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제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요동치고 있다.
🧐 전쟁과 분쟁, 공급망 재편, 금리와 환율의 불안정성은 글로벌 경제 전반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고, 그 여파는 국내 경기 침체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 많은 기업과 조직이 생존을 고민하고, 리더들은 불확실성 속에서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기다.
☝️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단기적 성과나 기술적 해법이 아닌, 위기를 통과해 조직과 사람을 이끈 리더십의 본질을 다시 질문하게 된다.
😌 홍대선의 『테무진 to the 칸』은 바로 이 지점에서, 오늘의 리더들에게 깊은 사유의 재료를 제공하는 책이다.
.
1️⃣ '사람이 따르는 힘' : 리더십과 카리스마의 본질
✨️ 이 책이 그려내는 테무진(칭기즈 칸)의 리더십은 흔히 떠올리는 카리스마적 영웅상과 다르다.
✨️ 그는 혈통이나 신분, 일시적 성공에 기대지 않았다.
✨️ 테무진은 인간이 뛰어난 능력자에게는 동경을 느끼지만, 진정으로 사랑하고 헌신하는 대상은 후천적 노력으로 품성과 세계관을 완성한 인물이라는 점을 꿰뚫고 있었다.
✨️ 그래서 그는 패배한 자, 실패한 자, 패잔병에게도 미래를 맡길 수 있었고, 그 결과 수많은 부족과 사람들이 저항 없이 그의 곁으로 모여들었다.
✨️ 이 책은 리더십의 핵심이 "얼마나 강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신뢰받을 수 있는가에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
2️⃣ 시스템으로 완성된 승리 : 군사 제도와 조직 혁신
✨️ 테무진의 위대함은 개인적 영웅성에 있지 않았다.
✨️ 오히려 그는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인식한 지도자였다.
✨️ 전투 지휘에 있어 자신이 천재적 재능을 지니지 않았음을 알았기에, 그는 누가 지휘해도 작동하는 조직 시스템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 전통 유목 사회의 복잡한 계급을 해체하고, 능력 중심으로 군을 재편했으며, 군대를 '전부 단위'로 운용하는 항구적 체계를 구축했다.
✨️ 이 시스템 덕분에 몽골군은 지휘자가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조직이 되었고, 개인의 재능보다 구조와 원칙이 승리를 보장하는 군대로 변모했다.
✨️ 이는 오늘날 기업과 조직 운영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통찰이다.
.
3️⃣ 실수를 인정하는 용기 : 인간적인 면모와 역사적 전환
✨️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테무진을 완벽한 영웅으로 미화하지 않기 때문이다.
✨️ 그는 실수가 많았고, 오해와 판단 착오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 그러나 중요한 점은 그가 자신의 실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책임지고 수습할 줄 알았다는 것이다.
✨️ 나야아와의 갈등을 풀며 공개적으로 잘못을 인정한 장면, 권위에 기대지 않고 부하 앞에서 감정을 누를 줄 알았던 태도는 그의 인간적인 리더십을 보여준다.
✨️ 특히 발주나 맹약은 그의 사상과 조직관이 완성되는 결정적 전환점으로, 패배를 학습으로 전환해 혁명가이자 '전쟁의 신'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된다.
✨️ 이 대목은 위기가 리더를 무너뜨릴 수도, 완성시킬 수도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
.
🎯 마무리
✨️ 이 책은 혼란과 불확실성의 시대에 리더는 무엇으로 사람을 모으고, 어떻게 조직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깊은 답변이다.
✨️ 테무진은 정복자가 되기 이전에, 실패를 인정하고 사람을 품으며 시스템을 설계한 리더였다.
✨️ 오늘날처럼 경제와 조직 환경이 불안정한 시기에, 이 책은 리더뿐 아니라 조직의 구성원 모두에게 "지금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를 묵직하게 되묻게 한다.
