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외상도 없다. 완치를 위한 치료제도 없다. 그러나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 사회생활은 더더욱 버겁다. 그렇게 괴로워하던 두 사람이 만났다. 우연일까? 정말 우연이었을까? 생리전증후군의 여자와 공황장애의 남자, 그들이 부딪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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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모든 내용 요약
‘새벽의 모든’은 일본 작가 세오 마이코의 장편소설로, 2021년 일본에서 출간된 후 2022년 1월 20일 왼쪽주머니에서 김난주의 번역으로 한국어판이 발행되었다. 📖 ISBN 9788960499348. 약 340쪽 분량의 이 작품은 2021년 서점대상 2위와 2022년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 1위를 수상하며, 일본과 한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세오 마이코는 1974년 오사카 출생으로, 오타니여자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후 2001년 《생명의 끈》으로 봇짱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그녀의 전작 《
나는 나를 죽여 버린 것일까.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도 없는 삶은 죽은 상태나 마찬가지 아닐까. 이래서는 안 된다고 느끼면서도 지금 상황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자기를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 아닐까. 프레디의 목소리와 나 자신이 겹쳐지는 것만 같아 고개를 내저었다. 좋아서 이러고 있는 게 아니다. 지금의 나는 이런 생활밖에 할 수 없다.
일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고, 일이 없으면 매일 할 일도 없다. 그래서 회사에 나간다. 하지만, 일을 해서 얻는 것은 그게 전부가 아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조금이라도 무언가에 도움을 주고 싶다. 자기 안에 있는 어떤 생각을 밖으로 드러내 형태로 만들고 싶다. 일은 그런 욕구를 충족해 준다. 눈앞에 막연히 있는 시간에 일로써 다소나마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약을 끊으면 괴롭고, 한 번 실패하면 고생이 더 심하다. 인터넷에서 그런 소회를 몇 번이나 보았다. 과연 내가 약을 줄일 수 있을까.
"괴롭다는 얘기를 흔히 듣는데......"
"누가 그러는데요?"
"그게,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그렇겠죠.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보통 목소리가 큰 사람이 흘리는 경우가 많죠. 야마조에 씨를 아는 사람의 의견이 아니잖아요."
"그렇지만."
"다음 진료 날짜는 한 달 후가 아니라 일주일 후로 잡죠.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바로 판단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의사는 평소의 담담한 말투로 돌아와 접수창구에서 다음 진료 날짜를 예약하라는 말을 덧붙였다.
약을 줄이면 발작 횟수도, 불안을 느끼는 순간도 늘지 모른다. 그런 상상을 하면 두렵다. 하지만, 언제 올지 모르는 것에 지레 겁을 먹고 한자리에 꼼짝하지 않고 있는 것은 더 두려운 일이다.
#내인생책#플리즈
각자의 사정을 배려해 주는 것으로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세상의 온정이 필요한 지금 가장 필요한 작고 따뜻한 세계를 마주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나’만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와는 또 다르게 ‘타인’을 이제는 고려할 수 있는 현재로 나아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지켜보게 되는 사랑스러운 소설입니다. 힘을 내고 싶을 때마다 꺼내보는 인생책이에요.
소설은 인물의 성장을 그리지만 완벽함을 바라지 않는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서로의 교류를 통해 기존의 상태보다는 괜찮아졌지만 완전히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로의 도움이 여전히 필요했다. 그래서 더 사랑스러웠다. 소설이 끝나고 계속 펼쳐나갈 현재에서 이뤄나갈 수많은 성취를 기대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두 사람 사이의 티키타카가 굉장히 재미있었던 소설이었다. 생각보다 적대적이었지만 생각보다 활기찬 관계라고 해야 할까. 물론 자신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 이대로의 자신을 보일 수 있는 상대에게 편안함을 느낀다.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만드는 시너지는 책속의 등장인물 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나‘ 또한 끌어당긴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
“‘네’인지 ‘아니요’인지 분명하게 전할 수 있어야지.”
얌전했던 나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런 소리를 자주 들었다.
중학교에는 상담 선생님이 있었다.
“무리를 하니까 힘든 거야. 평소에 조금씩이라도 자기 의견을 드러내도록 해.”
그 선생님도 그렇게 조언했다.
참는 건 아니라고 하자, 선생님은
“아주 작은 일이라도 좋으니까 마음속에 있는 생각을 말로 꺼내보자.”
라고 했다.
고등학교 때 찾아간 산부인과 의사도 비슷한 말을 했다. 참는 건 좋지 않다. 주위 사람들 눈치를 보지 마라.
많은 사람들이 엇비슷한 말을 해 주었지만, 나의 내면은 쉽게 변하지 않았다. 아무도 나를 보고 있지 않다. 사람들 눈을 일일이 의식하는 것은 자의식 과잉이다. 그렇게 알고는 있어도,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여길지 염려되어 언행이 어색해진다. 그래도 어른이 되면서 상황을 원활하게 이끌어 가기 위한 말이 입에서 나오고 행동도 다소 명랑해졌다. 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이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다. 어쩌면 내 안에는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생각도 의견도 없는지 모른다.
“그래, 아, 이건 모두에겐 비밀이야. 무좀이라는 거 알려지면 싫어할 수도 있잖아.”
“무좀..... 아, 네, 그러니까 무좀....이군요.”
그렇게 심각하지 않은 병명에 나는 맥이 풀렸다.
“미안, 미안해. 후지사와 씨나 야마조에 씨가 앓고 있는 병과 무좀을 비교하다니, 말이 안 되지.”
“아니에요.”
“두 사람만큼 힘겹지는 않아도, 히라니시 씨는 머리숱이 적은 걸 한탄하고 있고, 스즈키 씨는 요통이 있고, 스미카와 씨는 1년 내내 어깨가 아프다고 하고, 심신이 모두 건강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사장이 그렇게 말하고는 어깨를 으쓱 추어올렸다.
“그렇네요. 음, 무좀도 참기 어려울 것 같아요.”
내가 그렇게 대꾸하자, 사장은 “후지사와 씨다운 말이군.” 하며 웃었다.
“벌써 오래되어서 사이좋게 지내고 있어. 마누라에게도 말을 안 했는데, 그게 눈치를 챈 모양이야. 양말에 숯을 넣기도 하고 슬리퍼를 자주 말리는 걸 보면.”
“그렇군요.”
“마누라야 옮고 싶지 않으니까 그러는 거겠지만, 그렇게 신경을 써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어서 마음은 편해. 야마조에 씨도 그렇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