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설정이 있다. 유령, 희미해지는 존재, 거짓과 뒤틀린 기억 따위가 주요하게 활용된다는 것. 이러한 설정이 어떠한 효과를 일으키는지 확언할 수 없다. 다만 작품 가운데 확신할 수 없는 지점들을 건설하고 있단 건 분명하다. 책을 읽고 모인 이들이 '동경소년'의 아내가 실존하는 사람이냐를 두고, '고백의 제왕' 속 사건들이 사실이냐를 두고 오래 의견을 나누었던 것도 그래서다.
권희철은 '이장욱의 소설은 진부한 장르적 관습을 의심하면서 소설의 여전한 가능성을 타진'한다고 적었다. 그의 다른 해설에는 공감하지 못할지라도, 이 대목만큼은 진실을 확인한다. 이 소설이 가진 미덕은 의심과 타진이다. 소설이 안주하는 자리를 의심하고 경계를 한계라 여기는 태도를 혁파하며 그 너머로의 진전을 타진한다. 여기서 그를 이뤄낸 작품을 발견하진 못하였으나, 나는 자세가 성취만큼 귀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초인의세계#이장욱
평범한 일상 속 '초인'들이 펼치는 상상의 세계
✔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발견하고 싶다면
✔ 현실과 판타지가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면
📕 책 속으로
평범한 마트에서
다양한 초능력을 가진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겉보기에는 평범하지만
각기 다른 사소한 초능력과
상처를 지닌 사람들을 만나며
우리 동네 마트에도
'초인'이 살고 있을지 모른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며 피식 웃었다.
📘 이 책을 '맛'본다면? _ '샤브샤브 채소 육수'
오래끓인 '샤브샤브 채소 육수'는
겉으로 보기에는 맑고 가볍지만,
다양한 채소들이 오래 끓어
깊고 복잡한 맛을 낸다.
다양한 인물들이 함께 섞이며
남긴 잔잔한 여운은
(정확한 맛을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먹은 뒤, 몸에 은은한 온기를 남기는
'채소 육수'와 꼭 닮아있다.
📍 평범한 하루를 산책으로 마치고 기분 좋아진 느낌 :)
#단편소설#위픽#위픽도장깨기#맛있는하루#책과음식#2025_130
그들은 살아있음과 죽어있음의 모호한 경계를 걷고 있다.
밖이 너무나도 더웠다. 장마라고 하더니, 나를 놀리듯 햇볕이 쨍쨍했다.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독서모임의 책을 빌려야 했다.
이장욱의 책을 집어든 건 우연이었다. 신간에서 꺼내들었던 『뜨거운 유월의 바다와 중독자들』은 이장욱과 제목만으로 끌렸다. 덥다는 핑계로 자리 잡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첫 챕터를 읽자마자, 아. 이장욱이구나. 생각했다. 특유의 문체로 꿈과 잠 사이를 모호하게 건너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다 읽은 『뜨거운 유월의 바다와 중독자들』은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죽음 이후의 이야기다. 나는 이장욱이 말하는 죽음들에 큰 관심이 있는데, 그 이유는 그의 시집 『음악집』 때문이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블로그를 통해 했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책은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로 진행되진 않았다. 어떻게 보면 소설은 모든 걸 알려주고 시작하며, 이 소설을 이장욱의 문체로 읽어 특별했다는 게 맞을 것이다. 이장욱 특유의 담담한 문체로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면 나조차도 '침잠'되는 것 같았다.(원래 소설 제목은 '침잠'이었다고 한다.) 이장욱이 왜 소설 제목을 바꾸었는지 이해가 된다. 결국 그만큼 몰입이 되었다는 것이고, 그중 나는 한나와 X의 이야기가 좋았다.
이 소설을 읽곤 그의 신작들을, 그의 작품들을 모조리 섭렵해야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의 문체만으로 소설이 특별해질 수 있다면 나는 그의 팬이 확실할 것이다.
도서관을 나오자 여전히 햇볕이 쨍쨍했다. 뜨거운 '칠월'이었다. 걸어가는 길이 가끔 이렇게 뜨거워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