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행운

고바야시 사토미 지음 | 씨네21북스 펴냄

사소한 행운 (여배우가 삼재를 건너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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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4.12.5

페이지

228쪽

상세 정보

영화 [카모메 식당] [안경], 드라마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의 주인공. 일본 힐링 무비의 아이콘이자, 아름답고 밝은 중년의 대명사로 통하는 배우 고바야시 사토미의 대표적 에세이집. '나이 먹는 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 '자연스럽고 상대를 피곤하게 하지 않으며 지적이고 존재감을 지닌 여배우'라는 평을 듣는 저자는 삼사십대 여성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다수의 책을 출간한 스테디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저자가 삼재(三災)를 맞은 해부터 연재를 시작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배우라는 화려한 직업을 가졌지만 일에 치이거나 걱정거리에 둘러싸이기도 하는 생활, 그런 와중에도 중심을 잡고 자기만의 호흡으로 일상을 꾸려가는 모습을 담았다.

눈썹 다듬기, 브래지어 쇼핑, 정원 가꾸기, 부모님과 여행하기 같은 소소한 사건들에 깃든 위트와 성찰이 잔잔한 미소와 함께 잠시나마 진짜 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해준다. 영화 [카모메 식당]에서 보여준 이미지가 실제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기에, 영화 속 그녀를 기억하거나 아끼는 이들에게는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것이다.

영화 [안경] 배경이 된 신비의 섬 비화, [카모메 식당] 현지 촬영장 스케치, 핀란드에서 모닥불 피우기, 개와 고양이가 함께하는 소박하고 행복한 나날을 담았다. 조곤조곤 일상을 이야기하는 글이 타박타박 도마에 칼질을 하고 세심하게 요리를 하던 [카모메 식당]의 그녀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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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온전히 책 한 권을 쓰고 나면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내겐 언제나 그것이 글 쓰는 일의 가장 기적 같은 부분이었다." 
 
이 책을 쓴 작가의 글을 책을 다 읽고 나서 보게 되었다.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삶의 형태를 보며 독자인 나 또한 
많은 생각을 했거늘 
하물며, 작가는 더 그러했을 것이다.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이른 아침 식사라!
제목에서 의미심장한 내용을 담고 있어 더 이 소설에 끌렸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삶에서 그런 경험은 본인 내면의 깊숙한 곳에 하나 정도 가지고 있을 터..... 
 
결혼정보회사에서 기획한 프로젝트라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
책을 읽으면서 이 모임을 주체하는 하나의 미스터리를 상상했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내가 왜 이 책에 매달려 바쁜 3일 간의 시간을 이 책에 빠져있을 수밖에 없었는지 자조 섞인 나름의 변명을 가지게 되었다.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프랑수아즈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을 계속해서 상기하게 했다.
소설을 쓰는 작가는 글 쓰는 작업 속에 본인의 영혼을 갈아 넣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특히나 그러한 작업을 통해 나온 작품들은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안녕!"
생각해보니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진다.
이별할 때, 만났을 때 
 
이 책에서도 작가는 이 '안녕'이란 개념을 적재적소에 어울리게 사용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전자를 생각했고
책을 읽고 나서 나는 희망적인 후자를 내 마음에 안착했다. 
 
말로써 표현해서 본인의 감정을 사람들 속에 녹여내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세상엔 더 많다. 
 
윤사강.....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에 참석한 맴버다.
부모의 이혼으로 가슴에 상처를 달고 살아가는 그의 사랑 또한 쉽지가 않다.
항공사 승무원에 부인이 있는 유부남 기장과 사랑에 빠졌고,
그가 이혼하려고 했을 때 이별을 선언했다. 
 
국어 교사였던 엄마와 함께 살아가는 그에게 '이혼'이란 단어는 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였고 그는 가슴 내면 본인의 감정을 희생 시켰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형을 둔 지훈은 매번 자신의 환경으로부터 도망쳐 나오려 했지만
언제나 그의 형 곁을 맴돌고 있었다. 
 
고객 학보를 위해 엄청난 프로젝트를 진행한 미도 또한 이 조찬모임의 결과를 통해 한층 성장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63페이지
이별 후 사랑하는 사람이 매년 6월 3일 생일날 보냈을 것이라고 생각한
책 선물은 본인의 탄생을 직접 동사무소에 신고했던
파리에 있는 아버지였다. 
 
