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크리스토프들,
함께해주어 고마웠네. 슬퍼하지 말게.
모든 것엔 끝이 찾아오지.
젊음도 고통도 열정도 공허도 전쟁도 폭력도.
꽃이 피면 지지 않나.
나도 발생했으니 소멸하는 것이네.
하늘을 올려다보게. 거기엔 별이 있어.
별은 우리가 바라볼 때도 잊고 있을 때도
죽은 뒤에도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을걸세.
한 사람 한 사람 이 세상의 단 하나의 별빛들이 되게.
p.354
항상 급하게 이 길을 꼭 지금 건너야 할 것 같은 일이 많다. 이번 시험에 꼭 붙어야 하고, 이번 공모전에 꼭 당선 되어야 하고, 이번 직장에 꼭 합격을 해야 하는 식이다. 그런데 보통은 안 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이럴 때 우리는 잠시 아무 일도 안 하고 기다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경우이 따라서는 시간이 지나면 파란불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지금 당장 신호등이 빨간불이어도 1분만 기다리면 파란불이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때로 기다림이면 충분한 경우도 있다.
모든 길은 다 통한다. 홍대에서 한남동으로 가야 한다고 치자. 가는 길은 수없이 많다. 강변북로를 타고 가도 되고, 삼각지와 이태원을 거쳐서 가도 되고, 남산순환도로를 통해서 가도 된다. 신촌오거리를 통해서 가다가 길이 막히면 아현동사거리에서 우회전해 공덕동을 통해서 돌아가도 된다. 길을 바꿔 가도 목적지는 같다. 다만 경치만 달라질 뿐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계획했던 길이 막히면 다른 길로 가면 된다. 그리고 그것이 모여서 새로운 풍경이 되는 것이다.
원래 최선들이 모여서 최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온갖 멋진 옷과 고가의 악세서리를 다 하고 나면 완전 촌스러워질 수 있다. 모자라는 듯한 것들이 모여 조화를 이룰 때 아름답다. 그러니 내가 원했던 길이 막힌다고 해서 속상해하지 말라. 때로는 그게 빨간 신호등처럼 조금만 기다려도 파란불로 열리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옆길로 가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지금 열린 길이 최선이 아닌 것으로 보일 것이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그런 길들이 모여 예상치 못한 멋진 곳으로 인도해주기도 하는 것이 인생이다.
인생을 살면서 모든 순간이 아름다울 순 없다. 순간순간이 아주 가끔 아름다울 뿐이다. 우린 그 순간들을 이어서 별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 삶이 모두 대낮처럼 밝을 수 없고 약간의 별빛만 있다면 우리는 그 별빛들로 별자리를 만들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듣는 별자리 이야기는 먼 옛날 배를 타고 정처 없이 바다를 떠돌았던 뱃사람이나 들판에서 양을 치던 사람들이 홀로 시간을 들여서 만들어낸 이야기다. 우리 삶을 아름답게 만들려면 희미하지만 검은 하늘에서 빛나는 별들을 찾고, 잇고, 이야기를 만드는 '시간'을 들여야 한다. 이 책에서 언급된 장소는 나를 만든 공간이고, 내가 좋아하는 공간들이다. 그 공간들은 내 인생에서 가끔씩 있는 희미한 별빛들이다. 그리고 이 책은 멀리 떨어져 있는 나의 희미한 별빛들을 연결해서 나만의 별자리를 만들려는 시도다.
2018-34
“누군가를 좋아하면
하루 중에 그 누군가를 좋아하는 시간이
분명 존재하듯
나도 나를 좋아하는 시간이 분명하게
필요하다.
나를 좋아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기억할 순 없지만
많은 것을 기억하면 좋지 않을까
아깝잖아
어떻게 버티고 살아오는 날 들인데.”
“대화를 할 때는
누구의 옳고 그름도 아닌
서로의 마음만을 알아주었으면
그래서 대화의 끝에는
우위를 선점한 누군가가 아닌
나란히 옆에선 우리가 있었으면”
#내가나를간직할수있도록#이광호#산문집#별빛들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복잡한 세상에서 잊혀져가는 자기 자신을
놓으면 안된다는 말이 참 좋다.
남을 좋아하듯이 자신을 좋아해주고
그들과 함께 나란히 살며
좋은 것들을 많이 기억하며 살자.
#휴가
2018-33
“내 정수리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사람일수록
나의 외로움을 궁금해 하지 않는다
상관없다고 상관하면 조금은 시선을 맞출 수 있을까
그럼 나는 그만
주저 앉아버려도 괜찮지 않을까 했다”
“혼자여서 외로운 게 아니라
혼자가 될 수 없어 외로운 거”
“기억엔 끝이 없지만 끝엔 늘 기억이 있다”
#나의외로움을궁금해하지않는사람들에게#김고요#시집#별빛들
작가가 말한거처럼 시가 뭔지 잘 모르고
그 어떤 말로도 마음을 설명할 수 없음은 안다.
그 말들이 뭔지도 모르게 마음에 공감을 주는건
아주 조금은 느끼는거 같다.
시는 쉽게 시작하지만
언제난 끝은 쉽지가 않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