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그림 에세이 같아서 편하게 읽으려고 했는데 읽는 내내.. 마음이 무겁고 가슴이 먹먹했다. 😭
읽고 나서도 하루 이틀이 지나니까 오히려 내용이 더 오래오래 머릿속에 맴돈다. 💭
언제나 사별이라는 것은 단어가 주는 느낌 자체가 너무나 무겁고.. 예전에 봤던 김종관 감독의 '아무도 없는 곳' 영화가 다시 떠올랐다.
(생각해 보니까 그 영화도 딱 지금 계절과 날씨였던 4월 초에 봤고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랑 같은 감정을 느꼈다.. 정말 좋은 영화였지만 그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다시 안 보고 있는 중이다.)
"충분히 슬퍼할 것, 그리고 다시 살아갈 것"
"억지로 긍정적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불편한 감정이 들 때 빨리 잊으려고 하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자. 그 감정을 충분히 느낄 시간을 갖는다면 결과는 자연히 긍정적으로 흘러갈 것이다. 그렇게 나를 사랑해 보기로 했다." - p.358 -
완벽하게 좋은 순간, 그것을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자신에게 유익한 것인지. 소중한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억은 스러져가는 환영을 잃어버리지 않는 단 하나의 방법이다.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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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난 이 감독의 영화를 하나도 본적이 없다. 원래도 영상보다는 글씨를 즐기는 사람이라 텔레비전도, 영화도 멀리하고 살았기에.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이 감독이 궁금해졌다. 이런 문장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좋은 영화를 만들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군데군데 삽입된 사진도 너무 좋았고, 문장도 너무 좋았다. 소파에 누워서, 혹은 공원에 앉아서, 병원 벤치에 앉아서 나는 이 책을 읽었다. 날씨가 좋아서, 햇살이 좋아서, 문장이 좋아서, 흐르는 음악이 좋아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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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나는 청각에 약한 동물인지, 음악을 들으면서 잘 운다. -노래는 더럽게 못하면서 음악을 듣는 것은 참 좋아한다.- 이 부분을 읽을 때 내 귀에서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삽입곡이었던 “lalala”가 흘러나왔다. 그 감미로운 음악과 문장들이 겹쳐 내 마음에서 춤을 추었다. 완벽하게 좋았던 과거의 시간들이 떠올랐고, 누군가를 좋아하며 아파지는 감정도 떠올랐고, 그때의 내가, 또 지금의 내가 떠올라서 좀 울었다. 한참 울고 나서는 속이 꽤 시원해져서 이 작가가 만든 영화는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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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여기서는 작가라고 부르겠다.-는 말한다. “길 위에 시간들이 놓여있다. 길을 가면서 자주 뒤돌아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 목적지도 모른 채 달려가는 것도 의미는 없다. 오늘은 어제가 되고 내일은 오늘을 지나 어제가 될 것이다. 오늘은 오늘일 뿐이지만, 수많은 어제가 나의 오늘을 움직인다. 그러니까 오늘을 후회 없이 살아야 한다거나 그런 말을 하고 싶은 건 아니다. 다만 후회하며 엉망진창으로 살든, 고민하며 사든, 우리는 어제가 만들어낸 길을 밟고 오늘이라는 길 위를 걷는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p.175)”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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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뒤돌아보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그의 말도, 목적지도 모르게 달려가는 것도 의미는 없다는 그의 말이 마치 내게 건넨 말인 듯 고개가 끄덕여졌다. 요즘 매일 결심하듯 뒤돌아보지 말아야지. 앞만 보고 활활 불타지도 말아야지. 나의 어제가 만들어준 오늘을 성실히 살아야지. 그런 생각을 여러 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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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책수집가 4기>
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는 2012년에 출간된 사라지고 있습니까의 개정보증판이며 1부에서 4까지 이어지는 글들은 대략 십 년 전에 쓴 글이고 5부와 사나리오는 새로운 이야기를 추가하여 책에 담겨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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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 페르소나의 영화감독이 김종관감독님인 것은 몇 번 기사로 접한 적이 있는데 책은 처음보아서 편안한 마음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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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차분하고 잔잔한 느낌이여서 읽는 내내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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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담긴 사진들도 색감이 너무 이뻐서 사진보는 재미도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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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도 너무 좋았지만 마지막에 담겨있는 시나리오가 정말 좋았다.
책을 다 읽은 시간이 새벽 늦은 시간이였음에도 불구하고 히코다테에서 안녕과 페르소나에 4번째 이야기인 밤을 걷다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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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글 맨 밑에 있는 대사를 이미 책으로 봤음에도 불구하고 눈물이 왈칵 쏟아져 한참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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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김종관이라는 사람을 알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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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좋은 순간, 그것을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나 자신에게 유익한 것인지.
소중한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억은 스러져가는 환영을 잃어버리지 않는 단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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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저 할머니 내가 아는 사람이랑 닮았어.
누구? 너. 죽을래? 어차피 너도 늙어.
어차피 그러니 너도 지금 죽자.
우리가 이미 늙었다면, 헤어지자는 말 따윈 안 하겠지?
그럴수도. 나도 빨리 늙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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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우리가 왜 다른 세계에 있어?
몰라서 물어? 응.
넌 아침에 있고 난 밤에 있고, 넌 여름에 있고 난 겨울에 있고, 넌 우주에 있고 난 모래알 틈에 있어.
난 바람에 있고 넌 오래된 집 안에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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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는 사람이 있고 나를 모르는 사람이 있어.
나를 아는 사람 중에는 네가 있었고, 너 외의 다른 사람들이 있었어.
나는 너 외의 사람들에게 외로움을 느꼈어.
나를 아는 수많은, 너를 제외한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모습들에 외로움을 느꼈어.
네가 항상 옆에 있어줬는데, 부질없이 괴로워했네. 죽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