‘예술은 유희로서의 소모가 아닌,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되돌아보게 하는 매개체가 됩니다. 예술의 위대함은 바로 이러한 역할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
미술작품으로 풀어내는 인권이야기. 인권이라는 주제에 대하여 부담스럽고 지루하지 않게 접근할 수 있어서 특히 좋았다. 게다가 국내외 역사적 사건도 함께 이야기하고 있어서 새로운 역사적 지식(스페인 내전, 미얀마 로힝야족 학살에 대한 의견을 내지 않는 아웅산 수치 여사의 배경 등)을 덤으로 얻게 되었다. 새로 알게 된 화가(오노레 도미에), 다시 보게 된 화가(피카소), 역시 감동적인 화가(강요배) 등 다채롭게 미술 작품을 접할 수 있어서 유익했다.
발전하는 삶을 살고 싶은 사람에게 독서는 훌륭한 선택지다. 나보다 먼저 삶을 경험한 선배로부터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운이 좋다면 지식을 넘어 삶을 바꾸는 동력까지 얻을 수 있을 테니 책을 읽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오늘도 서점가를 점령한 수많은 책들이 주장하는 것도 이와 얼마 다르지 않다.
삼십대 초반의 겨울, 때 아닌 슬럼프에 허덕이던 내게도 누군가의 조언이 간절했다. 당면한 어려움을 헤쳐갈 수 있는 작은 단서라도 잡고 싶은 시절이었다. 그때 한 권 책이 눈에 들어왔다. 모든 고수는 자기만의 습관을 가지고 있는 법이라고 주장하던 바로 이 책이다. 한국 독자를 위해 세계적으로 잘 나가는 각계 전문가 서른세 명이 쓴 글을 받아 엮었다고 했다. 이름하야 <고수의 습관>. 서른셋 가운데 하나쯤은 내게 작은 영감이라도 줄지 모른다는 기대가 이 책을 집도록 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본래 타인의 상황과 나의 상황이 다르므로, 그의 해답이 나의 해답과 다를 것이므로 자기계발서를 신뢰하지 않았던 내겐 놀라운 경험이었다. 이 책이 전한 습관 가운데 몇은 아직은 익숙하지 않지만 내 습관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몇은 작지만 큰 변화를 나의 일상 가운데 만들어가고 있다.
책 이야기로 들어가자. <고수의 습관>이 특별한 점은 외국에서 유명한 자기계발서를 그대로 번역해 들여온 책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출판과 기획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허병민 씨가 예술·과학·경제·경영 등의 분야에서 입지를 다진 세계적 명사들과 접촉해 제 삶을 바꾼 습관을 소개한 글을 받아 엮었다.
필진은 확고한 팬층을 가진 스포츠기고가 데이비드 엡스타인, 세계적인 PR회사 케첨의 CEO 롭 플라어티, 전 유엔 사무차장 샤시 타루르 등 소위 아는 사람은 알 만한 이들로 꾸려졌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톱스타’는 없다지만 믿을 만한 기획자가 직접 선별한 만큼, 새로운 명사의 글을 접한다는 생각으로 읽으면 도리어 더 매력적인 경험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실린 글은 각기 서너 페이지에서 열 페이지 사이의 짧은 에세이로, 저마다 스스로를 성공으로 이끈 습관을 꺼내어 소개한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서로 같은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이들끼리 비슷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전혀 다른 습관과 가치관을 내보이기도 하는데 이를 함께 읽다보면 같은 문제를 겪어낸 고수들과 한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고수의 습관>에서 가장 중요한 첫 장은 데이비드 엡스타인의 차지가 됐다. 워낙 맛깔나게 글을 쓰는 것으로 유명한 그는 대학시절까지 육상선수로 활약했던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일류 기고가이자 집필가, 강연가가 된 오늘까지 이어진 습관 하나를 이끌어 낸다. 엡스타인의 습관에 이름을 달자면 ‘한 명을 위해 경기하기’ 정도가 될까. 대학시절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경기장을 찾은 단 한 명, 아버지를 위해 달렸던 그날의 경험에서 깨달음을 얻어 그는 자신만의 습관을 만들어 삶의 순간순간에 적용해왔다고 털어놓는다. 이를테면 강연장에서 어느 한 명의 청중을 지정해 모든 말을 그에게 한다는 상상을 하고, 글을 쓸 때면 어느 하나의 독자를 특정해 쓴다는 것이다.
