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9
〔 사눅책방 〕
동네책방 ㅣ 서울 용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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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작은 쉼터가 되는 곳, 사눅 서점입니다. 태국어로 "사눅"은 삶을 더 즐겁고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을 뜻하죠. "삶을 사눅하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한 이곳, 책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도록 돕는 공간입니다. 서울 후암동 조용한 언덕길, 편안함과 따뜻함이 가득한 사눅 서점에서 당신만의 여유를 발견해보세요.
사눅 책방을 소개해 주세요!
태국에선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을 “사눅하다”라고 해요. 이 단어가 주는 느낌이 너무 좋아 책방 이름으로 정하게 되었죠. 이름처럼, 이곳은 나의 삶을 더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는 것들을 모아놓은 공간이에요. 단순히 책을 파는 걸 넘어서, 자신을 돌아보고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눅”에 그런 의미가 담겨있군요! 책방지기님의 사눅함은 어떤 것인지 궁금해요.
음, ‘사눅’이라는 단어를 발견했을 때, 저는 여러 일로 번아웃을 겪던 중이었어요. 그래서 “나에게 사눅한 일이 무엇일까?”를 알아보는 마음으로 휴식기를 가지며 책에 더 깊게 빠져든 것 같아요. 아직 제 ‘사눅함’을 정확히 정의할 순 없지만, 이곳에 오는 분들이 자신의 사눅함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제겐 큰 행복입니다.
사눅함이 가득한 책방이라니! 이런 책방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책방을 여는 건 제 오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어요. 책방과는 살짝 거리가 있는 개발자로 오랜 시간을 일하며 번아웃을 격으니 잠시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회사를 그만두고 좋아하던 책과 책방 탐방하던 중, 우연히 평소 애정하던 스토리지 북앤필름 후암점 자리가 매물로 나왔어요. 그때 고민 끝에 서점을 시작하게 되었죠. 5년 전 일기장을 들춰보다 “책방을 열고 싶다”라는 문장이 있더라고요🥹 결국 오랫동안 꿈꾸던 저의 버킷리스트가 실현된 공간이랍니다!
사눅 책방의 서가에는 어떤 책들이 꽂혀있나요?
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제 삶에 의미 있는 도움이 된 책들을 주로 선정하고 있어요. 소설, 시, 인문학, 심리학 책들과 약간의 자기개발서, 독립 출판물도 함께 있답니다. 특히, 번아웃을 겪는 동안 저에게 큰 힘이 되었던 책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요. 독자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삶을 확장할 수 있는 책들에 많은 애정을 쏟고 있답니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큐레이션이군요! 공간을 만드실 때 가장 많이 고려한 점이 있다면?
내향적인 분들도 부담 없이 머물 수 있는 편안하고 안락한 공간이 되었으면 했어요! 혼자 조용히 앉아 쉴 수 있는 의자와, 책방지기와 마주치지 않을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답니다. 동남아의 여유로움을 담고 싶어 다양한 식물과 레몬그라스의 향을 더해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어요!
사눅 책방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세요!
저희는 다양한 글쓰기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에요. 특히, 자전적 글쓰기 모임이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며 자서전을 쓰듯 자신을 정리하는 워크숍이 큰 반응을 얻었죠. 이처럼 삶에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워크샵들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내가 들었던 말 중 가장 좋았던 말, 후회했던 말을 되짚어보는 글쓰기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에요. 단순한 글쓰기가 아닌, 자신의 ‘사눅함’을 찾을 수 있는 글쓰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눅 책방을 더 재밌게 이용할 수 있는 책방지기님만의 팁이 있다면?!
꼭 책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점은 천천히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니까요. 마음에 드는 책이 없다면 그냥 편하게 쉬다 가셔도 좋습니다. 두꺼운 책이 부담스러우신 분들을 위해 만 원 이하의 단편 독립 출판물도 마련해 뒀으니, 부담 없이 즐겨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가벼운 독립 출판물을 즐길 수 있는 큐레이션이 있다니! 너무 좋은데요?! 사눅 책방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오시는 분들이 공간과 큐레이션을 좋아해 주시는 순간이 가장 뿌듯해요. 특히 청각장애를 가진 손님께서 수술을 앞두고 글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하셨다가, 수술 후 회복해 다시 서점을 찾아주셨을 때 큰 감동을 받았어요. 또, 번아웃으로 힘들어하시던 분께 추천드린 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살며시 얘기해주시는 순간들처럼 오시는 분들의 애정이 느껴질 때 마음에 깊게 남는 것 같아요.
책방지기님께‘ 사눅 책방’ 다움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여유가 배어 나는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자연스럽게 그냥 주어지는 여유로움보단, 스스로 무엇이 나에게 맞는지 치열히 고민하며 그 과정에서 비로소 찾은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랄까요. 저 역시 번아웃을 겪으며 나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그 여유로움을 만날 수 있었거든요. 이곳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잠시 멈춰 자신을 돌아보고 여유와 성찰을 찾을 수 있는 작은 쉼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사눅 책방’은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하나요?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 서점이라 3년 뒤, 5년 뒤의 계획을 생각하면 막연한 안개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요. 다만, 책을 사랑하는 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모이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동시에 서점을 운영하며 다양한 분들과의 만남을 통해 저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사눅 서점도 이처럼 새로운 변화에 항상 열려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한 권의 책을 추천해주세요!
쓰는 기분
박연준 지음 | 현암사 펴냄
제가 가장 애정하는 책 중 하나는 박연준 작가의 『쓰는 기분』이에요. 이 책은 글쓰기가 어떻게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지 이야기하고 있어요. 글쓰기는 단순한 행위를 넘어, 스스로를 돌아보고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강력한 도구라고 생각해요. 이 책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나도 한번 써볼까?’라는 생각이 들 거예요 글쓰기가 처음이신 분, 자신을 되돌아 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ditor
정재원
jaewon10455@flyboo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