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동체의 허위
p10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는 건 웬만한 소음은 배경음악으로, 어수선한 광경은 손 닿지 않는 액자 속 풍경으로 인정한다는 뜻이었다.
2. 소설을 읽는 내내 가족, 이웃, 자연, 공동체 같은 따스하고 풍요로운 단어들이 서늘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것이 진짜 현실임을 나는 알고 있다. -조남주
3. 저출산 극복 조건에 대하여
p41 그중에서도 특히 자필 서약서가 크리티컬 히트의 요소였는데 그 내용은 이러했다. 이와 같은 실험공동주택을 나라에서 만들게 된 까닭은 더 이상 바각이 없을 정도로 가파르게 깎어 내려온 출생률에 있는 만큼, 이곳에 들어갈 유자녀 부부는 자녀를 최소 셋 이상 갖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었다.
p186 아이 셋을 둔다는 건 사실 부부 가운데 한 사람은 일하지 말고 집에서 양육에 전념하라는 뜻과 다름없었다. 기르는 아이가 둘 이상 넘어가면 그 점은 사회제도가 얼마나 잘 갖춰저 있는지와 무관하게 선명해지는 현실 조건이었고, 지금은 심지어 제도적으로도 과도기에조차 이르지 못한 시절이었다.
📕24#14 메리골드 마음세탁소
2024.07.03~07.05
⏩️초를 켜는 마음으로 살 것
밀리의 서재 기업회원을 쓸 수 있게 되면서 처음으로 오디오북이라는 것을 경험해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텍스트도 없이 소리만 듣는 것이 '눈은 감아야 하나', '어딜 봐야 하나' 어색했는데, 듣다 보니 나름 몰입도 되고, 무엇보다도 꼭 독서의 자리를 잡지 않아도 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았다.
집에서 용감한 형사들 틀고서 귀에 에어팟을 꼽으며 설거지나 걸레질을 하는 것처럼, 꼭 출퇴근길 앉아 가지 못해도 심지어 길을 걷는 모든 시간에도 나름의 독서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교무실에서 생각없이 단순한 일을 할 때도 듣는 지경까지 되었다.ㅋㅋㅋ
한편으로는 너무 수동적으로 책을 읽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런 소설같은 경우 각 인물들의 목소리로 대사를 듣고 배경음악이나 효과음도 같이 있으니 몰입도를 높여주었다. 이번 책은 등장인물이 꽤 되다 보니 목소리에 특별한 차이가 잘 안 느껴져서 처음엔 누가 누구인지 헷갈리긴 했지만.
앞으로 도서관에 갈 틈이 없을 때, 원하는 책을 빌리지 못했을 때 애용할 것 같다.
특별한 부모님 밑에서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특별한 마을에서 살던 주인공은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되는데, 그 중 하나는 상상한 것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런데 아직은 그 능력을 쓰는 것이 미숙해 한 번의 실수로 폭풍이 찾아와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리는 상상이 현실이 되어 그녀의 집과 가족을 모두 잃게 되었다. 그리고는 자신을 질책하며 수없이 다시 태어나더라도 자신의 가족을 꼭 찾으리라는 마음을 먹었고 그 역시 현실이 되어 스스로를 이 세계에 가두며 늙지도 죽지도 않고 천년이 넘는 세월을 다시 태어나며 살아간다.
그렇게 메마른 영혼으로 살아가던 중, 자신이 남의 어려움을 도와야 그 다음 능력도 잘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엄마가 좋아하셨던 꽃의 이름과 동일한 "메리골드"라는 곳에 마음 세탁소를 운영하고 "지은"이라는 이름을 만들어 살게 된다. 사람들이 찾아와서 흰 티셔츠를 입고 지우고 싶은 기억을 떠올리면 그것이 티셔츠에 얼룩으로 나타난다. 그 중 하나를 골라 지워달라고 하면 지은은 옷을 세탁기에 넣고 빨래를 한다. 마법을 부릴 수 있는 지은에게 세탁과정 자체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손님이 진짜 그 기억 없이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게 하고 세탁소에서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을 벌어주는 배려의 장치다.
