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리뷰 오브 북스
서울 리뷰 오브 북스를 접하게 된 것은 2024년도 봄이었다.
서울 리뷰 오브 북스에서 출간한 2024년 봄 호를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되면서
국내에도 꽤 괜찮은 전문 서평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2024년 여름 호까지 읽으면서 책에서 서평한 책들을 직접 구매해서 읽거나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으면서 서평지에 실렸던 글들이 참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한국에도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서평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시작되었다는데, 다양한 분야 전문가의 서평을 통해 글을 이해하고 책을 읽으니 책에 대한 접근성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깨닫고 이후로 서울 리뷰 오브 북스가 나오기를 기다리곤 했다.
이 책은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 자연과학, 역사, 문학, 과학기술학, 철학, 건축학, 언어학, 정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편집위원들이 함께 만들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책의 내용을 요약하거나 칭찬하는 것을 넘어, 책의 핵심 주장을 정확히 파악하고 비판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심층적인 분석을 제공해준다.
또한 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논쟁을 촉진하여 생산적인 지식 공유의 장을 마련해주고,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치 있는 책들을 발굴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독서 문화의 다양성에도 기여한다.
무엇보다 피상적인 서평에서 벗어나, 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독자들의 비판적 사고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최고의 빛을 발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번 호에서는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한 서평을 가장 먼저 읽었다.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가 난해하다보니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독자들은 서평을 통해 책을 먼저 이해하고 책을 읽게 되면 더욱더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한강은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작가이다. 그의 책을 읽는 일은 대개 즐겁기보다는 괴로운 일에 속한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한강의 책을 찾는다. 무엇 때문일까. 우리가 제대로 된 삶을 살고자 하는 한, 그 불편함은 결코 외면하거나 회피할 수 없는 것, 누구나 종국에 한번은 직면할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라 해야 할 것이다."
책의 서평을 읽고 나니 책이 더 궁금해진다.
"봄 날 오후의 국철 승강장에 서서 죽음이 몇 달 뒤에 다가와 있다고 느꼈을 때, 몸에서 끝없이 새어나오는 선혈이 그것을 증거한다고 믿었을 때 그녀는 이미 깨달았었다.
자신이 오래전부터 죽어 있었다는 것을."
어쩌다 책방을 운영하게 됐을까의 김수진 대표님의 이야기도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홍대의 작은 책방인 '어쩌다 책방'에서 부터 그리고 '어쩌다 산책' 지금은 연남동으로 옮긴 '우연과 상상의 장소'까지
5년간의 영업을 마치고 책방 문을 닫는 날 손님들이 떠난 자리에는 꽃다발과 편지, 음식, 각종 선물들이 쌓였다고 했다.
"도대체 그건 무엇이었을까?
나는 휩쓸려 사라질 걸 알면서도 파도 앞에서 자꾸만 모래성을 다져 올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기에 김수진 대표는 연남동이란 새로운 곳에서 다시 '우연과 상상의 장소'라는 공간으로 또 다시 독자들과 마주하게 되었을 것이다.
전자책 보다는 종이책을 사랑하는 1인으로 사라져가는 문화 중에서 제발 서점만은 영원히 인간의 삶과 가까운 곳에서 계속해서 숨 쉬어 주길 바란다.
서울 리뷰 오브 북스의 이번 시즌 책은 정치적 주제가 많다.
출판사의 머리글을 보니, k-문학의 저력이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최근의 놀라운 성장(한강 작가를 비롯한)에 힘입어 오랜만에 문학적 감성이 넘치는 풍성한 특집을 만들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2024년 말 갑자기 벌어진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탄핵 소추안 발의와 의결,
최초의 현직 대통령 체포와 구속영장 발부와 집행, 내란 혐의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심판, 이후로 이어진 정치적 공방과 법정 다툼이 이어지면서 이번 호에는 '헌법'이라는 단어에 더욱 집중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덕분에 책에는 유정훈의 '헌법의 순간' 이철희의 '나쁜 권력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헤린더 파우어-스투더의 '히틀러의 법률가들' 등 자유나 민주, 공정 등의 단어와 연관되는 주제들의 책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
심도 있는 서평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짧은 소설, 에세이 등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 독자들에게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 리뷰 오브 북스는 '어떤 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서평을 통해 찾아나가고자 노력하는 매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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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리뷰 오브 북스
서울 리브 오브 북스 2024 봄을 읽고 서평이 이렇게 전문적이고 철학적으로 사유 될 수 있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번에 14호 여름 호를 다시 읽게 되었다.
