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42
다른 세계로 인도하는 특별한 책방
〔 썸북스 Somebooks 〕
동네책방 ㅣ 서울 연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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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메말라갈때, 우리는 우리의 마음에 비를 내려줄 어떤 것들을 찾아나선다. 예를 들면 그림이나 시, 그리고 아름다운 노래들 같은 것들을 말이다. 그중에서도 그림은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가장 좋은 도구라는 생각이 든다. 보는 나의 상태에 따라 똑같은 그림도 다르게 느껴지니까. 이렇듯 일상에 감성과 설렘이 필요할 때 우리를 위로해주는 책방이 있다고 한다.
<썸북스>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썸북스 그림책 서점’은 그림책과 일러스트레이션을 배우고 만드는 SI그림책학교에서 운영하는 그림책 전문 서점입니다. 경의선 숲길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만날 수 있어요.
세계 각국의 가치 있고 좋은 그림책들과 작가들의 그림을 소개하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썸북스>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질문에 답이 숨어 있는 것 같아요. 'Somebooks', 어떤 책들? 어떤 책들! 그림책을 보는 과정 역시 그렇습니다. 작가들이 항상 모든 답을 주지 않습니다. 독자들이 그림책을 펼쳐 보다 보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상상하고 해석하고 결말에 이르는 자신만의 루트가 생겨나거든요.
가끔 우연히 들렀다가 확 바뀌는 공기와 분위기에 다른 세계에 들어선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썸북스가 어떤 공간인지 어떤 의미인지 직접 오셔서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공원을 산책하다가 문득 들어선 서점에서 인생 그림책을 발견할 수도 있어요!
독자들의 상상과 해석으로 자신만의 루트를 따라 간다는 말이 가슴을 설레게 하네요. 썸북스의 서가에 있는 책들은 모두 그런 상상력을 던지는 책들일까요? 서가에 대해서도 소개부탁드립니다.
서점에 전시된 그림과 그림책들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곳만의 특별한 큐레이션을 거친 의미 있는 작품들입니다.
굳이 기준을 정하라면 그림책의 역사에서 의미가 될 만한 책 들이라고 하고 싶어요.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학구적이거나 난해한 것은 아니에요.
‘0세부터 100세까지 누구나 볼 수 있는 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특이한 재질과 독특한 모양의 책들도 만나볼 수 있고 코웃음이 피식 나는 가벼운 이야기들, 갑자기 뒤통수를 때리며 눈물을 쏟게 만드는 책들도 있어요.
그림책을 큐레이션 하신다는 것이 멋지네요. 보통 그림책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들 하지만 요즘에는 얘기하신 것처럼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도 많은 것 같아요. 그림책이 있는 일상이란 우리에게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시나요?
영감의 샘을 파는 마중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림책이 없어도 분명 먹고 마시고 사는 데에 아무 지장이 없거든요. 그래도 우리는 어떻게 사는 게 좋은 삶인가에 대한 질문은 많이 하잖아요.
오감을 열고 의문을 갖고 답을 찾으며 그런 고민을 특히 많이 하는 사람들이 작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함께 답을 찾고 싶어지게 만드는 것 그게 그림책의 매력 아닐까요? 아름다움은 말할 것도 없고요.
‘영감의 샘을 파는 마중물’ 라는 느낌이 공간에서도 느껴지는 것 같아요. 공간에 대해서도 소개부탁드립다.
초기의 서점은 블랙 앤 화이트 콘셉트로 컬러풀한 책들을 무채색의 톤으로 받쳐주는 분위기였어요. 책에 시선이 많이 가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어둡고 차분한 분위기였습니다. 지금은 노란색 바닥과 흰색의 벽 톤으로 공간이 전체적으로 밝아졌습니다.
바닥 에폭시의 질감 때문에 거대한 캔디박스 같은 느낌이에요. 그림책들과 그림들이 그 안에 캔디처럼 알록달록합니다.
그래서인지 주로는 그림을 공부하는 학생이나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일부러 보물 찾기 하듯이 찾아오시기도 하고, 연남동에 약속 있는 김에 왔다가 들르시는 경우도 있어요.
경의선 숲길 산책 중에 편하게 들러주시기도 하고요. 산책로가 바로 옆에 있다 보니 우연한 발걸음도 꽤 많은 편입니다.
참 배낭 멘 외국인 여행객들도 종종 들르는데 진지하고 차분하게 그림책을 훑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덩달아 저도 낯선 나라의 어느 책방을 거니는 것처럼 함께 설렌답니다.
공간의 느낌과 더불어 썸북스는 그림으로 하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공간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다양한 전시도 열리다고 들었어요. 어떤 전시나 행사가 열리나요?
SI 그림책 학교에서 운영하는 서점이다 보니 세계적인 작가들의 발걸음이 꽤 잦은 편입니다. 크리스 호튼, 발레리오 비달리, 마리아 헤레로스, 조지 곤잘레스, 마누엘 마르솔, 등
우리가 너무나 사랑하는 그림책을 만든 작가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경험은 매우 특별하죠.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워크숍이 많았지만 올해부터는 다시 활발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썸북스출판사에서 책이 출간되면 항상 작가와의 만남에서 작품과 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행사 소식은 저희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시도 많이 진행하고 있는데요. 많은 전시들이 기억에 남지만 그중에서도 스테디셀러가 된 [100 인생 그림책] 발레리오 비달리의 전시가 기억에 남습니다.
발레리오는 SI 그림책 학교와 한국에 많은 애정을 갖고 있는 작가입니다. 여러 차례 긴 시간 동안 한국에 방문해서 체류하며 재능 있는 한국 학생들과 워크숍을 진행했어요.
먼저 번 방문했을 때 한창 이것저것 실험하며 그렸던 그림들을 다음 방문에 완성작으로 가져와 원화 전시를 했습니다.
물론 책도 너무 좋았지만 책의 감동과는 또 다르게 원화가 가진 생생한 날것의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썸북스에는 전세계의 그림책이 모여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양한 작가와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담기는 썸북스의 앞으로가 더욱더 기대되는데요. 어떤 책방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한 외국인 손님이 라면 박스에 유기된 강아지 이야기를 담은 고민정 작가의 그림책 [더박스]의 포스터를 보고 펑펑 울더니 책을 사갔대요. 무슨 마음인지 너무 알 것 같아서 저도 덩달아 찡했습니다.
이곳에서 글로, 그림으로 공감하고 서로 위로하고 나누고 더하고 하는 그런 '어떤' 특별한 일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행복해졌어요.
썸북스는 그림의 언어로 소통하는 특별한 세계입니다. 번역이나 통역이 필요 없고 국경이나 나이도 없지요.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섰다가 묵직한 걸음으로 나가기도 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들어왔다가 훌훌 가벼워진 마음으로 나가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정의되지 않지만 독자들에게 썸북스는 독자를 다른 세계로 인도하는 특별한 '어떤' 책방이 되고 싶어요. 낯선 그림책의 세계를 모험할 열린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 언제든지 찾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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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다채로운 빛깔과 이야기가 가득한 썸북스, 가끔 일상이 무채색으로 채워지고 있다 느껴질 때, 경의선 숲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썸북스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Editor
황수빈
imbluebird@flyb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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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북스 Some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