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구마를 먹을 때마다 “고구마구마”, “맛있구마~”를 외친다.
2. 고구마구마 책을 가지고 온다.
3. 고구마구마를 읽으며 고구마를 먹는다. (누군지 찾아가며)
아마 고구마구마를 읽은 집이라면 이런 비슷한 루틴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듯 하다. 우리집도 여전히 아주 촌스러운 말투로 맛있구마~를 외쳐주어야 한다. 그런데 이게 뭔 일이람! 조금 더 고구마스럽게(?) 읽어야 할 책이 하나 더 탄생했으니, 그 이름하야 “고구마유”. 지난번 책을 워낙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아무 말 없이 책상 위에 얹어놓았더니 어느새 스스로 가지고가서 후루룩 읽어버렸다. 전작에서는 까막눈이었던 꼬맹이가 자라, 스스로 고구마유를 혼자 소리내 읽더니 내 옆에 와서 깔깔거리며 말한다. “고구마 좀 삶아봐유”. 그렇게 우리는 고구마를 먹으며 고구마구마와 고구마유를 읽었다.
일단 이 고구마시리즈들을 강력추천하는 첫번째 이유는 일러스트가 너무나 재미있다. 익살 넘치는 그림체, 표지의 집 스티커 등 아이들에게 저절로 웃음을 선물하기에,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도 이 책만큼은 읽어달라고 할 듯하다. 책 좋아하는 아이? 말해 뭐해~.
자, 두번째 이유! 정말 끝도 없이 방귀들이 나온다. 아마 어른들은 알거다. 똥이나 방귀만큼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소재가 또 있을까. 이 책은 이름도 방귀, 일러스트도 연신 방귀다. 그래서 조금만 연기력을 가미해 읽어준다면 단숨에 온 동네 꼬마들에게 인기를 얻게 될 것이다.
세번째 이유이자, 우리집에서 가장 인기 있던 이유는 “나눌 이야기가 많다”는 거다. 사실 우리집은 책을 읽으며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려보기도 한다.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위로 위로 올라가는 고구마를 10개쯤 그렸고, 주렁주렁 매달린 고구마도 잔뜩 그렸다. 그리고 우리가 고구마가 되어 생성부터 탈출(캐지기)까지 동작을 해보기도 했다. 책 한권으로 두시간을 넘게 놀 수 있다니! 이런 집콕시대에 완전 감사하구마유~
마침 집에서 고구마를 많이 먹는 계절이 왔다. 생활하는 그 모든 순간이 교육이고 추억이라고 했던가. 아이와 함께 “고구마구마”에 나오는 다양한 조리법으로 고구마를 먹어보기도 하고, “고구마유”에 나오는 방귀권법들로 목적지에 이르는 놀이도 해보시기를 권해본다. 아마 그 순간, 우리집처럼 신나고 즐거운 고구마세상이 열리게 될 것이다.
아, 루틴을 하나 추가해본다.
4. 고구마를 먹고 만난 방귀가 누군지 이야기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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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서평을 목적으로 지원받았습니다.
아마 책을 거의 읽지 않은 사람도 류시화 시인의 이름은 알 것 같다. 조금 더 나아가 외눈박이 물고기도 알 것 같다. 연탄재를 발로 차지 말라는 안도현 시인 만큼이나, 달이 떴다고 전화를 받아 행복한 김용택 시인만큼이나, 세상에게 사랑 받는 시인이 아닐까. 그런 류시화 시인이 고르고 고른 시집이라니. 이건 고민할 필요도 없이 픽(!)이다. 앞서 그가 엮어낸 몇 권의 책들처럼, 이 책 역시 앞으로 삶의 구비구비에서 내게 조용한 답을 내어줄 책이 될 듯하다.
일단 책 제목부터 마음을 퉁퉁 두드린다. 마음챙김의 시라니. 실제 마음이 허하고 힘든 날이면 시집을 꺼내 뒤적이는 나로써는 눈물이 날 것 같은 날에 꺼내볼 시집이 또 한 권 생긴 샘이다. 더욱이 이 책은 오롯이 내가 힘든 날 꺼내볼 시들이 가득해서 더욱 좋았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사랑으로 힘든 날보다는 인간 본연의 고민, 앞으로의 나에 대한 고민이 드는 날 읽으면 더욱 좋을 시집이다.
