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이별을떠나기로했어#천선란#박해울#박문영#오정연#이루카#허블출판사
한 작가의 책이 마음에 들면 들고 파는 습성에 따라 #플라이북 장바구니에 잔뜩 담아놓은 천선란 작가님 책.
요새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건지 #sf 를 찾게 됨.
장르 특성 상 낯설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이야기가 잔뜩 펼쳐지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결국 다 사람의 이야기라 사람의 깊은 마음속을 들여다 보게 한다.
p.73
이 행성은 괴롭고 끔찍하지만, 그럭저럭 살만 하거든.
p.93
"알아서 처리하셔야 합니다."라는 말이 귓가에 쟁쟁했다. '알아서' 한다고? 뭘 아는데? 태어나서 여기 올 때까지 줄곧 지구에서 살았지만, 나는 지구에 대해서도 어느 하나 자세히 아는 바가 없다. 그런 내가 이 행성에서 벌어지는 일을 어떻게 알고 무슨 수로 알아서 해야 한다는 말인가?
p.124
생애주기가 불안정하고 기복이 심한 인간은 늘 무언가를 훼손한다. 복구 불가능한 사례가 넘친다.
같은 책을 읽어도 매번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오는데, 시국이 시국이라 눈에 들어오는 글은 죄다 이런 것 뿐이다.
지구가 망한 것도 아닌데, 내가 속한 생태계가 멸망을 향해 달려가는 것을 보는 기분이란 이런 것일까. 하지만 나는 아직 이 별을, 이 생태계를 떠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책스타그램#북스타그램#책읽는선생님#책읽는엄마#서평
천선란 작가의 어떤 물질의 사랑과 천 개의 파랑을 읽으면서 '참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천선란'이라는 이름을 보고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천선란, 박해울, 박문영, 오정연, 이루카 다섯 작가의 소설집이다.
우주 생명체와의 전쟁을 마치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이인의 이야기를 담은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천선란)>, 엄마 리진에서 딸 수현에 이르는 행성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담은 <요람 행성(박해울)>, 새로운 양육 환경을 그린 <무주지(박문영)>, 간병 휴머노이드와 인간이 함께 사는 <남십자자리(오정연)>, 외계에서 보낸 신호를 따라 <2번 출구에서 만나요(이루카)>.
남십자자리에서 마음이론을 기반으로 한 상담 로봇이 만들어진다는 설정은 기억에 남는다. 상담은 타인에 대한 공감을 기반으로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서 로봇이 절대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복잡하고 섬세한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 업종(p.160)이기에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소설 속 상담 로봇은 사람들의 기억을 촘촘하게 삽입하면서 치료 성공률을 높여갔다. 수많은 자아 사이에서 일관된 중심을 잡을 수 있었고, 이로써 다시 환자와 안정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p.161)고 한다. 미래에 정말 이런 일이 가능하게 된다면 로봇이 상담을 진행하고 치료를 하게 될 것이다. 상담사는 사라질 수도 있다. 상담 로봇을 관리하는 사람들만 남아있을 수도 있다. 알츠하이머 간병 기능이 있는 휴머노이드가 있다는 설정도 기억에 남는다. 간병은 엄청난 책임감과 부담감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아픈 가족을 돌보다보면 나머지 가족들의 삶이 조금씩 희생될 수밖에 없다. 아직은 상상일뿐이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이런 기술이 도입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