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0
어른을 위한 동화책이 가득한 숲
〔 책방 시나브로 〕
동네책방 ㅣ 서울 은평구
❝
숲속을 들어온 듯한 우디한 향과 푸릇한 식물들이 반겨주는 곳.
서점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어른 동화책들과 함께
강아지와 산책하던 단골분들도 편하게 들어와 다정히 안부를 물어주는
은평구의 동네책방 시나브로를 소개합니다.
“시나브로”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시나브로는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에요.
이곳은 제가 시나-브로 쌓아왔던 저의 취향을 담은 공간입니다. 책방에 찾아오시는 분들이 모두 조금씩 조금씩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을 찾아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었답니다.
모르는 사이 조금씩 자신의 길을 찾아간다는 말이 너무 다정하네요. 처음에 책방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서점을 열기 전부터 도서관 사서와 문화기획자로 늘 책 옆을 맴돌았지만, 제 템포에 맞춰 일상이 흘러가고 있는 느낌을 많이 받지 못했어요. 대단한 순간의 계기가있다기 보단, 우연치 않게 참여했던 그림책 수업, 자주 들렀던 책방들, 사서로써의 경험들이 모두 디딤돌이 되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책방의 이름처럼 정말 조금씩 조금씩 성은님의 박자를 찾아가는 공간이군요. “책방 시나브로” 서가에는 꽂혀있는 책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시나요?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자연과 어른 동화책이 많습니다. 삭막한 도시 속, 위로가 될 수 있는 식물, 정원, 시골에 대한 책부터 어른들을 위한 그림 동화책을 만나보실 수 있으세요. 그림책은 아직 어린이를 위한 책이란 편견이 많지만, 짧은 글귀는 한 편의 시와 같고, 그림은 멋진 전시를 보는 것처럼 아름답다 생각해요. 이외에도 다양한 문학책과 독립 출판물을 들여놓고 있습니다. 여러 주제 중에서도 주체적인 삶을 이야기하는 책에 손이 가는 편입니다.
자연과 동화, 주체적인 삶까지! 모두 성은님의 취향이 녹아있는 것 같아 더 좋네요! 공간을 만드실 때 특별히 고려한 부분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그림동화책의 표지가 전시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 동화책만을 위한 책장을 따로 만들었어요. 이외에는 자연 친화적인 느낌을 위해 공간에 우드톤과 초록색 컬러를 많이 담았습니다.
책방 시나브로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세요!
다양한 시나브로 원데이 모임을 운영 중이에요!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시나브로 독서모임', '시나브로 감성 그림책 모임'을 주로 진행합니다. 올해부터는 에세이와 고전, 현대문학을 번갈아 읽는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정기모임을 진행하고 있어요. 모임이 끝난 후 자유모임으로도 연결해 드리고 있답니다.
그리고 저녁 시간 어두운 조명 아래 함께 책을 읽는 ‘밤의 사색'과 계절마다 돌아오는 영화모임과 필사 모임 등을 정기적으로 기획하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시나브로의 색을 담은 '자연', '어른동화', '수제본' 등의 행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밤의 사색은 저도 정말 참여해 보고 싶어요~! 공간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모든 책방지기님들이 그렇 듯 제가 선택한 책들을 좋아해주실 때 인 것같아요. 가끔 제가 생각하지 못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찾아주시곤 하는데, 이런 순간들도 꽤 뿌듯하답니다.
‘책방 시나브로’ 다움이란 어떤 걸 의미할까요?
자기 자신에게만 들리는 박자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내 것이 아닌 듯한 시간을 지나 저만의 템포를 찾으며 많이 편안해졌듯이, 오시는 분들에게도 이런 메세지를 전달드리고 싶어요.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을 존중하는 책과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시나브로 다운 것 아닐까요?
나만의 박자를 아는 것,, 정말 중요하지만 자주 잊고 사는 것 같아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책방 시나브로’는 어떤 공간이 되고 싶으신가요?
우리가 자연에 위로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언제나 그곳에 있기 때문일 거예요. 나의 고민과 감정, 환경에 상관없이 그곳에 그대로 있는 숲과 나무, 강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죠. 늘 그 자리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머무르는 '자연'과 같은 서점이 되고 싶습니다.
편안한 자연과 같은 서점! 시나브로를 가장 잘 표현한 설명 같아요.
마지막으로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한 권의 책을 추천해주세요!
올가 토카르추크의 “잃어버린 영혼"이라는 책을 추천드려요.
영혼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바쁘게 사는 남자의 이야기인데요.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에서 만난 어른동화입니다. 그때의 저도 제 영혼이 저를 온전히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던 것 같아요. 영혼이 따라올 새도 없이 바쁘게 사시는 분들, 온전한 나와 마주하기 위한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잃어버린 영혼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 사계절 펴냄
인터뷰가 끝나고 선반에 놓여있던 알베르 카뮈의 결혼.여름을 펼쳤습니다. 샘플 책 속엔 책방지기님이 좋아하던 문장들이 표시되어 있었는데, 한 문장 한 문장 모두 제가 찾던 문장처럼 느껴졌어요. 조금씩 조금씩 자신만의 색을 찾아가신 책방지기님의 마음이 책 속에 담겨있는 것 같아, 처음으로 샘플책을 구매할 수 있는지 부탁드렸습니다.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 나를 찾기 위해선 무언갈 더 하는 게 아닌 잠시 멈추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느낀 책방 시나브로였어요. 온전한 나를 마주하고 싶은 모든 분께 추천해 드립니다.
Editor
정재원
jaewon10455@flybook.kr
〔책방 시나브로〕
◦ 주소 | 서울 은평구 응암로25길 11-1 1층
◦ 운영시간 | 1시 ~ 8시, 매주 월요일 휴무
책방 인스타그램
책방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