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어에 대해 말하는 일은 한 세계를 들여다보는 일이라는 생각을 자주 하고요.
모든 단어들은 알을 닮아 있고 안쪽에서부터 스스로를 깨뜨리는 힘을 갖고 있어요.
인간의 몸도 하나의 잔과 같을 텐데 내게 담길 것은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생각이 닿았다.
내 삶이 규모가 아니라 규격을 지향한다면 숨이 막혀 하루도 못 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니 규격보다는 규모 쪽으로, 물리적인 규모보다는 정신적인 규모의 확장을 향해 삶을 움직여가야 하지 않을까.
왜 항상 스스로를 벌하는 방식으로만 살아온 걸까. 임계점은 한계가 아니라 꽃망울이 터지는 환희의 순간일 수도 있는데. 피려는 마음을 모른 척한 건 세상이 아니라 나였을지도 모르겠다.
네, 나도 당신을 통해 나를 보고자 합니다. 내 모든 당신들의 눈동자를 섬세하게 들여다보며 살고 싶어요.
구한다고 다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세상 어떤 것도 당연한 것은 없다는 생각만으로도 제자리를 찾는 것들이 있다.
다시 볼 때 수정되고 겹쳐지고 순해지거나 단단해지는 많은 것들이 인간의 삶에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삶이 형벌 같다는 마음. 그런 마음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세상이 내게 감추고 있는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 갈수록 흐릿해진다. 보이는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살도록 프로그래밍 된 게 인간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찢어지더라도 결대로 부드럽게 찢어질 수 있는 유연함, 그리고 충분한 회복력을 지닌 삶.
“인생은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예술가, 비비안 그린의 명언이다. 물론 이미 여러 번 읽은 문장이지만, 이정민 작가의 『인생의 폭풍 속에서 춤을』의 표지에서 이 문장을 만나니, 괜히 울컥했다. 힘들었던 하루, “아, 오늘도 신나게 춤을 춘 하루였구나” 생각하며 이 책을 펼쳤는데, 책 중반을 채 읽기 전에, 내 마음속은 불평이 아닌 “또 하루 잘 살아냈다”는 안도가 들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나의 오늘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꼭 기억하기로 했다.
항해 :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바다를 건너고 있다.
프롤로그에서 그는 “인생이 무거운 숙제인 것만 같았지만, 알고 보니 공짜로 온 선물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한다. 지혜로운 이들은 이 문장을 큰 곤경 없이도 깨달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좀 아파서야 느꼈던 것 같다. 버거웠던 하루하루가 얼마나 귀한지를 배워놓고도, 조금 살만해지면 그것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끝내 감사와 기쁨을 놓지 말라는 그의 말은 약간의 '찔림'도 주긴 하지만, “아, 그래! 나 오늘이 얼마나 귀하고 행복한지 알고 있었지!”하고 깨닫게 하더라. 우리가 삶을 항해할 때, 참고할 다섯 가지 항해법을 배우며 나의 바다는 내 것임을 기억하려 애썼다.
배 : 모든 인생은 '나'라는 배에서 출발한다..
『인생의 폭풍 속에서 춤을』의 첫 장에서는 '나'에게 집중하게 만든다. 첫 번째 단계는 나를 이해하는 시간. 내가 가장 아껴야 할 것이 누구인지, 내 속도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무엇이든 잘하고자, 열심히 하고자 스스로를 채찍질하곤 하는 나에게 “그 지점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해서 우리의 인생이 가치가 없는 것인가? 내 부족함이 보이고, 실패가 쌓이면 위축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사실 그것은 나에게 더 알맞은 방향으로 나를 인도하는 신호거나 나를 조금 더 성장시키는 기폭제다. (...) 완벽한 나는 이 세상에 없지만, 여기까지 왔다. 놀라운 일이다. (P.54)”는 문장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이 책이 더 좋았던 것은 각 단락의 끝에 두어줄 더해진 작가의 문장들 때문이었는데, 그것을 통해 나는 나를 위로하기도 하고, 나를 격려하기도 했다.
목적지 : 내 안의 나침반이 향하는 곳은 어디인가?
두 번째 장은 올바른 목적지를 설정하는 것으로 “나다운 일, 나다운 성품, 나다운 삶의 방식, 나다운 철학과 유산은 무엇이고 또 그런 나와 함께 인생을 살아갈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P.103)”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늘 생계와 자아 사이에서 흔들리겠지만 그럼에도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게 하는 문장이 많았다. 여전히 수없이 흔들리지만, 그럼에도 내가 충분하다 여기는 지점,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향해, 올바르게 갈 수 있도록 말이다.
