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

김용규 지음 | 휴머니스트 펴냄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 (고 이병철회장이 묻고 철학자김용규가 답하는 신과 인간에 관한 근본적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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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3.7.1

페이지

476쪽

상세 정보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1987년 타계하기 직전 24가지 질문을 남겼다.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에서 시작하여 ‘종말은 언제 오나’에 이르는 이 질문들은 삶의 마지막 순간 누구나 품을 수밖에 없는 신과 인간에 관한 절박한 물음이다. 고(故) 이병철 회장의 질문인 동시에 우리 모두의 질문이기도 한 이 숙명적인 문제들을 철학자 김용규가 진지하게 성찰한다.

신학과 철학에 대한 지은이의 깊은 통찰에는 신의 존재 여부, 종교와 과학의 관계, 영혼의 존재와 역할, 지구의 종말 등 신과 인간을 둘러싼 모든 궁금증에 대한 해답이 담겨 있다. 또한 최근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새로운 무신론에 대한 지은이의 단호한 일침은 과학과 종교의 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우리 시대 인문주의의 정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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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책 한 권을 쓰고 나면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내겐 언제나 그것이 글 쓰는 일의 가장 기적 같은 부분이었다." 
 
이 책을 쓴 작가의 글을 책을 다 읽고 나서 보게 되었다.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삶의 형태를 보며 독자인 나 또한 
많은 생각을 했거늘 
하물며, 작가는 더 그러했을 것이다.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이른 아침 식사라!
제목에서 의미심장한 내용을 담고 있어 더 이 소설에 끌렸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삶에서 그런 경험은 본인 내면의 깊숙한 곳에 하나 정도 가지고 있을 터..... 
 
결혼정보회사에서 기획한 프로젝트라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
책을 읽으면서 이 모임을 주체하는 하나의 미스터리를 상상했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내가 왜 이 책에 매달려 바쁜 3일 간의 시간을 이 책에 빠져있을 수밖에 없었는지 자조 섞인 나름의 변명을 가지게 되었다.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프랑수아즈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을 계속해서 상기하게 했다.
소설을 쓰는 작가는 글 쓰는 작업 속에 본인의 영혼을 갈아 넣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특히나 그러한 작업을 통해 나온 작품들은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안녕!"
생각해보니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진다.
이별할 때, 만났을 때 
 
이 책에서도 작가는 이 '안녕'이란 개념을 적재적소에 어울리게 사용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전자를 생각했고
책을 읽고 나서 나는 희망적인 후자를 내 마음에 안착했다. 
 
말로써 표현해서 본인의 감정을 사람들 속에 녹여내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세상엔 더 많다. 
 
윤사강.....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에 참석한 맴버다.
부모의 이혼으로 가슴에 상처를 달고 살아가는 그의 사랑 또한 쉽지가 않다.
항공사 승무원에 부인이 있는 유부남 기장과 사랑에 빠졌고,
그가 이혼하려고 했을 때 이별을 선언했다. 
 
국어 교사였던 엄마와 함께 살아가는 그에게 '이혼'이란 단어는 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였고 그는 가슴 내면 본인의 감정을 희생 시켰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형을 둔 지훈은 매번 자신의 환경으로부터 도망쳐 나오려 했지만
언제나 그의 형 곁을 맴돌고 있었다. 
 
고객 학보를 위해 엄청난 프로젝트를 진행한 미도 또한 이 조찬모임의 결과를 통해 한층 성장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63페이지
이별 후 사랑하는 사람이 매년 6월 3일 생일날 보냈을 것이라고 생각한
책 선물은 본인의 탄생을 직접 동사무소에 신고했던
파리에 있는 아버지였다. 
 
옛 연인과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상자 안에 버리고 조찬 모임에 참석했던 사람이 가져갔던 물건들은
새 주인의 것이 되었을까? 
 
윤사강이 버렸던 '슬픔이여 안녕' 책들은 이지훈이 가져갔다.
이지훈이 버렸던 오래된 카메라(로머)와 필름은 윤사강이 가져갔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도쿄에서 일본의 대지진이라는 천재지변 앞에서
도킹한다. 
 
결혼정보회사의 한 VIP 고객 현정의 과거 연인을 다시 만나게 하기 위한
프로젝트는 그곳에 참석했던 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었다. 
 
현정과 지훈은 재결합을 하지 못했지만
"고마워'라는 말로 이별할 수 있었다. 
 