옛 연인과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상자 안에 버리고 조찬 모임에 참석했던 사람이 가져갔던 물건들은
새 주인의 것이 되었을까? 
 
윤사강이 버렸던 '슬픔이여 안녕' 책들은 이지훈이 가져갔다.
이지훈이 버렸던 오래된 카메라(로머)와 필름은 윤사강이 가져갔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도쿄에서 일본의 대지진이라는 천재지변 앞에서
도킹한다. 
 
결혼정보회사의 한 VIP 고객 현정의 과거 연인을 다시 만나게 하기 위한
프로젝트는 그곳에 참석했던 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었다. 
 
현정과 지훈은 재결합을 하지 못했지만
"고마워'라는 말로 이별할 수 있었다. 
 
슬픔이여 안녕의 '안녕'이 이별의 아픈 안녕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에 대한 희망적인 안녕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실연의 상처로 오랜 시간 불면증에 시달린 사람들에게 달콤한 잠을 선사했다.
나는 꽤 괜찮은 소설을 읽고 나면 나름대로 이 소설을 모티브로 한 영화의 장면들을 떠 올린다. 
 
이 책에는 윤사강의 직업을 배경으로 '공항'이라는 공간이 자주 등장한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게 만드는
그곳에 가면 무언가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게하는
그런 설레임!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 과정에서 사강은 손 바닥의 생명선을 칼로 그었다.
그가 좋아했던 연인 정수의 손등에는 자신의 새끼 손가락 길이 만큼의 상처가 있었다. 
 
이야기의 조합은 어딘지 모를 운명이라는 암시를 가지게 하지만
그것 또한 모두의 마음 속에 있는 자신들의 믿음에 근거한 것이다. 
 
엄마가 죽는 날에도 아버지는 본인의 직업인 택시 기사로 손님을 태우고 택시를 몰아야했던 미도의 삶은 또 어떠한가? 
 
성공하지 않으면 돈 없고 빽 없는 사람에겐 아무런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하는 곳이 냉정한 세상이다. 
 
이야기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나름대로 상상한다.
그들은 그 모임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과거를 지우려 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들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오래 동안 외면해 오던 자신과의 화해를 통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을 것이다.
삶은 성장의 연속이니깐..... 
 
글을 쓰면서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독자 또한 그러하다.
같이 웃고 같이 울면서 한 권의 책을 통해 사유의 숲을 지나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사강이 오랜 기간 가슴에 담았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의 감정이
화해로 이끌어지는 부분은 반전과 함께 뭉클한 감동이었다. 
 
#실연당한사람들을위한일곱시조찬모임 #실조찬원 #백영옥 #김영사 #장편소설 #소설추천 #책 #독서 #독서모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글귀스타그램 #서평 
#책추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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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영화 [카모메 식당] [안경], 드라마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의 주인공. 일본 힐링 무비의 아이콘이자, 아름답고 밝은 중년의 대명사로 통하는 배우 고바야시 사토미의 대표적 에세이집. '나이 먹는 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 '자연스럽고 상대를 피곤하게 하지 않으며 지적이고 존재감을 지닌 여배우'라는 평을 듣는 저자는 삼사십대 여성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다수의 책을 출간한 스테디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저자가 삼재(三災)를 맞은 해부터 연재를 시작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배우라는 화려한 직업을 가졌지만 일에 치이거나 걱정거리에 둘러싸이기도 하는 생활, 그런 와중에도 중심을 잡고 자기만의 호흡으로 일상을 꾸려가는 모습을 담았다.

눈썹 다듬기, 브래지어 쇼핑, 정원 가꾸기, 부모님과 여행하기 같은 소소한 사건들에 깃든 위트와 성찰이 잔잔한 미소와 함께 잠시나마 진짜 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해준다. 영화 [카모메 식당]에서 보여준 이미지가 실제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기에, 영화 속 그녀를 기억하거나 아끼는 이들에게는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것이다.