이곳의 첫 번째 손님은 재하인데,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영화를 사랑했던 서른 셋의 남자이다. 그의 어머니 연자 씨는 공부는 잘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스스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경제생활에 바로 뛰어 들었다. 그렇게 공장에서 일하면서 팀장과 사랑에 빠져 임신까지 하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은 이미 가정이 있는 유부남이었고, 연자 씨는 불륜녀가 되어버리면서 홀로 재하를 키우게 되었다. 연자 씨는 밥벌이를 위해 저녁에도 일을 하기도 했는데 그 때마다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 아들은 집에서, 엄마는 밖에서 눈물을 흘리며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제 곧 두 돌을 맞이하는 온유가 떠오를 수밖에.. 갑자기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 나는 온유랑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할까? 강남에서 사는 것 자체가 불가능이고, 창원으로 내려 가야 할지.. 지금 생활을 유지하면서 회사 근처로 이사를 와서 어린이집 연장보육을 하며 살아야 할지... 상상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울렁울렁 토가 나올 듯 이 삶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졌다. 그래도 그래도 엄마는 그 삶을 버티고 살아내야겠지...
어릴 때부터 모델 생활을 시작하며 인플루언서로 살던 은별의 이야기에서 지은이가 은별에게 해주었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곁을 줘야 친구가 생겨."
나는 인기가 많고 주변에 사람이 많고 늘 사랑받기만을 원하면서 나는 정작 내 곁을 잘 내주지 않는다. 내가 남편에게 친구가 없다고 할 때마다 신랑이 "넌 곁을 안 내주잖아."라고 하는 말이다. 거절이 무서워서인건지... 원래 내가 차갑고 정 없는 사람인건지 잘 모르겠지만 모두에게 친절하려 하면서 먼저 다가가고 곁을 내어줄 생각은 하지 못한다. 남편이 아무한테나 가서 이야기를 잘 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결국 은별은 인플루언서 생활로 좋았던 그리고 힘들었던 기억을 지우게 되면서 사라진 자신의 계정을 복구하지 않고 홈쇼핑 MD로 일하게 되는데, 그녀의 감각이 빛을 발하고 빨대 꼽고 기생하던 가족들로부터 독립하게 되면서 보다 열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된다.
은별은 이런 말을 했다. "모든 것들이 다 좋진 않지만, 많은 것들이 좋다." 우리 생활이 이렇지 않을까?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감사할 것이 많은데 많은 것들이 좋다고 생각하며 살아야지 느꼈다.
마지막에 해인과 지은의 스토리가 더 나오진 않아서 아쉬움도 있었지만 신비스런 지은이 더 풀리지 않는 것 같아 좋기도 했다. 결국 모든 이가 바라는 대로 꿈꾸며 열심히 살다보면 결국 이뤄낼 수 있다는 우리네 따뜻한 삶의 조언을 하며 책이 끝났다.
*자분자분: 성질이나 태도가 부드럽고 조용하며 찬찬한 모양
*해사하게: 얼굴이 희고 곱다랗다 / 표정, 웃음소리 따위가 말고 깨끗하다 / 옷차림, 자태 따위가 말끔하고 깨끗하다.
5//10 ~ 5/15
한 달에 한 번 있는 오프라인 독서모임 지정책~~
5월의 책은 중국 작가 위화의 소설 "원청" 이었어요.
어릴 때 영웅문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는데, 돌이켜보니 그 뒤로 중국 소설은 전혀 접하지 않았더라고요.
이 책이 지정 도서라 해서 살짝 거부감도 있었지만, (5월 모임은 빠질까 생각했을 정도) 놀면 뭐하랴~ 한 번 읽어보자 싶어서 읽게 됐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 읽었으면 억울할 뻔 했어요 ㅎㅎㅎ
이 책 시작하기 직전에 친구에게 추천 받아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몰아보기 했었는데요...
친구는 몇 번 울컥했다는데 전 딱히 슬프다고 느낀 장면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아, 내가 되게 메마른 사람인갑다 싶었는데요 그것도 아닌가봐요~
이 책 보면서 거의 오열하다시피 울었거든요 ㅜㅜ
아, 그 날 좀 기분이 안 좋고 우울해서 마음이 힘든 날이었던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한 줄 한 줄 읽는데 너무 슬퍼서 나중엔 아예 책 덮고 흐느꼈다는...ㅠㅠ
영상 매체를 볼 때요...배경음악이 깔리며... 슬픈 표정의 배우들 얼굴과 그들이 뱉어내는 대사들이...제게는 그리 크게 와닿지 않는 것 같아요.
오히려 이 책 속의 문장들이, 그 담담하고 담백한 문체들이 저한테는 더 더 슬프게 느껴지더라고요...
