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되고, 무너지고, 묻혀 있지만 그럼에도 경주는 천 년의 시간을 견뎌 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생생하게 살아 있고, 천 년의 시간과 역사의 흐름을 곳곳에 새긴 채 여전히 오늘날의 우리에게 이야기를 건네며 오래오래 반짝이고 있다. 작가는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부러 천천히 경주를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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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를 그리는 마음 내용 요약
《경주를 그리는 마음》(ISBN: 9791191748659)은 김종민이 2022년 10월 15일 키위북스(어린이)에서 출간한 어린이 그림책으로,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배경으로 한 감동적인 이야기다. 📖 김종민은 어린이 문학 작가로, 《별을 그리는 아이》로 2019년 한국어린이도서상 수상 후, 역사와 예술을 접목한 따뜻한 서사로 주목받았다. 이 책은 신라의 수도 경주를 배경으로, 그림을 사랑하는 소년 민호가 불국사와 석굴암을 탐방하며 친구들과 함께 신라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여정을 그린다. 민
경상도에 살고 있다 보니 경주는 이미 수십 번도 더 여행한 터라 경주를 그려놓은 그림들이, 실제의 아름다움을 다 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특히 동궁과 월지(긴 세월 '안압지'로 불리다 지난 2011년 제 이름을 찾음)는 너무 아름답다 보니 그 어떤 그림으로도 늘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러다 만나게 된 『경주를 그리는 마음』.
『경주를 그리는 마음』은 키위북스의 '시간을 걷는 이야기'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으로 하회마을, 창경궁, 서울성곽길 등에 이어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으로서 시간에서 이야기를 피워냈다.
사실 『경주를 그리는 마음』을 펼칠 때도 기대보다는 호기심에 가까운 마음이었다. 이 작가님은 경주를 어떻게 표현했을까, 정도의 마음이었달까. 하지만 이 책을 한장 한장 넘겨보며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경주를 온전히 만나는 기분이 들더라. 문득 지금까지 만났던 그림이 부족하다 여겨졌던 것은, 역사와 아름다움을 품은 경주는 있지만, 우리가 없기 때문은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경주를 그리는 마음』을 펼치자마자 문무대왕릉이 나를 반겼다. 사진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생생한 일러스트를 멍하니 바라보는데, 문무대왕릉에 얽힌 이야기들과 감포 바다에서의 추억들이 번갈아 떠올랐다. 그제야 시간이 이야기로 피어난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되었다. 문무대왕릉을 제외한 모든 페이지에는 크고 작은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처음에는 왜 굳이 사람을 그렸을까 생각했다가, 그 사람들 때문에 멈춰있었을 역사의 한순간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와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구나, 싶어지더라.
알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작가님은 아무리 웅장한 역사를 가진 곳이라도 사람이 찾지 않는다면 그저 멈춰버린 시간이 돼버릴 곳들을, 우리 삶 어딘가에 공존하는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아니셨을까, 생각해본다. 경주의 이곳저곳을 이야기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 내용을 읽으며 더더욱, 작가님은 아이에게, 또 다른 독자들에게 경주를 살아 숨 쉬는 곳으로 느끼게 해주고자 이 책을 쓰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등장하는 모든 풍경을 직접 만나보았기 때문일까. 이 책 속의 경주가 더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우리 아이 역시 자신이 직접 만나본 곳들을 그림으로 다시 만나며 우리가 만났던 공간들을, 우리의 추억들을 따뜻하게 떠올리더라. 문득 천년의 역사 위에 우리의 추억을 덧칠하며 경주를 사랑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이 책은 그렇게 경주를, 흘러간 시간들을 더 소중히 사랑하게 만드는 책이다.