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책, 공간으로
다양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곳
〔 낫온리북스 〕
동네책방 ㅣ 대구 봉산동
한국은 문화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비교적 수도권, 특히 서울에 많이 몰려있다. 동네책방도 마찬가지이다.
지방에 더 많은 책방이 생겨 책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동네에서 쉽게 들려 책의 즐거움을 알게되는 경험을 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에는 대구에 위치한 낫온리북스를 소개한다.
not only (books),
but also ________.
낫온리북스는 대구의 사진책 서점입니다. 'NOT ONLY BOOKS'라는 이름처럼 책을 파는 서점, 그 이상의 공간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지향점이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사진, 책, 공간 세가지 요소로 항상 다양한 시도와 재미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저는 서점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데요. 이곳에 오시는 분들에게 저희 서점이 영감을 주는 공간이었으면 합니다.
책방지기의 취향과 안목이 담긴 곳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는 동안 학교 밖에서 상업사진, 영화, 독립출판 등 다양한 분야를 적극적으로 경험했어요.
그 과정에서 사진 출판 분야에 관심을 깊게 갖게 되었고, 해외의 서점과 북페어를 다니며 수집한 사진책들과 예술 서적들을 함께 보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다고 생각했어요. 낫온리북스는 이렇게 시작된 곳입니다.
저희 책방은 창이 큰데다 5층에 위치해 뷰가 트여있어요. 그래서 그 큰 창으로 해가 하루종일 들어와요. 이런 밝고 트여있는 느낌을 공간에 잘 담으려고 했습니다.
대구에 예전에는 ‘우방 타워’라고 불리던 ‘83 타워’가 있는데요, 책방의 창으로 이 타워가 보여요. 맑은 날은 선명하게 보이는대로, 해질녘에는 타워와 노을이 어우러지는 광경을 테이블에 앉아 구경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만든 이 공간에 오시는 분들도 머무는 동안 편안했으면 했습니다.
사진을 전공한 책방지기의 서가
낫온리북스에는 유명한 작가, 대형 출판사에서 발행된 도서 대신 페미니즘, 인류세, 도시 재개발 등의 시의성이 있는 키워드가 담긴 책과 현재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의 책을 입고합니다.
그중에서도 되도록이면 여성 아티스트의 책을 입고하려 해요. 또 온라인샵에서는 ‘Photobooks by Women’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여성 사진가의 사진책만 모아 들여다볼 수 있게 했습니다.
단, 여성을 성적 물화하거나 폭력의 피해자(대상)로 묘사하는 책은 배제합니다.
아무래도 사진 전문 서점으로 운영을 하다보니 사진책을 중심으로 일러스트, 영화, 패션, 디자인 분야의 출판물도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진책 7 : 기타 3 정도의 비율이 될 것 같습니다. 사진책과 이어지거나 함께 보면 좋을 책들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티스트의 음반도 함께 판매하고요.
낫온리북스에 없는 것
서점 내 카페 공간을 계획할 때부터 일회용품은 사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평소에 텀블러와 다회용기를 애용하고 있고, 채식 지향 식생활을 약 2년 째 하고 있기도 해요.
일회용기들은 소비되는 시간은 아주 빠르고 사라지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최근들어는 많은 분들이 점점 알아가고 있고, 손님들도 흔쾌히 따라주고 계십니다.
저희 공간에 와서 스테인리스 빨대를 처음 접하셨다는 분도 있고, 알고 난 이후부터 텀블러를 들고 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저도 가까운 이웃의 가게에는 포장용기 대신 유리컵과 스테인레스 빨대 채로 직접 배달을 가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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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아티스트들의 놀이터
2020년에는 작은 갤러리가 되어 로컬 작가의 전시를 열었고, 가까이 교류하고 있는 창작자들(이웃 서점과 공방)이 참여한 플리 마켓을 열기도 했습니다.
‘5층 리딩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시각 예술 분야의 서적을 함께 읽는 독서 모임도 하고 있고요.
2021년에는 ‘그로잉 써클’이라는 대구 지역 청년 예술인 커뮤니티를 낫온리북스를 중심으로 운영할 예정이고, 워크샵, 아티스트와 사진책 출판사, 북디자이너와의 토크 등의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어요.
또, 개인 소장 중이었던 책들을 공유하여 작은 도서관이 되어보려고도 해요.
이런 다양한 예술 활동들을 바탕으로 우리 서점이 이 지역에 단단히 자리를 잡는 것, 대구에서 활동하는 사진가(아티스트) 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올해의 목표입니다.
'온라인에서 쉽게 책을 구매 할 수 있는데 책방을 왜 운영하지?' 라는 생각을 가지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지역에 있는 동네 책방들은 책을 소비하는 그 이상의 가치들을 가진다.
물론 온라인 서점은 필요한 책을 빠른 시간내에 내 손에 쥐어줄 수있다. 하지만 누군가의 세심한 손길로 큐레이션된 서가를 마음껏 살펴볼 수 있고, 비슷한 관심사를 넓게 나누는 느슨하면서도 확실한 커뮤니티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면.
이정도면 동네 책방에 오늘도 발걸음을 하는 데에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일상 속 새로운 영감이 필요하다면, 가까운 곳에서 예술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 낫온리북스를 방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낫온리북스 책방지기의
추천 책
Voyagers
Melissa Catanese 지음 | Ice Plant 펴냄
낫온리북스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책 중 하나인 Melissa Catanese의 라는 책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불어로 ‘여행자’라는 뜻으로, 다양한 장소에서 자세를 취하고 책, 잡지, 신문 등을 읽고 있는 익명의 사람들이 담긴 흑백 사진책입니다.
어떤 내용을 읽고 있는지는 몰라도, 각자의 상상 속에서 멀리 여행을 떠난 듯한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 대구 봉산동 〕
낫온리북스
Editor
한예지
dpwl10004@flyboo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