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39
예술과 세상
모든 것의 역사가 쉬어가는 곳
〔 사유의 사유 〕
동네책방 ㅣ 서울시 도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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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일상이 메말라간다 느껴질 때 우리는 아름다운 것들을 찾아나서게 된다.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찾거나 오늘의 일상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지식을 찾는 것이다. 문득 이렇게 인생에 무언가가 필요할 때 우리의 인생에 물음을 던지게하는 책방이 있다고 한다.
<사유의 사유>에 대한 소개를 해주신다면?
서점 <사유의 사유>는 ‘세상 모든 것의 역사’라는 주제로 큐레이션한 도서들을 소개하는 역사·예술 전문 동네서점입니다.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서점이 아닌 우리 서점만이 지향하는 가치를 나눌 수 있도록 ‘역사와 예술’을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클래스를 기획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예연구사 출신의 서점지기가 직접 큐레이션하여 쉽고 무려 재미있기까지 한 역사책에서부터 일상에 감성을 더해줄 예술책까지 세상의 모든 역사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사유의 사유> 라는 이름이 책방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게 하는데요. 이름에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요?
'사유의 사유’는 생각하는 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구입니다. 살아가면서 우리를 이끌어가는 것이 바로 ‘생각’이고, 그 생각이 없이 이루어지는 행위는 무의미하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또 한번의 생각이 필요하기 때문에 책방의 이름을 ‘사유의 사유’라고 짓게 되었습니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생각’이라는 말이 정말 멋지네요! 이곳의 서가에서는 인생에 없던 물음이나 생각들도 떠오를 것 같아요.
서가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미술사와 고고학을 전공하고 관련된 일을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제가 가장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역사와 예술’을 컨셉으로 정했습니다.
보통 역사책이라고 하면 어렵게만 생각하시기 때문에 역사 카테고리의 책을 고를 때는 접근하기 쉬운 내용과 흥미롭게 보일 주제를 선정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예술과 미술책의 경우에는 그 당시의 이슈와 미술사의 흐름에 있어서 중요성으로 선정될 것 같지만, 사실은 책방지기의 취향과 주관으로 고른 책들이 대부분입니다.(웃음)
"덮을 수도 없고, 감출 수도 없는… 모두가 거대한 눈물 구멍…"
이 책은 제국주의의 국가 폭력에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한국과 일본의 땅 아래 지하공간에 찾아가는 내용입니다.
지울 수 있는 과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상처는 기억함으로써만 치유될 수 있습니다.
- 지상으로 올라오지 못한 기억, 언더그라운드
서가에 꽂힌 책들에 추천글이나 코멘트가 있어서 책을 고르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거 같아요. 이 코멘트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요?
선뜻 고르기 어려워 보이는 책들을 위주로 캡션을 붙여놓습니다. 제목만 보면 어려워 보이거나 학술서처럼 보이는 책들도 내용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거든요.
그런 역사 서적이나 예술 서적들은 간단한 내용이나 재미있는 문구들을 타자기로 쳐서 붙여놓고 손님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미술과 고고학을 전공하셨다고 하셨는데, 어떤 일을 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서점을 운영하기 전에는 문화재와 박물관 관련 기관에서 일을 하였습니다.
그 일이 싫어졌던 것은 아니었지만, 오래전부터 집과 가까운 곳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꿈꾸었기에 서점을 여는 일을 행동으로 옮기게 되었죠.
이런 바람을 마음 속에서 계획하는 데는 오래 걸렸지만 퇴사하고 서점을 오픈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위해 서점을 만들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보니, 이 공간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데요.
어떤 것을 염두해두고 공간을 만드셨나요?
이 공간을 처음 봤을 때부터 ‘책과 나무’라는 간단한 인테리어 컨셉은 정해두었고, 공사는 인테리어 업체와 진행하지 않고 하나하나 제 손을 거쳐 서점을 완성했습니다.
공간을 만들 때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나만의 작업 공간과 손님과의 ‘거리두기’였습니다. 작은 서점 안에 손님이 들어오면 서점 주인의 존재가 부담스러울 때가 있죠.
같은 장소이지만 공간을 분리해서 손님은 책에 집중할 수 있고, 주인은 업무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디자인했습니다.
서점 주인과 손님과의 거리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흥미로워요. 저 역시도 그럴 때가 있거든요. 이 곳에 오는 손님들은 정말 마음 편하게 책과 소통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주로 어떤 손님들이 오시나요?
물론 서점의 성격상 역사와 예술을 좋아하는 분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도 동네 서점이다 보니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부류의 손님들이 방문합니다.
연세 드신 동네 어르신들이 종이에 필요하신 책을 적어 오셔서 구해달라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때마다 기쁜 마음으로 책을 구해드리곤 합니다.
인터넷 주문은 어렵고 큰 서점은 멀어서 가까운 우리 서점에 오시는 거죠. 뿌듯하다기 보다는 동네서점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저희 서점은 역사, 예술 전문서점이지만 그전에 동네 사람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작은 ‘동네책방’이란 점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과 소통하고 계신 것 같아요. 이곳에서 손님과의 소통을 위한 일이나 프로그램 같은 것이 있다면?
2018년 겨울에 서점 문을 연 이래 지역 도서관, 문화재단 같은 여러 기관들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주관하며 지역 커뮤니티로서 그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사유의 시간’이란 이름으로 역사와 예술에 관련된 독서클럽, 전시관람, 미술사 탐구생활, 다양성 영화 관람 등 서점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많은 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여러가지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사유의 사유’는 동네서점과 전문서점과의 역할을 모두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사유의 사유’ 다움이란 어떤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 서점만의 특별함은 다른 무엇보다 서점의 정체성에 있습니다. 대형서점처럼 모든 책을 다루지 않고 카테고리를 역사와 예술에 한정하고 있는 점,
그리고 그 역사와 예술 장르 중에서도 서점지기만의 시선으로 필터링하여 선정된 책만을 선보인다는 점이겠지요.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예술과 역사에 대해 어렵게만 생각하지 않고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역사·예술 서점으로 정체성을 지키면서 오랫동안 이곳을 지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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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예술을 다루는 전문 서점의 느낌이지만 그곳에서 책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따뜻한 마음이 곳곳에 베어 있어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유의 사유. 언젠가 인생에 풍요로움이 필요하다면 무심한듯 따뜻한 책방지기가 있는 이곳을 찾아보길 바란다.
Editor
황수빈
imbluebird@flybook.kr
책방지기의
추천 책
풍경의 깊이
강요배 지음 | 돌베개 펴냄
이 책은 한국 현대미술가 강요배의 첫 예술 산문집입니다. 그의 생생하고 강력한 화풍의 그림과 함께 따뜻하고 풍요로운 글들이 담겨있습니다. ‘제주 4.3 화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그의 글에는 그림만큼이나 깊은 울림이 있습니다. 이 책에는 그의 사람·역사·자연을 마주하는 따뜻한 마음, 사유하면서 활동해 온 예술의 흔적과 그림을 향한 그윽한 향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생존, 그것이 대원칙입니다.
예술이고 나발이고 살아남아야 하는 게 인생이지요.
예술을 하지 않더라도 살아남아야 합니다.
살아 있는 한 모두에게 그럴 동기는 있어요.
그 본능을 존중해야 합니다.
_ 본문 중
〔사유의 사유〕
◦ 위치 | 서울특별시 도봉구 방학로3길 12
◦ 인스타그램 |
@sayu_books
◦ 영업시간 | 화-토 12:30-8:00 | 월(격주), 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