영화 [안경] 배경이 된 신비의 섬 비화, [카모메 식당] 현지 촬영장 스케치, 핀란드에서 모닥불 피우기, 개와 고양이가 함께하는 소박하고 행복한 나날을 담았다. 조곤조곤 일상을 이야기하는 글이 타박타박 도마에 칼질을 하고 세심하게 요리를 하던 [카모메 식당]의 그녀를 떠올리게 한다.

출판사 책 소개

“이 평범함이 흔들림 없는 안도감을 주는 것이다”

<카모메 식당> <안경>의 주인공,
배우 고바야시 사토미가 ‘삼재’라 불리는 3년 동안 써내려간
부드러운 울림을 지닌 유쾌한 힐링 에세이
<안경> 배경이 된 신비의 섬 비화, <카모메 식당> 촬영장 스케치,
핀란드에서 모닥불 피우기, 개와 고양이가 함께하는 소박하고 행복한 나날

이보다 더 좋은 에세이를 쓰는 여배우가 있을까?
-과시적인 라이프스타일과 감성을 배제한, 소탈하고 성실한 글쓰기

영화 <카모메 식당> <안경>, 드라마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의 주인공. 일본 힐링 무비의 아이콘이자, 아름답고 밝은 중년의 대명사로 통하는 배우 고바야시 사토미의 대표적 에세이집. ‘나이 먹는 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 ‘자연스럽고 상대를 피곤하게 하지 않으며 지적이고 존재감을 지닌 여배우’라는 평을 듣는 저자는 삼사십대 여성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다수의 책을 출간한 스테디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저자가 삼재(三災)를 맞은 해부터 연재를 시작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배우라는 화려한 직업을 가졌지만 일에 치이거나 걱정거리에 둘러싸이기도 하는 생활, 그런 와중에도 중심을 잡고 자기만의 호흡으로 일상을 꾸려가는 모습을 담았다. 눈썹 다듬기, 브래지어 쇼핑, 정원 가꾸기, 부모님과 여행하기 같은 소소한 사건들에 깃든 위트와 성찰이 잔잔한 미소와 함께 잠시나마 진짜 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해준다. 영화 <카모메 식당>에서 보여준 이미지가 실제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기에, 영화 속 그녀를 기억하거나 아끼는 이들에게는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것이다.
영화 <안경> 배경이 된 신비의 섬 비화, <카모메 식당> 현지 촬영장 스케치, 핀란드에서 모닥불 피우기, 개와 고양이가 함께하는 소박하고 행복한 나날을 담았다. 조곤조곤 일상을 이야기하는 글이 타박타박 도마에 칼질을 하고 세심하게 요리를 하던 <카모메 식당>의 그녀를 떠올리게 한다.

생활인의 감각을 놓지 않는, 그래서 더 멋진 여배우
여배우는 구름 위에 사는 걸까? 화려함과 비범한 고통 사이를 오가는 환상 속 존재인가? 그렇다면 그들은 진솔한 글을 쓸 수 있을까? 멋들어진 인테리어를 보여주며 심미안을 드러내고, 소박한 듯 보이지만 화려한 생활의 모습으로 평범한 우리와는 다름을 뽐내는 것이 아닌, 생활인 여배우의 책을 우리는 가질 수 없는 걸까?
일본의 한 매체cinra.net는 <고바야시 사토미론>이라는 특집에서 ‘이보다 더 좋은 에세이를 쓰는 여배우가 있을까’라는 찬사를 보냈다. 우리가 그간 접해온 여배우의 책이 대부분 과시적인 라이프스타일이나 감성을 담은 보여주기에 가까웠다면, 성실한 자세로 생활의 감각을 놓지 않는 고바야시 사토미의 글은 그녀가 매번 원고를 성실히 마주했음을 구석구석 느끼게 한다.
그녀가 가진 ‘배우’라는 직업은 의욕에 차서 잘해보자고 기합을 넣다가도 때로는 의기소침해지기도 하는, 여느 직업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일에서든 생활에서든 조금씩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좌절도 하는 모습. 화려한 곳에 머무는 여배우임에도 적절하게 정신적 균형을 잡아가며 살아가는 하루하루. 남다름이나 과시하기를 경계하는, 소탈하고 사려 깊은 글쓰기가 읽는 이에게도 부드러운 안정감을 준다.

