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들#정소현
천장과 바닥과 벽을
타인과 공유하고 사는 존재들의 이야기
어디서부터 시작된 고통인가?
당신도 언제든 가해자가 될 수 있다!
✔ 층간소음으로 잠 못 이루거나, 이웃과의 관계로 고민이 깊다면
✔ 선과 악,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실의 모습을 엿보고 싶다면
📕 책 소개
'층간소음'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를 다룬 이야기
피해자였던 사람이 어느새 가해자가 되고,
또다시 피해자가 된다.
읽다보면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공감이 되고
가해자가 아무도 없는 상황에 씁쓸했다.
📗 가해자이자 피해자
아이들이 어렸을 적,
'아들맘' 그것도 '아들둘맘'은
층간소음에 있어서 죄인이었다.
아이들을 두 손 잡고
퇴근한지 오 분도 안되어
아랫집의 인터폰을 받던 그 시절.
어느 토요일 오후 2시,
밑의 집 아저씨가 골프채를 들고 와서
쌍욕을 날릴 때, 공포에 떨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신고했어야 했던건가 싶기도.)
단독주택이 아니고서야
자유로울 수 없는, 층간소음
오랜 시간이 지나, 지금은
윗집 반려견의 짓는 소리로 괴로워하고 있다.
홀로 남겨진 시간을 못 참고
몇 시간이고 짖어대는 소리는,
늦은 밤 나를 더욱 힘들게 한다. ㅠ.ㅠ
가해자의 입장에서도, 피해자의 입장에서도.
양쪽 모두 경험해봤기에
더더욱 인물들의 상황에 공감했고,
그래서 더욱 불편했고,
인간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 이 책을 '맛'본다면? _ '다크 초콜릿'
다크 초콜릿 한 조각을 입에 넣으면
쌉쌀한 쓴 맛이 느껴진다.
초콜릿을 입안에서 살살 굴리다보면
진한 맛과 향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 것처럼,
층간소음의 불쾌했던 경험을 떠올랐지만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들로
오랜 여운을 남겼다.
📍 지하에는 건식 사우나, 1층에는 피아노와 나만의 서재가 있는 & 병원 도보권 & 수세권 (수영장 역세권) 단독주택에서 살고 싶다. (돈은 없으면서 또 욕심이 과한 것 같..... ㅠ.ㅠ)
#현대문학#핀시리즈#층간소음#2025_162
#너를닮은사람#정소현
8편의 단편 소설 모음집으로
표제작 <너를 닮은 사람>은
고현정 주연의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의 원작 소설이다.
🌿
가난에 찌든 '나'는
부유한 남편을 만나 여유롭게 살게 된다.
'나'는 남편의 지원으로
미술 유학을 다녀온 뒤 화가로 살고 있다.
성공한 그녀의 삶에
지우고 싶던 과거 속의 인물 '클라인'이 들어온다.
'나'에게 막무가내로 용서를 구하는 클라인.
이해가 가지 않았다.
클라인도 나도.
그리고 어느 순간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다.
과연 용서를 구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생각에 잠기며 읽다가
잉?
어?
헉!
마침표도 없는 마지막 문장을
다시 꾹꾹 힘주어 읽고 입틀막했다.
🌿🌿
결핍이 있는 주인공들의 사연이 서늘했다.
안타까운 사연들 아래에 선뜩함이 느껴져
곱씹으며 읽느라 시간을 들여 읽었다.
🌿🌿🌿
책을 읽는 동안 보다
책을 덮고나서 더 매.력.적.이었던 책
#실수하는인간#독서기록#소설추천#2025_59
그의 두 번째 소설집 역시 단편들이 쫀쫀하게 서로를 지탱하고 있다.
이번 소설집에는 믿을 수 없는 화자들이 등장한다. 치매로 기억을 잃고 있어서, 사고로 기억을 잃어서,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어서, 사고의 진상을 알게 되어서,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어서, 그들은 어떤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독자에게 믿을 수 없는 화자다. 그렇지만 일단 나는 이들을 믿고 읽을 수밖에 없다. 작품 대다수가 일인칭 주인공 시점이고, 화자가 그렇다는데 뭐 그런 거겠지 하고 읽어 내려가는 게 당연하니까. 다만, 이 모든 게 다 거짓이었음을, 혹은 진실을 몰랐던 사람에게만 진실이었던 어떤 사실 혹은 허구였음이 밝혀질 때, 이런 또 속았군 하면서도 못내 짜릿하고 즐겁다. 화자를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은 정말 흥미로운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기본적으로 두 번 이상 읽어야 한다. 물론 나는 그러지 못했다. 정소현이 정소현했으니까. 어둡고 아프고 암울하고 뭐랄까 안타깝고, 무엇보다 읽는 내내 머리가 아팠다. 화자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계속 검열하면서 읽어 내려가게 되니까. 그렇지만 작가는 독자를 끝까지 읽게 한다. 그의 이야기에는 힘이 있다. 유려하게 흘러가다 적확하게 마무리한다. 다 읽은 후에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의 마음으로 책장을 덮고 일어나게 한다. 대신 마음에 어떤 소용돌이 같은 파문을 남기지.
