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0
〔 책방주의 〕
동네책방 ㅣ 천안시 동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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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의 한 골목, 따뜻한 우드톤 조명 아래 책과 커피가 함께 머무는 공간, '책방주의'를 만났습니다.
책을 좋아하고, 혼자보다는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된 서점은 어느새 지역의 작은 쉼터가 되었어요.
손님이 남긴 쪽지와 숨겨진 디오라마처럼, 발견할수록 더 깊이 정이 드는 곳
책방주의를 소개합니다.
책방주의를 소개해주세요!
저희는 천안에 자리한 작은 독립서점, 책방주의입니다. 책과 커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누구나 편하게 머물며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신앙서적과 일반문학을 함께 다루며, 새 책뿐 아니라 상태 좋은 중고서적도 합리적인 가격에 소개하고 있어요. 책을 통해 마음을 나누고, 작게나마 위로를 전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싶습니다.
'책방주의 '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주의 책방'을 도치시켜 만든 이름이에요. 일반서적과 신앙서적을 함께 다루는 책방의 성격을 담으면서, 동시에 많은 분들이 이곳에 주목(attention)해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담았습니다.
서점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해요!
책과 인테리어를 좋아해 '언젠가 서점을 열면 좋겠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어요. 서울에서 천안으로 이사 온 뒤, 갈 수 있는 공간과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줄어드니 약간의 고립감이 찾아오더라고요. 그래서 "언제든 갈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 더 커진 것같아요. 그 마음이 지금의 책방주의를 열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책방주의' 서가에는 꽃혀있는 책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시나요?
'다양성과 접근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만이 아니라, 손님들이 편하게 다가올 수 있는 신간이나 대중적인 책들도 함께 들이고 있습니다. 특히 상태가 좋은 중고책을 직접 선별해 40~60%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지만, 더 많은 분들이 부담 없이 책을 만나실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공간을 만드실 때 어떤 점을 많이 고려하셨나요?
책에 집중할 수 있는,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우드톤을 기본으로 작업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어요. 인테리어보다 더 신경 쓰는 부분은 음악과 분위기인 것 같아요. 손님들이 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선곡과 조용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손님들께서도 이런 분위기를 존중해주셔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독서를 배려하는 분위기가 된 것같습니다.
독서에 최적화된 곳이군요! 책방주의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세요!
매달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원성백일장'을 열고 있어요. 시를 써서 제출하면 매달 세 분을 선정해 원하는 책을 선물로 드리는, 한 손님들의 후원으로 시작된 소중한 행사입니다. 또 매주 토요일에는 어린이들과 함께 영어 원서, 동화, 코믹스를 읽고 독후활동을 하는 '키즈 원서모임'이 열립니다. 정기적인 독서모임과 함께 지난 추석에는 완독한 책을 서로 교환하는 '환승독서' 모임도 가졌답니다
환승독서 모임이라니~! 이런 책방주의를 더 재밌게 이용할 수 있는 책방지기님만의 팁이 있다면?!
작은 공간을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채울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소형 피규어인 디오라마를 곳곳에 배치했어요. 책방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작은 장면들을 찾아보시면, 책방을 두 배로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공간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있다면?
손님들이 편지나 쪽지를 써주시거나 할 떄가 있는데 받을 때마다 벅차오름을 느낍니다. 책방이 뭐라고 그냥 자영업자인데 이렇게 응원을 해주시는걸까, 정말 복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손님들이 책방에 숨겨진 포인트들을 찾을 때 '꺄악' 하는 소리가 들릴 때가 있는데 카운터 뒤에 숨어서 흐뭇하게 엄마 미소를 짓고 있답니다 ㅎㅎ
'책방주의' 다움이란 어떤 걸 의미할까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막연하게 편안한 공간, 사랑받는 공간이기를 바라지만 책방주의다움이란 것을 논하기에는 저희의 업력이 아직은 모자란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저희 혼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손님들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책방주의가 어떤 모습일지 저도 기대가 되는 것같아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책방주의'는 어떤 공간이 되고 싶으신가요?
힘들 때 책방주의를 찾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마음을 추스르고 갈 수 있는 공간이 된다면 더 바랄 나위 없겠습니다. 얼마 전 해외에서 오신 손님이 "몇 년 후에 다시 올 때까지 자리를 지켜달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떤 형용사도 무의미할 테니까요. 오랫동안 지켜지는 공간이 되기를 가장 바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이유와 함께 책방지기님의 인생책을 소개해주세요!
쿠오 바디스
헨릭 시엔키에비츠 지음 | 출판사 민음사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헨릭 시엔키에비츠의 『쿠오바디스』입니다. 저에게 좋은 책이란 읽는 동안의 '재미'와 덮은 후의 '의미'가 함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어린 시절 어린이용으로 처음 읽고 열 번 넘게 재독했는데, 성인이 되어 완역판을 읽으며 또 한 번 눈물을 흘렸습니다. 로마 제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내가 사랑하는 것'과 '앞으로 사랑할 것'에 대해 스스로 묻게 됩니다. 쉽지 않은 분량이지만,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리고 싶어요.
Editor
정재원
jaewon10455@flyboo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