이번 여름 호에서는 인간 인식의 본질적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상식과 객관적 정보가 무시되고,
합리성과 과학이 아무렇지도 않게 지배자의 논리로 매도 되거나
공격 받는 현실 속에서 왜?사람들은 점술이나 신탁에 의거해서 의사 결정을 하고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영적 현상에 매료되는지?
다양한 책의 서평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한승훈은 '미신의 연대기'에서 종교의 역사와 미신의 역사를 함께 논하고 미신의
사회학이 어떤 방식으로 구사 되는지 설명하고 있다.
인문사회과학이 인간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학문이라면,
낯설고 기이하게 여겨지는 인간 문화야말로 그 첨단에 있는
연구 대상이다.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에서 권석준은 펠릭스 멘델스존의 유명한 서곡
'핑갈의 동굴'의 예를 들며 패턴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인간의 지능을 정의할 때 기본적으로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는 패턴의 완성이다.
현대 인공지능 연구에서 인간을 가장 흉내 내고 싶어 하는 분야도 패턴의 인식과 완성일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리하여 패턴의 완성이 잘못된 믿음과 광신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설명한다.
아울러 과학 자체의 한계와 창조설과 사이비 역사는 왜 끝이 없이 이어져오는지도
파헤친다.
오성희는 '무당, 여성, 신령들'의 서평을 통해 여성 인류학자들이 만난 무속의 현장들에 대해 적고 있다.
굿을 관찰한 장면과 제주도 무속을 통해 드러나는 민중 기억과 여성주의 서사에 관해서도 풀어내고 있다.
'애니미즘과 현대세계'에 관한 서평에서는 애니미즘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애니미즘을 어디까지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원시 부족의 세계관과 그들이 경험한 세상에서 애니미즘은 삶을 지속하는 하나의 수단이자 생동감 있고 생명력 있는 것을 만드는 감수성으로 이해하자는 방향성도 제시한다.
이번 호의 새로운 기획 '고전의 강'에서는 진화 심리학을 이해하는데 반드시 거쳐가야 할 필독서 중 하나인 '도덕적 동물'을 소개하고 있다.
2003년 우리말로 번역 소개된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부터 오늘날 진화 심리학 분야 발전에 미친 영향과 진화 심리학의 필요성을 상세히 적고 있다.
이번 호 문학에서는 두 편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한성우의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과 타자기 전쟁'은 한국어의 말소리와 방언을 공부하면서 첼로를 사랑하는 목수로 살고 있는 작가가 꿈에서 만난 도보락과 도례미 씨의 이야기를 소설로 적고 있다.
일제강점기 천재 음악가 홍난파는 '도례미'라는 필명을 사용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자, 많은 곡을 작곡한 작곡가이지만 친일파로 생을 마감한 불운의 음악가다.
그가 작곡가 '사공의 노래'는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 140번째 마디의 선율과 노래 가사가 딱 맞아 떨어진다.
그것은 홍난파가 일본 유학시절 만난 드보르자크의 7촌 조카와의 인연과 무관하지 않다. 무엇보다 그 7촌 조카가 드보락 자판의 타자기를 고안한 사람이다.
소설을 읽고 언뜻 이해되지 않았는데 두 번쯤 읽으니 작가가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조금은 와 닿는 것 같다.
서울 리뷰 오브 북스에서 소개하는 서평은 서평 자체가 하나의 철학서 같은 느낌을 준다.
"서평은 바로 이런 것이다" 라고 얘기 하듯
책의 모든 의미를 해석하고 분석하고 비평한다.
서평을 통해 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서 독자 입장에서는
좋은 경험이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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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 13호 2024 봄호
창간3주년 특집. 민주주의와 선거
세계적인 '선거의 해'에 맞춰 《서울리뷰오브북스 13호 봄》에서 정치학, 법학, 인권학 등과 관련된 6명 전문인이 민주주의 핵심과 선거 제도의 원리에 대해 깊은 분석을 다룬 여섯 편의 전문 서평은 민주주의 과제와 가능성을 논했다.
이 중 몇몇 주요한 서평을 살펴보면, 다층적인 관점에서 현대 사회의 고민과 민주주의의 위기를 통한 현재 정치적 대안을 다룬다.
서평 전문 계간지 《서울리뷰오브북스》의 17인 편집진은 오랜 토론을 거쳐서 주제와 책을 선정하고 서평을 쓴 뒤, 이를 내부에서 돌려 읽으며 비판을 반영해 글을 고친다고 한다.