단 한 명을 위한 것이 모두에게 가장 이로울 수 있다는 믿음으로부터 출발한 이 작은 습관이 그의 삶을 정확히 얼마나 변화시켰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다만 그 습관의 이로움을 믿고 오늘도 그 습관을 적용하는 한 사람의 선택이 내게는 제법 매력적으로 느껴졌단 점을 적을 뿐이다.
데이비드 엡스타인에 이어 시각미술가 제임스 크록은 제 안의 점쟁이를 몰아내라는 팁을 독자에게 전한다. 새로운 시도를 위험한 시도로 여기게끔 하는 부정적 점쟁이들이 모두 안에 들어있지만 실제 결과는 꼭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요지다. 그가 자신의 논지를 강화하기 위해 든 사례, 그러니까 월터 홉스와 앤디 워홀, 마르셀 뒤샹의 신화적 성공기는 독자에게 일종의 짜릿함까지 맛보게 한다.
고졸 학력의 한 남자가 군에 입대하지만 기초훈련도 이겨내지 못하고 최하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한 그는 아내의 예술사 학위를 도용해, 로스앤젤레스에서 미술관을 시작한다. 그는 첫 전시회 기회를 예술 교육을 받은 적도 없는 쇼윈도 디자이너에게 제공한다. 디자이너는 예순일곱살의 늙은 체스 애호가에게 야채수프들을 그린 그림을 전시해달라고 부탁한다. 마찬가지로 교육을 받지 않은 체스 애호가는 철물점에서 구입한 물건들을 전시하려 한다.
이처럼 우스꽝스러운 사태의 연속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당신이 비관적인 점쟁이의 예언에 휘둘린다면 분명히 참담한 결과, 실패자들이 연 최악의 전시회를 예측할 것이다. 그런데 화랑을 시작한 미술상은 월터 홉스, 수프 통조림을 전시한 예술가는 앤디 워홀, 체스 애호가는 마르셀 뒤샹이었다. 현재 수십억 달러의 예술 시장에서 거의 20퍼센트가 앤디 워홀의 팝아트를 거래하고 있고, 마르셀 뒤샹은 팝아트와 개념예술의 창시자로 여겨지며 지난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예술가가 되었다. 월터 홉스는 그 후로도 20세기를 아름답게 수놓은 많은 전시회를 기획함으로써 빛나는 경력을 쌓아갔다. -본문 38p
모두 안에 살고 있는 점쟁이가 크록의 이야기처럼 훌륭한 도전을 저지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작은 가능성을 보고 분투하는 어떤 젊음들에게 흔치 않은 용기를 전할 수 있는 사례일 수 있진 않을까 싶다.
작가로 활동하는 데이비드 솅크와 루 메리노프의 조언을 함께 읽는 것도 재미있다. 이들은 서로 상반되는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접점이 있는 습관을 제시하는데 글을 포함해 무엇이든 창작한 경험이 있는 독자들에겐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질 듯하다.
데이비드 솅크는 ‘작품의 질이 전부다’라 이름 붙은 글에서 완전함을 향해 모든 것을 희생할 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본래 글이 실리는 매체나 원고료에 따라 글에 들어가는 노력을 다르게 설정했던 자신이 모든 글이 완전해질 때까지 노력을 퍼붓게 된 이유를 설명하며 이와 같은 습관이 더 높은 성공으로 자신을 이끌었다고 말한다.
