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 꿈의 공간들

듀나 지음 | 씨네21북스 펴냄

가능한 꿈의 공간들 (듀나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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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5.2.17

페이지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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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반 한국 장르문학계와 영화비평계에 낯선 인물이 나타났다. 불모지에 가까웠던 국내 SF출판계에 한국형 SF를 연이어 내놓으며 시장을 이끌었고, 방대한 지식과 독창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한 영화비평은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해냈다. 이름도 나이도 얼굴도 공개하지 않은 채 20년 간 오직 글로써만 대중과 소통한 정체불명의 작가, 듀나(Djuna)다.

작가 쥬나 반스(Djuna Barnes)의 이름에서 따온 필명 듀나. 그는 SF작가이자, 영화평론가이다. 관습과 타성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태도, 냉혹하리만치 공정한 시선, 전매특허인 광범위한 인용은 듀나가 다른 평론가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특유의 직설적인 문체가 '듀나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이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고 낯선 것을 원래 아는 것처럼 흡수하게 만드는 그의 글은 영화, 대중문화, 사회 이슈에 대한 독특한 프리즘을 제시해왔다.

<가능한 꿈의 공간들>은 듀나가 2000년대 중반부터 매체에 기고한 글과 책을 위해 새로 쓴 글을 엮은 에세이집이다. 사회비평과 영화비평 사이를 오가며 예술, 대중문화, 국내외 이슈, 과학, 장르문학, 쇼 비즈니스에 대한 통찰을 담아냈다. 또한 유신 정권하에 보낸 어린 시절과 80년대 군사정권의 일상, PC통신에서 영화로 교감하던 시절의 추억을 통해 저자의 내밀한 이야기를 드러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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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goldstarsky

책을 읽으며 이죽거리고 비아냥대는 문장이 지나치게 많아 불편함을 느꼈다. 더불어 실린 글마다 그 완성도나 문체에 편차가 적지 않은데 자유로운 형식의 글 묶음임을 감안하더라도 아쉽게 느껴졌다. 그녀에 대해 밝혀진 게 없다고는 하지만 그녀가 정해진 장소에서 안정된 심리상태로만 글을 쓰는 게 아니라는 건 장담할 수 있을 듯하다.

듀나는 '추억의 영화' 코드에 대해 이야기하며 임권택 감독이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한 사례를 언급한다. 당시 임권택 감독은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영화로 <역마차>,<길>,<새>에 더해 <로마의 휴일>을 꼽았는데 듀나는 앞의 영화 리스트에 <로마의 휴일>을 넣는 감독이 몇이나 되냐며 의문을 제기한다. 소위 한국 올드 영화팬들의 특정한 코드가 영향을 미친 사례라는 것이다. 그녀는 90년대 영화광, 나아가 시네마테크를 찾는 영화팬과 '추억의 영화'를 소비하는 사람들을 구분짓는데 글에서 단순의 구분을 넘어선 우열의 잣대가 읽히는 듯해 당혹스럽기도 했다.

이 장에 나오는 '아직도 '추억의 영화' 팬들은 "한국 사람들은 <사운드 오브 뮤직>이 최고의 할리우드 뮤지컬영화라고 생각해!"라는 말이 왜 웃긴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문장에선 이와 같은 잣대가 단적으로 드러난다. 대체 한국 사람들이 <사운드 오브 뮤직>을 최고의 할리우드 뮤지컬로 생각해선 안 될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외화가 영화수입사나 TV에 의해 선별되어 상영되었고 그로부터 특정세대 한국 영화팬들의 취향이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이와 <사운드 오브 뮤직>을 최고의 뮤지컬 영화로 꼽는 걸 조롱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좋은 영화에 감동하고 이를 기억하는 건 어디까지나 취향의 문제이며 이와 같은 취향은 존중받아 마땅하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듀나의 글에선 자신과 다른 것을 마음껏 비꼬고 이죽거리는 경향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물론 그 가운데 상당수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어서 크게 불편하지 않았지만 이와 같은 방식의 글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불쾌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따지자면 2010년대 영화팬 세대인 나는 90년대 영화팬 세대인 듀나에게서 꼰대스런 인상을 받았는데 그녀가 정영일과 같은 영화저널리스트에 대해 적은 것과 크게 다른 인상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그녀는 책에서 예술가란 젊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적고 있는데 이는 듀나와 같은 글을 쓰는 사람에게도 적용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녀가 말했듯 성숙과 늙음이 다르고 작가란 끊임없이 세상과 소통하며 자신을 성숙시킬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가능한 꿈의 공간들

