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함께 온전한 쉼을 누릴 수 있는 곳
동네책방 ㅣ 책방시점
빽빽한 빌딩 숲에서 떠나 한적한 강화도에 위치한 ‘책방시점’. 책방 주위로는 건물 사이 사이 초록색의 잔디가 가득하고 책방 배경으로 산이 있어 책을 읽지 않고 그 공간에 머무르는 것 만으로도 일상의 작은 쉼표를 찍을 수 있다.
‘책방시점’은 책을 제공할 뿐 아니라 온전한 휴식을 취하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북스테이도 운영하고 있는데, 책방에 비치된 책을 그곳에 머무르며 읽어 볼 수 있다.
판매가 가능한 책을 북스테이를 신청한 사람들에게 편히 읽을 수 있게 내어주는 책방 지기의 넉넉한 마음이 돋보인다.
"‘책방시점’은 주제별로 세심히 큐레이팅한 책을 제안하고 오래도록 편히 쉬며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합니다. ‘마니’, ‘전등’이라는 두 마리 귀여운 강아지와 네 마리 동네 고양이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저희 책방은 시작, 사물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관점, 시간의 어느 한 순간 순간을 소중히 담고 싶었어요. 그래서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 새로운 시작점,
시간의 어느 한 순간을 의미하는 중의적인 단어인 시점을 사용해서 ‘책방시점’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책방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책방시점 책방지기 돌김
책방시점은 책방을 운영하면서 주거를 함께 하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도심이 아닌 왜 강화도에서 책방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대학 선후배 사이인 부추와 우엉, 부추와 부부 사이인 돌김, 이렇게 세 명이 강화에 집을 짓고 1층에 책방을 운영하면서 살고 있어요.
우리 셋은 독서모임을 하면서 서로 생각하는 결이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한창 직장 생활에 치이면서 ‘다들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왜 행복하지 않지? 왜 이렇게 힘이 들지?’ 생각을 많이 했어요. 또 마침 그맘 때 세월호 참사가 있었죠.
역세권이나 편의시설이 있는 공간이 아니라 따스한 사람이 곁에 있는 공간을 자연스럽게 꿈꾸게 됐죠.
강화도는 예전부터 주말마다 자주 찾을만큼 익숙하고 편안한 곳이었습니다. 저희를 살뜰히 챙겨주는 분들도 많았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강화도에 집을 짓고 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책방시점 책방지기 돌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행복하지 않은 이유로 사람이 사는 공간 때문이라는 답을 찾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 시작한 강화도 라이프가 멋스럽게 느껴졌다.
강화도에서 할 수 있을 많은 일 중에 책방을 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
"저와 함께 사는 두 친구는 교사라 강화에서도 자기 일을 할 수 있지만,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던 저는 새로운 일을 알아봐야 했어요.
신문사와 협동조합에서 10년 가까이 일을 했던 터라 기왕이면 직장인이 아닌 직접 일을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평소에도 책 읽는 걸 좋아하고 책방이라는 공간을 좋아했던 터라 자연스럽게 책방을 생각했습니다.
살면서 많은 변화와 도전의 순간을 마주하곤 합니다. 그럴 때 책과 책이 있는 공간이 꽤 많은 영감을 준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할 수 있는 힘을 주니까요. 책방시점은 북스테이를 함께 제공하고 있는데, 이런 방식을 취한 이유는 책과 공간을 그런 관점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 책방시점 책방지기 돌김
새로운 도전이자, 책방지기의 행복을 찾아서 시작된 강화도 라이프에서 빼놓을 수 없었던 책방은 공간 뿐만 아니라 건물 자체도 독서를 위한 공간으로 제작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끄러운 차 소리 대신에 새와 귀뚜라미 소리와 함께 어우러지는 노래 그리고 빽빽한 도시 건물 대신 보이는 산이 이 공간에 오는 모든 이들에게 행복한 순간을 선물해주고 있었다.
