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신화/김시습
금오신화 저자인 김시습은 조선의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 그의 나이 5세 때 중용, 대학에 통달하여 신동이라는 소리를 들었으며 집현전 학사 최치운은 그의 재주를 보고 경탄하여 이름을 시습이라 지어주었다고 합니다.
그는 남으로 북으로 9년간 방랑생활을 하면서 우리나라 최초로 한문소설인 금오신화(金鰲新話)를 지었으며 한자에서 보듯이 그리스신화(神話)처럼 신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주인공들은 모두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다만 '금오신화'에 등장하는 소설 속 인물들은 꿈과 환생 등 도화적 모습들을 보이고 있으나 내용적 면으로 보면 현실 속에서 여러 제도와 인습, 전쟁, 인간의 운명에 맞서 세태를 꼬집고 비판하는 사회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금오신화'에는 총 다섯 편의 소설이 실려 있습니다.
「이생규장전」, 「만복사저포기」, 「취유부벽정기」, 「남염부주지」, 「용궁부연록」입니다. 제가 읽은 금오신화 책에는 여기에 작자미상의 「장국진전」과 「전우치전」을 곁드려 총 7편이 수록되어 있네요.
「이생규장전」은 유교적 제도와 인습을 뛰어넘어 사랑을 쟁취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일종의 연애 소설이라 할 수 있겠지요.
「만복사저포기」는 책의 제목처럼 만복사에서 저포 놀이를 하는 이야기입니다. 만복사는 남원에 있던 절의 이름이고 저포 놀이는 주사위 놀이나 윷놀이와 비슷한 놀이라고 합니다. 주인공은 노총각으로 만복사의 부처와 저포 놀이 내기를 해서 이깁니다.
그리고 자신의 소원대로 여자 한 사람을 얻어 그녀와 더불어 3일 밤낮을 즐겁게 보내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잠시 헤어집니다. 그런데 그녀와 만났던 3일은 현세에서는 3년에 해당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여자는 산 사람이 아니라 전란에서 억울하게 죽은 여인의 혼령이랍니다.
「취유부벽정기」는 주인공이 평양의 부벽정이라는 정자에서 술에 취해 시를 읊던 중 선녀를 만나 하룻밤을 즐겁게 보낸 뒤 선녀는 하늘로 올라가고, 주인공은 마음에 병이 들어 죽고 난 뒤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는 이야기입니다.
「남염부주지」는 경주의 박생이 꿈에 남염부주라는 지옥에 가서 염라대왕을 만나 귀신, 왕도, 불교에 대해 문답을 하는 내용으로 상당히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용궁부연록」은 글재주가 뛰어난 한생이 꿈속에 용궁에 초대되어 궁궐의 상량문을 지어 주고 여러 선물을 받고 돌아온다는 이야기입니다.
「장국진전」은 임진, 병자호란에서 전쟁 경험을 소재로 한 한국판 삼국지라 할 수 있는 군담소설입니다.
명나라를 무대로 주인공 장국진이 도술을 익혀 달마국의 침공을 받았을 때 대원수로서 크게 공을 세웠으나 참소로서 귀양을 가게되고 이때 다시 달마국이 침략하였으므로 장국진은 귀양지에서 말을 타고 달려가 임금을 구출하였으나 전중에 병을 얻고 맙니다.
이에 전세가 불리하고 위태로와질 때 장국진의 부인 이씨가 아무도 모르게 도술로서 신병을 거느리고 가서 남편의 병을 선약으로 고치고 적군을 물리친다는 이야기입니다.
「전우치전」은 도술을 소재로 괴담적 소설로서 홍길동전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우리나라 고전소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우치도 홍길동과 마찬가지로 16세기 중엽의 실존 인물로서 담양에 사는 선비였다고 합니다. 물론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도술을 부리거나 그러진 못했겠죠. 홍길동도 마찬가지로 지금의 조폭 두목 평가를 받고 있는 것처럼요.
『금오신화』의 이야기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 속에서 전개되는데 이러한 특성은 조선의 전기적인 소설이 지닌 보편적 특징으로 조선 후기 숙종 때 지은 서포 김만중의 구운몽까지 이르게 됩니다.
