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년 동안의 세계사적 큰 변화에 주요한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저평가되어 왔던 '인구' 문제를 다룬 최초의 대중서로서, 보이지 않는 상호 촉매제의 역할을 하는 인구의 힘을 역사적 사실과 수많은 통계자료에 기반해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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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인구의 힘 (무엇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고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는가) 내용 요약
인구의 힘은 영국 런던대학교 버벡 칼리지의 인구학 권위자 폴 몰랜드(Paul Morland)가 저술하고, 2022년 미래의창에서 서정아 번역으로 출간된 역사서로, 인구 변화가 지난 200년간 세계사의 주요 사건과 국가의 흥망성쇠를 어떻게 결정지었는지를 탐구한다. 🌍 “인구는 언제나 중요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이 책은 산업혁명, 대영제국의 부흥과 몰락, 미국의 초강대국 부상, 아랍의 봄, 중국의 경제 성장, 브렉시트, 트럼프의 당선
원제는 The Human Tide
과학적 • 통계적으로 분석할 가치가 있는 지난 200년 간의 인구 자료를 토대로 국제 정세와 사회가 인구 물결의 역학에 의해 움직이고 있음을 설득력 있게 증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인구가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주장하지도 않는다. 모든게 그렇듯 복잡한 구조에서는 인과관계를 밝히기 대단히 어렵고 그저 상관관계를 바탕으로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저자가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은 인구의 관점에서 세상의 변화를 바라 봤을 뿐이며 저자가 흥미로운 주제를 간결한 논리로 읽기 쉽게 잘 쓴 것 같다. 하지만 인구를 다루다 보니 인용된 글이나 역사에서 다소 비윤리적 느낌을 받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지난 2세기 동안의 인구에 대한 고찰은 멜서스의 인구론 부터 시작해야 한다. 멜서스에 따르면 인구 성장은 토지의 인구 부양 능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인구는 기하급수로, 식량 생산은 산술급수로 늘어나는 불균형 때문에, 전쟁•기근•질병에 의해 인구는 토지가 부양할 수 있는 수준에 머무를 수 밖에 없었다. 인구가 후퇴와 성장을 반복하여 인구의 증가가 완만 했던 멜서스의 시대까지는 이 이론이 잘 맞는 듯 하였다. (18세기만 해도 인구가 10억 명도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70억 명이 넘는다.)
하지만 신대륙의 발견으로 인구를 부양할 토지가 증가하고, 증기기관으로 시작하는 교통의 발달은 신대륙으로 부터의 식량 접근을 높이고, 화학 비료등 농업 기술의 진보는 식량의 생산성을 높이게 되어 차츰 인류는 멜서스의 덫에서 빠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위생의 개선이나 의학 발달까지 더해 인구가 가파르게 성장하지 않는게 더 비정상일 것이다. (인구 혁명 이후에는 전쟁•기근•질병이 전 만큼 인구에 큰 영향을 줄 수 없었다.)
비약적 기술의 발달을 가져온 산업 혁명이 인구 혁명을 불러 왔으며 가장먼저 산업화를 이룬 영국이 해가지지 않는 나라로 세계를 호령하게 된 것이 우연이 아니었다. 대영제국의 힘은 철 뿐만 아니라 피도 큰 역할을 했음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다.
책의 한국어 제목인 인구의 힘은 영국과 스페인의 비교로 확인 할 수 있다. 먼저 대항해 시대를 열고 많은 식민지를 거느렸던 스페인이었지만 식민지에 정착할 인구가 받쳐주지 못했고, 영국은 식민지에 이주할 충분한 인구가 생겨났다. (이점에서 우연은 아니어도 운은 더 있었다고도 볼수 있겠다.) 미국이 멕시코(스페인) 땅이었던 텍사스나 캘리포니아를 합병할 수 있었던 이유도 프랑스가 루이지애나를 미국에 팔수 밖에 없던 이유도 이미 더 많은 미국인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고구려나 발해에 말갈족보다 한민족이 더 많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에 빠져보았다...)
하지만 원제인 인구의 물결(the human tide)이 책의 내용에 더 부합한다. 산업 혁명과 인구 혁명(인구 전환)은 특정 국가만의 점유물이 아니었다.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 혁명이 세계로 퍼져 나갔듯, 인구 혁명도 세계로 퍼져 나갔기 때문이다. 이 책도 산업화 순서로 영국권(앵글로 색슨)에서 유럽으로, 러시아와 동구권, 동아시아, 중동과 북아프리카, 중남미와 남아프카로 이동하는 (또는 각나라 내에서 발생하는) 인구의 물결이 시기는 다르나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 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국제적 힘의 관계가 바뀔 수도 있음을 보여 준다. (특히 다민족 국가 일수록) 소용돌이 치는 국내 역학 관계 또한 무시 할 수 없다.
혁명의 열기라는 것은 서서히 식어 갈 수 밖에 없는 운명인지, 선진 공업국들은 점점 고령화 되고 줄어들 인구를 걱정하고, 신흥 공업국은 혁명의 열기가 식지 않아 늘어나는 인구에 희망찬 미래를 보기도 하고 삐걱거리기도 한다. 인구 물결의 끝이라고 나라별로 다를 일은 없으니 신흥 공업국도 결국에 혁명의 열기를 잃을 것이다. 인구의 물결에 따라 나라의 흥망성쇠가 달라지니 (지구에는 안된일이지만) 각 나라가 인구나 구조에 힘을 쏟는 것이 이해가 됐다. 중위 연령에 따라서 나라의 성격도 달라지므로 인구 규모 뿐 아니라 인구 구조도 중요하다.
이런 인구학적 통찰을 한국이 진작에 깨달았다면 인구 감소나 고령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할 수 있었을까?
인구를 결정하는 방정식은 간단하다. 범지구적으로 보면 출생율과 사망율 그리고 개별 국가로 보면 이민율이 추가될 뿐이다. 이 단순한 공식을 통해 지난 발자취와 앞으로의 방향까지 예측할 수 있다니 저자의 통찰이 대단하다.
인구의 변화가 물리적 법칙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때와 장소만 다를 뿐 유사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면 민족 • 종교 • 정치체제는 다르지만 결국 우리는 다 같은 호모 사피엔스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