"책방이되 너무 세련된 상업 공간이 아닌, 처음 왔지만 부담 없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길 바랐어요. 또 하나 있다면 책방의 정면 위치에요.
다들 물어보는 게 왜 책방(집) 정면을 길이 아닌 산 쪽으로 했냐고 물어 봐요. 길 쪽을 바라봤으면 더 많은 사람이 알아보고 찾아 오지 않겠냐는 의미인데요.
저희는 그것보단 전등사를 품은 정족산을 정면으로 선택했어요. 책방에서 보이는 모습이 번잡한 도로보단 포근한 산이 훨씬 낫지 않나요?(웃음)"
- 책방시점 책방지기 돌김
이곳에 머무르는 사람들을 위해 대로변이 아닌 산을 선택하고, 구매가 가능 한 책들을 내어주는 책방지기의 책과 사람에 대한 애정과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책방 지기는 ‘책방시점’이라는 공간을 통해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었을 지 궁금했다.
"이제 사람들은 궁금한 게 있으면 포털 사이트가 아닌 유튜브를 열고 ‘how to~’를 검색하죠. 포털 사이트마저 시들한 마당에 사람들은 더 이상 책을 통해 답을 찾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책은 질문과 성찰, 공감과 위로 등 다른 매체가 대체하기 어려운 본질적인 강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책의 쓰임과 의미는 변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이죠. 더 이상 책에서 정답을 찾지 않는 시대이지만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질문 하나를 만들거나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방이 그런 질문을 찾는 소중한 공간이길 바랍니다."
- 책방시점 책방지기 돌김
책방지기는 책이 가진 고유한 힘과 강점을 사람들도 함께 알고 책의 이로움을 함께 누리길 바란다. 자신만의 질문을 찾기를 바라는 ‘책방시점’에는 어떤 책이 놓여져있을까?
"제가 좋아하는 주제, 작가의 책들이 있어요. 책방 이름이 시점이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시점에 맞는 메인 주제를 관점, 발견, 질문 세 가지로 정했고, 그 주제에 맞는 서가를 꾸렸어요.
질문 같은 경우는 지금 우리의 생각(사실)이 과연 맞을까? 다르게 살기는 가능할까? 가족이란 무엇일까? 딜레마와 성찰의 질문, 지금 하고 있는 일은 행복한가? 등으로 또 구분됩니다.
작가의 경우 입체적인 독서를 선호하는 편이라 관심있는 작가의 여러 작품을 모아서 소개하는 편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는 정세랑 작가, 김찬호 작가, 허수경 시인, 함민복 시인이에요.
책을 고르는 일은 늘 신나고 설레죠. 책을 고를 땐 주변의 모든 도움을 총동원합니다. 추천을 받기도 하고, 책을 읽다가 거기에서 언급된 다른 책을 또 읽기도 합니다."
- 책방시점 책방지기 돌김
‘책방시점’이라는 의미에 맞게 관점, 발견, 질문으로 큐레이팅된 다양한 책들로 손님들이 질문하며 자신의 삶을 살펴볼 수 있도록 돕고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 곳은 다양한 문화 교류의 장이 되어가고 있다.
"저희는 인문학 강좌를 매주 한 번식 2년째 운영하고 있어요. 소설 쓰는 김남일 작가님과 함께 동아시아 근대 문학 읽기, 신화 읽기 등을 진행했죠.
코로나-19 발생 전에는 동네와 인천, 김포 등지에서 매회 스무 명 가까이 참여할만큼 인기였죠.
특별히 어떤 기획이나 전략적인 접근을 하진 않습니다. 하면 재미있겠다 싶으면 저지르고, 주변에서 같이 해보자고 하면 별로 안 빼고 같이 참여하다 보니 제법 많은 일들을 하게 됐어요.
우선 마을 분들과는 마을 라디오, 마을지도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같은 마을에 사는데 정작 마을 이야기를 잘 몰라요.
