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가 사라졌다.
책은 소설에서 현실로, 또 현실세계에서 소설속으로 수 없이 이동한다. 읽을수록 어느 게 소설이고 어느 게 현실인지 구분 할 수가 없다. 소설 속 주인공은 현실세계에 질문하고 현실속의 주인공은 소설속에서 답을 찾는다. 누가 소설가이고 누가 등장인물인지 모르는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진다.
한번 펼치고는 끝을 볼때까지 멈출 수가 없었다.
다 읽고 나서는 로맹 가리 즉, 에밀 아자르가 생각 났다. 로맹가리로 공쿠르상을 받은 후 에밀 아자르로 두번째 공쿠르상을 수상한 작가의 이야기가 이 소설에서 픽션으로 부활한 듯한 느낌.
그리고 드라마 w도 생각.. 나는건 나만 그런가?
우리 모두는 지금 인생의 소설을 쓰고 있는 중이다.
내 인생에서 등장인물 아니, 주인공인 나는 내 이야기의 마지막을 바꿀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우린 평범하고도 특별한 일상의 하루하루로 인생의 페이지를 채워 나가고 있는 것 아닐까!
2차대전 프랑스 노르망디가 배경이다.
전쟁속에서 사랑이 싹트고 적군과 아군의 위치가 바뀌는 기묘하면서 서글픈 상황들의 서사가 무척 매력있었다.
독특한 인물들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로맹가리하면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라는 근사한 소설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공허하고 허무하지만 여전히 사랑은 이어진다.
이것은 로맹가리의 소설적 철학이 아닐까.
2차 대전의 처절한 상황은 흡사 일제시대나 6.25를 겪은 우리나라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그래서 마음 한곁이 무척 씁쓸했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 행복이다
사울 레이터란 작가를 처음 알았다.
사진이 내 맘을 울리고 짧은 문장 하나가 내 가슴을 때리는 것! 이런 스타일이 내 스타일이다. 임팩트가 그냥 막 살아 있다! 사울 레히터도, 로맹가리도 유태인이었네...랍비학교를 때려치우고 화가가 되고자 했던 그가 사진작가가 되었네 그래도 그림그리는 것을 포기치 않았다는 사람...한 곳에서 우직하게 오래 살면서 삶을 더 확대해서 보고자 했던 사람...굿뜨! 이만원짜리 사진집이 하나도 안 비싸게 느껴지는 사울 레이터이닷!
'그 누구도 극복할 수 없는 단 한 가지 유혹이 있다면 그것은 희망의 유혹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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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맹가리는 인간성의 끝, 세계의 끝이라 불리는 곳에서, 그럼에도 인간을 말하고 인간다움을 말한다. 그가 주목하는 참담한 인간의 모습은 비단 전후세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의 글을 읽으면 가슴이 아리고 묵직한 무언가가 눌러 앉는다.
그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인간은 지금 감기에 걸린 것일 뿐이야. 단지 그 뿐이야. 원래 인간이란 애들은 이렇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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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아니 희망 비슷한 무언가가 절망 속을 비집고 파고든다. 희망의 유혹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