《서울리뷰오브북스》 서평 전문 계간지는 단순히 책을 소개하고 평가하는 것을 넘어서, 지식과 인사이트를 제공하여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평가가 들어있는 서평지를 읽고, 독서 경험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https://blog.naver.com/honeybeebin/223411799515
※ 플라이북앱을 통해 알렙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읽기의 최전선
서평이 세상의 화제가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서평은 또 하나의 우주' 라는 표어를 내세우면서 좋은 서평 작업을 계속해 오고 있는 서울리뷰오브북스의 2024년 기획 특집 '읽기의 최전선'을 주말 내내 읽었다.
이번 특집은 서울리뷰오브북스에 실렸던 서평들 중에서 주제별로 담아 단행본 형식으로 출간한 책이다.
총 6부로 기획 된 책에는 인류세, 과학기술, 위험, 21세기 자본주의, 전쟁, 차별과 연대라는 여섯 가지 주제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계간지로 읽는 느낌을 확장해서 주제별로 여러 책을 소개하며 연결성을 가미한 논의와 비평은 독자들을 심도 높은 서평의 세계로 안내한다.
펜데믹 부터 벽돌책을 거쳐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흥미로운 특집 주제를 선정하여 리뷰어의 지성이 반영된 서평은 약간의 두통을 동반하는 난해함은 있으나 나름 읽는 재미가 솔솔하다.
1부에서 다루어진 '인류세를 읽다'에서는 전 지구적 기후위기와 녹색계급에 대한 책을 소개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에 인간의 산업 활동이 망가뜨려 온 지구적 문제,
온실가스의 증가로 인해 전 지구적인 위기를 낳고 있는 공간,
멸종의 속도와 지구온난화의 속도는 선례가 없을 정도로 급격하게 진행하는 가운데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녹색계급'이라는 개념이 출현한다.
자본주의와 화석 연료가 맺어 온 역사적 관계를 분석하며 수십억 년간 지구 생태계가 저장해 온 태양에너지를 인간이 자연을 완전히 지배하는 기반으로 사용하게 된 오늘날 공장은 365일 24시간 화석 연료를 사용하며 가동하고 대량 생산된 상품의 유통은 환경 오염으로 이어진다.
인간을 닮으려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가속화는 인간의 영역을 계속해서 침범한다.
'2029 기계가 멈추는 날'은 인간에 필적하는 또는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이야기 한다.
이 책이 2022년 가을에 나왔던 책임을 감안하면 2년 사이에 세상은 너무나 변해버렸다. 인공지능의 영역이 하루가 다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제 학자들조차 근심 어린 시각으로 이 분야를 바라보고 있다.
우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에 관한 몇 권의 책들도 소개하고 있는데, 이 책 또한 2021년 리뷰라서 이질감이 느껴진다.
지구에서 숱하게 경험했던 무분별한 개척과 수탈의 역사가 우주에서 까지 번복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과 그러한 두려움으로 우주 상업화의 달콤한 열매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또 다른 두려움이 교차하며 한동안 잊고 있었던 우주 진출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을 상기 시킨다.
결혼 후 첫 딸의 탄생을 기다리면서 혹시 모를 유전 질환의 가능성을 알게 되고 이 분야 책을 쓴 칼 짐머의 '웃음이 닮았다'에서는 유전과 인종에 투영된 인간의 욕망을 담아내고 있다.
3부 '위험을 읽다'에서는 무해의 시대와 안전의 권리와 관계되는 책들의 리뷰를 소개한다.
21세기 안전 패러다임의 계보와 전망을 짚어보고, 권력이 동반된 유해는 도덕적 문제인 동시에 법적 문제로 연결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뒷골목의 공포, 피해의 기억에 대한 봉인 등 우리 사회는 여전히 안전에 대한 신뢰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
역사로 보이고 싶은 것과 역사가 말하는 것 경제와 자본주의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는 서평을 통해 파악 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 분야는 여전히 나에겐 어려운 영역이다.
참혹함을 최소화한 인도적 전쟁의 시대와 평화의 불완전성,
전쟁 사회의 양극적 대립을 넘어서 냉전의 유산에 관한 방어기제.
노숙과 쪽방촌 사람들의 환경을 이야기 하고 TV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알아보는 자폐인과 캐릭터 사이의 영역에 관한 시각도 다루고 있다.
사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책들은 솔직히 보편적인 사람들이 읽기는 딱딱하고 인내심을 유도하는 책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서평으로 나마 책의 요약과 더불어 독자들로 하여금 어떻게 책을 읽고 이해해야 하는지를 안내한다는 점에서 책의 가치는 매우 높다.
다양한 책을 알아보며 스스로 질문하고 비평하고 색다른 주제에 관심을 가지는 시간이 몰입의 세상을 확장시킨다.
책을 붙들고
사유를 달금질하고
치열하게 써 내려간 최전선의 책 읽기라는 글귀가
유독 가슴에 와 닿는다.
이 책은 딱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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