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가끔 시적 언어로 에세이를 쓰는 작가들의 글을 보면 참 부럽다는 생각을 한다.
나 또한 몇 권의 책을 출간했지만 시적 언어가 가미 된 글쓰기는 쉽지 않다.
삶의 연륜과 감성이 묻어나는 글에서는 왠지 향기가 난다.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고 부드러운 솜사탕 같은 달콤함이 있다.
주말 동안 2학기 학부생과 대학원생의 교재 목록 작업을 하다가 잠시 펼쳤던 책인데 책에 몰입 되어 주말 내내 이 책과 함께 했다.
글이 너무 아름답고 청량감이 느껴져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고 서재에서 책과 함께 붙박이로 지냈다.
책을 읽다 보니 작가의 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감성적인 글을 쓸 수 있다니
사유의 창이 보편적인 사람의 몇 배는 되는 것 같다.
아니, 태생이 글쓰는 사람으로 태어난 것 같다.
글귀들이 좋아서 여러 군데 메모를 하면서 읽었다.
책을 읽다 보니 작가의 아내에 대한 예찬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다.
"아내가 결혼하고서 처음으로 머리를 볶아왔다.......
이렇게 말도 안 되게 예쁠 줄은 또 몰랐네.
아내가 기뻐할 만한 게 또 뭐가 있을까.
고민도 이리 신나게 할 수 있는 나는 참 복도 많지"
"절정의 여름, 내게 여름은 늘 들킨 도둑처럼 숨고 도망치기에 바쁜 계절이었다.
아내를 만나고 혼인신고를 마쳤던 팔월,
그날을 기점으로 나의 여름은 매 순간 천국이다.....
이름도 어떻게 서율, 연애할 때는 이름이 능소화를 닮았다 칭찬했는데,
사실 능소화 보다 아내는 타고난 여름 같다.
팔월이 한창일 때 나서 그럴까"
글을 읽으면서 문득 작가의 아내 서율씨가 궁금해졌다.
아마도 참 행복한 사람일게다.
글과 글의 제목들의 조화가 너무나 환상적이라
책을 읽다가 몇 번이나 앞 장을 넘겨 글의 제목을 다시 음미해 보기도 했다.
'꾹꾹 눌러쓴 여름'
'순간을 기억하는 것'
'같은 과거를 그리워하는 사람들'
'빙하기가 찾아와도'
'가을 감기'
도대체 이런 함축성 있는 찰나의 문장에 어떻게 온통 마음을 다 담아낼 수 있는지.
"여름에 사랑을 합시다.
이 한 문장을 쓰는 데에 계절 하나를 전부 빌렸습니다."
"큰비 멎으면 가을이 온다 하더라
이맘때의 감기는 글쎄,
독하고
슬프다."
문장 하나 하나가 입 안에 맴돌며 메아리 친다.
아마도 참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글이라는 생각을 했다.
덕분에 나를 돌아보고 우리를 생각해 보고
반성해 본 시간이었다.
삶에서 부단한 희로애락의 순간에 인간은 반복되는 상황을 마주하고
또 엉성한 좌절감에 매번 up, down을 되풀이한다.
좋은 글 하나, 좋은 책 한 권이 누군가에게는 큰 용기가 되고
희망이 될 수 있다.
무더운 날씨가 기승을 부리고
또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는 일기 예보가
인간의 한계를 좌절 시키는 결과를 낳을지 걱정되는 순간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한 권의 책이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와 지혜의 탑에 새길
문장을 가슴 가득 남겨 주었다.
책상 위에 두고 오래도록 다시 펼쳐 보고 싶은 책이다.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독자들의 삶을 눈부시게 한다.
"쓸모와 쓸모없음의 사이에서 개의치 않고
낭만 하나 따뜻하게 누릴 줄 아는 사람이 좋다"
나도 오늘부터 낭만 하나 따뜻하게 누릴 줄 아는 사람이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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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속는 이유
이 책은 '보이지 않는 고릴라' 라는 책과 그와 관련된 실험으로 세계를 놀라게 만든
세계적인 심리학 분야의 대가 대니얼 사이먼스와 크리스토퍼 차브리스가 공동으로 집필한 책이다.
가짜 뉴스와 새로운 사기 수법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우리가 속임수를 인지하고 판단하는 방법과 사기꾼들이 인간의 어떤 심리를 이용해서 사기를 치는가? 에 대한 분석을 담아내고 있다.
왜 거짓은 달콤하게 들리고 진실은 들리지 않는가?
왜 어떤 사람은 속고 어떤 사람은 속지 않는가?
이 질문에 나와 같이 많은 부분 공감하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어처구니 없는 실수와 같은 사기를 삶에서 몇 차례 경험한 나에게 이 책을 읽는 순간은 진지와 몰입과 찐이 더해진 시간이었다.
하지만 아울러 이러한 책이 나올 정도로 세상이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저자의 이야기처럼 우리의 삶이 사기로 가득 차서 즐길 수 없다고 판단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으로 위안을 얻는다. 그것은 더 어리석은 결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역대 우리를 속인 다양한 속임수, 즉 다양한 사기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그 수법들에서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많은 대규모 사기는 우리 주변에 흔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손쉽게 속을 수 있는 메카니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사기의 결과가 심각할 가능성이 있을 때는 더 많은 것을 확인함을 이야기 한다.