슬픔이여 안녕의 '안녕'이 이별의 아픈 안녕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에 대한 희망적인 안녕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실연의 상처로 오랜 시간 불면증에 시달린 사람들에게 달콤한 잠을 선사했다.
나는 꽤 괜찮은 소설을 읽고 나면 나름대로 이 소설을 모티브로 한 영화의 장면들을 떠 올린다. 
 
이 책에는 윤사강의 직업을 배경으로 '공항'이라는 공간이 자주 등장한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게 만드는
그곳에 가면 무언가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게하는
그런 설레임!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 과정에서 사강은 손 바닥의 생명선을 칼로 그었다.
그가 좋아했던 연인 정수의 손등에는 자신의 새끼 손가락 길이 만큼의 상처가 있었다. 
 
이야기의 조합은 어딘지 모를 운명이라는 암시를 가지게 하지만
그것 또한 모두의 마음 속에 있는 자신들의 믿음에 근거한 것이다. 
 
엄마가 죽는 날에도 아버지는 본인의 직업인 택시 기사로 손님을 태우고 택시를 몰아야했던 미도의 삶은 또 어떠한가? 
 
성공하지 않으면 돈 없고 빽 없는 사람에겐 아무런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하는 곳이 냉정한 세상이다. 
 
이야기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나름대로 상상한다.
그들은 그 모임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과거를 지우려 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들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오래 동안 외면해 오던 자신과의 화해를 통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을 것이다.
삶은 성장의 연속이니깐..... 
 
글을 쓰면서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독자 또한 그러하다.
같이 웃고 같이 울면서 한 권의 책을 통해 사유의 숲을 지나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사강이 오랜 기간 가슴에 담았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의 감정이
화해로 이끌어지는 부분은 반전과 함께 뭉클한 감동이었다. 
 
#실연당한사람들을위한일곱시조찬모임 #실조찬원 #백영옥 #김영사 #장편소설 #소설추천 #책 #독서 #독서모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글귀스타그램 #서평 
#책추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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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1987년 타계하기 직전 24가지 질문을 남겼다.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에서 시작하여 ‘종말은 언제 오나’에 이르는 이 질문들은 삶의 마지막 순간 누구나 품을 수밖에 없는 신과 인간에 관한 절박한 물음이다. 고(故) 이병철 회장의 질문인 동시에 우리 모두의 질문이기도 한 이 숙명적인 문제들을 철학자 김용규가 진지하게 성찰한다.

신학과 철학에 대한 지은이의 깊은 통찰에는 신의 존재 여부, 종교와 과학의 관계, 영혼의 존재와 역할, 지구의 종말 등 신과 인간을 둘러싼 모든 궁금증에 대한 해답이 담겨 있다. 또한 최근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새로운 무신론에 대한 지은이의 단호한 일침은 과학과 종교의 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우리 시대 인문주의의 정수다.

출판사 책 소개

삶의 마지막 순간,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신과 인간에 관한 절박한 물음!
그리고 그에 대한 인문학적 답변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1987년 타계하기 직전 24가지 질문을 남겼다.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에서 시작하여 ‘종말은 언제 오나’에 이르는 이 질문들은 삶의 마지막 순간 누구나 품을 수밖에 없는 신과 인간에 관한 절박한 물음이다. 고(故) 이병철 회장의 질문인 동시에 우리 모두의 질문이기도 한 이 숙명적인 문제들을 철학자 김용규가 진지하게 성찰한다. 신학과 철학에 대한 지은이의 깊은 통찰에는 신의 존재 여부, 종교와 과학의 관계, 영혼의 존재와 역할, 지구의 종말 등 신과 인간을 둘러싼 모든 궁금증에 대한 해답이 담겨 있다. 또한 최근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새로운 무신론에 대한 지은이의 단호한 일침은 과학과 종교의 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우리 시대 인문주의의 정수다.

1. 이병철 회장이 죽음을 앞두고 신과 인간에 관해 묻다
삼성그룹을 창건한 이병철 회장은 1987년 타계하기 직전 가톨릭교회 정의채 신부에게 네 쪽짜리 질문지를 보냈다. 이 질문지에는 “신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 신은 왜 자신의 존재를 똑똑히 드러내 보이지 않는가?”, “신은 인간을 사랑했다면, 왜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주었는가?”, “인간이 죽은 후에 영혼은 죽지 않고, 천국이나 지옥으로 간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 “지구의 종말은 오는가?” 등 단아한 필체로 쓰인 24개의 질문이 담겨 있다. 이 질문들은 하나같이 어투가 도전적이고 호흡이 긴박하지만, 동시에 내용이 신중하고 순서가 정연하다. 찬찬히 살펴보면 신과 인간에 관해 우리가 품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궁금증이 포함되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은 이병철 회장이 남긴 신과 인간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다루는 책이다. 이 질문들은 삼성그룹이라는 굴지의 기업을 만든 이병철 회장의 질문이기에 특별하지만, 동시에 죽음을 앞둔 인간이라면 누구나 품을 수밖에 없는 질문이기도 하기에 보편적이다. 그리고 그 내용은 절박하다. 세상에서 이룬 모든 일이 헛되고 죽음 후에 찾아오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삶의 마지막 순간, 인간이라면 누구나 해답을 갈구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 문제들. 이 책은 우리 모두가 한번은 마주해야 하는 이 숙명적 문제들을 진지하게 성찰하여 삶의 의미를 곱씹고 그 가치를 다시 발견하게 한다.

