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온다는 건 /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의 유명한 시구를 나는 특별히 다음과 같은 순간에 떠올린다. 캄보디아에서 온 31살 여성 누온 속행이 비닐하우스에서 얼어죽었을 때, 대구 이슬람사원 건축현장에 돼지머리가 놓였을 때, 고양시 저유소 화재사건 때 풍등을 날린 스리랑카 노동자가 긴급체포돼 123회나 “거짓말하지 말라”고 다그침을 당했을 때, 올해 1분기에만 20명 가까운 외국인 노동자가 숨졌단 통계를 찾아냈을 때. 나는 나와, 내 이웃과, 내 나라가 다른 누구의 일생을 존중하며 맞이하고 있는가를 의심한다.
소설은 반세기 전 독일의 한국 노동자들과 오늘 한국의 이주노동자를 같은 시선에서 바라보도록 이끈다. 그 시절 한국 노동자에게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었던 것처럼, 오늘 한국땅의 이주노동자에게도 귀한 마음들이 깃들어 있음을 알도록 한다.
걱정이 너무 많아 고민인 사람이 많다.
걱정하고 싶지 않은데, 생각이 계속 떠오른다. 하지만 생각은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그 예로 백곰 효과를 떠올릴 수 있다. 백곰 효과란 사람들이 북극곰을 생각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오히려 북극곰이 머릿속에 더 자주 떠오르는 현상이다.
생각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서 억제할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수용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이 피하는 것보다 낫다. 그리고 수용 후 즉각 행동해야 한다. 행동하지 않으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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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27
아이는 20년 뒤에 친구가 없을까봐 걱정할 수 있다. 흡연자는 40세에 암으로 사망할까봐 걱정할 수 있다. 대학생은 50년 뒤에 가난하게 늙을까봐 걱정할 수 있다. 엘리제는 남은 생애 동안 불행할까봐 걱정한다.
그러니 이 모든 미래 비전은 지어낸 허구이고 추측일 뿐이다. 우리의 희망과 불안이 실현되느냐 마느냐는 오직 지금 여기에 달렸다.
P. 193
"대부분이 거의 감출 수 없는 불만을 표출했다. 직원들의 한탄이 노동자 블루스 못지않게 씁쓸했다. '나는 기계예요', 용접공이 말한다. '나는 갇혔어요', 은행원과 호텔리어가 말한다. '나는 노새예요', 철강 노동자가 말한다. '내 일은 원숭이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접수원이 말한다. '나는 농기계보다 더 하찮아요', 조수로 일하는 이주노동자가 말한다. '나는 물건이에요', 모델이 말한다. 작업복 차림이든 와이셔츠 차림이든 상관없이 진술이 한결같다. '나는 로봇이에요.'"
P. 375
우리는 걱정하고 불안해할 때, 존재의 불확실성에 가닿는다. 불확실성은 단지 무한히 많은 위험과 뭔가 잘못될 가능성에만 있지 않다. 불확실성은 인간 존재의 근원이고, 우리 자신과 환경에 대한 뿌리 깊은 이해의 일부다. 불확실성의 수용이 가치 있는 이유는 우리가 불확실성 속에서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때문이다.
P. 391
불확실성을 안고 산다는 것이 방어를 포기한다는 뜻은 아니다. '생각 없는' 행동을 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음에도, 재앙이 닥칠 위험을 감수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