책꽂이에 머무는 시간이나 원고료와 상관없이, 글이 끝나는 때를 결정하는 것은 순전히 질이었다. (...) 젊은 작가들이 나에게 항상 하는 질문이 있다. 책 한 권, 글이나 기사 한 편을 쓰는 데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는 게 적당하냐는 것이다. 적당한 시간이라는 것은 없다. 굳이 대답하자면, 걸리는 시간만큼 걸린다. 마셜과 운명적인 대화를 나눈 이후, 나는 책 출간 제안서를 작성하는 데만 꼬박 1년을 보냈고, 한 푼의 강의료도 없는 테드 강연을 준비하는 데 6개월을 보냈다. 또 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정확한 뜻을 전달하기 위해 한 단락을 몇 주 동안 다듬은 적도 많았다. -본문 93p
반면 루 메리노프는 ‘위대한 것은 작은 것들의 합이다’라는 글에서 데이비드 솅크와 확연히 다른 습관을 제시한다. 그는 모든 위대함은 작게 시작한 것이므로 설사 불완전해 보일지라도 계속 나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작게 시작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언젠가는 위대함에 이를 수 있으리란 게 그의 주장이다. 완전해지기 전엔 발표하지 않는 작가와 거듭 만들어내다 보면 위대함에 이를 수 있으리란 작가의 사이에서 독자들은 흥미로운 고민에 빠질 밖에 도리가 없을 것이다.
이 문제를 극복하려면 노자의 조언대로, ‘작게’ 시작해야 한다. 당면한 과제의 논점을 한 문장으로 공들여 작성해보는 것이다. (...) 글쓰기를 이런 관점에서 접근하면 책을 쓸 때도 마찬가지로 무척 유용하다. 리포트보다 더 ‘큰’ 과제에 도전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물론 책을 쓰는 작업은 엄청난 과제로 여겨질 수 있다. 특히 처음에는 더더욱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알베르 카뮈는 소설 <페스트>에서 희비극적 역할을 맡은 말단 공무원 조제프 그랑의 모습을 통해 이를 표현했다. 그랑은 ‘위대한’ 소설을 쓰려고 노력하지만 첫 문장을 넘기지 못한다. 첫 문장이 완벽해질 때까지 쓰고 또 쓰지만 성공하지 못한다. 결국 그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본문 104p
책에 실린 서른세 가지 습관 가운데 일부는 당장 우리의 삶에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많은 것들은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서야 조금씩 흉내 낼 수 있을 만큼 어려운 것들이다. 중요한 건 이들이 자신을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믿는 습관들로부터 현재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들에 대한 힌트를 얻어내는 것이다.
과연 무엇이 오늘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가. 때로는 아무짝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고, 오늘의 통념에 반하며, 가끔은 저희끼리도 대립되는 수많은 습관들로부터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영감을 얻는다면, 이 책의 역할은 그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는 로마 공화정의 마지막을 지킨 유명한 정치가다. 계급 간 대립이 극에 달하고 체제가 뿌리째 흔들리는 격동의 역사 가운데서 일신의 안위보다 공화정의 존립을 앞세웠다. 무명의 변호사로 시작해 위대한 공화주의자로 죽은 키케로는 당대 최고의 권력 앞에서도 움추러들지 않아 명성을 얻었으나 꼭 그와 같은 이유로 생을 마감했다. 그를 살해한 마르쿠스 안토니우스가 무력을 앞세워 로마를 집어삼키려 했다면 키케로가 든 무기는 언제나 언어였다.
민음사에서 출간한 <설득의 정치>는 키케로의 연설문을 한국에 최초로 소개한 책이다. 현재 전해지는 그의 연설문 쉰 네편 가운데 일곱 편을 고대 서양철학과 법학을 깊이 공부한 연구자들이 가려뽑아 정성들여 번역했다. 이들 모두는 법정과 의회에서 키케로가 실제로 행한 연설로 역사의 한 가운데서 길어올린 귀중한 기록이라 할 만하다.
책의 배경인 기원전 1세기는 혼란한 시기였다. 400년 넘게 이어진 로마 공화정의 찬란한 역사가 체제의 모순을 드러내며 서서히 무너져 내렸다. 귀족의 욕심은 끝이 없었고 평민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졌다. 검투노예 스파르타쿠스의 난이 이탈리아 남부를 휩쓸었고 조국을 향해 칼을 빼든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군대가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화려했던 로마 공화정의 오늘도 어느덧 황혼이었다.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다. 특출날 것 없는 무명의 키케로가 일약 당대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건 기원전 80년 부친 살해 혐의로 고발된 섹스투스 로스키우스 사건을 통해서였다. 당시 스물여덟 초짜 변호사였던 키케로는 당대 로마의 실권자인 루키우스 술라의 최측근 크뤼소고누스에 대항해 기댈 곳 없던 섹스투스 로스키우스의 무죄를 주장했다.
