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이상한데, 내용도 참 이상하다. 근데 뭐랄까 한번 더 보고싶은 이유는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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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는 그저 막연히 움직이기를 그만두기만 하면 쉴 수 있다고 믿고 있지. 그러나 사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움직임을 멈추는 게 아니야. 올바른 리듬을 유지하는 일이지. 참치처럼 계속 헤엄치며 피로 너머로 돌파하는 것. 이것이 비결이다. 이것이 비결이다. 따라서 이 몸은 피로하지 않다. 익숙해지는거야, 고와다 군. 그뿐이다. 적응하면 돼”
- 폼포코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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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와다가 바라는 지루함에 대한 설명이 있다.
“그곳에서는 시간이라는 것이 넘쳐서 버릴 정도로 많고, 평범한 사람은 차마 견디지 못할 어마어마한 지루함이 만연하다고 한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 속에 사는 나에게도 저런 지루함이 찾아오는 날이 있을까. 아니, 내가 저런 지루함을 바라는 날이 있을까.
열심히 사는게 좋다고 생각하는 내 생각은 내가 바라는걸까 학습된걸까. 이런 잡스러운 생각이 드는 구절이었다.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 음 나도 게으름 벵이인데, 거룩한 게으름뱅이가 모험을 했다니
한번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이 보통 바쁜게 맞는데.. 이 책에서는 게으르다니 색달랐고, 저자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인데,
내용전개와 말투 같은것들이 궁금했다.
목차에서 보이는 '폼포코 가면'은 이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요 소품이다.
폼포코 가면 ( - 폼포코는 일본어로 '북을 둥둥 두드리는 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이다.
너구리가 자신의 둥근배를 둥둥 두드린다는 의미에서 '폼포코 너구리'라고도 한다. )
책에서 나오는 주인공이 이 가면을 쓰고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등장인물들은 삽화와 함께 소개가 되어 있다.
앞부분엔 주로 나오는 등장인물 소개가 있고, 뒷부분에는 주로 등장하는 장소에 대한 소개가 있다.
또한, 모험지도 까지 있어서, 이책의 전체적 내용의 힌트들을 눈으로 보면서 얻어갈 수 있었다.
- 발췌내용 -
간혹가다가 게으름 관련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공감되어서 읽다가 (괜히)신나기도 했었다.
어쨰서 우리의 손에서 휴가는 사라진 것인가. 한때는 분명히 이 손에 거머쥐고 있었다.
어느 날, 악랄한 마술사의 주문으로 광대한 호수가 하룻밤에 말라버리듯이 우리의 손에서 휴가가 사라져 버렸다.
이제 남겨진 것은 ;주말'이라는 이름의 오아시스뿐이며, 그 개미 눈물만 한 수분마저 맹렬한 모래폭풍으로 사라지기 십상이다.
-133p-
휴가가 사라진것도 웃펐고, 악랄한 마술사의 주문이라는 비유도 너무 웃펐다.
'휴가'라는 달콤하고 광대한 호수가 말라서 사라져 버리고, 주말이라는 오아시스가 나타나는데,
간혹가다.. 사라지기도 한다. 진짜 내 삶을 잘 표현했다. 이건 나뿐아니라 대부분 직장인들이 공감할 부분이다.
그리고,책제목이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헙이니..
주인공의 게으름도 간혹가다 중간에 나오기도 하였다.
고와다는 울다 지쳐 잠들어 버린 유치원생처럼 어중간한 자세로 가지색 방석에
파묻혀 있다. 꼭 감긴 눈꺼풀에서 '결단코 일어나지 않겠다.'는 굽히지 않을 결의가 보였다.
아마 미녀에게 방석으로 맞기라도 하지 않는 한 일어나지 않으리라.
이야기가 절반도 진행되지 않았건만 방석에 파묻혀 잠들어 버린 사람. 그런 인물에게 '주인공'이라 할 자격이 있을까.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배려심이다. 자라, 고와다. 푹 자라.
주인공이니까 노력해야 한다고 대체 누가 정했어?
-135p-
난 이부분을 읽고, 아. 주인공이 대놓고 자는 모습을 보여주는 책은 처음이여서 놀랐고,
웃음이 났다. 정말 인간적인 주인공이였다. 그래 불쌍하다 나도 휴가가 있을지 없을지 아슬아슬한 판국에..
주인공. 너라도 푸욱 자거라. 하는 마음이 컸다. 한숨 자고, 주인공역할에 몰입하거라. 하며, 나도 잠깐 숨을 쉬고, 천천히 읽었다.