그런 것들을 마을 어르신을 통해 아카이빙화 하고 싶고, 마을의 다양한 자산, 사람을 마을 지도로 구현해보고 싶어요.
그런 것들이 이뤄지면 마을 고유의 사람책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유명한 사람이 와서 워크숍, 강연하는 것도 좋지만 동네에서 소소한 취미, 기술을 나누는 장도 충분히 멋있다고 생각해요.
강화는 노령화가 꽤 진행된 곳이지만 동시에 젊은 친구들이 자기만의 색깔을 잘 살린 공간을 운영하고 있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청년 협동조합인 청풍 친구들이 서로를 잘 이어주고 의미를 잘 담아내요. 청풍 친구들이 제안하는 일이라면 모두 ok하는 이유기도 하죠.
로컬 상점을 소개하고 강화도를 알리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 책방시점 책방지기 돌김
강화도 지역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자, 외부 사람들에게 강화도를 알리는 역할을 해내고 있는 ‘책방시점’은 강화도의 창문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책방시점’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도 출판했다.
"처음부터 책을 쓸 생각은 없었는데, 펀딩 제안이 왔고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무엇보다 우리의 프로젝트를 제대로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기준에선 별로 큰 도전이라거나 엄청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할 정도는 아니지만, 살면서 언제 이런 경험과 시도를 해보겠냐 싶은 생각을 했었어요.
또 오프라인 상에서 우리의 방식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아서 매번 같은 대답을 하는 식상함도 한몫 했습니다. 듣기 거북한 질문을 받을 때도 많아요.
집값이 얼마냐는 몰상식한 질문부터, 책 팔아서 먹고는 살아요 같은 질문까지… 책을 쓰게 되면 그런 질문에 ‘책에 모두 써놨습니다. 그러니까 책을 사세요.’라고 답할 수 있으니까
일석이조(질문에 답도 피하고, 책도 팔고)라는 얄팍한 생각도 솔직히 했었죠 :)"
- 책방시점 책방지기 돌김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고 그 스토리 대로 책방을 운영하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책방시점’의 시작이 특별했던 것만큼 앞으로 ‘책방시점’이 그리는 미래가 궁금했다.
"저희 ‘책방시점’은 자유롭고 편한 곳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특별한 이용방법이나 책방 로컬 룰이 없어요. 입장료도 없고 책방에 와서 책 안 산다고 눈치를 주지도 않아요.
북스테이를 하고 있으니까 종일 씻지 않고 방에서, 툇마루에서 누워서 책 읽다 쪽잠을 자도 됩니다.
이 좋은 일을 적어도 그만 두고 싶을 때까지는 지속가능하게 잘 운영하는 거예요. 돈을 더 많이 벌거나 더 유명해지겠다는 생각은 안 해요.
대신 언제 와도 읽을 만한 책, 좋은 책이 제법 있는 공간이길 원해요.
강화도로 여행을 오신다면 책방시점을 꼭 들러주세요. 여행의 재미가 배가됩니다."
- 책방시점 책방지기 돌김
책이 주는 힘을 믿으며 사람이 주는 따스한 행복을 찾아 강화에서 시작된 책방시점. 책방 시점은 꼼꼼하게 고른 책과 공간을 마련해두었다.
그저 우리는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들고 가장 편안한 자세로 읽어나간다.
그렇게 우리는 책이 들려주는 답을, 위로를, 책이 주는 힘을 책방 시점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책방시점 책방지기의 책 추천>
두 편집자가 매일 읽은 책 한 권을 6개월동안 자기만의 방식과 호흡으로 소개하는데요. 여기에서 발견한 보물 같은 책이 한 두 권이 아닙니다.
책방시점
위치 | 인천 강화군 길상면 마니산로 101-16
홈페이지 |
@book_seejum
영업시간 | 화(10:00-19:00) / 수~일(11:00-18:00) | 월요일 휴무
플라이북 에디터
한예지
dpwl10004@flyboo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