듀나 지음
씨네21북스 펴냄

2023년 11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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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90년대 중반 한국 장르문학계와 영화비평계에 낯선 인물이 나타났다. 불모지에 가까웠던 국내 SF출판계에 한국형 SF를 연이어 내놓으며 시장을 이끌었고, 방대한 지식과 독창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한 영화비평은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해냈다. 이름도 나이도 얼굴도 공개하지 않은 채 20년 간 오직 글로써만 대중과 소통한 정체불명의 작가, 듀나(Djuna)다.

작가 쥬나 반스(Djuna Barnes)의 이름에서 따온 필명 듀나. 그는 SF작가이자, 영화평론가이다. 관습과 타성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태도, 냉혹하리만치 공정한 시선, 전매특허인 광범위한 인용은 듀나가 다른 평론가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특유의 직설적인 문체가 '듀나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이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고 낯선 것을 원래 아는 것처럼 흡수하게 만드는 그의 글은 영화, 대중문화, 사회 이슈에 대한 독특한 프리즘을 제시해왔다.

<가능한 꿈의 공간들>은 듀나가 2000년대 중반부터 매체에 기고한 글과 책을 위해 새로 쓴 글을 엮은 에세이집이다. 사회비평과 영화비평 사이를 오가며 예술, 대중문화, 국내외 이슈, 과학, 장르문학, 쇼 비즈니스에 대한 통찰을 담아냈다. 또한 유신 정권하에 보낸 어린 시절과 80년대 군사정권의 일상, PC통신에서 영화로 교감하던 시절의 추억을 통해 저자의 내밀한 이야기를 드러내기도 한다.

출판사 책 소개

세상 모든 이상한 것에 대한 비평

정체불명의 작가 혹은 우아한 독설가
SF작가이자 평론가 듀나의 에세이집 출간


90년대 중반 한국 장르문학계와 영화비평계에 낯선 인물이 나타났다. 불모지에 가까웠던 국내 SF출판계에 한국형 SF를 연이어 내놓으며 시장을 이끌었고, 방대한 지식과 독창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한 영화비평은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해냈다. 이름도 나이도 얼굴도 공개하지 않은 채 20년 간 오직 글로써만 대중과 소통한 정체불명의 작가, 듀나(Djuna)다.

나는 종종 “넌 정체가 뭐냐?”라는 질문을 받는다. 대부분 이 질문은 “원고 잘 받았습니다. 그런데 작가님 소개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로 번역되어 온다. 하긴, 그쪽도 곤란할 거다.
-256쪽 ‘어쩌다가 나는 SF작가가 되었나’ 중에서

작가 쥬나 반스(Djuna Barnes)의 이름에서 따온 필명 듀나. 그는 이제 현존하는 최고의 SF작가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영화평론가 중 한 사람이다. 관습과 타성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태도, 냉혹하리만치 공정한 시선, 전매특허인 광범위한 인용은 듀나가 다른 평론가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특유의 직설적인 문체가 ‘듀나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이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고 낯선 것을 원래 아는 것처럼 흡수하게 만드는 그의 글은 영화, 대중문화, 사회 이슈에 대한 독특한 프리즘을 제시해왔다.
씨네21북스에서 출간한 <가능한 꿈의 공간들>은 듀나가 2000년대 중반부터 매체에 기고한 글과 책을 위해 새로 쓴 글을 엮은 에세이집이다. 사회비평과 영화비평 사이를 오가며 예술, 대중문화, 국내외 이슈, 과학, 장르문학, 쇼 비즈니스에 대한 통찰을 담아냈다. 또한 유신 정권하에 보낸 어린 시절과 80년대 군사정권의 일상, PC통신에서 영화로 교감하던 시절의 추억을 통해 저자의 내밀한 이야기를 드러내기도 한다.