이어지는 단어 속에서 그들의 감정을 상상하게 되고, 내가 상상한 그것 그대로 와닿아 내가 그 인물이 된 듯 아픔이 느껴지거든요.
이 책이 제겐 그랬어요.
화려하게 꾸미지 않은 문장들이고요. 특별할 것도 없는 문체라 정말 편하게 술술 읽히는데...읽어 나갈 땐 그게 또 너무나 아프게 와서 박힙니다.
올해 아직 몇 권 못 읽긴 했지만, 최근 들어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좋았어요.
어떤 책들은 읽다 보면, 가끔씩 내용 전개가 생뚱맞다, 뜬금없다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이 소설 읽을 땐 그런 생각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네요.
사건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흘러가니 당연히 쉽게 몰입하게 되고요, 제가 보기엔 인물들의 감정 표현이 최소화 되어 있는 문장인데도 읽을 때 너무나 아프게 와 닿는단 말이죠....
나중에 한 번 더 읽어볼 생각이에요.
그땐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도 되고요....
그리고 위화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더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세상엔 읽을 책이 너무나 많네요 ^^;;
영화관에 간 클래식
영화 속 한 장면에서 마음을 사로잡는 클래식 음악~
영화나 드라마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정말 크다.
덕분에 시청률이나 영화 관객 수가 높으면 덩달아 OST 곡이나 배경 음악의 인기가 오른다.
클래식 음악은 귀에 익숙한 몇 곡을 제외하고는 난해 하기도 하고 듣고 있으면 잠이 온다는 사람들이 주위에는 많다.
그러나 영화의 어느 부분에서 사용된 그 곡이 클래식 음악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유튜브를 통해 검색해서 다시 들어보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많이 보았다.
이 책은 영화 속에 삽입된 클래식 음악을 영화의 극적 요소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나 또한 음악 전공자이지만 클래식 음악을 모두다 이해하고 알 수 없다.
클래식 음악은 내가 연주했던 곡이나 자주 들었던 곡은 쉽게 이해하고 알 수 있지만 워낙 다양한 분야의 곡에 훌륭한 작곡자의 곡이 많다 보니 지금도 클래식 음악은 여전히 어렵다.
책을 읽고 있으니 저자의 영화와 음악에 대한 지식이 굉장하다.
물론 저자는 음악(바이올린) 전공자에 클래식 음악 기자와 에디터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많은 영화 속의 음악들을 세세하게 파헤친 책은 일찌기 읽어 본 적이 없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소개하는 영화 속 음악들을 검색해서 다시 들어보고 영화도 찾아보면서 그 느낌을 다시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다.
솔직히 내가 직접 본 영화에 대한 글과 배경 음악을 다루는 이야기에서는 몰입이 되고 흥미로웠지만, 보지 않았던 영화가 너무 많아서 극 내용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클래식 음악을 이해하는 것에는 여러가지 어려운 점이 있었다.
그러나 덕분에 책에서 소개하는 몇 개의 영화는 유튜브를 통한 리뷰를 보고 배경 음악도 같이 검색해서 들어보았다.
필자의 얘기대로 영화를 한 번 더 보게 되면 처음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고, 들리지 않았던 것들이 들린다.
필자는 영화를 다시 보게 될 때 영화의 OST와 클래식 음악이 그러했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배경 음악 없는 영화는 팥이 들어가 있지 않은 단팥빵과 같은 것일 것이다.
책을 통해 클래식 음악 중심으로 영화의 흐름과 자연스러운 이야깃거리와 리뷰를 즐겁게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음악을 눈으로 보고 읽는 일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다.
음악을 눈으로 보는 것은 직접 공연장에 찾아가 악기의 사용과 편성,
그리고 연주법에 대해 확인하는 것이다. 음악을 읽는 것은 음악이 흐르는 동안 눈 감고 음악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눈 뜨고 악보를 보며 음악의 흐름을 실질적으로 쫓아가는 것이다."
는 글귀가 무척이나 와 닿는다.
그래서 음악회에서 연주를 직접 보고 난 후의 감동은 그냥 듣는 것과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음악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알 게 된다.
영화의 스토리에 빠져서 흘려 들었던 영화 음악을 상세히 기록한 사전과 같은 책이라 공부하는 기분으로 읽은 책이다.
영화와 클래식 음악 두 가지를 한꺼번에 경험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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