문학평론가 신샛별의 해설은 그 파문이 도대체 무엇인지에 관해 흡족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덕분에 독해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고, 내 마음에 새겨진 파문을 가지고 살아나갈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정소현이 계속 많이 써줬으면 좋겠다. 마침 그가 「그때 그 마음」으로 2022년 현대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물론 반년 전의 일이긴 합니다만 제가 정소현을 이제야 알게 되었으니까요. 여러분도 정소현하세요. 후회는 하지 않으실 겁니다.
문예지에 발표된 단편들을 모아 한 권의 소설집을 만들 때, 무수한 순서와 조합이 가능할 테고, 작가와 편집자의 지난한 선택의 과정을 통해 내게 한 권의 책이 도달한다. 그렇다면 나는 이런 소설집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각 단편을 따로 읽어도 좋고, 어떤 단편을 품은 채로 다른 단편을 이어 읽어도 좋은 책.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단편을 읽은 후 이 책이 어떤 '하나의 어렴풋한 이미지'로 내게 다가올 때! 그런 순간은 정말이지 좋다.
정소현의 소설집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그런 소설집이다. 첫 소설집과 두 번째 소설집 모두 그랬다. 실린 단편들은 끈끈하게 서로를 지탱하고, 작가의 말도 진짜 못 참겠고, 해설도 최고였다.
첫 소설집에 실린 단편은 주로 부정적인 유년기가 배경이 된다. 중심인물들은 태아기, 신생아기, 영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와 같은 인간발달의 과정에서 (조)부모에게 지속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 명시적인 폭력뿐만 아니라 명시적이지 않은 폭력까지 전부 아울러서. 그렇기에 그의 소설의 인물들은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지나간 세월을 자꾸 생각해서 뭐 해. 오래전 일에 머물러 봐야 너만 손해야. 얼른 잊어."
"시간은 지나가지 않아요. 나는 여기 있는 게 아니라 갈기 갈기 찢겨 과거들 속에 흩뿌려져 있어요." (「너를 닮은 사람」, 69쪽)
과거를 생각하는 것이 덧없다 하지만, 누군가는 '지금-여기'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거기'의 순간들에 편편이 존재한다. 그 순간들, 그러니까 삶의 틈에서 새어 나오는 것이 미처 꿰매지 못한 상처이기에. 살아오면서 곪아버린 상처들은 자꾸만 현재에 발을 들인다. 인물들은, 이미 다 살아버린 것만 같다. 과거 이후의 삶이 과거에 저당되고 구속된 형국이기에. 정소현은 이를 정말 맛깔나게(이런 표현이 옳은지는 모르겠지만 적확하긴 하다) 서사화한다.
생각해보면 어떤 방식으로든 사람은 사람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러지 않으려고 매번 나를 타이르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겠고. 이 소설집에서는 주로 가족들이 서로 주고받는 폭력을 서사화하고 있으니 새어 나오는 아픔은 배가 된다. 우리는 서로에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상처 준 적이 있으니까. 혹은 친하다는 이유로, 단지 그 이유만으로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하지도 못할 일을 해버린 적 있으니까.
정소현의 소설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게 좋았다. 해결책 따위는 없다. 우리는 그저 조각난 삶을 이리저리 기워가며 하루하루 살아갈 뿐이다. 어째서인지 지금 나는 그런 비관이 좋다.
(문학평론가 김형중의 해설은 정말 기가 막혔다. 그의 방식으로 이 책을 독해하는 것은 무척 합당해 보인다. 소설집 해설을 읽을 때 내가 기대하는 것은, 이 작품을 범주화해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일부 구축하는 일. 좋은 해설은 독해를 아름답게 마무리하게 하고 본격적으로 사유를 시작하게 하는 것 같다. 감탄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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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현 소설의 좋음에 관해서는 다음 게시물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