전복된 가치와 뒤바뀐 우선순위에 대한 예민한 시선

이 책은 쇼 비즈니스와 극 예술의 이면에 대한 탐구, 너무 익숙해서 지나쳐버리는 부조리에 대한 고찰, 영화와 영화관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 그리고 사라져가는 가치와 아득한 꿈의 세계에 대한 몽상까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영화를 통해 사회 여러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치 전복, 뒤바뀐 우선순위, 프로페셔널리즘의 결여, 위험한 편견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낸다. <건축학개론>에 숨어 있는 잔인한 이야기를 까발리고, <한공주>의 결말을 놓고 비극을 당연하게 여기는 습성에 대해 지적하기도 한다. 동성애를 연기한 배우들이 늘어놓는 ‘사랑하고 보니 동성이었다’는 변명과 그 변명을 강요하는 시선에서 저자는 “세상 모든 것이 자신의 이해 범위 안에 있어야 한다고 믿는” 광신자의 오만을 발견하기도 한다. 특히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타인의 가치를 폄하하는 부류에 대한 그의 입장은 단호하다.

유토피아의 대의를 위해 싸운다며 다른 가치의 희생을 요구하는 자들은 끝까지 그 대의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 - 서문 중에서

아무 의식 없이 엑스트라 배우와 차들을 희생시키는 자동차 추격 장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상대 여배우에게 반말을 하는 남자 배우의 번역 대사에 대한 가벼운 조롱으로 시작한 글은, 의무를 게을리하는 예술가, 기계적인 무심함으로 비극을 초래한 정치인, 관객에게 제대로 된 화면을 보여주지 않는 한국의 멀티플렉스 극장들, 신비주의적인 사업을 벌이는 행정당국으로까지 그 비판 대상을 확대해나간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닌, 켜켜이 논거를 쌓아나가다 마침내 부조리로 가득한 세상의 만화경을 그려내는 저자의 글은, 이 책이 뻔한 단상의 나열이 아니라, 오랜 시간 벼른 사고의 결과물임을 반증한다.

당연한 세계의 바깥을 꿈꾸다

듀나 작가는 스스로를 ‘가볍고 성질 나쁜 글쟁이’로 명명하지만 그의 문제의식은 무겁고 발상은 언제나 새롭다. 세월호 사건에 대해 기술한 저자의 글은, 그가 대다수의 작가들과는 다른 노선을 택하고 있음을 다시금 증명한다. 비통한 상황과 체제에 대한 감정적 기술을 뒤로 하고, 저자는 ‘재난’이라는 용어에 대한 의미 규정을 시도한다. 그는 그 집요한 천착의 과정을 통해 이야기를 탐하는 인간의 본능과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감을 조장하는 스펙터클의 범람, 그리고 야만적인 현실의 한가운데에 버려진 우리의 삶을 담담하게 서술한다.

처음에는 무책임한 선장과 선원들에 의한 실수로만 읽혔던 재난의 이야기가 이제는 더 이상 국민을 구할 수도 없고 심지어 구할 생각도 없는 정부에 대한 이야기로 바뀌었다.
-240쪽 ‘야만의 한가운데에서’ 중에서

익숙하고 편한 방향으로 의식을 흘려보내지 않고 자신만의 시각을 고수하는 저자의 고집스러운 글을 통해, 우리는 당연하다고 믿어온 세계의 균열을 목도하게 된다. 그가 끊임없이 세상의 불합리와 모순을 교정하고 이의를 제기하고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이면을 들춰내는 것은, 관습화된 틀로 보는 세상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가 태양계 너머에서 새로운 행성을 탐색하듯, 당연하다고 믿어온 경계 너머에 있는 다른 세계를 꿈꾸는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며 무심하게 고수해온 가치들이 뒤집히고 숨어 있던 이야기들이 제자리를 찾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일순간 주변의 모든 것이 낯설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마치 듀나가 사랑하는 SF의 한 장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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