안의 월간서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주제가 궁금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주제는 작년 2월에 진행했던 ‘이후의 삶’과 재작년 여름에 진행한 ‘아이돌’입니다.
두 주제가 다른 이유로 기억에 남는데요. 우선 이후의 삶에서는 지금까지 살던 것과 다른 것을 선택해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주제로 만들었어요.
예를 들자면 퇴사나 창업, 작가로서의 데뷔와 같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 이야기로요. 그때 만난 사람들과 수업도 만들고 책도 만들어서 그 때가 월간서가를 진행하면서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아이돌’을 주제로 진행한 월간서가는 조금 어려웠습니다. 2년 전에는 아이돌을 주제로 하는 책이 잘 없어서 책을 찾기가 어려웠고 사람들이 와서 누구의 팬인지, 이 책을 왜 선정했고,
이런 주제를 왜 진행하는지 등 다양한 것들을 물어보셔서 어려웠던 월간서가 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월간서가의 특성상 새로운 주제가 업데이트 되면 이전의 것들이 사라지고 온라인에만 남는게 아쉬웠어요.
책으로는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진행한 월간서가 모음집을 제작해서 그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한 번쯤 펼쳐보고 월간서가의 추천 도서를 읽어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서 모음집도 지금 기획 제작 중입니다."
- 엠프티폴더스 책방지기 김소정님
엠프티폴더스 안에는 매번 바뀌는 월간서가 뿐만 아니라, 정형화 되어 있지 않은 책장들이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여러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책방 이름 '빈 폴더'처럼 모아놓는 형태의 책들을 주로 소개하다 보니 소설이나 에세이같은 문학작품 보다는 아카이브북,
도감이나 모음집, 단상집이나 시리즈가 있는 비문학 계열의 책들을 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장은 소개하려는 책에 적합하게 직접 제작을 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원형으로 되어있는 책장은 독립출판물을 소개하기 위해 제작을 했어요. 독립출판물에는 책등에 제목이 없는 책들이 많아요.
그래서 책 표지를 보여줄 수 있는 책장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따로 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 엠프티폴더스 책방지기 김소정님
동네 책방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삶이 더욱 풍성해 지는 것 같다. 동네 책방에서는 다양한 책들을 만나 볼 수 있고 또한 다양한 워크샵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집 근처에서 열린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제가 책방을 오픈 한지 2주년이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작은 책 대여점을 운영하셨어요.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하는 책방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대학교 때 서점이나 만화책 방에서 알바를 하며 책방이라는 공간이 친숙했습니다.
또 글쓰기나 인문학 관련해서 수업을 만드는 일을 회사에서 하다 보니 작가님들과 출판사를 알게되었어요. 이렇게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방을 열게 되었습니다.
내 공간에서 내가 원하는 워크샵들을 만들어서 나누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책방의 공간을 분리하여 안쪽에서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은 공간에서 적은 인원이 같이 하고 있어요.
독립출판 작가님들이 독립 서점에 책이나 작품을 입고 하면서 독자들과도 만나 첫 걸음을 내딛으시는 것 같아요.
그럴 때 책방이 그분들과 함께 책을 매개로 사람을 모집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엠프티폴더스 책방지기 김소정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 함께 배우는 공간을 책방지기의 말처럼 이곳에서도 다양한 워크샵과 모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림 그리기, 글쓰기, 독서 리뷰, 북 토크 뿐만 아니라, 월간서가에 맞춘 클래스도 매달 마다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예를 들자면, 요괴에 관련된 월간서가를 진행했다면 요괴 그림을 그리거나, 청소에 관련된 월간서가였다면 머리 속을 정리하는 마인드맵 워크샵을 연결해서 진행을 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무게를 둔 프로젝트는 이후의 삶이라는 월간서가를 주제로 했을 때 ‘수업’을 기획하는 워크샵을 진행했어요.
워크샵에서 기획했던 수업을 ‘후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책방에서 처음으로 런칭을 했습니다.
같은 후후 프로젝트의 일종으로 글감은 가지고 있지만 독립 출판에 대해 잘 몰랐던 분들과 같이 책을 만들어 책방에서 판매도 하고 독자와의 만남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저는 이렇게 엠프티폴더스를 다른 분들이 처음 무언가를 할 때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공간으로 내어드리려고 합니다."
- 엠프티폴더스 책방지기 김소정님
인터뷰를 하면서 정말 사람들과의 인연과 만남을 중요시 하는 책방지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과 책을 매개로 만나고 함께 이야기를 하는 것의 소중함, 그리고 이 공간을 함께 채워주었던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아무래도 관악구가 서울에서 1인 가구 비율이 높기도 하고, 20-30대 비중이 많아서 주로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많이 방문을 하세요.
