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취향과 낯선 연결이 기다리는 곳
서울 관악구의 한 골목, 낮에는 조용한 무인서점으로,
저녁에는 책과 술, 대화가 오가는 책바로 얼굴을 바꿉니다.
각기 다른 취향을 가진 네 명의 운영자가 함께 꾸려가는 이곳, 누구나 편안히 머물 수 있는 온기를 품은 책바 바인딩을 소개합니다.
Q. 01
‘책바 바인딩’을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관악구 행운동에 자리 잡은, 이제 막 1년을 향해 달려가는 새내기 서점 바인딩입니다. 저희는 각자의 취향과 지향점이 서로 다른 네 명의 운영자가 마음을 모아 꾸려가는 곳입니다.
바인딩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다양성]과 [연결]입니다. 네 명의 서로 다른 시선이 머무는 덕분에, 도서 큐레이션부터 공간의 분위기까지 다양함이라는 색채는 충분히 채워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이 공간에 들어와 편안하게 쉬어가며, 책과 술, 그리고 대화를 통해 낯선 이들과 기분 좋게 연결되는 온기를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낮에는 무인으로 운영되어 정적인 여유를 즐기기 좋고, 저녁에는 운영자들이 돌아가며 직접 손님을 맞이합니다. 같은 공간이지만 시간대별로 결이 다른 분위기를 경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 방문해주시는 분들이 즐겁게 참여하실 수 있도록 매달 독서 모임이나 북토크, 무언가를 직접 만드는 다채로운 행사들도 부지런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Q. 02
‘책바 바인딩’이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바인딩(Binding)은 책을 단단히 엮어내듯,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연결의 공간을 만들고 싶어 붙인 이름입니다. 조금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중의적인 의미도 담겨 있는데요. 중심의 '인'은 사람 인(人)을 써서 사람을 잇는다는 감각을 더했고, 술과 책을 함께 만날 수 있는 공간이기에 영어 'Bar'의 의미도 슬쩍 녹여냈습니다.
주변에서는 너무 깊이 고민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지만, 가게를 열기 전 네 명의 운영자가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했던 그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저희에게는 무척 애착이 가는 소중한 이름입니다.
Q. 03
네 분의 책방지기가 함께하는 서점이라니! 서점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해요!
대학 졸업 후 적게는 7년, 많게는 10년 정도 사회생활을 거치며, 저희는 각자의 이유로 삶의 낭만과 대화를 조금씩 놓치며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인으로 바쁘게 지내다 보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아쉬움일 텐데요.
캠퍼스에서 처음 만났던 20대 때와 비교해 보니, 어느덧 업무에 필요한 딱딱한 문장이나 상투적인 말들에만 익숙해진 채 '무용하지만 꼭 필요한 글과 대화'로부터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저희 또래뿐만 아니라 이러한 낭만이 필요한 어른들을 위한 편안한 쉼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누구나 찾아와 마음의 여유를 얻고, 사람과 사람 사이가 대화와 글로 다시 이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 그런 따뜻한 공간을 꿈꾸며 책과 술, 그리고 대화가 있는 책바를 열게 되었습니다.
Q. 04
서가에 꽂혀있는 책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시나요?
한두 달에 한 번씩 네 명의 운영자가 모여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큐레이션 테마를 정하곤 합니다. 가령 여름에는 미스터리 추리 소설이나 계절감이 느껴지는 단어가 들어간 책들을 테마로 소개했었고요.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저희는 네 명의 운영진이 함께 꾸려가는 곳인 만큼 최대한 다양한 취향과 소수의 시선도 배려할 수 있는 책들을 고르려 노력합니다.
각자 좋아하는 분야가 제각각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채로운 서가가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대형 서점이 아니기에 꼭 베스트셀러나 화제작에만 연연하지는 않습니다. 오래전에 출간되었어도 여전히 빛나는 책들이나, 작은 규모의 독립 출판물들을 이곳을 찾아주시는 손님들의 결에 맞춰 세심하게 골라둡니다.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해요”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이런 취향을 가진 분이 어딘가에는 계실 거예요, 나를 골라주세요’ 하는 마음으로 조용히 선택을 기다리는 책장을 꾸렸다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Q. 05
공간을 만드실 때 어떤 점을 많이 고려하셨나요?
무엇보다 소외되는 사람 없이 모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가장 신경을 썼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자신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도록 서가를 꾸리는 것은 물론, '책바'라는 정체성에 걸맞게 책과 함께 즐길 메뉴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특히 다른 분들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도록 소리가 나지 않고 향이 너무 강하지 않은 메뉴들로 구성해, 오로지 독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도 손님의 입장에서 고민하곤 합니다.
명절에 홀로 시간을 보내는 분들을 위해 송편 빚기 모임을 열기도 하고, 먼 길을 떠나는 단골손님과 추억을 쌓기 위해 클래스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조금 투박하더라도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저희 네 명의 진심이 공간 곳곳에 닿아 있기를 바랍니다.
