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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지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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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책

출간일

2007.11.30

페이지

172쪽

상세 정보

2000년 「현대문학」으로 데뷔한 장이지 시인이 등단 이후 7년 만에 펴낸 첫 시집이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으로부터 마지막 시 '너구리 저택의 눈 내리는 밤'에 이르기까지, 시집 <안국동울음상점>을 떠받치고 있는 제 일의 요소는 다름 아닌 잡다한 문화코드다.

가령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음악이라든가, 차이밍량의 영화라든가, 장 콕토의 시라든가, 피카소의 그림이라든가 하는 다양한 음악, 영화, 미술 등등이 시 곳곳에 아주 촘촘히 모자이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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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하늘에선 누군가의 목소리가 날마다 너를 찾아와 안부를 물어. 있잖아, 잘 있어? 너를 기다린다고, 네가 그립다고, 누군가는 너를 다정하다고 하고 누군가는 네가 매정하다고 해. 날마다 하늘 해안 저편엔 콜라병이 담긴 너를 향한 음성 메일들이 밀려와. 여기엔 스크랩된 네 사진도 있는걸. 너는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웃고 있어.
…….
있잖아, 잘 있어? 네가 쓰다 지운 메일들이 오로라를 타고 이곳 하늘을 지나가. 누군가 열없이 너에게 고백하던 날이 지너가. 너의 포옹이 지나가. 겁이 난다는 너의 말이 지나가. 너의 사진이 지나가.
…….
네 웃음에 나는 부레를 잃은 인어처럼 숨 막혀. 이제 네가 누군지 알겠어. 있잖아, 잘 있어? 제가 쓰다 지운 울음 자국들이 오로라로 빛나는, 바보야, 여기는 잊혀진 별 명왕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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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지 지음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2021년 9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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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2000년 「현대문학」으로 데뷔한 장이지 시인이 등단 이후 7년 만에 펴낸 첫 시집이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으로부터 마지막 시 '너구리 저택의 눈 내리는 밤'에 이르기까지, 시집 <안국동울음상점>을 떠받치고 있는 제 일의 요소는 다름 아닌 잡다한 문화코드다.

가령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음악이라든가, 차이밍량의 영화라든가, 장 콕토의 시라든가, 피카소의 그림이라든가 하는 다양한 음악, 영화, 미술 등등이 시 곳곳에 아주 촘촘히 모자이크되어 있다.

출판사 책 소개

2000년 『현대문학』으로 데뷔한 장이지 시인의 첫 시집을 펴낸다. 등단 이후 칠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시집의 제목은 『안국동울음상점』. 안국동에 가면 정말이지 울음상점이 있을까, 싶을 만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그 첫인상으로부터 마지막 시 「너구리 저택의 눈 내리는 밤」에 이르기까지 이번 시집을 떠받치고 있는 제 일의 요소는 다름 아닌 잡다한 문화코드다. 이는 우리 시에 있어 또 하나의 새로움이라 여겨질 수 있는 바, 가령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음악이라든가, 차이밍량의 영화라든가, 장 콕토의 시라든가, 피카소의 그림이라든가 하는 다양한 음악, 영화, 미술 등등이 시 곳곳에 아주 촘촘히, 지금까지의 그 어떤 시인들의 시보다도 빈번하게 모자이크되어 있는데 이들을 골라 읽는 재미 또한 묘미다. 그런데 왜 장이지 시인은 시 속에 이러한 인접 장르들을 텍스트 안으로 팔 벌려 끌어안았을까.

내 몰골 사나운 그림자 안엔 늘
까마귀가 있어서 나를 비웃는다.
그의 음침하고 오싹한 웃음소리에
나는 귀를 틀어막고 머리를 흔들게 되곤 한다.
그럴 때면 나는 빙 크로즈비가 부르는 노래 속의
‘눈 덮인 버몬트’로 떠나는 공상에 빠진다.
-「까마귀」중에서

이렇듯 시인은 곧잘 공상에 빠진다. 현미경으로 본 양파의 껍질 세포 안에서 장 콕토를 처음 보았다고 고백할 정도로(「장 콕도와 나」) 그는 마이크로적인 눈을 가지기도 하였으며, 꿈에 겐지가 내게 와서 그는 이제 사랑하는 사람을 만질 수 없다고 말하는(「꿈에 겐지가 내게 온다」) 얘기를 들을 수 있을 만큼 예민한 청각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이렇듯 열린 감각의 소유자인 그, 나이 서른이 넘었다고는 하나 세상살이를 그대로 풀이하여 늘어놓기에는 아직 여린 감각의 소유자인 그, 그래서 시인 김사인은 그를 두고 ‘장이지의 내부에는 잊혀진 별 명왕성의 어린 왕자가 살고 있다.’고 말한 걸까. ‘장이지 시인은 지도에도 없는 별로 찾아가기 위해 특이하게도 메르헨적인 상상력을 시적 장치로 활용하고 있다고 시인 강우식은 또한 얘기한 걸까.
장이지 시인의 시에 있어 그 흐름은 맑은 샘이다. 허나 그 맑음은 밤에 빛나는 빛이다. 그러니까 그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는 해가 지고 달도 감춘 뒤에야 비로소 환해지는 저 혼자만이 확인할 수 있는 청정이다. 이 맑음에 있어 그 기저는 무릇 시인의 소년 됨에 있다 할 것이다.
그의 시는 펼친 날개의 황금빛 눈부심을 말하기보다는 웅크린 날개의 깜깜한 눈멂을 말하는 데 더 가깝다. 그러나 그가 구사하는 시의 언어들은 송곳처럼 뾰족하지 않고 쇳덩어리처럼 투박하지 않는 그 어떤 서정, 아주 일상적이면서도 소박한 말법에 가 닿아 있다. 하지만 이들의 조합에서 터져 나오는 울림에 있어 그 절망의 깊이, 진자의 폭은 그 누구보다 깊고 넓다.
저기 귀에 이어폰을 꽂고 홀로 폐달을 밀고 가는 한 소년이 보이는가. 그의 이어폰 너머로 음악소리는 들리지 않고, 그의 폐달 밟는 속도는 느리고 느려 맘먹는다면야 언제고 따라잡을 수야 있겠지만 누군가 선뜻 다가가 그를 부르거나 그의 자전거는 세울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는 폭주족처럼 집단으로 무리지어 나 잡아봐라, 하는 식의 유치한 속도내기에는 절대로 낄 수 없는 자기만의 격이 있다. 그것을 일컬어 어떤 품격이라 한다면 그는 그렇게 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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