착한일을 해주는 정이의 용사 '폼포코 가면'. 영웅, 신이라며 사람들이 따르기도 하지만,
그를 추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책이 클라이맥스로 달리고 있을때..
또.. 등장하는 문장.
평탄한 듯하면서도 파란으로 가득한 토요일.
이 알쏭달쏭한 토요일 이야기가 아무래도 클라이맥스에 접어들 무렵이 되었다.
우리의 폼포코 가면이 (생략) 게으름뱅이에게 만사를 맡기고 잠들어 버려도 되는 것인가.
~(생략) 폼포코 가면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질 것이다. 꿈속에서 들뜬채 영광에 도취될 때가 아니다.
폼포코 가면이여, 정신차려라.
..
그리 말씀하시는 분도 있으리라.
그러나 여러분. 중요한 점이니 다시 반복하겠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배려심이다. 지금, 우리 눈앞에 드러난 전 인류의 장대한
유대를 주목하라. 누구든 졸릴 때는 졸리다. 잠자라. 폼포코 가면, 잠자라. 정의의 사도니까 게으르면 안 된다고 대체 누가 정했어?
-324p-
이번엔 막판까지 가고 있는데 !! 또.. 등장하는 문장.
ㅋㅋㅋㅋ
그렇다. 정의의 사도도 쉬어가면서 정의를 지켜야 한다.
마치 드라마 재미있게 보다가, 광고 잠깐 나오는 상황인것 같아서 아. 뭐야.. 하면서 넘기기도 했지만,
인간적으로 잠은 재워야 하니, 이번에도 그래, 잘자거라. 잘자고, 정의를 지키고 이 책 내용을 마무리 하거라.
하면서 책장을 한숨쉬고 넘겼다.
나도 이렇게 대놓고, 쉬겠습니다. 하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현실에 처한 냉정하기에..
책으로만 웃고 부러워하면서.. 넘어간다. 책을 읽으면서 게으름이라는 단어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게을러보이기도 하는데, 어찌보면 필요하겠다 싶었다. 내 자신도 휴식에 목말라 있으니,
주인공이 대놓고 말을 하고 쉴때.. 대리 만족하는 느낌이 들었다.
거룩한 게으름뱅이. 게으름을 거룩하게 지키는 게으름뱅이.
자신의 일에 충실하다면 적절한 게으름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게으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어, 신선하고 웃프면서 재미있었고,
진지하기보다는 인간적이였다. 주인공이 쉰다고 하니 처음엔 살짝 가볍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인상깊었던 소설이였다.
휴가에 목말라 있는 직장인들이 바람쐴겸 환기시킬겸 읽어보면 재미있는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 ~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은 책을 사자마자 게을러지는 요상한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 이제 좀 게을러져볼까 마음 먹었기 때문에 이 책이 손에 잡힌 것인지, 이 책을 읽기 위한 준비로 내 마음이 주인공과 싱크를 맞춘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가볍게 읽기 쉬운 글이라 마음만 먹으면 이틀만에 끝낼 수 있는 책을 이 주 동안 질질 끌며 읽었다.
모리미 토미히코는 애니메이션 '유정천 가족'으로 처음 만났고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는 최근에 영화로 제작되어 영화관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
영상으로 먼저 접한 작품은 굳이 책으로 찾아보지 않는 편인데 이상하게도 영상을 보고 나자 원작이 더 궁금해졌다. 이 요란한 모험들을 어떻게 텍스트로 써냈을까 하는 궁금증이었다.
재밌게도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을 읽는 내내, 통통 튀는 사랑스러운 등장인물들은 교토의 좁은 골목을 누비듯 내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다. 마치 영상을 보고 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글을 고스란히 영상으로 옮긴 것처럼, 영상을 고스란히 글로 옮긴 것처럼 문장이 아주 유쾌하다.
263p 두 사람은 묵례했다. 잔과 잔이 부딪쳐 맑은 소리가 났다. 그건 서로의 게으름뱅이가 공명하는 소리였다.
"도움이 되려 하다니 자기과신이지."
327p 내면의 게으름뱅이는 잠든 사자이다. 포효하는 대신에 하품을 한다.
245p 흠, 내가 만약 출세한다면 주휴 오일제를 억지로 도입해서 회사가 망하겠지.
작가는 줄곧 호의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아주 사랑스러운 감상을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