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영위하는 이 삶 속에서, 이렇게 정신을 상실한 시대속에서, 이런 건축물과 사업과 정치와 이런 인간들 속에서 신의 자취를 발견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나는 이 세상의 목적에 공감할 수 없고, 이 세상의 어떠한 기쁨도 나와는 상관없다.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내가 한 마리 황야의 이리, 한 초라한 은둔자가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p.44)
이 책은 주인공 하리 할러가 자신을 황야의 이리라고 부르며,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뇌하는 이야기인데
인간 대 짐승의 이분법이 아니라 그 안에 수많은 자아가 존재함을
보여줌으로써 삶이라는 게 이런 것임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헤르만 헤세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면의 세계, 집요한 자아성찰을 잘 표현하는 건
헤르만 헤세가 최고 아닐까 싶다.
불교의 석가모니를 생각하고 읽었는데
다른이야기라서 조금 당황하기는 하였지만
자아성찰과 깨달음이라는 맥락에서는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자아를 찾아가는 싯다르타의 삶을 젊은 시절부터 깨달음을 얻어 친구 고빈다를 인도하는 노년까지
뭐 나는 이런 깨달음과 너무 먼 세속에서 살고있지만
내가 가기에는 너무 높은 경지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