사기의 위험은 항상 존재하지만, 장기적인 대규모 사기는 드물고, 대부분의 상호작용은 정직한 사람들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사기 수법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책에서는 미술품 사기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천재성을 가진 연주자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사실은 무대 위에서 녹음 소리에 의존해 연주 제스처만 취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중국발 스팸 전화에 민감한 우리는 알고 있는 우리 주위의 누군가가 당한 속임수에만 익숙하다. 그러나 책을 읽다 보니 상상을 초월하는 국가를 상대로 하는 사기도 많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정치가들이 여론을 조장하기 위해 어떤 속임수를 사용하고 그리하여 사람들이 믿게끔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지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많은 것에 대해 부정적인 관점이 생기기도 했지만, 세상을 살아가려면 어쩌겠냐!
스스로 조심하고 지혜롭지 않으면 안된다.
사기꾼들은 모든 정보에 집중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사기꾼들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우리는 항상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 나인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이러한 질문을 통해 내가 정말 그들의 유일한 설득 대상인지, 나의 행동과 판단이 나의 목표가 아닌 대화 상대의 목표를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한 내가 속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나 장소에 있는지 평가하라고 이 책은 자문한다.
책에서는 사람들이 거짓보다는 진실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우리의 경향을 진단하면서 우리가 속는 이유를 탐색했다.
지금도 사기꾼들은 항상 우리를 속일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아직 들키지 않았거나 발명 되지 않은 유형의 사기도 있다.
누구나 가끔은 속는다. 적절한 상황에서 적절한 속임수를 만나면 누구나 넘어갈 수 있다.
2022년 암호화폐 시장이 폭락하고 고공 행진을 하던 몇몇 기업이 고객 자산과 함께 사라졌을 때 개미 투자자들(나 또한 포함 ㅜ)은 수십 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돌이켜보면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타당한지?
내가 하는 투자가 어떤 종류의 투자에 적합한지?
신생 회사에 투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자문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많은 사기꾼들은 우리의 이러한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경험에 의존해서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예측한다. 그리고 우리의 예측이 실현되도록 만드는 사람들에게 속아 넘어간다.
우리는 일관성을 질이 좋고 진짜라는 신호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실 진짜 데이터에는 일관성 보다는 항상 가변성이 녹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속을 수 있다.
문제는 더 확인해야 할 때가 언제이고
어떻게 확인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이 책은 잘못된 정보에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 접종을 하고 '대담한 사기꾼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필독서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은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단순한지 나의 경험을 비추어보며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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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리더십
드디어 개강이다!!
아니 벌써 개강이다.
이번 학기에는 더 알차게 준비해서 학생들과 강의실에서 만나야지 했는데
두 달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연휴 때 잡은 책인데 하루 만에 완독 했다.
너무나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라 완전히 책에 몰입해서 이틀 만에 350페이지를
다 읽어버렸다.
로마제국의 위대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미국의 역사를 새롭게 알아가며
감동적인 순간도 마주한다.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이고 자유에 대한 이야기이고
지도자에 대한 이야기다.
요즘과 같은 시기에 공감하며 읽으며,
역사에서 한 사람의 지도자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다시 한번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서구 문명의 모테인 그리스 아테네가 실천했던 가치와
스파르타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치가
역사를 어떻게 바꾸었는지도 확인했다.
고대 그리스에서 가장 강력한 폴리스였던 스파르타는
전쟁에서 아테네를 이기고도 쇠락의 길을 걸었다.
스파르타가 몰락한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이유는 인구 감소였다.
한창인 남자들은 전쟁터로 내몰려 전사하고
출산률은 갈수록 줄어들었다.
폐쇄적 사회라 이민을 받아들이지도 않았다.
힘에만 의존하다 그 힘을 잃었을 때 사람들은 기억에서
지워버린다.
오늘날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는 수많은 사람으로 언제나 붐빈다.
그러나 대조적으로 스파르타의 유적지는 올리브 나무만 무성하다.
무엇이 두 폴리스의 운명을 갈랐던 것일까?
그들이 추구한 이상과 가치와 목표는 확연히 달랐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 로마제국의 위대함에 경이로움까지 들 정도다.
그들의 승리에는 언제나 위대한 지도자가 있었다.
장엄하게 늘어선 알프스산맥을 넘으며 한니발이 이끄는 군대는
식량을 포기했다.
제1차, 제2차, 제3차 포에니 전쟁의 역사는 후세에 많은 교훈을 준다.
로마군은 어떻게 세계 최강이 되어 유럽 전역을 정복할 수 있었을까?
그들의 정신을 읽어 내려가며 그들의 지혜 앞에 숭고해진다.
제일 흥미롭게 읽었던 챕터는 미국편이다.
종교적 자유를 찾아 신대륙으로 향했던 초창기 개척자들은
영국의 청교도인들이었다.
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넌 순례자들은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주의 한가로운 해변 플리머스에 도착한다.
메이플라워호에는 당시 102명이 타고 있었다.
400여 년 전 자유를 찾아 광활한 바다를 건넌 이들이 절실하게 원했던 것은
자유였다. 종교의 자유
그들에게 자유란 어떤 의미였을까?
미국이 처음 대영제국의 식민지에서 독립할 때는 13주에 불과했다.
미국 역사에서 가장 많은 희생을 치른 내전인 남북전쟁 당시 미국은 36개 주였다.
오늘날 미국은 워싱턴 DC 를 제외하고 50개 주가 있다.
권력은 인간을 취하게 만들고 타락 시키는 마력을 지녔다.
아무리 작은 권력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본성과 정치가의 초심은 권력 앞에서 한없이 무기력하다.
모든 역사의 중심에 리더가 있다.
그 리더들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제국으로 키워낸 사람들이다.
책을 읽고 나니 많은 생각이 교차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위기다.
진정한 리더의 부재로 국민들은 힘들다.
역사는 냉정하다.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다.
탁월한 리더십을 갈망하는 것은
단지 나 만의 꿈이 아닐 것이다.
우리에게는 더욱 절실한 현실 문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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