시골에서 아버지의 농장을 경영하던 섹스투스 로스키우스는 어느 날 갑자기 집에 침입한 괴한들에게 농장과 노예, 재산을 모두 빼앗긴 채 길바닥으로 쫒겨난다. 황망한 그의 귀에 아버지가 로마에서 살해당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온다.
로스키우스의 재산을 차지한 건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친척들과 이들의 뒤를 봐준 크뤼소고누스. 술라 밑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그는 법을 어겨가며 농장과 노예를 포함한 로스키우스의 재산 전부를 몰수재산으로 지정해 경매에 부치고 시세에 훨씬 못 미치는 가격에 사들인다. 크뤼소고누스는 그렇게 얻은 재산을 로스키우스 암살을 공모한 범인들과 나눈다.
범인들은 죽은 로스키우스의 아들 섹스투스가 살아 있으면 후환이 될 것이라 판단해 그의 목숨마저 빼앗으려 한다. 하지만 섹스투스가 아버지의 옛 친구들에게 몸을 의탁한 탓에 기회가 나지 않자 섹스투스를 부친 살해혐의로 무고하고 그에게 극형이 가해지길 바란다.
키케로는 이 재판에서 섹스투스에게 살해로 얻을 이익이 없으며 사건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유력자인 크뤼소고누스가 망자의 재산취득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을 들어 섹스투스의 무죄를 주장한다. 술라의 심기를 건드릴까 두려워 누구도 감히 맡으려 하지 않았던 사건은 키케로의 활약으로 무죄로 판결난다.
키케로는 로스키우스 사건 이후 3년 간 로마를 떠난다. 술라가 숨을 거두고 난 뒤 기원전 77년에야 로마로 귀환하니, 후환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많다. 저 유명한 에밀 졸라에 앞서 무명의 키케로가 권력에 맞서 약자를 변호한 것이다.
<설득의 정치>엔 로스키우스 사건 외에도 베레스·카틸리나·안토니우스에 대한 탄핵과 무레나·아르키우스·밀로에 대한 변호 연설이 실렸다. 이들 모두는 당대 유력자에 대항하는 사건으로 키케로는 이를 통해 명성을 얻기도, 위험에 빠지기도 한다. 특히 필립포스 연설이라 이름붙은 열 네 차례에 걸친 안토니우스 탄핵연설은 끝내 실패로 돌아갔고 키케로는 안토니우스에 의해 별장에서 참혹하게 살해당한다.
책을 읽으며 놀라게 되는 점은 이들 연설을 통해 드러나는 당대 로마의 정치, 법체계가 놀랄 만큼 체계적이란 점이다. 고대국가의 한계가 없지 않겠으나 의회정치와 법치의 확고한 토대가 단단히 다져져 있다는 사실이 엿보인다. 때문에 키케로의 연설내용을 현실 사회에 그대로 가져다 대도 유의미한 부분이 적잖다. 부패한 지역정치인 베레스를 탄핵한 연설이나 반란을 도모한 카틸리나의 탄핵연설,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무레나 변호사건과 살인죄로 기소된 밀로에 대한 변호연설 모두에서 현대 법체계의 토대와 현실정치의 작동원리가 읽힌다.
키케로의 위대함은 로마가 이룩한 법과 정치의 토대 위에서 말로써 당대의 유력자들과 싸웠다는 점이다. 2000년도 넘게 지난 오늘 우리의 정치판에서 키케로와 같은 정치가가 얼마나 되는지 돌아보면 그의 훌륭함이 생생히 전해진다 하겠다.
키케로는 생전 많은 글을 짓고 이를 출판물로 남겨 그 자신이 그랬듯 후대의 사람들이 읽고 깨우치도록 조치했다. 키케로가 그토록 지키고자 한 공화정체가 일부 선택된 사람의 품을 벗어나 모든 시민의 것이 된 바로 지금, 그의 뜻을 읽는 것만큼 가치 있는 독서도 많치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