항로 : 내가 찍은 점들이 지도된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은 생각을 안겨준 장이다. 앞의 장들이 내가 누구인지, 내 목표는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했다면 “어떻게”를 생각하게 했기 때문. 즉, 가야 할 “과정”을 그릴 때 도움 될 이야기들이 많았다. 내가 나에게 준 응원과 격려가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오는지, 나에게 어울리는 키워드는 무엇이며, 또 나는 “나”라는 지도에 어떤 키워드를 달아주고 싶은지 생각해보았다. “지나온 길이 내가 누구인지 알려준다. 지금 하는 일도 언젠가 미래에 돌아보면 내게 어떤 목적으로 쓰였는지 알게 될 것이다. (P.165)”는 문장은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살아야겠다고 나를 응원하게 했다.
선원 :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
네 번째는 “내 배의 선원명단”을 적게 하는 장으로, 인생의 동반자를 현명하게 고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섬세히 이야기한다. “함께”의 가치를 떠올려보았는데, 고마운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동시에 상처 줄 자격조차 없는 사람들도 떠올리게 되더라. 내 인생에 폭풍이 칠 때, 함께 춤춰줄 사람, 아니 그저 기다려줄 사람들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나 역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폭풍에 있을 때, 함께 춤춰주며 멀리 함께 가야지, 하고 다짐했다.
항구 : 새로운 향해를 위한 새로운 시간
마지막 장도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사실 많은 자기계발서에서는 이 부분을 잘 다루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 책은 “멈추고 쉬는 것도 항해의 일부”임을 이야기한다. “인격은 고요함과 평화로움 속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태풍과 파도가 거세게 긁고 간 자리에 분노, 무례, 미움, 원망 같은 부정적인 퇴적물을 쌓지 않고 인내, 용기, 회복과 사랑을 비축할 때 비로소 온유한 인격을 가진 사람이 된다(P.239).”는 말이 큰 힘이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결국에는 “나를 이해하는 것”이 나를 만든다는 것을 또 생각하게 되었다.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기도 했고. 그래, 어느새 마흔. 더이상은 남을 신경 쓰면서 흔들릴 시간조차 없지 않나. 타인의 기준과 속도에서 휘청이기보다는 나 스스로를 만드는 것에 전념해야지. 지칠 때면 멈추는 용기를, 또다시 살아낼 힘을 축적할 수 있도록 마음에 구멍을 내지 말아야지.
내가 맞이할 오늘은, 나의 마음에서 시작하니 말이다.
댈러웨이 부인
버지니아 울프의 세계를 이해하려면 그의 소설 속에서 답을 찾아라.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한 서구 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라고 할 만한 그의 작품 중에서 이 책만큼 완벽한 소설은 없을 것 같다.
하루 만에 일어난 주인공의 내,외면적 심리를 어떻게 한 권의 책으로 완성할 수 있나?
책을 읽다가 여러 번 책의 해석본을 찾아보았지만 이 책을 읽는데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이 책의 해석은 책을 읽는 독자의 몫이다.
울프 스스로도 이 책 해석을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책에는 두 가지의 이야기가 공존한다.
1923년 6월의 어느 화창한 하루 런던을 배경으로 저녁에 열릴 파티를 준비하는 정치가의 아내 클라리사 댈러웨이와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치료를 받다 스스로 창문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끓는 샙티머스 위런 스미스가 이야기의 두 축을 이루고 있다.
"댈러웨이 부인은 꽃은 자기가 사 오겠다고 말했다"고
시작하는 첫 문장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꽃을 사러 나간 댈러웨이 부인을 통해 울프는 다양한 계급, 연령, 국적의 인물을 소환해서 다층적인 서사를 만들어낸다.
소설-에세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이 책에는 인간 내면의 의식이 복잡하게 흩어져 있다.
"뭐지?" 하고 읽었던 페이지를 몇 번이나 다시 읽어 내려가면서 울프의 이 소설에 몰입하게 된다.
그리고 말할 수 없는 자각이 생기고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의 흐름을 간파하게 되는 순간 독자들은 책 속에서 그녀의 천재성을 발견한다.
이 책의 서술 방법은 독특하다.
서술자가 등장인물의 생각이나 말을 인용 부호 없이 곧바로 전달하는 자유 간접 화법을 빈번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몰입의 상태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헤매게 된다.
가끔씩 런던 빅 벤의 종소리가 현재의 시점으로 돌아오게 하지만 책 속의 이야기는 현 시점의 공적인 시간과 클라리사 댈리웨이의 내면에서 펼쳐지는 사적인 시간 사이를 수시로 넘나든다.
자유 간접 화법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서술자의 관점과 인물의 관점 사이의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인물의 내면이 3인칭 서술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때문에 우리는 때때로 인물 내면의 독백을 직접 듣는 듯한 친밀감을, 혹은 제삼자의 시선을 통해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듯한 관찰자의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작품 전반에 울려 퍼지는 빅 벤의 종소리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상기시킨다. 존재의 유한함과 삶의 무상함을 끓임없이 환기시키며 독자들을 책 속으로 점점 끌어들인다.