2. 신을 이야기하는 철학자 김용규가 그 질문에 답하다
신에 대한 이해를 통해 서양문명의 심층을 파헤친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13편의 문학작품을 실마리 삼아 철학의 길과 삶의 해법을 제시한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흥미진진한 지식 소설 《알도와 떠도는 사원》 등 대중과 소통하는 철학 교양서를 집필해온 철학자 김용규. 그는 이 책에서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들의 정점’으로서의 신을 이야기한다. 철학의 본분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선택하고 그것을 향해 스스로 변화하게 하는 것이기에, 신을 이야기함으로써 가치들이 소멸하고 삶이 공허해진 현대인들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길을 터주어야 한다는 소명을 갖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들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이것이 바로 목사도, 신부도, 스님도 아닌, 철학자인 그가 신과 인간의 관한 이병철 회장의 물음에 답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사람인 이유다.
이 책에서 지은이가 견지하는 것은 ‘인문학적 관점’이다. 기독교 특정 종파의 관점이나 신학적 경향을 지지하지 않고, 인문학적 관점과 언어로 신과 인간, 종교, 과학 등에 관한 다양한 문제들을 논의한다. 종교적 문제들의 개념을 정리하고 논리를 분석하며, 그에 대해 독자들이 어떤 입장을 가질 수 있는지까지 설명한다.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는 종교적 담론들을 거부감 없이 접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독자들은 신학과 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지은이의 통찰에서 신과 인간에 관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3. 종교해악론에 일침을 가하고 균형 잡힌 시선을 제시하다
2001년 9·11 테러 사건 이후 종교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이에 발맞춰 《만들어진 신》의 리처드 도킨스, 《종교의 종말》의 샘 해리스, 《주문을 깨다》의 대니얼 데닛, 《신은 위대하지 않다》의 크리스토퍼 히친스, 《우주에는 신이 없다》의 데이비드 밀스 등을 위시한 ‘새로운 무신론자’들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종교가 인류에게 해롭고 불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없애야 한다는 종교해악론과 종교말살론을 주장하며,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과학자인 이들의 주장은 정말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이야기일까?
지은이는 이 책에서 종교해악론을 펼지며 종교는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새로운 무신론자들의 부당한 공격에 일침을 가한다. 신을 믿지 않기 때문에 무신론을 주장하는 것과 종교의 부작용을 이유로 종교해악론을 주장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마치 생화학무기, 원자폭탄 등 과학이 가진 위험성을 근거로 과학이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이고 과학이 없어진다고 해서 전쟁과 테러가 함께 없어지는 것이 아니듯, 새로운 무신론자들의 주장은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다. 이 외에도 지은이는 새로운 무신론이 가진 많은 논리적 오류를 지적하며 과학과 종교의 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되묻는다. 종교적으로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이 같은 논의는 균형 잡힌 시선으로 합리적 길을 찾는 우리시대 인문주의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지은이 인터뷰
▶ 고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은 모두 직설적이고 호흡이 긴박합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들어가는 말’에서 이 질문들이 “내용이 신중하고 순서도 정연하다”고도 하셨는데요. 어떤 점에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요?

이 회장이 남긴 질문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한 무신론자가 기독교를 공격하기 위해서, 또는 치기 어린 호기심으로 던진 물음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 하나하나가 무신론자든 기독교인이든,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보았을 만한 것들이지요. 신중하게 골랐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질문들이 기독교 조직신학 체계에 맞춰 신론, 그리스도론, 성령론, 교회론, 종말론의 순서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우연이라 보기가 어렵지요. 아마 이 회장의 질문을 누군가가 다시 정리했거나, 아니면 이 회장 자신이 기독교 신학체계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 24가지 질문 중 대답 내용이 중복되는 열세 번째 질문과 기독교·유대교·불교 등 종교의 특징을 묻는 열한 번째 질문을 제외한 22가지 질문을 다뤄주셨습니다. 이 중 답변하는 데 가장 고심했던 질문은 무엇이었나요?

