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모자

조우영 (지은이) 지음 | 바람의아이들 펴냄

파란모자 :조우영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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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책

출간일

2021.3.15

페이지

44쪽

상세 정보

주인공은 커다란 파란색 모자를 푹 뒤집어쓰고 다녀서 ‘파란모자’라고 불린다. 다리만 삐죽 나오는 어마어마하게 큰 모자라 다른 사람들과 정상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 리 만무, 대화도 나눌 수 없고 이리저리 부딪치기만 하는 파란모자는 사람들에게 기피대상이 된다.

이제 상황은 걷잡을 수 없다. 사람들이 파란 모자를 피하니 파란 모자도 사람들이 없는 곳만 찾아다닌다. 처음에는 모자 한 겹만큼의 벽이 생겼을 뿐이었지만 이제는 진짜 거리가 생기고, 파란모자는 사람들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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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 GIVE UP(네버기브업)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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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과 나는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모른다는 사실에 깊이 안도하면서 그 자리에 함께 머물고 있었다."


1년 전, A를 만났을 때 '저 모습이 진짜가 아닌 것 같아'라고 느낀 적 있다. 그때 나는 A의 진짜 모습을 알기 위해 전화도 하고, 만나도 보고, 인터뷰까지 했던 적 있다. 그래서 A의 진짜 모습을 보았는가? 아니다. 진짜 모습은 누구도 볼 수 없는 것이었다. 나는 물론, 어쩌면 A 자신조차도.

많은 사람을 인터뷰하면 자주 "나는 나를 모르겠어"라는 말이 나온다. 답변 모두 기록해야 하는 일의 입장에서 애매한 말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대답을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어떤 질문에 있어서 나를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는 용기는 마치 진짜처럼 느껴져서.

​우리는 서로를, 나를 다 안다고 착각한다. 내가 아는 나는 전부가 아니다. 내가 알고 있는 '진짜'는 진짜가 아니다. 예를 들어보자. 일기에 쓰는 말이 다 진짜인가? 나를 꾸미고 정의내리고 쓰는 말들은 모두 진짜가 아니다. 어쩌면 그건 "내가 진짜라고 믿어온 것들"일 뿐이다. (드라마 <안나>의 유명한 문구,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쓴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유미의 행동 안에서 도덕과 외모로 운운하는 건 이 책 안에서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다. 『친밀한 이방인』은 경찰이 유미의 범죄를 처벌하려는 내용도, 범죄의 허술함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한 사람의 삶을 보여준다. 소설은 화자를 통해 유미의 행적을 쫓아가면서 지금까지 믿어온 것들이 진짜냐고 물음표를 던질 뿐이다. 나는 그 물음표만으로 읽을 이유가 충분했고, 충실히 이야기의 흐름에 동참할 수 있었다.

내가 A의 진짜 삶을 알 수 없었듯, 인터뷰에 모르겠다고 답변을 하듯 나는 진짜 유미의 삶을 몰라도 될 것 같았다. 마침내 카페에서 서로의 삶을 모르는 것에 안도하는 화자처럼.

친밀한 이방인

정한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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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900408

서로 오해하는 마음을 다시 추적하는 소설 『영원에 빚을 져서』.

"그러니까 기억을 추적하는 과정은 고통 그 자체이지만, 그 고통 너머에 존재하는 희미한 마음이 있다."

예소연이 그리는 우정은 반짝반짝하지 않다. 우정의 그늘진 순간을 끄집어내어 이야기한다. 『영원에 빚을 져서』의 그늘진 순간은 참사 안에서 일어난다.

동이, 혜란, 석은 프놈펜에서 세월호 참사를 겪는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은 제자 삐썻은 공감하며 자신의 나라에서 일어난 참사를 이야기한다. 이에 대해 석이는 말한다. "그거랑 세월호는 다르지."

우리는 참사 앞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가? 누군가는 허무한 죽음에 축 늘어져 생각하는 것조차 고통이라고 느낀다. 또다른 누군가는 죽음을 입으로 말하면서 참사를 잊는 것이 고통이라고 느낀다.

소설은 동이와 석이를 통해 두 고통 모두 이해한다고 말하는 동시에 고통을 비교관계에 두는 행위를 지적한다. 누군가의 고통을 함부로 가늠하는 것. 석이가 삐낏에게 실수했듯, 혜란과 화자가 함부로 석이의 행동을 가늠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과거를 추적하는 소설의 흐름은 오해하는 마음을 쫓아간다. 쫓아간 마음은 이제 밝은 미래만 앞두고 있을 것 같지만, 그들의 우정은 누군가에게 기도하는 마음처럼 경건하고 처절하다.

결국 『영원에 빚을 져서』 속 우정은 누군가에게 '빚을 진' 마음처럼 무겁지만, '영원'처럼 계속된다. 마치 참사에서 겪은 상실이, 엄마를 잃은 동이의 아픔이 무겁지만 계속되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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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커다란 파란색 모자를 푹 뒤집어쓰고 다녀서 ‘파란모자’라고 불린다. 다리만 삐죽 나오는 어마어마하게 큰 모자라 다른 사람들과 정상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 리 만무, 대화도 나눌 수 없고 이리저리 부딪치기만 하는 파란모자는 사람들에게 기피대상이 된다.

이제 상황은 걷잡을 수 없다. 사람들이 파란 모자를 피하니 파란 모자도 사람들이 없는 곳만 찾아다닌다. 처음에는 모자 한 겹만큼의 벽이 생겼을 뿐이었지만 이제는 진짜 거리가 생기고, 파란모자는 사람들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는데….