■그렇게 연극 연습으로 허우적대는 와중에 밥도 챙겨먹고, 개 산책도 시키고, 은행이나 우체국에도 가고 하면서 언제나처럼 집안일을 한다.
어정쩡한 시간에 끝난 날 저녁에는 집에 돌아와 얼려둔 밥을 녹여서 있는 찬에 홀로 대충 끼니를 때운다. 허무하다. 한 길로 정진하는 야구선수라도 된 기분이다.(비유가 과했나?)
(중략) 이렇게나 지치고, 바쁘고, 긴장하게 되고, 소심해지는, 퍽이나 고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어째서 무대에 서는 걸까. _<갈팡질팡 연극배우> 중에서

불행을 넘기는 방법에 대하여- 일상에 휘둘릴 것인가, 일상을 만들어갈 것인가
저자는 뜬금없이 ‘예뻐지고 사랑받게 된다는’ 말에 혹해 덜컥 자기계발서를 사들였다가 어린 시절 엄마의 잔소리와 별반 다를 바 없다며 투덜대기도 하고(<나는 최고로 운이 따른다>), “앞으로의 삼년을 조심하라”는 점괘에 어쩔 수 없는 소시민의 마음으로 ‘삼재 대책편’을 길게 적어내리기도 한다.(<삼재를 넘기는 교묘한 방법>)
이런 다소간의 진지함이 필요한 일에 대한 그녀의 대처법은 대수롭지 않게, 유머와 함께, 부드럽게 넘기기이다. 대책 없는 ‘긍정’을 강요하는 자기계발서에는 ‘긍정 스위치가 켜진 매력적인 여자가 사방팔방에 넘쳐나면 무서울 것 같다’는 농담과 함께 ‘나는 운이 좋으니까’라는 말로 가볍게 넘기고, ‘삼재에 새로운 일을 하지 말라면 삼재 직전에 시작해놓으면 되잖아?’ 하고 천연덕스럽게 대꾸한다.
저자에게 불행에 맞서는 키워드는 평범함과 균형과 여유. 따끈한 고구마 한 조각에 행복을 느끼는 반려견을 보며 ‘그날이 그날인 매일을 무던하게 보내는 개와 고양이처럼, 사람의 생활도 이런 거구나’ 느끼기도 하고(<평범해서 더 멋진>), 오랜만에 찾아온 여유에 슬그머니 죄책감이 들려는 것을 ‘건강이란 균형이라 생각한다. 요즘은 일도 즐겁고, 여가 활동도 즐겁다.’라며 차분히 받아들이기도 한다.
일상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고 되새기며, 나이 듦과 자기 안의 소소한 허영마저 유머로 받아 긍정할 줄 아는, 소박한 행복의 순간을 찬찬히 음미할 줄 아는 사람. 그런 그녀이기에 가끔은 센티멘털해지고, 가만가만 버텨야 하는 고된 순간을 지나면서도 ‘나는 최고로 운이 따른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닐지.


■나는 올해부터 3년간 이른바 ‘삼재三災’에 들어섰다. 글자만 봐도 무서운 삼재란, ‘새로운 일을 시작하지 말 것, 애쓰지 않을 것, 그냥 잠자코 가만있을 것. 그러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진다!’는 뭐 그런, 인생의 겨울쯤에 해당하는 모양이다.
(중략) “점술 따위 웃기지 말라 그래!” 하면서 배짱으로 살아가는 용기 있는 이의 모습에 진심으로 감탄하곤 하지만 나란 사람은 어쩔 수 없는 소시민이라, 나 자신을 지키고픈 나머지 잡지에 실린 올해의 운세 따위를 슬쩍 뒤져보고 만다.
(중략) 그래서 나는 나름의 대책을 생각해냈다. 뭐냐면, 인생의 겨울이 시작될 때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좋지 않다는 얘기니까, 그 전에 뭐든 즐거운 일을 시작해서 다가올 3년을 그걸 하면서 보내면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도 어찌됐든, 3년간의 삼재라는 인생의 겨울은 시작됐다. 그리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지 말라고 바늘로 콕콕 찔러줬음에도, 나는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분명 겨울 한복판에 시작해서, 다시 겨울 한복판에서 끝날 것이다. 어떻게 되려나. 두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조금 기대되기도 한다. 솔직히 그냥 뭐 자포자기의 심정이기도 하다. 그래도 이건 인생의 겨울을 맞은 나의 유일한 도전이다! _<삼재를 넘기는 교묘한 방법> 중에서

