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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알에이치코리아(RHK) 펴냄

제목부터 이상한데, 내용도 참 이상하다. 근데 뭐랄까 한번 더 보고싶은 이유는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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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는 그저 막연히 움직이기를 그만두기만 하면 쉴 수 있다고 믿고 있지. 그러나 사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움직임을 멈추는 게 아니야. 올바른 리듬을 유지하는 일이지. 참치처럼 계속 헤엄치며 피로 너머로 돌파하는 것. 이것이 비결이다. 이것이 비결이다. 따라서 이 몸은 피로하지 않다. 익숙해지는거야, 고와다 군. 그뿐이다. 적응하면 돼”
- 폼포코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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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와다가 바라는 지루함에 대한 설명이 있다.

“그곳에서는 시간이라는 것이 넘쳐서 버릴 정도로 많고, 평범한 사람은 차마 견디지 못할 어마어마한 지루함이 만연하다고 한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 속에 사는 나에게도 저런 지루함이 찾아오는 날이 있을까. 아니, 내가 저런 지루함을 바라는 날이 있을까.
열심히 사는게 좋다고 생각하는 내 생각은 내가 바라는걸까 학습된걸까. 이런 잡스러운 생각이 드는 구절이었다.
2019년 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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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나는 이제 더 이상 거창한 꿈과 목표를, 희망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내 삶이 어떤 목표를 위해 나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내가 감각하고 있는 현실의 연속이라 여기기로 했다. 현실이 현실을 살게 하고, 하루가 또 하루를 버티게 만들기도 한다. 설사 오늘 밤도 굶고 자지는 못할지언정, 그런다고 해서 나 자신을 가혹하게 몰아붙이는 일은 이제 그만두려 한다. 다만 내게 주어진 하루를 그저 하루만큼 온전히 살아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로 했다. 그런 의미에서 나와 같이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당신, 어떤 방식으로든 지금 이 순간을 버티고 있는 당신은 누가 뭐라 해도 위대하며 박수받아 마땅한 존재이다. 비록 오늘 밤 굶고 자는데 실패해도 말이다.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박상영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2021년 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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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문장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완벽한 절망이 존재하지 않듯이.” 지잉. “이를테면 코끼리에 대해 무언가를 쓸 수 있었다 해도, 코끼리 조련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못 쓸지도 모른다.” 지잉. “물론 온갖 것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려 하는 자세를 유지하는 한, 나이를 먹는 건 그다지 고통스럽지 않다.” 지잉, 지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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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꿈꿨던 것과는 달리 막상 도착한 반환점에는 집도 차도 쌓아놓은 커리어도 없었지만, 무모한 자기 확신과 불안과 설렘이 기다리는 곳도 나름대로 괜찮은 반환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이것도 다행히 내가 번역가가 되었으니 할 수 있는 말이다.

아무튼, 하루키

이지수 지음
제철소 펴냄

2020년 9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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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황금가지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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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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