시집을 놓고 리뷰를 하자니 사실은 꽤나 어렵다. 두꺼운 소설이나 학습서적보다 더 어려운 것 같다. 그런데 한가지 확실한 것은, 가을의 길목에 들어서는 이 즈음, 한번쯤 읽어두면 떨어지는 낙엽에도 덜 외로울 느낌이다. 또 한 해를 마감하며 이뤄놓은 것이 없다는 절망이, 조금이라도 덜 느껴질 것 같은 책이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하얀 표지에 손을 얹어본다. 그리고 마음 챙김이라는 글씨를 가만히 손으로 따라가본다. 과연 내 마음은 언제 챙겨보았던 건지, 일을 챙기고 가족을 챙기고 하는 사이, 내 마음은 얼마나 방치해두었던 건지 가만히 생각해본다. 그리고 이 가을은, 꼭 내 마음도 한번 챙겨보리라고 가만히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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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서평을 목적으로 지원받았습니다.
(많이 줄인 글입니다. 본문은 블로그로)
상대와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은 갑을 없는 수평적 관계를 추구하지만, 잘 보이고 싶은 모습은 자신도 모르게 수직적 관계를 만든다. 무의식적으로 상대의 눈치를 살피게 되고, 상대가 원하지 않은 친절을 기꺼이 베풀게 된다. (p.33)
자존감은 결국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취사선택해 나가는 힘이다. 좋은 선택을 많이 할수록 그 삶은 더욱 건강해진다. 나는 우리가 자신에게 형벌을 내리는 집행자가 아니라 자신을 구제하는 구원자가 되기를 바란다. 나의 구원자는 바로 나 자신이다. (p.94)
상대적 박탈감의 행심은 박탈감이 아니라 상대적에 잇다. 상대적 비교와 평가가 따라붙어 괴로운 것이다. (p.140)
성장의 한복판에 서 있는 사람은 심한 성장통을 겪는 중이라서 다른 것을 살펴볼 여력이 없다. 열심히 문제를 풀고 있는 아이에게 점수를 매기겠다면서 시험지를 뺏지 말자. 유치원생도 완성하지 못한 그림은 의미 있는 대상에게 들키고 싶어하지 않는다. (p.175)
감히 누군가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면, 나는 직장생활의 3.6.9년 차에 해당하는 이들과 도대체 나는 뭘 잘하고,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은 편안한 자세로 누워서 읽기보다는 책상이나 식탁에 바르게 앉아 메모할 준비를 하며 읽었으면 좋겠다. 책을 읽으며 제시된 문장들로 자신의 개별성을 인지해보기도 하고, 감정언어들도 직접 기록해보기를 바란다. 분명 그 시간들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생각할 시간을 얻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타인에게 무엇인가를 전파할 시간이 부족하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직원들에게도 이 책에 제시된 감정언어들을 전파해주고 싶다. 어쩌면 우리가 마음이 괴롭다고 느끼는 까닭은 내 감정이 어느 지점에, 어떻게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많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더욱 명확히 내 감정을 보다 객관적인 단어로 표현한다면, 감정에서 오는 괴로움이 상당히 가벼워질 수 있으리라 느꼈다.
한때는 나도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모호함을 고민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따로 또 같이”의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러 번 배우게 된다. 부부관계도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도 “따로 또 같이”만 명확하다면 사실은 오히려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깨달은 바는, 내가 나의 감정을 정확히 인지하지 않고서는 그 누구도 내 감정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것과, 열등감이나 상대적 박탈감 등은 어쩌면 내가 나를 지키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물론 이 책을 읽자마자 내가 엄청 강해져서 나를 지킬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내 마음을 아프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할 수만 있어도, 꽤 좋은 출발선이라고 생각한다. 또 내 감정을 오롯이 들여다보는 과정 자체가 매우 중요한 것이기도 하고.