강남에 직장을 다니시는 분들이 잠시 들렸다 가시거나 동네에 계시는 청년들이 많이 오시는 것 같아요.
한번 오신 분들은 기억이 안 나는데, 어떤 날에 어떤 책을 사셨다고 말씀하시면 다 기억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종이에 오신 날짜와 구매하신 책을 써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손님들은 그걸 책갈피로 사용하시곤 해요."
- 엠프티폴더스 책방지기 김소정님
많은 손님들이 와서 책도 사고 함께 워크샵을 하며 많은 추억이 담겨있는 이 곳에서 만난 인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이 궁금했다.
"책방에 여자 2분이 오셔서 월간서가와 북 큐레이션에 대해 물으셔서 답변해드리곤 했습니다. 그 이후로 책방에서 진행하는 수업에도 꾸준히 참가하셔서 단골손님으로 인연이 이어졌어요.
그러다가 본인들이 책을 추천하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스타트업을 준비중이라고 얘기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이번에 독서 리뷰에 대한 매거진 원고를 부탁 받았습니다.
그 매거진이 제가 처음으로 원고료를 받고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되었어요.
책방을 운영하면서 독서 리뷰를 쓰는 모임도 만들게 되고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 것 같아요.
다른 모임에서는 첫 모임을 하고, 강사로서의 삶을 시작하신 분도 계세요. 또 수강생으로 만난 분이 좋은 곳을 추천해주셔서 저도 재미있는 프로젝트들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혼자 일을 하지만 책과 관련해서 각자 일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동료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참 좋은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 엠프티폴더스 책방지기 김소정님
책방지기는 다양한 인연을 만나고 여러 종류의 책을 추천하며 지내온 2년 동안 참 많은 일을 열정적으로 해낸 것 같다. 그런 그의 삶에서 가장 보람찬 순간은 언제일까?
"책방에서 책을 사고 음료를 마시며 작업도 하셨던 손님들이나, 작가 지망생 분들이 자기 책이 나왔다고 입고 문의를 주셨을 때 가장 기쁜 것 같아요.
제가 알려드린 건 없지만 출판사와 계약하여 출판하지 않고도 내가 하고싶은 무언가를 해나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느낄 때, 그리고 공간을 만들어 놓았더니,
사람들이 스스로 발견해서 책도 만들고 작업도 꾸준히 하는 것을 볼 때 재미있는 것 같아요."
- 엠프티폴더스 책방지기 김소정님
꽉 채운 2년 그리고 햇수로는 3년차가 되어가는 엠프티폴더스는 그 이름과 취지에 걸맞게 누군가의 새로운 폴더를 만들어가고 있다. 앞으로의 책방은 어떤 모습을 향해 꿈꾸고 있을까?
"재작년에는 책방을 열고 모든 것이 처음이어서 정말 다 설레고 새로웠어요. 그런데 다음 해에는 새로움과 설렘 보다는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북페어나 페스티벌에도 나가고, 디자인물도 제작하고,
인터뷰도 열심히 하며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조금 무리해서 많은 것들을 했었습니다.
2년이 꽉 채워진 3년차인 지금은 책을 많이 파는 책방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작가님들이 ‘이 책방은 사람들이 많이 오고, 입고하면 많은 사람들이 내 책을 접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이제는 좀 더 책에 집중하는 책방이 되려고 합니다."
- 엠프티폴더스 책방지기 김소정님
독서를 막 시작하는 분들에게는 대형 서점이 오히려 독서와 멀어지게 만드는 공간일 수 있다. 수많은 책들 중에서 정작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찾기 어렵고, 베스트셀러라고 했는데 취향에 맞지 않아 좌절하기도 한다.
그럴 때 독립 책방을 방문하면 어떨까?
엠프티폴더스는 특정 책을 강조하지 않고 본인의 취향을 찾도록 큐레이션 되어있다. 또한 매번 달라지는 엠프티폴더스만의 주제는 지금의 시대와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다.
혼자서는 독서가 어렵다면 이곳에서 진행하는 워크샵과 함께한다면 책 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과 미처 몰랐던 책의 또 다른 면을 즐길 수 있다.
나의 첫 시작과 새로움이 필요하다면 이곳 엠프티폴더스를 방문하면 어떨까?
<엠프티폴더스 책방지기 책 추천>
애서가들이 사랑한 책과 서점들을 '책 초상화가' 제인 마운트가 일러스트로 담아낸 작품집.
책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라면, 책이 있는 곳 어디에서나.
'책에 관한 모든 것'에 대한 애정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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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서울 관악구 행운1길 70 1호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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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 화,수,목 14:00 - 21:00 / 금,토 13:00 - 20:00 / 일,월요일 휴무
플라이북 에디터
한예지
dpwl10004@flyboo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