Q. 06
책바 바인딩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세요!
바인딩을 찾아주시는 분들의 결에 맞는 프로그램이라면 어떤 한계도 두지 않고 기획하려 합니다. 때로는 손님들이 직접 제안해주시는 흥미로운 주제를 바탕으로 모임을 열기도 하고요.
매달 서점에 입고된 도서의 작가님을 모시는 북토크는 물론, 저희가 깊게 감명받은 영화를 만든 감독님들을 초대해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갖습니다. 계절에 맞춰 맥주 시음회나 다과회를 열기도 하고, 명절에 홀로 시간을 보내는 분들과 함께 송편을 빚으며 온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 함께 엮여가는 즐거움이 있는 공간
Q. 07
책바 바인딩을 더 재밌게 이용할 수 있는 책방지기님만의 팁이 있다면?!
자유롭게 각자의 방식대로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사람을 엮는 책방인 만큼, 저희가 느꼈던 기쁨처럼 모르는 분들과 모임에서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누어 보시는 것도 좋고, 저희 4명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거나 이미 발견한 취향을 듬뿍 누리고 가시면 더할 나위 없겠고요.
꼭 대화가 아니더라도 혼자 생각을 정리하거나 온전히 텍스트에 빠지고 싶으신 분들은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다 가셔도 좋습니다. 외향적이든 내향적이든 어떤 성향을 가지신 분들이든, 자신의 방식대로 편안하게 공간을 느끼고 즐거움을 찾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Q. 08
운영하시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오픈 전부터 다양한 분들을 만나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저희 네 명 모두에게 있었습니다. 본업에만 몰두하다 보면 관계의 폭이 좁아지기 쉬운데, 서점 바 테이블에 마주 앉은 손님과 책과 영화, 그리고 때로는 내밀한 삶의 고민을 자연스럽게 나눌 때면 이 공간을 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를 꼽자면 '시 투고 모임'에서 저희 서점이 생각난다며 멋진 시를 읽어주신 손님이 생각납니다. 바인딩을 '숲'으로 비유해 주셨는데, 저희가 손님들에게 드리고 싶었던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이라는 느낌을 시로 담아주셨거든요.
창작자분들을 직접 만나 가까이서 그분들의 삶의 가치를 담은 말씀을 듣고 인사를 나눌 때마다, '서점을 열었기에 이런 귀한 기회가 생겼구나' 싶어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Q. 09
‘책바 바인딩’ 다움이란 어떤 걸 의미할까요?
세상의 모든 서점이 저마다의 개성을 지니고 있겠지만, 바인딩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는 역시 '다양성'과 '연결'입니다. 네 명의 운영자가 함께 꾸려가는 곳이다 보니, 때로는 저희보다 공간에 더 자주 머무는 단골손님들이 계실 정도로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이곳에서는 평소라면 마주칠 기회가 없었을 다양한 분들이 모여 '책과 술, 음식과 대화'라는 공통의 취향 아래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누구든 안방처럼 편안하게 머물 수 있고, 그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다정한 공간이라는 점이 저희 바인딩만이 가진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Q. 10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책바 바인딩’ 어떤 공간이 되고 싶으신가요?
작년 여름에 오픈했으니 이제 만 1년이 조금 안 되었습니다. 작년까지는 시행착오를 겪고 안정을 찾는 과정이었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다음을 생각해보게 되는 시점인 것 같아요.
우선은 초심대로 저희 공간에서 손님들이 대화와 쉼을 얻어가실 수 있도록, 더 사랑에 빠질만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곳에 대화와 이야기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나중에는 '바인딩'에서 만난 분들의 에피소드를 엮어 책이나 글로 만들어보고 싶기도 합니다. 사람을 엮는 공간이라는 이름처럼 말이죠.
한참 나중에 우리가 이 때를 돌아봤을 때 운영하는 저희에게도, 찾아주신 손님들에게도 충만하고 즐거운 기억으로 남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Q. 11
책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이유와 함께 책방지기님의 인생책을 소개해주세요!
생각이 실종된 어느 날
베르톨트 브레히트 지음 | 이후 펴냄
저희는 4명이 운영하는 만큼 1권을 꼽자면 어떤 책으로 할지 후보가 쟁쟁했는데, 바인딩의 추천도서로 꼽은 책은 『생각이 실종된 어느 날』입니다. 이 책은 희곡 작가나 시인으로서 널리 알려진 브레히트의 풍자산문으로 현실을 비틀고 변화를 갈망하게 만드는 힘을 지닌 책입니다.
거의 30년에 걸쳐 쓰여진 이 몇 줄짜리 산문들은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게 만들고, 눈에 보이는 그대로 보지 않는 법을 훈련시키며, 동시에 해학과 웃음을 잃지 않게 합니다.
우리가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이 한 권에 다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점 문을 연 이후 운영진들의 남다른 애정 덕분인지, 고맙게도 저희 바인딩의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대표 추천도서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