그동안 내가 너무 예민하다고, 내가 너무 날카롭다고- 타인에게 나를 끼워 맞추던 수많은 말들을 던져본다. 나는 내 기준에서 지극히 정상이고, 나는 내 기준의 모든 좌표가 아니었던가. 그리고 또 한발 나아가 생각해본다. 너무 예민하다고 생각했던 타인의 마음을, 너무 날카롭다고 생각했던 타인의 기분을. 그렇게 나를, 또 타인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통해 우리의 감정은, 우리의 마음은 회복탄력성을 키워가게 되리라 믿는다.
한참 뒤죽박죽 하던 내 마음에 명쾌한 답을 던져준 좋은 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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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서평을 목적으로 지원받았습니다.
어제 내가 보낸 하루는 어떤 이름을 갖고 있을까? 이름 없는 영화를 본 것처럼 나의 어제 하루도 이름 없는 시간이었을까? (p.76)
제목부터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이 책. 하필이면 이 책을 받은 후 참 많은 일이 있었던 터라 늦게 이 책을 펼쳤다. 읽어야 할 책이 너무나 쌓여있기에 무엇을 먼저 읽어야 할지 고민도 했으나, 난 이 책을 가장 먼저 꺼내 들었다. 촌스럽다는 말 자체가 너무나 예스러워진 지금, 이 책은 무엇 때문에 그 모든 것이 괜찮다고 할까. 왜 촌스러워도 괜찮다는 걸까.
이 책은 짧은 에세이들이 모인 책이다. 그런데 그 에세이가 길이보다 꽤나 깊다. 어떤 글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넘겨지는가 하면, 어떤 글은 쉬이 넘길 수 없어 여러 번을 다시 읽게 한다. 이 글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나이 지긋한 선생님께서 수업의 시작이나 끝 무렵, 한마디씩 던져주시는 그런 삶의 노하우같다. 같은 반에 앉은 모두가 같이 듣지만, 어느 누구에는 인생 최고의 한마디가 되고, 어느 누구에는 그저 지나갈 뿐인 그런 말. 그래서 내게 닿지 않는 이야기는 그저 가볍게 공감하며 읽었고, 내게 닿는 이야기는 여러 번 되새겼다. 내 마음에 닿은 몇 문장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 걱정하고 있다면 당장 그것을 그만두어라. 두려움은 포기를 만들기도 하지만 성장을 만들기도 한다. (p.110)
- 사랑할수록 바라보자. 상대방의 마음이 같은 방향이라면 굳이 끌려고 하지 않아도 같은 길을 가게 될 것이다. (p.145)
- 너는 너대로 빛나거라. 나는 나대로 빛날 테니. (p.179)
최근 너무나 허망한 일을 겪었다. 나와 직접적으로 관계되었다고 말하긴 다소 무리가 있으나, 늘 곁에서 적어도 일 이주에 한번은 얼굴을 맞대던 이의 깊은 슬픔. 너무나 준비되지 않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었을 일이기에 옆에서 그 일을 바라보는 나도 너무 힘들었다. 여전히 나는 그 일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고, 옆에서 함께 지켜보는 우리 모두는 그저 살아내는 것으로 그 시간들을 이기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그들의 아픔을 감히 온전히 이해할 수 없기에, 모두는 아무 말 없이 그저 그들의 곁에서 늘 그랬듯 하루를 살아낼 뿐인 것이다. 어쩌면 이조차도 참 촌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뭔가 따뜻한 말로 위로를 건네기보다는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할 이들과 같이 앉아 밥을 먹는 일. 같이 소주잔을 기울이며 그저 웃고, 울고, 그렇게 있어주는 일. 그러나 그 모든 것은 각자의 속도가 있으니, 옆에서 억지로 노를 저어주는 것보다 그저 가만히 옆에 앉아주는 것이 더 따뜻한 일임을 우리는 안다.
왜 이렇게 하루가 빠듯하고 정신이 없냐는 저자의 말은, 어쩌면 우리도 백 번도 넘게 해왔던 말이다. 하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은 우리 안에 있다. 우리가 각자의 속도로 살아내고 있듯, 그 모든 답도 우리 안에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나를 마주하게 한다. 강하게 두드리는 것도 아니고, 뭔가 큰 대단한 깨우침을 주는 책은 아닐지 모르지만, 내 안에 숨은 나를 마주하게 하는 책이었다. 어쩌면 책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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