이 회장이 남긴 질문 하나하나가 답하기에 책 한권으로도 부족할 만큼 크고 무겁습니다. 그래서 모두 고심하면서 답했어요. 그 가운데서도 특히 답하기에 어려웠던 것은 기독교 밖에서 뿐만 아니라 안에서조차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질문들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천국과 지옥의 문제에 대해서는 교파와 신학자에 따라 의견이 분분하고 논쟁이 매우 뜨겁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이런 질문에 대해 모두가 만족할 만한 답을 찾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 리처드 도킨스, 샘 해리스, 대니얼 데닛, 크리스토퍼 히친스, 데이비드 밀스 등 ‘새로운 무신론자’들에 대한 단호한 일침이 인상적입니다. 이들의 주장은 무엇이며 왜 문제인가요?

종전의 무신론자들은 자기가 신을 믿지 않는다는 의미로 무신론을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2001년 9?11사태 이후 등장한 ‘새로운 무신론자’들은 달라요. 그들은 종교는 망상이고 온갖 전쟁과 테러의 온상이기 때문에 없애버려야 한다는 종교해악론 내지 종교말살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주장이 가진 문제점은 이렇게 생각해보면 바로 드러납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인류는 고대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당대의 첨단무기로 전쟁과 테러를 자행했고, 그 첨단무기들의 생산에는 항상 당시 첨단과학이 이용되었기 때문에 과학은 해로운 것이며 아예 없애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가정하지요. 어떻습니까? 과학이 가진 위험성 때문에 과학을 아주 없애버려야 할까요? 또 과학이 없어진다고 해서 전쟁과 테러도 함께 없어질까요? 아니지요! 설령 다소의 위험과 부작용이 염려된다고 해도 과학 역시 인류가 보존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할 소중한 자산입니다. 종교도 마찬가지지요. 과학이든 종교든 그것의 부정적 측면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측면을 최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합리적입니다.

▶ 도킨스 등 새로운 무신론자들에 대한 논의뿐만이 아니라 오늘날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목소리 또한 날카롭습니다. 현실의 교회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교회를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덕에 한국 교회는 지난 30년 동안 눈부신 성장을 했지만, 온갖 부작용도 여기서 발생했습니다. 교회는 복음을 전파하고 구현하기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지요. 따라서 교회는 이 목적에 합당할 때만 정당합니다.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에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그리스도를 화형에 처하려는 대심문관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그리스도의 성스러운 사역을 위해서라면 교회의 어떠한 사역도 허용된다. 그리고 교회의 성스러운 사역을 위해서라면 어떤 불의도 허용된다. 그래서 그는 재림한 그리스도를 처형하려고 합니다. 나는 이런 생각을 간단히 ‘교회 이데올로기’라고 부르는데, 바로 이것이 11세기에 신의 이름으로 예루살렘 성을 피로 물들인 십자군의 논리였고, 16세기 유럽의 가톨릭이 중남미 각국에서, 17세기 이후 프로테스탄트가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자행한 온갖 만행 뒤에 숨은 진실이었지요. 또한 오늘날 한국 교회가 반복하고 있는 숱한 과오들의 뿌리입니다. 그래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교회가 참으로 행복한 때는 교회가 하나님의 약속 이외에 그 어떤 것도 중요시하지 않을 수 있을 때다”라는 파스칼의 말이지요.

▶ 2010년에 출간된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과 이 책에서 신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계십니다. 현대 사회에서 신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신이란 무엇일까요? 스콜라 신학의 문을 연 캔터베리 대주교 안셀무스는 신을 ‘최고 생명’, ‘최고 이성’, ‘최고 행복’, ‘최고 정의’, ‘최고 지혜’, ‘최고 진리’, ‘최고 선성’ 등등, 요컨대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들의 정점(頂點)’으로 파악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지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신이 죽고 진리가 사라졌습니다. 가치들이 소멸하고 세계가 공허해졌지요. 무신론과 허무주의가 횡행하고 삶의 이정표들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갈 길을 잃었지요. 한마디로, 오늘날 우리는 ‘가치상실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내 생각에는 바로 이것이 우리의 삶을 힘들고 어렵게 하는 근본원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힐링’이 아니지요. 삶의 가치를 회복하는 겁니다. 그래서 자꾸 신을 이야기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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