출판사 책 소개

커다란 모자 속 외톨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파란모자가 숲속으로 달아난 까닭은?


어린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친구를 사귀고 또래 사회를 형성하며 차츰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한다. 엄마 아빠가 아이를 놀이터나 문화센터에 데리고 가서 친구를 만나게 해주는 것도 사회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다. 우리 아이가 친구를 사귀지 못하면 어쩌나, 외톨이가 되어 슬퍼하면 어쩌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얼룩이 생기면 어쩌나, 걱정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어쨌거나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친구가 많은 게 여러 모로 좋고, 좋은 게 좋은 거니까 말이다. 하지만 세상일이 다 그렇듯 사람들 무리에 섞여 잘 지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태생적으로 외향성이 낮은 아이라면 더더욱.
『파란모자』의 주인공은 커다란 파란색 모자를 푹 뒤집어쓰고 다녀서 ‘파란모자’라고 불린다. 다리만 삐죽 나오는 어마어마하게 큰 모자라 다른 사람들과 정상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 리 만무, 대화도 나눌 수 없고 이리저리 부딪치기만 하는 파란모자는 사람들에게 기피대상이 된다. 이제 상황은 걷잡을 수 없다. 사람들이 파란 모자를 피하니 파란 모자도 사람들이 없는 곳만 찾아다닌다. 처음에는 모자 한 겹만큼의 벽이 생겼을 뿐이었지만 이제는 진짜 거리가 생기고, 파란모자는 사람들로부터 점점 더 멀어진다.
그러기에 왜 처음부터 그런 모자를 쓰고 다녔느냐고 나무란다면 파란모자도 할 말이 있다. 파란모자는 사실 울퉁불퉁 삐뚤빼뚤 상당히 괴상하게 생겼다. 사람들이 깜짝 놀랄까 봐, 그래서 기절이라도 할까 봐 두렵고 겁이 났던 것이다. 파란모자는 모자 아래로 보이는 약간의 풍경에 위안을 받고 숲속에 들어가 힘겹게 모자를 벗는 것으로 만족하며 산다. 뭐 어쩌겠는가. 이것이 파란모자에게 주어진 삶이라면 받아들여야지. 그런데 문제가 생긴다. 파란모자가 점점 자라면서 커다란 모자가 꽉 끼기 시작한 것. 모자는 파란모자를 점점 조이고 누르고 팽창하다가 그만, 투두둑, 터져나가고 만다. 오, 이런!

여럿이라도, 혼자라도 다 괜찮아
새 출발을 앞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다정한 응원


파란모자는 작가가 싹이 난 감자에서 영감을 받아 창조해낸 캐릭터다. 확실히 싹이 난 감자는 푸르뎅뎅하고 못생겼다. 게다가 감자 싹에는 독이 있다고 하니 꺼림칙할 만도 하다. 파란모자로서는 어차피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할 바에야 최소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가둔 셈이다. 그런데 덩치가 커지면서 그토록 두려워하던 일이 발생하고 만다. 본의 아니게 끔찍한 모습을 노출하고 말았으니 이제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런데 놀랍게도, 정말 놀랍게도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어리둥절한 파란모자에게 누군가 이렇게 물었을 뿐. “파란모자, 괜찮아?”
파란모자의 두려움과 불안에 근거가 없었던 것은 아니며, 파란모자가 모자 속 모습을 드러내었을 때 사람들은 약간 놀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 장만한 조그만 모자를 쓴 파란모자는 더 이상 쿵쿵 부딪치거나 비틀거리지 않으니 피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그동안 파란모자를 커다란 모자 속 작은 세상 안에 가둬둔 것은 무엇이었을까? 파란 모자는 필요 이상으로 소심하고 겁이 많았던 걸까? 『파란모자』는 이른바 ‘아싸(아웃사이더)’의 고통에 대한 이야기이자 새로운 환경을 만날 때마다 잔뜩 겁을 먹고 움츠러드는 우리 모두의 보편적인 걱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애초에 이유가 무엇이었든 꽁꽁 싸맨 껍데기가 터져 나간 뒤 맞게 된 자유와 안정은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부딪쳐보라는 응원일지도 모르겠다.
덧붙여, 『파란모자』는 또 하나 중요한 사실도 잊지 않는다. 파란모자가 모자 속 세상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도 나름 자족적이고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는 것. 발아래 풍경은 좁은 시야 안에서나마 파란모자를 위로해주고, 깊은 숲속에서 모자를 벗어던지고 느끼는 바람과 풀냄새는 너무나 생생하고 아름다웠으니 파란모자가 모자 속에서 어둡고 불행한 삶을 살았다고 볼 이유는 없다. 삶에는 정답이 없고, 자기 깜냥대로 만족하며 살아가면 그뿐이다. 이제 파란모자는 못생긴 얼굴을 드러내는 데 두려움이 없고 사람들 속에서도 느긋하게 걸을 수 있으니 더더욱 좋다.
『파란모자』는 우리 모두의 불안을 이해해 주고 다독여 주는 한편, 각자 자기 모습대로 살면 된다고 고개를 끄덕여주는 그림책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감당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는 일은 두려운 일이지만 상대도 그럴 거라고 이해한다면 용기를 내기가 좀더 수월해진다. 또 모든 사람이 ‘인싸’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억지로 씩씩해질 필요도 없을 것이다. 대범하고 외향적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소심하고 내성적인 사람도 있기 마련이고, 그래서 세상은 재미있는 곳이니까. 『파란 모자』는 새출발을 앞둔 모두가 읽으면 좋을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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