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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동울음상점
장이지 지음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여기 하늘에선 누군가의 목소리가 날마다 너를 찾아와 안부를 물어. 있잖아, 잘 있어? 너를 기다린다고, 네가 그립다고, 누군가는 너를 다정하다고 하고 누군가는 네가 매정하다고 해. 날마다 하늘 해안 저편엔 콜라병이 담긴 너를 향한 음성 메일들이 밀려와. 여기엔 스크랩된 네 사진도 있는걸. 너는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웃고 있어.
…….
있잖아, 잘 있어? 네가 쓰다 지운 메일들이 오로라를 타고 이곳 하늘을 지나가. 누군가 열없이 너에게 고백하던 날이 지너가. 너의 포옹이 지나가. 겁이 난다는 너의 말이 지나가. 너의 사진이 지나가.
…….
네 웃음에 나는 부레를 잃은 인어처럼 숨 막혀. 이제 네가 누군지 알겠어. 있잖아, 잘 있어? 제가 쓰다 지운 울음 자국들이 오로라로 빛나는, 바보야, 여기는 잊혀진 별 명왕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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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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