하루 만의 짧은 이야기 속에서 울프는 사회 시스템의 비판적 시각과 억압적인 시스템을 모두 담아내고 있다.
파티가 무르익을 무렵 누군가의 입에서 나온 샙티머스의 죽음 소식
샙티머스는 댈러웨이 부인의 또 다른 자아다.
샙티머스는 죽음을 선택했지만 댈러웨이 부인은 삶을 선택했다.
샙티머스의 죽음에 간접적으로 일조한 이들(의사)은 그의 죽음을 제도 개혁의 명분으로 활용한다. 이것은 타인의 삶을 이해하는 정서적 역량이 결여된 제도 개입의 한계를 보여주려는 울프의 의도다.
그의 죽음은 부패와 위선, 잡담 속에 쓰러져가는 삶을 지키기 위한 저항이자 삶을 껴안는 행위였음을 우리는 나중에서야 깨닫게 된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정말 강렬하다.
댈러웨이 부인과의 사랑에서 실패했던 피터의 시선이다.
그녀가 자신과의 사랑을 거절하고 정치가의 아내가 되어 영혼의 죽음을 맞았다는 비난을 멈추지 못했던 피터는 샙티머스의 죽음을 통해 삶의 한가운데서 존재를 회복한 그녀에게 깊이 감응한다.
"지금 내가 사랑하는 것, 삶, 여기,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댈러웨이부인#버지니아울프#문학#소설#책#독서#독서모임#책스타그램#북스타그램#세계문학#을유문화사
📌<도서협찬 ><이벤트당첨도서 >
📚완벽한 장례식, 불완전한 삶을 위로하다!
📚마지막 순간, 되돌리고 싶은 기억들!
📚조현선 저자 '나의 완벽한 장례식 '
👻공포 대신 위로를 건네는 장례식 ! <나의 완벽한 장례식>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희망의 이야기를 담은 힐링 판타지 소설로, 종합병원과 장례식장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을 남겨진 마음과 미처 끝내지 못한 이야기들로 그려낸 작품이다. 새벽의 병원 매점이라는 서늘한 공간이지만, 기묘한 만남들로 이루어진 이 공간에서는 미스터리한 분위기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온기까지 그려낸 작품으로, 몽글한 문장 사이로 스며드는 감정의 파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죽음을 다루는 소설이지만, 슬픔에 가라앉지 않고,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관계와 사랑의 의미를 담은 이 작품은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넘나드는 설정을 판타지적으로 그려냈지만, 애도와 돌봄, 회복과 성장의 과정을 층층이 쌓아 올린 작품이다. 인물들 사이의 오해와 경계를 풀어내고, 이해와 공감으로 나아가려는 과정에서 타인의 마지막을 돕는 일이 곧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이자, 살아 있는 사람들은 비로소 살아갈 이유와 방향을 발견하게 되는 일로 그려냈다. 마지막을 돌아보는 이야기, 그리고 다시 살아가게 하는 이 작품은 단순한 귀신 이야기가 아니라 죽음을 통해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섬세한 감정을 그린 작품으로, 읽는내내 그들의 삶에 대해 공감하게 된다.
👻죽음을 소재로 한 작품이지만,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으로, 사람은 죽는 순간 단 하나의 기억만을 붙잡는것처럼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게 한다. 죽은 자들의 마지막 부탁과 기억, 그리고 살아 있는 이들이 지금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고, 귀신과의 만남을 공포가 아니라 따뜻한 교감으로 그려내어 남겨진 이들에게 위로를 준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제대로 슬퍼할 틈도 없이 우리는 하루를 버텨낸다. 이 작품은 그런 이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마음을 들여다볼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것을 알려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 제목이기도 한 '완벽함'은 화려한 의식이 아니다. 마음속에 남은 미련과 감정을 내려놓라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죽음을 통해 삶을 더 깊이 사랑하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과연 우리는 마지막 순간에 붙잡고 싶은 기억은 무엇일까?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가장 소중히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죽은 자들이 붙잡는 마지막 기억을 통해, 지금 살아가는 동안 무엇을 소중히 해야 하는지 깨닫게 되고, 귀신이 등장하는 작품이지만, 오히려 무섭다기 보다는 안쓰럽고 따뜻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병원 매점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을 그린 작품! 책장을 덮고 난 후에도 장연스레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는 것처럼, 아직 전하지 못한 말이 있다면, 꼭 전해보는것이 어떨까 싶다. 방심한 순간, 마음이 먼저 울어버리는 이야기!비현실적인 만남이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내는 작품이니, 꼭 한번 읽어보길! 읽고 나면 마음속에 잔잔한 울림을 느끼게 될 것이다.
👉본 도서는 책 읽어주는 남자(카카오플러스친구)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도서이지만, 리뷰는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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