서양의 신화와는 달리 금오신화의 주인공들은 영웅도, 신적인 존재도 아닌 평범한 우리 같은 사람이 꿈을 빌려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초월적 사랑과 운명을 건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입니다. 시공간을 뛰어넘은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한순간 꿈처럼 내 곁으로 다가옵니다.
따뜻한 남쪽나라 통영에서...
내가 당신한테 불만을 가지고 떠나야 하겠소? 제발, 이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시오. 무슨 일이 생기든지 간에 당신을 원망하지 않고 모두 내 탓으로 돌리겠소. (p.262)
아라비안 나이트. 맞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그 아라비안 나이트. 나는 이 아라비안 나이트를 이제 3번째 읽는다. 다행히도 너무나 좋은 부모님을 만나 수많은 명작들을 일찍이 모두 읽으며 자라왔기에, 오랜만에 다시 읽으며 아라비안으로, 또 어린 시절의 나로, 학창시절의 나로- 달콤하고도 재미있는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식탁에 앉아 떠난 나의 아라비안 여행. 그 여행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알라딘과 지니, 신밧드. 그리고 알리바바. 우리는 이 이야기들을 모두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으로 만나는 이 모든 이들은, 또 읽어도 즐겁고, 또 읽어도 재미있고, 또 읽어도 흥미진지하다. 나는 이것을 "사람의 힘"이라도 정의해두고 싶다. 여러 사람의 입과 귀를 통해 전달되며 더 즐겁고, 더 재미있고, 더 흥미진진하게 각색되어온 작자미상의 이야기들. 아마 우리나라의 구전동화도 그렇게 "사람의 힘"을 업고 점점 더 재미있어졌을 테다.
- 당신을 도와줄 수 있어서 흡족하오. (p.162)
- 젊은이, 지나간 일은 돌이킬 수가 없네. (p.61)
- 참으로 변덕스럽기 그지 없는 게 운명의 여신이지요! 사람들을 끝없이 행복하게 만들었다가 불행의 늪으로 던져버리길 즐거워하지요. (p.151)
과거, 너무나 먼 별 같은 내 꿈에 좌절하던 무렵 이 책을 읽었을 때, 나는 당나귀와 황소의 이야기가 오래오래 마음에 아팠다. 그 어리석은 모습들이 내 모습 같아서, 내가 그렇게 어리석은 짐승같아서. 그런데 지금 다시 읽으니, “당신을 도와줄 수 있어서 흡족하오”라는 이 문장이 그토록 마음에 남는다. 늘 받기만 하며 살아온 나는, 이제서야 주는 기쁨을- 내 마음을 나누는 행복을 이제야 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문장을 마음에 적고 또 적었다.
아주 묵직한 천일야화를 읽었던 그 언제인가. 사실 번역도 매끄럽지 않고 분량도 너무나 많아 읽으면서 다소 지루해하고, 쉬었다 읽기도 했다. 그런데 현대지성은 어찌나 재미있는 이야기들만 골라 담았던지, 순식간에 다 읽었다. 현대지성클래식 시리즈를 어느새 꽤 많이 읽었는데, 읽다 보니 모든 시리즈를 다 읽고 싶은 욕심이 든다. 아마 올해에는 그 모든 초록 책들이 우리 집 책장을 장식하게 되리라 생각해본다.
오래된 이야기라서 다소 읽기 거북스러운 내용도 있고, 차별적인 내용도 담겨있다. 그렇지만 매끄러운 번역과,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라서 읽는 내내 너무나 재미있었고,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르게 후루룩 읽어냈다. 솔직히 현대지성의 책을 읽으면서, 아주 잠시라도 똑똑해지는 느낌을 받곤 했다. 그래서 어려운데도 부지런히 읽어냈고, 읽고 난 후에 뿌듯함을 느끼곤 했고. 그런데 이번 책은 그런 부담이나 걱정 아무것도 없이 그저 재미있게 읽었다. 그저 즐겁기만 했다.
만약 당신이 현대지성클래식 시리즈를 시작하고자 한다면, 그 첫 책은 부디 아라비안 나이트 이길 바래본다. 자. 아직도 출발하지 않고 뭐 하는가!
당신 앞에, 멋진 기차가 하나 서있다. 그 목적지는 아라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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