■“와, 토비구나. 마침 잘됐다. 여기 군고구마 있는데 반 나눠줄게. 봐, 이렇게 커다래서.”
채소 가게 아줌마는 따끈따끈해서 맛있어 보이는, 토비가 엄청 좋아하는 군고구마를 반으로 갈라 나눠줬다. 저거, 사실 나도 엄청 좋아한다. 제법 커다란 절반이었기에 나는 그 반을 다시 잘라(미안!) 토비에게 주고 나머지는 내가 먹었다. 꼬리를 보니 토비가 얼마나 기뻐하는지 알 수 있었다.
(중략)
“어, 정말이십니까! 진짜 주는 거죠? 우악, 오늘 완전 대박!” 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그날 저녁 토비는 예상치도 못했던 행복을 한가득 맛본 게 틀림없다. 그날이 그날인 매일을 무던하게 보내주는 개와 고양이를 보면, 아, 사람의 생활도 이런 거구나 싶다. 아주 가끔씩, 이렇게 별거 아니지만 기쁜 일이 생긴다. 그런 거구나 싶다. _<평범해서 더 멋진> 중에서

■같은 투어에 참가한 아저씨, 아줌마들이 우리 부모님에게 공손하게 대하는 걸 보자면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미 어엿한, 아니 그러니까 뭐랄까, 누가 봐도 확실히 노인임을 실감하게 된다. 걷는 것도 느리고, 가는귀도 먹었고, 밥먹는 모습도 보기 좋다고는 할 수 없다. 내가 하는 말도 한 번에 알아듣는 경우가 없이 “뭐?” 하고 반드시 되묻는다. 그게 대화의 흐름을 깨뜨려 울컥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들은 노인이니 내가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대해야 하는 것이다. 어느새 아버지도, 어머니도 아담한 나와 키가 엇비슷해졌음을 깨닫는다.
이처럼 부모와 함께 여행을 하며 여러 가지를 생각하거나 깨닫거나 하는 걸 내 멋대로 ‘오즈한다’라고 표현한다. 그렇다, 거장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뭐랄까 아련하면서도 쓸쓸한 그 느낌. 부모님과 여행하는 건 바로 그런 느낌과 닮아 있다. _ <인내로 쓰는 중국 이야기> 중에서

■“그럼, 이제 슬슬 해볼까요?”
우리는 예고된 일을 실행하는 쿨한 범죄단처럼 작은 성냥을 한 손에 들고 숲속으로 들어갔다. 우리의 움직임을 느꼈는지, 개 두 마리가 모닥불 피우는 장소로 안내하듯 앞장섰다.
날이 건조했기 때문에 불은 금방 피어올랐다. 무척이나 근사한 모닥불이었다. 그리고 아름다웠다. 상쾌한 바람, 푸른 하늘, 숲, 장작 타들어가는 소리. 우리 곁에는 바람에 살랑살랑 털이 흩날리는 개 두 마리가 조용히 앉아 있었다. 우리는 큰 소리로 웃기도 하고, 가끔은 그저 묵묵히 시간을 보내면서 불을 뒤적거리고 또 바라봤다. 게이코 부부가 주전자에 팔팔 끓인 물과 원두로 맛있는 커피를 내려줬다. 어쩐지 색다른 걸 구워보고 싶어서 바나나를 가져다가 다양한 방법으로(껍질을 벗겨서 꼬치구이, 껍질째 꼬치구이, 껍질째 불 속에 투입) 구워 먹었다.
언뜻 이렇다 할 거 없어 보이는 모닥불이었다(나름 특별한 느낌이었지만, 모닥불이란 게 달라야 얼마나 다를까). 하지만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무척이나 상쾌하면서도 호화로운 느낌의 모닥불이었다. 무엇보다 여기는 핀란드. 근사한 원정이 아닐 수 없다. -<다시 핀란드로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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