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법안 탓에 나는 앞으로 15년밖에 살지 못한다. 그에 비하면 시어머니는 여든네 살인 지금도 살아 있고 앞으로 2년의 유예기간이 있다. 생각해 보면 공평하지 않은 일이다. 물론 나는 이렇게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목숨만 붙어 있는 것은 원치 않지만, 일흔이라는 나이는 너무 이르지 않은가.
P.176 중에서
진짜 노예가 된 기분이었다. 새장에 갇혀 폐쇄 공포증에 떠는 새가 된 기분이었다. 그 자리에 남편이 없었다면 꽥꽥 소리를 지르며 데굴데굴 구르고 싶을 정도였다. 심호흡을 하면서 숨을 가다듬지 않으면 공황 상태에 빠질 것 같았다. 돈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으면 보통은 가출을 포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반대다. 한시라도 빨리 이 감옥에서 도망치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P.180 중에서
가정에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는 네 남편이 나쁜 거야. 그리고 집 밖에도 못 나가게 하는 너의 그 시어머니. 또 집을 나가서 독립하지 않는 네 아들. 게다가 집안일에 관심이 없는네 딸. 다들 정신 좀 차리라고 해.
P.195 중에서
우리가 불미한 사고로 죽는다 한들, 슬퍼할 부모는 살아 있지 않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못 믿겠지만, 인간은 60세가 넘어서 크게 성장하는 존재입니다. 그 나이가 되어야 비로 소 인생을 내다볼 수 있으며. 젊었을 때부터 품었던 '뭐 때문에 사는가 ' 하는 물음에도 대답을 찾게 됩니다. 인간성도 더욱 풍요로워지고 말이죠. 그 전까지는 오직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에 급급한 나머지 사리사욕을 채우며 살았지만, 이 나이가 되면 지나온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고.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인생을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P.258 중에서
어쩌면 나는 그나마 복받은 경우인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자식 하나가 외부모를 모시고, 의지할 사람도 없는 상태에서 요양원에는 빈자리가 없고 돈도 없어 들어가지 못하는 비참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정도로 많은 것 같으니까.
P.298 중에서
병든 늙은이 수발은 모든 가족을 피폐하게 만드는데, 요즘은 손자까지 총동원되는 상황입니다. 자식은 그렇다치고 손자까지 희생해도 괜찮은 것인지요.
P.325
#연수#장류진
✔ 유튜브 쇼츠와 같이 속도감 있는 이야기를 원한다면
✔ 웃음이 빵빵 터지는 소설을 원한다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유쾌 상쾌하게 엮은 6편의 단편 소설집
#추천합니다
📍 My pick
6편의 작품 중 my pick은 <연수>와 <라이딩 크루>
📗 연수
운전을 하지 못하는 주연이
일타강사로 유명한 운전 강사에게
연수를 받으며 운전공포증을 극복하는 이야기
일타 강사님이 주연에게 해주는 말이
마치 내게 하는 응원인 것 같다.
"계속 직진. 그렇지."
"잘하고 있어. 잘하고 있어." _ p.49
📘 라이딩 크루
자전거 동호회를 운영하는
'나'와 회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시트콤 같은 이야기
탁월한 심리묘사와 상상초월 상황들을
마치 유튜브 쇼츠를 보는 듯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마지막 장면을 상상하면서
풋하고 소리내어 웃었다.
(현실에서는 미친x들이겠지만 🤣🤣)
🌱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상큼하게 표현해서 좋았다.
묵은 김치가 아니라
아삭하고 상큼한 ❝봄동 겉절이❞와 같은 작품 🥬
#작가의매력에퐁당#연수#펀펀페스티벌#공모#라이딩크루#동계올림픽#미라와라라#2025_76
📚 완등까지 도달하는 것이 중요한 종목이라 1분, 1초가 소중하다. 그런 급박한 상황에서 뒤를 돌아보고 발밑을 내려다보며 높이에 대한 공포를 느낀다면 시간과 에너지만 허비하는 꼴이다.
그럴 힘과 에너지가 있다면 이곳에서 다음 홀드로 향하는 데 쓰는 것이 훨씬 낫다. 또 막상 벽에 매달려 있으면 머리와 몸이 쉴새 없이 바빠 고소공포증에 대해 생각할 틈이 없기도 하고, 주위의 시야가 제한되어 좀처럼 높이를 체감하기도 어렵다.
벽을 마주 보고 눈앞의 홀드를 잡은 상태에서 다음 홀드로 시선을 옮기고 손을 빼는 순간, 중요한 것은 얼마나 높이 올라왔는지가 아닌 완등 홀드까지 얼마나 남았나이다. 내가 지금 전체 코스 중에서 어디까지 왔고 다음 홀드는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를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벽에 올라가 있는 동안은 분명 평소에 마시던 공기보다 훨씬 더 높은 곳의 공기를 마시고 있겠지만, 애써 의식하지 않는 한 그 사실을 자각하기는 힘들다.
일단 클라이밍에서 높이 그 자체는 극복하거나 성취의 대상이 아니기에 생각할 여유가 없다. 벽에 다 오르고 나면 높이에 대한 공포보다 나를 더 압도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상승의 감각이다. 볼더링 문제를 풀며 홀드 하나하나에 손을 올리고 몸을 잡아 끌어올릴 때마다 느껴지는 감각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짜릿하다.
그저 눈앞의 홀드를 잡고 묵묵히 전진했을 뿐인데 어느새 완등 홀드가 손을 뻗으면 당길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보이면 새삼 뿌듯하고 자신이 대견해진다. 목표했던 완등 홀드를 두 손으로 잡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전신을 타고 흐르는 황홀한 감각이 느껴진다. 올라가는 도중에는 느낄 수 없었던 완등의 기쁨을 만끽하는 순간이다.
📚 암장에 갈 때마다 그날그날 만나게 되는 볼더링 문제들이 일종의 몸으로 푸는 '퀴즈'인 셈이었다. 한 문제씩 풀어갈 때마다 뒤에서 지켜보던 이들이 한마음으로 기뻐하며 외쳐주는 "나이스!"를 듣고 있으면 다시 교복을 입던 학창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다. 마치 선생님이 시험지에 빨간 펜으로 동그라미를 치며 "참 잘했어요!"라고 칭찬해 주셨을 때처럼 뿌듯함과 성취감이 느껴진다.
암장의 거대한 벽은 클라이머들에게 시험지가 되고 그날 그날 도전해야 하는 문제들로 넘쳐난다.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기꺼이 다가가 한 문제라도 더 풀고 싶어진다. 시험지에 빨간 동그라미를 하나라도 더 치고 싶은 의욕에 불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